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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돈 없는 거지인 제 차는 아닙니다.

 

지난해 5월 코란도 9월 DOC가 장착된 갤로퍼에 이어 무려 여섯번째 차를 들이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뭐 코란도는 올해 조기폐차 공고가 올라오면 곧 누를 예정이라고 합니다만, 일단 뭐 그렇답니다. 이번에도 제가 가서 차를 보고 흥정해서 가져오게 되었네요. 이번에는 젠트라 3도어입니다.

 

2020/05/15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2002 쌍용 뉴코란도 밴 대리구매. [2002 Ssangyong Korando 602EL M/T]

 

2002 쌍용 뉴코란도 밴 대리구매. [2002 Ssangyong Korando 602EL M/T]

제차 산게 아니라 '대리구매'입니다. 며칠전부터 차를 무려 세대씩이나 가지고 있는 친구가 갑자기 코란도를 사고싶다며 노래를 부릅니다. 왜 코란도가 필요하냐고 하니 막 탈 차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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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 - 1993 현대정공 갤로퍼 숏바디 터보엑시드 구매대행+등록

 

1993 현대정공 갤로퍼 숏바디 터보엑시드 구매대행+등록

결과적으로 내 차는 아닌데 내 차를 사서 등록하고 온 기분이네요. 지난 2018년 가을 울산까지 가서 8만km를 주행한 민트급 갤로퍼를 구입해서 소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새차도 있고 소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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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라가 3도어 해치백 모델이 있었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당연히 많이 팔리지도 않았으니 모르시겠지만, 칼로스 시절부터 3도어 해치백 모델이 존재했습니다.

 

2004년 칼로스의 3도어 해치백 모델이 공개되었고 2005년형 모델부터 부평2공장에서 생산되어 GM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여러 브랜드를 달고 세계로 수출되었습니다. 내수시장에 칼로스 3도어는 2006년 6월 2007년형 모델을 선보이며 출시되었고, 2008년 '젠트라 X'라는 이름의 부분변경 모델로 이어집니다.

 

정리하자면 내수시장에서 칼로스 3도어 모델은 2006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판매되었고 젠트라 3도어 모델은 2008년 3월부터 2011년이 출시되던 2010년 5월까지 판매되었습니다. 칼로스 3도어 해치백이 훨씬 더 짧게 판매되었거니 생각했지만 내내 따지고 보면 칼로스와 젠트라라는 이름으로 각각 26개월씩 판매되었네요.

 

26개월+26개월을 판매했지만 3도어 모델의 판매량은 당연하게도 신통치 않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차가 팔리지 않았으니 중고차 매물도 거의 올라오지 않습니다.

 

1.6리터 모델만이 존재했고 실용성이 좋은것도 아닌데다가 5도어 해치백 모델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동급 최고출력을 자랑하는 3도어 해치백을 찾는 사람들은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잘 아는 사람들 그리고 달리기용 펀카를 찾는 사람들 말곤 없었습니다.

 

2007년 창단된 GM대우 레이싱팀에서 칼로스 3도어와 젠트라 3도어 모델로 CJ슈퍼레이스에 출전하여 2008년과 2009년에 젠트라X 3도어 모델로 종합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습니다. 서킷에서도 인정받은 젠트라X 3도어 모델은 동시대 프라이드 디젤과 함께 자동차를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기도 했지요.

 

여튼 엔카에 귀하디 귀한 빨간색 젠트라X 3도어 수동변속기 차량이 매물로 올라왔더군요.

 

GMDAT GENTRA X 3DR 1.6 CDX

GM대우 젠트라 X 3DR 1.6 CDX

 

지난해 12월 올라온 매물입니다. 부르는게 값이고 소문만 나면 서로 가져간다는 차량인데 가격도 170이면 착하지요. 물론 외판에 스크레치가 좀 있고, 엔진체크등이 들어오는데 ECU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배선 접촉의 문제로 보이는데 교체하지 않고 타도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는 소견을 들었다는 내용이네요.

 

이 귀한 차를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에 얻을 수 있다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였습니다. 희소성만 놓고 보자면 구형 프라이드 캔버스탑 모델 수준인데 옆에서 보고있는 저 역시 당장 가져오고싶은 조건이였습니다. 고로 판매자분께 전화를 걸었습니다만 거래중인 사람이 있다고 하더군요. 다음 순번으로 대기를 하겠다고 전화를 끊었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새벽같이 차량이 있는 광명으로 향했습니다.

