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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보증수리로 스티어링휠(핸들)을 교체했죠.

애석하게도 모든 비닐이 제거되었던 상태였습니다.


저는 새 물건을 사면 절대 제 손으로 멀쩡한 비닐을 벗겨내지는 않습니다. 다 떨어질 때가 되어 벗겨내면 모를까 여튼 그렇습니다. 그렇게 시트 비닐도 1년을 버텼고, 매번 운행시에 손이 닿는 핸들 비닐 역시 3만km를 버텼습니다.


여튼 3만km 즈음에 핸들 비닐을 벗겨내고 대략 5만km를 탔습니다. 현대차 핸들 가죽이 다 그런건진 몰라도 처음에는 말랑말랑했던 가죽이 단단하게 굳어버리고 색도 검게 변하고 슬슬 닳아서 맨들맨들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 상태에서 조금 더 진전되면 손에 무언가가 묻을겁니다.


여튼 5만km를 타고도 핸들이 닳는것이 눈에 보이는데, 핸들커버를 쓰기는 더더욱이 싫고. 방법은 다시 비닐을 만들어 붙이는거 말곤 없다 생각하고 직접 비닐을 제작해서 붙이기로 합니다.



아마 남들은 다 떼어버리는 비닐에 집착하는 저를 미친새끼라고 생각하실겁니다.


네 미쳤습니다. 1년 365일 중 360일을 운행하는 차량입니다. 더불어 주행거리도 많고 차량의 년식대비 노후화가 빠릅니다. 근데 저처럼 돈없는 서민은 부유한 여러분처럼 보증끝나기 무섭게 차를 바꾸고 그럴 형편도 아닙니다. 


그런 돈없는 서민인 제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신차컨디션을 유지하며 타는 방법으로는 비닐이 완전히 헤지거나 뜯어지지 않는 이상 보존하고 타는 것 입니다. 물론 시트 비닐은 딱 1년을 버티고 고무줄이 다 삭아버려 제거했지만, 아직 헤드레스트 비닐은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내장재에 떼어내지 않은 비닐들이 아직도 붙어있습니다.


왜 자꾸 비닐을 떼라고 강요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유해물질이 나와도 저 혼자 타는 차고 비닐 제거를 강조하시는 분들이 비닐 하나에 5만원씩 주지 않는 이상 제 손으로 멀쩡한 비닐을 강제로 제거 할 생각은 없습니다.


실내비닐을 떼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 어지간해서는 다 반박 할 수 있습니다. 


Q. 오래 놔두면 쩔어붙지 않나요?


A. 차량 외부에 붙은 비닐들은 그렇죠.

   실내는 지금 수명을 다하고 떨어지는 비닐을 봐도 전혀 끈적임이 남지 않습니다.


Q. 운전하는데 불편하지 않나요?


A. 네. 적응되니 안불편합니다. 전혀 안전운전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직업상 타인의 차도 많이 타지만, 비닐이 붙어도 제 차가 편합니다.


Q. 인체에 유해한 새차냄새가 안빠진다고요? 


A. 주행거리가 많아 비닐 다 붙이고 다닌지 한달만에 냄새 다 빠졌습니다.


Q. 뜨거운 날씨에 비닐에서 유해한 물질이 나온다고요? 


A. 비닐재질로 마감된 부품 하나 없고 차에 비닐봉지 하나 없으시면 그 말씀 하세요.


Q. 비닐을 벗겨내지 않으면 습한 날씨에 곰팡이가 생긴다고요?


A. 1년간 시트비닐까지 안벗기고 탔습니다. 환기 잘 해주고 매일같이 타니 하나도 안생겼습니다.


Q. 전자장치에 고장이 생긴다고요?


A. 그럼 왜 비닐이 붙어서 나오나요. 그렇게 고장 날 물건이면 애초에 비닐을 붙이지 말아야죠.


Q. 모든 부품의 설계는 비닐이 없는 상태에서 제 성능이 나온다고요?


A. 참 어이가 없습니다. 물론 비닐은 보호를 목적으로 씌워진 물건이라 그렇다 봅니다만,

   통풍시트를 제외하고 비닐이 있어 제 성능이 나오지 않는 부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다음에 신차를 출고한다면 비닐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 탈 예정입니다.


당장 가족들도 제 차에 1년에 한두번 탈까말까고 돈없고 능력없고 못생긴데다 파오후인 도태한남충이라 여자친구도 없습니다. 애완동물도 없고요. 차에 사람 태울 일이 거의 없는 그냥 저 혼자 타는 차입니다. 유독한 물질이 생겨도 저 혼자 마시고 뒤질테니 다른사람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사고가 난 스파크에서 내려놓은 물건들 중 비닐봉지가 하나 보이더군요.


어디서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구겨져 있습니다. 그래도 뭐 완전한 새 비닐을 구할 수 없으니 이 비닐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기존에 핸들에 붙어있었던 비닐보다는 훨씬 얇습니다만, 재질도 같고 하니 좀 넓게 잘라서 핸들을 감싸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좀 얇게 잘랐다가 막상 핸들에 가져다 대니 핸들을 다 감사지 못해 조금 굵게 잘랐습니다.


가운데를 갈라주고 다시 차로 가서 비닐을 핸들에 가져다 대어보기로 합시다. 칼 혹은 가위와 비닐 그리고 스카치테이프만 있으면 해결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면 미친놈 소리 들어가며 이런 무모한 행위는 하지 않았겠죠. 금전적 여유가 없는 제가 최대한 새차 컨디션을 유지하고 타기 위해서는 이 방법 말곤 없습니다.



대충 비닐을 가져다 댑니다. 비닐이 좀 많이 남기는 하지만 여유롭게 붙일 예정이라 상관 없습니다.


스카치테이프를 준비합니다. 물론 순정 핸들비닐은 잘라진 상태가 아닌 핸들 크기에 맞도록 원형으로 둥글게 나옵니다만, 타다보니 늘어나더군요. 새롭게 부착하는 사제 비닐은 최대한 유격이 없게 고정하여 오래 버틸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우측 하단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비닐 부착에 들어갑니다.


그냥 비닐을 돌돌말아 스티어링휠에 감싸줍니다. 난코스는 핸들 중앙 좌우측과 하단의 스포크 자리인데, 주변으로 테이프를 잘 고정해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다보니 비닐을 부착하는 실력이 늘어 처음 붙였던 자리보다 깔끔하게 비닐을 스티어링휠에 부착하는 기술이 생기더군요.



조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완성되었습니다.


새 핸들을 달고 며칠간은 매우 조심스럽게 핸들을 잡거나 어지간해서는 핸들 대신 스포크 위에 손을 올려 조향했습니다만, 이제 마음껏 핸들을 잡고 돌려도 됩니다. 비닐때문에 핸들이 미끄러지냐고요? 전혀요. 걱정 안해주셔도 됩니다. 이 상태로 최소 3~4만km를 버티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어봉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어봉의 가죽이 닳는것을 막기 위해 노래방 마이크 커버를 끼우고 다닙니다. 비닐이 벗겨져 날라가자마자 노래방 마이크 커버를 씌워놓기 시작했고, 지금도 어느정도 닳았다 싶으면 바꿔끼워주고 있습니다. 여튼 돈은 없지만 신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까지 다시 씌우는 그런 사람입니다. 마음껏 미친새끼라고 욕하셔도 상관없지만, 어딘가에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비닐을 유지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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