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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난주 일로 기억합니다.


비록 폐차장으로 가는 오더였지만 꽤나 상태 좋은 라노스 쥴리엣을 타게 된 일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올드카 목격담으로 들어가도 별 상관은 없겠지만, 사진도 그리 많지 않고 하니 업무일지로 넣어봅니다.


받은 오더창에 라노스라고 적혀있기에 그냥 평범한 라노스 세단이겠거니 했는데 빨간색 라노스 해치백이더군요. 물론 상태도 별 기대 안했습니다. 그저 뭐 굴러가는 수준에 지나지 않겠지 싶었지만, 상당히 우수한 상태의 라노스 쥴리엣이 제 앞에 서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강렬한 빨간색의 라노스입니다.


1996년 11월 우릴대로 우려먹은 르망과 씨에로의 통합 후속모델로 탄생된 라노스는 르망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해내긴 했지만, 그래도 르망 이후로 10년만에 탄생한 대우의 독자적인 소형차 모델이였고 출시 당시에는 아벨라와 엑센트 대비 잘 팔렸습니다. 하지만 IMF와 대우그룹의 위기로 상황은 뒤집어지게 되었고 안정환에 정우성까지 써가면서 마케팅에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2002년 4월. 단종 수순을 밟고 맙니다.


이시절 유채색 대우차의 대부분이 칠이 대부분 바래있는데 이 라노스는 칠에서 광까지 나더군요. BMW의 키드니 그릴처럼 대우 특유의 삼분할 그릴 패밀리룩이 적용된 차량이였지만, 대우 특유의 삼분할 그릴은 지엠대우 출범 이후 폐기되고 맙니다.



전반적인 상태는 깔끔합니다.


2001년 6월에 최초로 등록된 차량이고 따지자면 라노스2 부분변경 이후 나온 '라노스2 쥴리엣 스포츠'입니다. 사실상 라노스의 부분변경 모델인 '라노스2'가 99년 출시된 해치백 모델 전용 앞범퍼를 떼어다 쓰고, 무슨 편육 눌러놓은듯 보이는 후미등을 붙여다 팔은 형편없는 모델이긴 했지만, 현재도 이집트에서 생산중이라고 하네요. 무려 쉐보레 브랜드로 말이죠.


P.S 2000년대 초반 소형차 라인업이 빈약했던 GM이 대우를 인수하여 대우가 만들고 대우가 개발했던 소형차를 전 세계에 팔아먹었고 그 후속 모델들이 지금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무슨 미제 십자가 달린 차는 전혀 다른차라고 주장하는 쉐슬람들과 자기네 신차가 이렇게 정통성이 있다고 할때만 대우차 팔아먹고 평소에는 대우랑 다르다고 선 긋는 한국지엠이 부정한다 하더라도 대우가 곧 쉐보레라는 사실은 부정 할 수 없다.



뭐.. 그 시절 대우차라면 가지고 있는 부식도 육안상으로는 없습니다.


광도 살아있고 깔끔한데 결국 폐차장으로 가게 되는군요. 현재 기준으로 극 소수 수출이 나가긴 하지만, 작년에 수출단지에서 팔리지 않아 도로 폐차장으로 가던 라노스를 탔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수출보다는 결국 폐차장으로 향하나 봅니다. 



주행거리는 6만6천... 그래도 2000년대 차량이라고 RPM게이지의 ECONO그린존도 보이네요.


아직 한참 더 달려도 될 그런 주행거리인데 폐차장행이라는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차주분이 폐차대신 염가의 중고차 거래를 선택하셨더라면 누군가는 가져다가 잘 타곤 했겠지만, 폐차장을 선택했으니 최후를 맞이하러 가게 됩니다.



라노스 해치백 모델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던 가죽핸들의 가죽도 멀쩡하고요. 


대시보드 시트 그리고 도어트림 등등 실내 역시 깔끔했습니다. 다만 저RPM에서 꿀렁거리는 문제를 제외한다면 클러치도 아주 신차수준이였고, 딱히 성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시절 대우차가 다 그렇듯이 고속주행시 기름게이지 눈금이 내려가는게 보이고, 물렁서스로 인한 형편없는 고속안정성과 최악의 조향성은 별다른 방도가 없는듯 했습니다.



기어봉 아래의 링을 당겨주어야 후진기어가 들어갑니다.


4단의 오른쪽에 후진기어가 들어가있는 북미식과 일본식에 대비되는 유럽식이라 불리는 방식인데, 6단 수동 변속기가 대세가 된 지금은 현대와 기아같은 북미식 구성을 따르던 브랜드들 역시 1단 왼쪽에 후진기어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뭐 여튼 라노스는 설 명절 이후 몰려온 차량들로 포화상태에 이른 폐차장에 잘 입고 되었고, 현재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뭐 운이 좋다면 번호판만 탈거당하고 수출길에 오르게 되겠죠.


주행거리도 그렇고 전반적인 상태도 그렇고 폐차비에 10만원만 더 올려서 중고 매물로 내놓았더라면 당장 누가 와서 집어갔을 차량인데.. 참 안타까운 라노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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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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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 특별한 일이 있었을 때 작성하는 업무일지.