내 차를 산다는 심정으로. 어짜피 타다 나한테 넘겨달라는 심산으로 폭설을 이겨내며 달려갔습니다.

 

제설따위 하나도 안 된 상황

네. 전날 밤새 내렸던 폭설로 도로는 난장판이 된지 오래였습니다.

 

그나마 고속도로나 주요도로는 그냥저냥 차가 다닐 수준은 됩니다만, 일반적인 도심 도로는 다 이지경이였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올라갑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일반 도로나 고속도로에 차가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눈이 많이 내리니 어지간한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했고, 도로 위에는 항상 다녀야만 하는 트럭과 버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타고 나온 소수의 승용차로 전반적으로 한산했습니다.

 

빨간색 젠트라X 3도어 수동

네. 그렇게 차가 세워진 한 아파트 옆 노상에 도착했습니다.

 

시뻘건 젠트라 X는 평범한 동네 아주머니의 장바구니용 승용차이자 가끔 자녀들을 통학시키는 용도로 보여집니다.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2대 차주 모두 남성인 남자들이 타던 차량입니다. 차주분이 눈을 치우고 차키를 가지러 간 사이 여기저기 외판을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스크래치가 좀 있다는 내용이 엔카 판매글에도 있어 어느정도 감안하고 있었지만, 스크래치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냥 뭐 12년 된 차가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가도 될 부분은 넘어간다 치고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겠지만 제 관점에서는 판매글과 조금 상이했습니다.

 

범퍼도 깨지고 칠도 벗겨지고

범퍼도 깨지고 칠도 벗겨졌습니다. 뒤 역시 마찬가지로 사방이 다 자잘한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카히스토리상 타차피해만 두건입니다. 차주분 말씀대로 뒤에서 일방적으로 살짝 박았던 사고 두 건 말곤 없었다고 합니다. 그걸 감안한다면 범퍼도 이 수준이면 뭐 고치느니 그냥 타도 크게 무방하니 완전 무사고 차량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GMDAT GENTRA X 3DR 1.6 CDX

측면에서 보면 이 차량이 3도어 해치백 모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백날 앞 뒤를 살펴봐도 일반 5도어 해치백과 차이점이 없으니 알 방법이 없습니다. 옆을 보지 않는 이상은요. 두짝뿐인 도어가 5도어 모델 대비 훨씬 더 길고, B필러부터 이어지는 통유리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휠은 순정 15인치휠이 장착되었는데, 차체에 비하면 매우 빈약하게 느껴집니다.

 

칼로스 젠트라를 통틀어 대부분의 3도어 해치백 차주들은 옵셋이 좋은 16인치 이상의 사제휠과 광폭타이어로 부족함을 채우곤 하는데, 이 차량은 12년 넘는 세월을 순정상태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GMDAT GENTRA X 3DR 1.6 CDX

외관상 순정이 아닌 부분을 찾아봅시다.

 

GM대우 돼지코 엠블럼 대신 쉐보레의 보타이(Bowtie) 엠블럼이 붙어있고, 뒷범퍼 하단에 사제 용품으로 나오던 리플렉터가 붙어있습니다. 뭐 엠블럼이고 리플렉터고 쉽게 뗄 수 있는 부분이지요. 뒷유리에 빛이 바래버린 젠트라X 동호회 스티커와 알 수 없는 호랑이 및 코뿔소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썬팅은 이미 다 바래서 속이 훤히 다 보이는 상황이고요.

 

GMDAT GENTRA X 3DR 1.6 CDX M/T

1.6 DOHC ECOTEC II 엔진입니다.

최대출력 110ps, 최대토크 15.1 kg.m/4,200 rpm

 

라세티(J200)에 적용되던 그 엔진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따지자면 뭐 그렇게 특별한 스펙도 아닙니다만 공차중량이 1,070kg밖에 나가지 않는 작은 소형차에 준중형차 엔진을 올려놓았으니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겠지요. 물론 체급의 한계는 있다보니 어디까지나 당대 소형차들 사이에선 내세울만한 스펙이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부식이 있네?

