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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하면서 가장 배기량이 높은 차를 타 본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폐차장에 가는 상상 이하의 상태를 가진 똥차부터 시작해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비싼차들. 벤츠 S클래스 포르쉐 911같은 차량들도 타 보았습니다. 이 업계에 발을 들이셨던 분이 아니라면 '비싼차 원없이 타서 좋겠네' 라는 생각을 가지시겠고 그럴 생각에 이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오히려 이런 비싼차들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고 작은 데미지라도 입었다가는 몇달치 일당이 날아가기에 그리 선호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단가가 평범한 국산차에 비해 좋은것도 아니고요.


여튼 화성 남양에서 죽치고 있는데, 마도에서 일산으로 올라가는 오더가 하나 올라옵니다. 면사무소에서 차주를 만나기로 했는데 뭐 평범한 차량이겠거니 생각하고 면사무소에 왔습니다만.. 삼지창이 보입니다. 마세라티입니다.



마세라티도 그냥 마세라티가 아닙니다. 삼지창 중 가장 빠르다는 그란투리스모입니다.


면사무소에서 차주분을 만나 공장까지 들어간 뒤, 공장에서 일산까지 끌고 갈 차를 인도받습니다. 한국에도 2009년부터 정식수입이 되는 차량입니다만, 타국에서 배를 타고 들어온 차량인지라 아직 정식번호판 대신 임시번호판이 달려있더군요. 여튼 차고도 매우 낮고, 더군다나 과속방지턱이 넘쳐나는 동네에서 출발하는지라 차량 검수를 꼼꼼히 진행합니다.



SM3 전기차 느낌이 물씬 풍겨오는 그란투리스모의 테일램프.


2007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데뷔한 뒤, 현재까지 자잘한 변화를 거치며 판매중인 차량입니다. 신차 가격은 2억이 넘어가고요, 페라리의 F136 자연흡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4.7초대의 제로백을 자랑합니다. 차구경이 목적이 아니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하는게 목적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앞범퍼 하단에 긁힌곳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낮은 차고 탓에 여기저기 긁히고 깨진곳이 보입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 작은 흠집의 위치까지도 상세히 확인하고 찍어줍니다. 그렇게 사진을 여러장 촬영한 뒤 목적지로 향합니다. 그래서 밟았냐구요? 아뇨. 길도 막히고 괜히 밟았다가 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천천히 갔습니다.



엔진을 공유했던 페라리의 F430과도 유사한 핸들입니다만, 제 눈엔 그냥 에스페로 씨에로 핸들마냥 보이네요.


뭐 여튼 계기판도 죄다 마일로 표시. 온도 역시 화씨로 표시. 네비게이션을 켜고 그냥 천천히 갔습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며 잠시나마 가속을 해본게 사실상 가속의 전부. 그렇게 재미 없게(?) 신경만 곤두세우고 목적지까지 왔습니다.



목적지에 와서도 조그만한 턱에 닿을까봐 길 좋은 뒤로 돌아서 들어왔네요.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들이 원하시듯 막 밟아 조지고 오지도 않았고요. 갑작스레 억만장자가 되지 않는 이상 평생 운전석에 앉아 볼 일도 없는 차를 몰아보았다는 부분은 평생의 이야기거리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같은 일을 한다면 평범한 국산차 타고 신경 덜 쓰고 다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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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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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와 포르셰급의 국산 수제 스포츠카로 명성이 자자한 어울림모터스의 스피라, 얼마전 공식 런칭 및 판매개시 이후 드디어 스피라 1호차의 주인공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그럼.. 뭐 별 볼일도 없겠지만, 런칭당시 포스트를 한번 보고싶으면 보셔도 좋습니다^^

2010/03/29 - [차를 사랑하는 티스도리/승용차] - 한국의 페라리, 스피라EX 공식 출시!

런칭당시부터 지금까지 스피라를 계약하고, 스피라와함께 드라이빙을 할 날만을 기다리고있는 대기자는 총 열 여덞명... 그중에서 특별한 1호차의 주인공이 된 사람은 과연 누굴까.. 했었는데.. 현재 대구에 거주하고있는 공인회계사 홍계영씨가 그 주인공이 되셨다고 합니다.


홍계영씨는 어울림모터스 광주공장(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스피라 1호차 인도행사"에 참여하여, 어울림모터스 김한철 사장에게 자신이 5개월 전 주문한 "스피라S" 차량을 인도받았습니다. 스피라의 출시 이전부터 매니아로 잘 알려진 홍계영씨는 인도행사에서 "40세가  된 해에 저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라는 소감을 발표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처음으로 정식 개인용번호판인 "55모 9***"이 달린 스피라를 본 김한철 사장님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하시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 08년 개발당시 스피라.

사장님이 기뻐하실정도로 스피라는 그동안 수많은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PS-2라는 모델명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2000년대 중반에는 "뉴 스피라"라는 지금의 이름과 별 다를것 없는 이름으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고급 수제리무진 개조업체로서 그동안 스피라를 개발해오던 프로토모터스는 제대로 빛도 못본 체 이런저런 문제가 엮여버려 결국 07년 지금의 어울림모터스가 사업권을 인수했습니다. (프로토모터스는 아직 살아는걸로 알고있고, 또한 어울림모터스그룹 소속인걸로 알고있습니다.)

2007년 이후에도 어울림모터스의 노력은 계속되어 이런저런 부분변경과 개선을 통하여, 더욱더 완벽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레이싱에 출전하여 우승을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명품 스포츠카를 꿈꾸는 스피라는.. 약 10년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끝에 결국 올해 3월 형식인증이 완료되었고, 또한 3월 말부터 판매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스피라가 이전에 겪어온 10년은 더 좋은 차를 위한 고통의 10년이였고, 이제 첫 양산차량이 출고된 시점에서 앞으로의 10년은 기회의 10년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서, 우뚝 서서 전 세계의 도로를 점령하는 그날까지!!

스피라야!! 뒤는 보지말고, 앞만 보고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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