오늘은 대구행 QM3 이야기입니다. 전날 오후에 당진에서 대구를 가는 예약 오더가 올라오더군요. 오전에 대구에 내려간다면. 못해도 오후 2시 안쪽으로만 들어간다면 90% 이상의 확률로 수도권 복귀콜을 잡고 하루 일당 혹은 그 이상을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고로 전날 오더를 잡아놓고, 차를 파는 개인과 사는 딜러에게 미리 연락을 하여 약속을 잡아놓았습니다. 


차종은 QM3. 번개장터에 올라온 매물을 멀리서 딜러가 잡은 경우더군요.


여기까지는 업무일지에 언급하지 않을 수준의 평범한 업무로 끝날 줄 알았으나.. 일은 당일날 아침에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침 일찍 만나면 만날수록 좋지만, 인감을 떼어놓지 않았다 하셔서 9시 30분 이후에 만나기로 합니다.


9시 40분쯤 전화를 걸으니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한번 더 전화를 걸으니 이제 일어났다고..

그러고 약 30분 뒤 연락이 없어 전화를 걸어보니 이제 차에서 짐을 다 옮겼다고 하네요.


대략 30분정도 기다리는건 왕왕 있는 일이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진짜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 터져버립니다.



왜 하필이면... 왜..........


그렇습니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옵니다. 가는 길에 펑크가 났다고 하네요. 금방 떼웠으면 좋으련만. 여기서도 시간이 지체됩니다. 긴급출동 견인차가 출동해서 조치하는 시간까지 약 30분이 걸렸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엄청난 차질이 빚어집니다. 대구에서 올라오는 오더도 맞춰놓았다면 큰 일이 날 뻔 했네요. 여튼 10시 33분에 조치를 마쳤고 금방 가겠다는 문자가 오더군요.


그래도 여기까진 뭐... 한시간이 지체되긴 했다만 그럭저럭 버틸만은 합니다. 진짜 금방 올 줄 알았거든요.


대구에서 차를 받는 딜러분한테 차를 받았는지 연락이 옵니다. 아직도 오지 않았고, 미치고 환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정확히 17분이 지난 시점에서 나타납니다.


그럼 뭐해요.. 등록증도 없고.. 인감은 매도용도 아닌 일반용입니다.......


다시 또 서류룰 보완하러 시청으로 넘어갑니다. 시청에서 또 30분이 소요됩니다.



대기료고 뭐고 두시간을 죽으니 가기 싫더군요.


잘 밟고 가봐야 2시 30분. 전날 그리고 당일까지 풀리는 일이 없으니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맙니다. 결국 탁송비의 반절정도 수준의 대기료를 받기로 하고 기다리네요. 그렇게 서류를 모두 확인한 뒤 출발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키를 놓고갔다고 다시 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가서 키를 받고 출발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일이 끝났으면 이렇게 피토하며 글을 쓰진 않겠죠.



얼마나 갔을까요. 유구 지나서 TPMS 경고등과 함께 STOP 경고등이 점등됩니다.


그리고 'PUNCHURE' 말 그대로 찔렸다는 메시지가 뜨고 지워지지 않습니다. 일단 내려서 확인하니 육안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보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 확인하기로 합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빠진 모습을 보고 트렁크에서 콤프레셔를 찾아 공기를 주입합니다.


공기압이 20에서 더이상 올라가지 않더군요. 지렁이를 대충 박았겠거니 싶어서 타이어를 확인합니다.



누가 지렁이를 저따구로 박나..


여튼 지렁이 사이로 새어나오는 공기. 답이 없음을 실감하고 긴급출동을 부릅니다.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뒷골이 땡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실감 할 수 있었답니다. 2년 탁송러 하면서 이 모든게 단 하루에 일어났었던 일은 없었습니다. 하나만 일어나도 하루 일이 꼬이는 상황인데.. 그게 여러건 터진다고 해 보세요. 맨탈 나갑니다 ㅠㅠ



일단 지렁이부터 다시 박아보지만, 펑크가 나서 찢어진 부위가 상당히 큽니다. 지렁이가 들어가고도 공간이 남네요.


역시나 답이 없습니다. 아예 타이어를 새걸로 교체하고 들어가기로 합니다. 



결국은 앞 뒤 바퀴를 교체하여 견인하기로 합니다.


견인차 옆에 타 보았던게... 언제였더라 기억을 곱씹으며 견인차를 타고 공주 시내의 타이어집으로 향합니다. 생각보다 거리가 꽤 나오더군요. 천만 다행히 견인 60KM 특약이 가입되어 있어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타이어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사실 어디로 가던 상관은 없었지만 터진 타이어가 금호타이어였기에 금호로 왔습니다. 그냥 한 짝 갈아달라고 얘기하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네요. 기존에 장착되어있던 타이어는 출고용 KH25. 새로 장착된 타이어는 나름 고급형인 TA31...



여튼 장착까지 마치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미 몸은 녹초가 된 상황입니다. 대구에 갔다가 이미 돌아온 피로도 그 이상.. 그래도 뭐 어째요.. 가야죠....



일찍 갔더라면 교량 검사로 인해 길을 막지도 않았을 터..


여튼 만나지 않았을 정체까지 만나고 대구에 도착하니 4시입니다. 이미 이틀 밤 샌 사람 수준의 피로도와 함께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로 도착하더군요. 서울 혹은 인천으로 올라가는 오더가 올라오긴 합니다만, 더이상 무리했다가는 과로사로 죽을 것 같은 느낌이라 그냥 버스표를 예매한 뒤 버스편으로 밤 늦게 돌아왔습니다.


여러모로 피곤했던 최악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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