엔진룸을 확인하는데 부식이 보입니다.

외판부식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엔진룸 안쪽 휠하우스 부식이네요.

 

당연히 별다른 사고가 없었던 차량입니다. 휀다 본넷도 다 멀쩡한데 하우스가 먹어 판금을 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지 않겠습니까? 스폿도 그대로 살아있는데 녹이 올라옵니다. 다행히 마운트 자리에서 올라오는 녹은 아니지만, 외판 부식도 아니고 하중을 받는 자리인지라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잡기만 하면 바로 외국인 바이어들과 거래가 성사되어 수출업자들이 선호하는 차종 젠트라인데 거기에 범퍼 살짝 치는 사고 말고 무사고인 차량이라고 하면 환장하고 매입하러 달려올 수출업자도 이 모습을 본다면 집어가지 않거나 폐차 가격에 매입하려 들테고 나까마(딜러) 역시 제대로 수리를 하려면 사실상 차값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니 폐차 수준으로 후려치거나 집어가지 않을겁니다.

 

차주분은 모르셨다고 하는군요. 매물로 한달 가까이 올려놓았지만 이전에 차를 보러 온 사람이 둘 있었는데 그 사람들 모두 본넷을 열지 않고 판매게시글에 보이던 엔진체크등으로 실랑이를 벌이다 갔다고 합니다.

 

차량 컨디션이 좋다고 자부하셨는데, 차주분께 죄송하지만 이건 엄청난 하자입니다.

 

GMDAT GENTRA X 3DR 1.6 CDX M/T

그 외엔 실내에서는 별다른 문제점은 볼 수 없었습니다.

 

칼로스에서 젠트라로 부분변경이 이루어지며 대시보드와 함께 도어트림과 도어캐치 역시 사각형 모양으로 변경되었는데, 젠트라X의 3도어 모델은 도어트림의 디자인은 일부 변경되었어도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도어캐치는 칼로스의 것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칼로스의 추억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주행거리 138,468

주행거리는 138,468km.

 

대략 1년에 1만km 수준을 탔다고 보면 됩니다. 2대 차주인 전 차주분 역시 7년 전에 7.5만km를 탄 차량을 중고로 구입하여 1년에 9,000km 수준을 주행했다고 합니다. 인천 김포 근처로 봉사활동을 다니며 살살 타고다녔다고 하시네요.

 

타이밍벨트 작업은 2015년에 했다고 하십니다. 그럼 대략 9만km 수준에서 작업을 했다는 얘기니 한참 더 타도 될겁니다. 엔진체크등은 ECU 문제로 보인다는데 굳이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중고 ECU를 구해 교체하는 부분을 감안하여 책정한 금액이라고는 합니다.

 

자. 이제 최종적인 가격 협상을 진행합니다. 50만원은 빼야 적정하다고 느껴지는데, 다만 대충 떼우는 수준으로라도 수리비는 감안해야 하니 비싼차도 아니고 40만원을 공제하는 선에서 협상을 마칩니다.

 

광명시차량등록사업소

근처의 광명시 차량등록사업소를 찾아 자동차 이전서류를 작성합니다.

 

위임장을 작성하고 제출합니다. 차량의 과세표준액이 94만원정도 나오네요. 100만원을 적어 내 7만원의 세금을 납부하고 3만원의 공채를 매입해야 합니다. 수입인지 3000원도 함께 가져오고요. 뭐 공채야 바로 팔면 몇백원 수준이니 큰 부담은 없습니다. 다 해도 이전비용이 8만원을 넘지 않네요.

 

가자! 젠트라!

모든 절차를 마치고 먼저 제 차를 타고 내려갔다가 업무를 보고 다시 젠트라를 찾아 내려갑니다.

그냥 DAEWOO 소형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막상 달려보니 그냥 평범한 대우 소형차 느낌이네요. 문짝만 세개 달려있을 뿐 하체 셋팅이나 주행질감은 전형적인 대우 소형차입니다. 뭔가 다를것이라 내심 기대했지만 당연히 같은 부품을 쓰는데 더도 덜도 다를 것 없네요. 3도어라고 하체부품이 다르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ECU 학습이 잘못된건지 전 차주분이 속도를 많이 내지 않아 그런건지 중속에서의 가속은 조금 더딘 느낌이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경쾌하게 나가긴 합니다. 

