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펠 카데트를 베이스로 86년부터 97년 2월까지 생산되었던 대우자동차의 소형차 르망. 세단 그리고 해치백에 밴모델까지 존재했었고, 2015년 현재도 우즈베키스탄의 국영 자동차 생산업체인 우즈대우(UZ-Daewoo)에서는 르망을 베이스로 했던 씨에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폐차장에서도 보기 힘들고 공도에선 더더욱이 보기 힘든 그저 오래된 똥차라 여겨질 수 있겠지만, 라노스와 칼로스/젠트라를 거쳐 지금의 아베오까지 이어지는 쉐보레의 소형차 족보에서는 그래도 가장 존재감이 있었던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이카 시대에 맞춰 만 10년의 세월동안 50만대 이상 판매되었던 베스트셀링카로 그냥 길거리에 치이고 치이던 차량이지만 요즘 참 보기 힘들지요.
'에어컨이 빵빵하다, 고속주행이 안정적이다' 하는 대우차에 관련된 인상을 각인시키는데 일조했던 차량이기도 하지요. (부정적인 인식 역시 마찬가지..)
여튼간에 후기형 뉴 르망을 목격했습니다.
구형 서울번호판을 달고 있는 자주색상의 르망입니다.
관리상태는 썩 좋아보이진 않지만 최후기형 단종 직전 차량도 보기가 드문지라 그냥 이 차량을 목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진을 찍는 시대가 왔습니다. 특유의 폰티악 엠블렘도 잘 붙어 있구요. 86년부터 91년까지 생산된 각진 르망이 아닌, 91년부터 97년까지 생산된 뉴 르망입니다.
리어램프를 보아하니 뉴 르망에서도 한번 더 변화를 주었던 후기형으로 보입니다.
파워안테나가 좌측 후면으로 옮겨왔고 직사각형의 리어램프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차주분은 어르신이신데 젊으셨던 시절에는 차량을 꾸미는데 관심이 있으셨는지 스포일러 역시 따로 달아두셨습니다. 르망의 파생모델인 씨에로가 94년 5월 출시 이후 GTi 트림이 삭제되었는데, 93년형 혹은 94년형 모델로 보입니다.
비교적 관리상태가 양호한 좌측면.
크고 웅장해진 요즘 차량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 올 정도로 달리는데는 큰 지장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특유의 별모양 휠커버는 다 날라가고 한짝만 남아있네요.
공인연비 스티커도 큰 훼손 없이 잘 붙어있습니다.
당시 공인연비는 15.1km/ℓ. 공인연비는 뻥연비란 소문이 만연했던 시절이지만 서류상의 수치로는 지금 나오는 차량들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연비 측정방식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만 먼 손자뻘 되는 아베오 수동보단 서류상의 공인연비는 좋습니다. (1.6이나 요즘 나오는 1.4 터보 할 것 없이..)
변속기는 수동. 후기형 차량이니 씨에로와 에스페로에 적용되던 3스포크 핸들이 적용되었습니다.
다만 그시절 최고사양의 상징이던 전자식 계기판은 적용되지 않았더군요. 차주가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인지라 요즘은 사실상 사라졌다 볼 수 있는 카세트 테이프도 많이 가지고 다니시더랍니다.
여튼간에 오랜만에 본 르망.. 앞으로도 오래오래 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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