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합덕 시내에서 본 복사 카고트럭입니다.


사실 이 블로그 초창기에 자주 올렸던 차량이기도 합니다만, 근래 보이지 않다가 정말 오랜만에 목격하여 사진으로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카고트럭인데, 현재는 굴삭기를 싣고 다니는 용도로 사용중입니다.


기아자동차의 복사(BOXER) 트럭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지난해 3월 한서대학교에서 목격한 복사 바큠로리를 소개하며 장황하게 적어두었으니 해당 게시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단히 얘기하고 넘어가자면, 기아산업의 복사트럭은 마쯔다의 복서트럭을 기아에서 라이센스 생산 및 판매했던 것이고, 일본식 영어발음이 그렇듯이 복서(BOXER)가 복사(ボクサー)로 읽히다보니 국내에서의 차량 명칭 역시 BOXER라 쓰고 복사라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91년 11월에 최초등록된 기아산업 복사트럭입니다.

간간히 보였는데, 그동안 보이지 않아 사라진 줄 알고 있었습니다만 살아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형태의 카고트럭으로, 3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오고 있습니다. 이 트럭은 어릴때부터 익숙히 봐 왔었는데, 어느순간 '충남 7 코'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에서 녹색 전국번호판으로 번호판을 바꿨습니다. 그 이후로도 간간히 이 차량의 모습을 봐 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보는 느낌입니다.


지난 2010년 1월에 촬영했던 사진이 담긴 포스팅이 있습니다. 물론 2012년에 재발행하긴 했지만, 당시 새로 출시된 메가트럭 와이드캡과 단순 크기비교를 했던 내용입니다.




10년 전 모습에 비하면 세월의 흔적이 더 느껴집니다.


굴삭기를 싣고 다니는 차량이기에 적재함 뒷문짝은 탈거가 된 상태입니다. 요즘은 굴삭기 수송용으로 신차를 출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만, 대부분 20년 혹은 그 이상 된 낡은 트럭들에 03 사이즈의 굴삭기를 싣고 다닙니다. 대부분 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중반 출고된 차량에 굴삭기를 싣고 다니지만, 이렇게 30년의 세월을 버틴 복사트럭의 모습도 흔치는 않지만 보이지요.



이미 다 바래고 갈라진 데칼. 그냥 붙어만 있는 레터링. 줄줄 흘러내린 녹물.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굴삭기 수송용이지 장거리를 가거나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상관 없는 차량인지라 그저 굴러다니는데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조수석쪽 측면의 상태도 그리 좋지 못합니다. 


차폭등은 이미 다 떨어져 나갔고, 덧칠을 올린 부분이 갈라지며 벗겨져 기존 칠이 보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당장 폐차장에 들어가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만, 30년이라는 세월을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내 상태. 오디오를 비롯한 전자장치는 모두 탈거된 상태더군요.


그렇습니다. 오디오도 없고 에어컨도 공조기도 없습니다. 그저 달리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적인 기능 말고는 없는 상태로 굴러다니고 있다고 봐야 맞겠지요. 대시보드의 상태도 좋지 못하고 여러모로 그냥 굴러가는게 신기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복사트럭은 어찌보면 특이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차체 전면부에 작은 유리가 뚫려있고, 헤드램프는 아래에 방향지시등은 유리창 위에 붙어있습니다. 거기에 유사시에 대비하여 내수용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되었던 등화관제등의 모습까지 보이네요. 90년대 중후반 이후 민수용 차량의 등화관제등은 모두 사라졌지만, 이렇게 오래된 차량들에는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교통 법규 준수 차량 - 모범운전자 차량 -


대략 20년 이상의 세월을 버틴 스티커로 보입니다. 경찰서에서 배부했던 스티커인지 아니면 임의 단체에서 배부했던 스티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복사트럭은 모범운전자가 타던 차량이였습니다.



앞유리는 대략 한번정도 교체되지 않았나 싶네요. 지금도 사용되는 한글라스 로고입니다.



트럭이였음에도 나름 대시보드에 스펀지와 가죽으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다만 관리가 될 리가 없어 다 터져나오고 난리도 아닌 상태입니다.



연료필터 관련 주의문구와 오일추천표 그리고 브레이크 관련 주의문구 스티커가 남아있습니다.



RPM게이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낡은 트럭의 계기판.

자칭 올드카 복원, 리스토어를 한다는 사람들이 주워다 못끼워서 환장하는 핸들.


속도계의 최고속도는 120km/h까지 표기되어 있고, RPM 게이지 대신 연료와 수온 등 자잘한 게이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당장 내일 폐차장에 간다 한들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만, 그래도 오랜만에 살아있는 모습을 보았네요. 과연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습니다만, 생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충실히 맏은 임무를 수행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