 

나가긴 잘 나간다

나가기는 잘 나가네요. 좀 더 밟을 수 있는 여유는 있었지만, 천천히 가기로 합니다.

 

트립컴퓨터의 주행가능거리가 조금 이상하긴 한 느낌입니다. 거의 바닥에 왔을 때 3만원을 주유했는데 주행가능거리가 444km로 늘어나네요.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옛 연비 측정기준으로 수동변속기 모델 기준 공인연비가 16km/L입니다. 뻥연비임을 감안하면 실제 13km/L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풀오토에어컨

옵션이랄게 있나 싶은 차량이지만 무려 풀오토에어컨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1.6 CDX에서 전자동에어컨만 옵션으로 넣은 차량입니다. ABS도 옵션인데 넣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풀오토에어컨이 필요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지만, 나름 고급 옵션의 상징처럼 느껴지는게 풀오토에어컨이죠. 오디오는 클라리온 데크와 전자식 레벨미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달려 친구에게 인계해줬고, 저녁을 먹고 집으로 퇴근했네요.

 

귀하디 귀한 젠트라 X 3도어. 앞으로도 무탈히 달려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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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철한자구/서해대교

잉여로운 일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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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내 차는 아닌데 내 차를 사서 등록하고 온 기분이네요.


지난 2018년 가을 울산까지 가서 8만km를 주행한 민트급 갤로퍼를 구입해서 소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새차도 있고 소장용 차도 있고 데일리카도 있고 자동차를 다섯대나 가지고 있는 매우 부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제 갑자기 엔카 링크를 보여주면서 차를 또 사네 마네 하더군요.

톡방에 올라온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완전 민트급 갤로퍼가 있었습니다.



93년 1월에 등록된 빨간색 갤로퍼 터보엑시드 숏바디 승용입니다.

28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왔음에도 13만7천km밖에 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스테프와 휠하우스쪽으로 보여지는 외판상의 부식은 일부 있지만 올순정에 민트급 키로수를 자랑하는 차량이 350만원에 올라왔는데 끌리지 않을 수 있나요. 제가 먼저 봤더라면 아마도 자문을 구하고 당장 가서 질렀을겁니다. 저도 가지고 싶은 차는 많습니다. 다만 그럴 돈이 없어서 그렇죠.


얼마 전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차량 역시 같은 년식에 논터보 엔진이 적용된 차량이였는데, 이 차량은 터보차저가 달려있습니다. 외관상의 차이는 데칼의 표시를 제외하곤 없지만, 여튼 이 차량이 훨씬 잘 나갈겁니다.



자칭 올드카를 사랑한다면서 리스토어라 쓰고 인스타감성용 튜닝카를 만드는 분들이 가격을 꽤 많이 올려놓았던지라 30년 다 된 차가 350만원이면 매우 착한 가격입니다. 친구가 바로 전화를 했다는데, 계약금 걸고 그런건 없고 먼저 와서 보고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랍니다. 그러면서 제게 부탁을 아니 거의 모든 권한을 위임합니다.


차는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다고 하네요. 저 역시 이 매물을 봤던 9월 15일 화요일은 서울에 갈 수 없는 상황이였고, 다음날 직접 가서 보려 했습니다만 누군가가 먼저 와서 잡아갈 느낌인지라 방법을 모색하여 여러모로 개꿀탁송을 운영하면서 자주 배차를 드리던 기사님께 부탁하여 차를 대신 봐주기로 합니다.


물론 제가 구매여부를 판단 할 수 있는 권한은 없기에 차를 파는 사람과 차를 대신 봐주는 사람과 차를 사려는 사람을 연결해줍니다. 그렇게 화요일 오후에 제가 차량 확인을 의뢰한 기사님께서 차를 보셨고 차주에게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2005년 현 차주가 분당에 살던 시기에 이전을 받았던지라 초록색 전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원부를 확인하는데 지금껏 취미삼아 자동차등록원부를 보고 연구하던 사람이지만 생전 처음 보는 일련번호로 기록되어 있어 명확한 확인은 어렵지만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사람인지 법인인지 모를 누군가가 최초로 등록하여 99년 사실상 동일한 주소지의 법인인지 사업자인지 외국인인지 모를 누군가에게 이전된 뒤 지금의 주인에게 오게 된 것이였습니다.


