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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오늘의 초딩일기는 2002년 3월 6일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뭐 특별한 일이 있어 선택한 일기는 아니고, 딱 일기장을 펼쳐보고 그냥 선택했습니다. 초등학교 뿐만이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짝을 바꾸는 일은 흔히 있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짝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일기로 남긴 일화는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제 눈에 띈 것은 처음이네요.


여튼 초등학교 3학년 새학기 시작과 함께 맞이했던 짝의 이름은 제 이름을 거꾸로 읽은 것과 같아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대략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일단 보고 오시죠.



제목 : 새로운 짝


오늘 우리 선생님이 나의 짝을 바꾸어 주었다.

자리를 바꾸는데 책상과 의자를 바꾼다고 들은 아이도 있었다.

새로 짝이 된 아이는 뒷자리에 앉았던 아이였는데 나의 이름을 거꾸로 한 '★☆'이였고 성도 똑같았다.

나는 이 생각이 떠올랐다. '★☆'이는 2학년때 2반의 1등이였다는 것이였다.

나는 공부를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다음부터 짝이 바뀌였으니까 더욱 새롭고 열심히 더 열심히 공부하여야 되겠다.


제 이름을 아시는 분들은 뭐 대략 이런 이름이겠구나 하고 넘어가시겠지만, 실명을 적어두기는 뭐하고 대략 제 이름을 거꾸로 하면 여성들이 흔히 사용하는 이름이 됩니다. 


물론 이 이름을 가진 연예인도 있습니다. 제 또래의 이 연예인은 근래 활동이 없지만 그 의미의 영단어를 예명으로 사용하여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 이름 자체가 흔한 편이고, 반대로 읽은 이름도 흔합니다. 그럼에도 성까지 같았으니 자세히는 아녀도 대략 기억에 남아 있지요.


그 당시 반에서 1등을 하던 이 짝은 아마 좋은 학교에 진학하여 지금도 승승장구를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지 이름을 뒤집어 놓았을 뿐인 저는 보시다시피 시궁창 같은 삶을 살고 있고요. 정 반대로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튼 이때 만났던 짝과 같은 반이 된 일은 이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로 뭘 해먹고 사는지도 당연히 모르고요.


저는 시궁창입니다만, 아마 제 이름을 반대로 돌린 그 짝은 저와 달리 승승장구 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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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휴학 포함 6년차 휴학신청을 위해 신청서를 출력했습니다.


누가 보면 연예인이나 성공한 사업가로 보입니다만, 걍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탁송러입니다.


올해는 교무팀에서 미복학재적대상자라고 문자가 왔더군요. 3월 9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쳐야 제적처리를 당하지 않는답니다. 뭐 다니자니 나이 서른살 쳐먹고 해먹기 뭐한 상황이고 그렇다고 관두자니 아까운 계륵같은 존재가 된 학적이긴 합니다만, 언제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고 하니 끌고 갈 수 있을 때 까지 계속 끌고 가기로 합니다.



학번이야 생생히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만, 비밀번호는 계속 잊어버립니다.


그런고로 또 본인인증을 거치고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한 뒤 로그인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별 의미 없는 메인페이지를 지나 학사정보 페이지를 들어갑니다. 수강신청보다 휴학신청이 익숙합니다. 휴학신청 기간동안 입학했던 학생들은 이미 학교를 떠난지 오래겠지요.



휴학원서를 작성합니다.


작성이래봐야 그냥 사유 선택하고 출력만 하면 될 일인데, 작성시마다 썩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왜 복학도 하지 않을거면서 꾸준히 학적만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겠죠. 다만 상명대 휴학이라는 학력으로 득을 볼 것도 없고 전혀 관련 없는 생업에 종사하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낙오자로 꼬이게 된 데에 제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러 감정이 교차합니다. 스무살에 얻었던 반 죽을뻔 했던 병. 그리고 복귀 이후 찾아온 우을증과 대인기피증. 물론 그걸 극복하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더라면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었겠지요. 6년 전 이 즈음에 수십명의 학생들이 학교라는 사막 속에서 신기루를 보고 찾아왔지만 우물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땅을 열심히 파서 우물을 만들어 낸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그저 우물을 파기보단 목이 말라 반 죽어가는 상태에서 다른 환상을 보며 다른 방향으로 향했고, 그렇게 하염없이 걷고 헤메다가 지금의 신기루에서 미약하게나마 땅을 파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 땅을 파고 있는 자리에서 습기를 머금은 모래가 나오고 있긴 합니다만, 지하수가 터져나올지 그게 아니라면 또 포기하고 다른 신기루를 보고 하염없이 걸어갈지 모르겠습니다.


아프지 않았더라면. 그냥 성적 생각 않고 졸업을 향해 달려갔더라면. 그저 평범한 대학생 루트를 타게 되었더라면.. 지금의 저는 그리고 이 블로그를 보는 여러분들께 비추어지는 저는 어떤 모습이였을까요. 생각하면 끝이 없을테니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모로 내년에는 7년차 휴학이 될지, 복학이 될지. 그게 아니라면 학적유지의 끝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 안하고도 고정수입이 있다면 다시 다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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