여튼 현 차주분이 당시에 분당에 주소를 두고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북가좌동과 근처의 증산동으로 주소를 여러번 옮기셨던 흔적을 등록원부 확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량을 세워두었던 카센터만 다녔다고 하더군요.


2005년에 차량을 이전받은 뒤 보조금을 지원받아 3종 매연저감장치(DOC)를 장착하였더군요. 암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몰려와서 정권에서 적폐로 규정한 5등급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하여도 저감장치를 장착한 차량이기에 마음껏 활보하고 다닐 수 있습니다. 


DOC의 장착지원은 2000년대 후반을 끝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은 달고싶어도 달지 못하는 저감장치지만, 이 당시 1종 혹은 2종 매연저감장치인 DPF와 P-DPF가 아닌 DOC를 달은 사람들은 지금 와서 보면 승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형 차종의 경우 DPF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DPF대비 이점이 매우 많습니다.



차량을 띄워 하체사진도 보내주셨더군요. 일부 누유의 흔적은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차생을 서울과 근교 분당에서 지냈던 차량이고 아마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모셔져 있었을겁니다. 그러니 30년 된 차가 상대적으로 준수한 하체 상태를 가지고 있겠죠. 여튼 차주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구매하는쪽으로 가닥이 잡혀 제가 먼저 계약금을 송금해 주고 차주의 인적사항을 받아 매도용 인감의 발급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9월 16일. 차를 찾으러 갑니다. 


차를 봐주신 기사님 편으로 내려도 될텐데 걱정된다며 저보고 가져와달라고 부탁하네요. 오전에 가려 했으나 오전에 일이 생겼습니다. 뭐 어쩔 수 없으니 제 삼각떼를 타고 가서 이 갤로퍼를 끌고 내려오고 제 차를 기사님께 맏기기로 하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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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정이 꼬여버려 매우 귀찮은 상황이 생겨버렸습니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한가하게 서울로 올라가 이전등록까지 마칠 생각이였지만, 오전 일정을 다 마치지 못하고 점심 즈음 출발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은 두시가 넘어가면 슬슬 차량이 많아지고 세시쯤부터 정체가 시작되는데 오전 일정을 한가하게 마쳐놓고 한시즈음 올라가려 했지만 다 틀어졌습니다.


여튼 오전 일정 탓에 다시 돌아와야 하니 조금 서둘러 움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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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서부간선도로도 그리 극심하게 막히지 않습니다.


통행이 원활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니는데는 문제 없네요. 성산대교도 그럭저럭 통행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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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있는 북가좌동의 카센터를 향해 달려갑니다.


가좌동 일대는 DMC 개발로 인해 생겨난 신도시와 이런 구도심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뭐 여튼 옛 흔적이 남은 공간들도 곧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으니 시골 읍내를 지나가는 기분도 머지 않아 느낄 수 없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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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신 주소를 찍고 가니 카센터가 나옵니다. 마침 에어건으로 차량 내 먼지를 불어내고 계시네요.


차를 가지러 왔다고 인사를 드리고 차량 실물을 확인합니다. 흔치 않은 빨간색에 순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행거리마저 민트급인 차량을 영접하다니 참 영광스럽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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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프 부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주 특성상 대구의 손판금 장인을 찾아갈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없을 순 없지요.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루는 차량들도 꽤나 우수한 상태임에도 하나둘씩 세월의 흔적은 보이니 그래도 이정도면 매우 준수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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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아봅니다. 차량 출고 당시만 하더라도 타원형 현대 로고를 사용하지 않던 시기라 하네요.


혼캡만 따로 교체한듯 합니다. 약간 와꾸가 다른 느낌인게 뉴포터용 혼캡으로 보입니다. 이후 사각형 헤드램프로 변경된 모델부터는 핸들이 4스포크로 변경됩니다. 그런고로 이 핸들은 초기형. 구형 갤로퍼에서만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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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미쓰비시차를 그대로 가져왔으니 80년대 일본차 느낌의 직물시트가 적용된건 당연한거죠.


갤로퍼는 미쓰비시 파제로를 그대로 라이센스 생산했던 차량입니다. 이후 여러번의 부분변경을 통해 파제로의 흔적은 점차적으로 사라졌지만 파제로의 품번을 그대로 공유하니 완전히 미쓰비시의 흔적이 사라진건 아니겠지요. 구형 갤로퍼의 경우 그냥 한국생산 파제로입니다. 


반일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을 정의롭다고 지지하면서도 사각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뉴갤로퍼 심지어 거의 다른차라 봐도 무방한 갤로퍼2를 구매하여 특유의 원형 헤드램프를 장착하고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에서 생산한 파제로를 따라하지 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많은데,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내가 하는 일본차 코스프레는 한국차라 괜찮다고 하겠지만 부품이 다 미쓰비시 부품인건 어째요. 둘 중 하나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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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던 갤로퍼 숏바디처럼 파워스티어링을 장착을 강조하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93년 1월 당시 가격으로 대략 1700만원 수준. 지금은 뭐 경차 풀옵션 수준의 가격이지만, 당시 유일했던 경차인 티코 풀옵션이 300만원대에 판매되었던 시절이고 뉴쏘나타(Y2)의 2.0 골드 풀옵션의 가격이 1500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대략 지금 화폐가치로 얼추 두배 조금 넘는 수준. 즉 4천만원정도라 생각하면 되겠네요.


뒷자리에 탑승하기 힘든 문짝 두개짜리 지프차가 지금 화폐가치로 4천만원 수준이면 당대 어느정도 돈 좀 있는 사람들이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겠죠. 그 돈이라면 중형차 풀옵션을 사고도 남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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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에 탑승하기 위해 조수석 씨-트를 당겨야만 합니다.


요즘의 외래어 표기법과는 많이 다릅니다. 씨-트 등받이를 앞으로 당긴 뒤 리어 씨-트에 들어온 후 원위치 시켜 놓으라고 합니다. 웬지 촌스러워 보입니다만, 대략 30여년 전 그 시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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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만 이후 세대 차량에 적용되던 신형 오디오가 장착되어있네요. 나머지는 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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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갤로퍼의 등장과 함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변화가 있었지만, 구형 갤로퍼는 파제로 그 자체입니다.


좌우대칭 그리고 일부 옵션의 차이만 있을 뿐 파제로의 대시보드를 그대로 옮겨두었습니다. 심지어 기어봉까지도 파제로와 동일합니다. 아니 그냥 한국생산 파제로라 보는게 옳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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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트림까지도 매우 깔끔하고 우수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찢어지거나 파손된 부분 없이 파제로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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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서류도 받았고 차량 확인도 했고 마저 대금을 입금한 뒤 출발합니다.


서대문구 북가좌동이긴 하지만 마포구청이 훨씬 더 가까워 마포구청에 가서 이전을 할 생각으로 왔습니다. 다만 오전 일정이 틀어져서 일단 빨리 서산으로 내려가야 하기에 서산에 내려가 이전등록 절차를 밟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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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필름의 컬러가 파제로는 진한 노란색 구형 갤로퍼는 하얀색임을 제외하면 그냥 파제로입니다.


살살 성산대교를 달려 서울을 빠져나갑니다. 대도시 서울과 근교에서만 차생을 보내다가 이제 저 멀리 지방으로 내려가는 갤로퍼입니다. 남은 여생 복잡한 대도시가 아닌 한적한 지방에서 편히 보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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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키는 총 두개. 타원형 현대로고 대신 알파벳 HYUNDAI가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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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계와 경사계 고도계로 구성된 트리플미터도 정상 작동합니다.


자칭 올드카를 복원한답시고 빈티지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자주 제거하는 부품 중 하나입니다. 태생이 오프로드를 염두해두고 만들어진 차량인지라 이런 장비를 마련해둔것인데, 뭔 내셔널지오그래픽 로고에 카멜 로고 박아놓고 오프셋팅 해놓고 복원이 아닌 레트로풍 튜닝카를 만들면서 왜들 제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올드카 탄다고 거들먹거리면서 빈티지 튜닝카 만들어 타고다니며 관심받고싶어 안달난 사람들을 극혐하지만 차주 될 사람도 그런 부류들을 극혐합니다. 그러니 탈거당할 일은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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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바이저도, 차량 천장 내장재도 정말 깔끔합니다.


파리똥이나 벌레를 잡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28년간 13만 7천km 탄 차가 더럽고 험하다는게 말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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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울을 빠져나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비가 내리네요.


차주 될 사람은 병적으로 비를 맞추지 않으려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비가 꽤 많이 내립니다. 대략 8~9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왔습니다. 터보차저가 있어 가속이 크게 답답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휠 밸런스가 맞지 않는것인지 노면이 좀 좋지 못하면 핸들이 요동을 치네요. 뭐 그래도 이렇게 장거리를 다닐정도면 괜찮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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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교를 통과합니다.


빗길에 주의하여 80km/h로 주행하라 합니다. 저는 당연히 준수하고 갑니다만, 다른 차량들은 그냥 쌩쌩 달려가네요. 여튼 내려오면서도 이 빨간 갤로퍼보다 오래된 차는 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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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려오니 비가 그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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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콘솔과 그 아래로 붙어있는 파워윈도우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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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칸 대신 자리잡고있는 2열 직물시트.


승용형 모델인지라 화물 적재공간 대신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시트가 있습니다. 쿠션도 그대로 살아있고 청소만 잘 해준다면 청결한 상태로 오래오래 유지 할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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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독일차 옆에 80년대 일본차가 주차됩니다.


BMW X4가 생각보다 크고 넓네요. 여튼 요즘차에 비하면 좁고 작아보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서민은 엄두도 못내는 꽤나 먹어주던 차량임을 잊으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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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급한 불을 꺼놓고 자동차 이전등록을 위해 서산시청을 찾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내차고 남의차고 자동차 이전등록만 몇번째인지 이젠 기억도 안납니다.


거의 한두달에 한 번 수준으로 자동차 이전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사 별관에 세무과와 교통과(차량등록)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류는 다 가지고 왔고 매수자의 신분증도 가져왔습니다. 위임장과 함께 인감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인감증명서는 필요없다고 다시 돌려주네요. 코란도 이전등록시에는 필요했는데 말이죠.


여튼 같은 타 광역시/도에서 진행하는 차량등록 대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도에서 등록하는것이 조금이나마 이전등록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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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전절차를 마쳤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공인연비가 17.7km/l네요.


산화촉매장치(DOC)를 장착했다는 구변내역도 비고사항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자동차 이전등록을 정말 질리도록 해서 절차가 까다롭거나 어렵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내 차나 주변 지인들 차의 이전을 해주곤 하는데, 행정사 자격증이라도 따서 아예 등록대행을 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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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고배기량 차량인지라 지역개발채권 3만 5천원을 구입해야 합니다.


바로 판매하니 764원이 나오네요. 3천원짜리 수입인지도 함께 구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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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는 30년 가까이 된 차량임에도 과세표준액이 99만 8천원이나 잡혀 69,860원을 납부했습니다.


취득세 69,860원 채권 764원 인지 3,000원 등록증 발급비 1,000. 총 74,624원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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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가 원하는 장소로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일을 마치고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직관적인 계기판과 경고등. 예열등의 경우 예열이 완료되면 사라지는게 아니라 녹색으로 표시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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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정말 아름답습니다. 잠시나마 내 차처럼 타고 다녀보니 저도 갤로퍼 하나 사고싶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당진으로 이동합니다. 가속력도 괜찮고 엔진소리도 괜찮습니다.


가끔 요철을 밟으면 시트에서 잡소리가 조금 나긴 하지만, 뭐 감내해도 될 수준입니다. 28년된 차라 믿기지 않을 수준임은 틀림없습니다. 거기에 저감장치까지 장착되어 있으니 서울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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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모종의 장소에 차량을 세워두고 미리 탁송기사님이 주차해둔 제 삼각떼를 타고 퇴각합니다.


차주가 수집을 목적으로 구입한 차량이고 아마 끝까지 가지고 갈테니 주인이 더 바뀔 일은 없을겁니다. 여러모로 손을 봐야 할 곳이 보이긴 하지만, 남은 차생 한적한 지방에서 병적으로 관리하는 주인 만났으니 앞으로 새 보금자리에서 새 주인과 함께 편히 지내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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