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뭐 폐교탐방 이야기를 이어나가지도 못했지만, 대충 탐방을 마치고 아직까지도 군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 빈해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러모로 군산 자체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발전하던 항구도시였기에 근대 유적이 꽤나 많습니다.
아무리 코로나고 거리두기고 뭐고 해도 주말이면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지도 많지요. 군산에 4대 짬뽕집인가? 5대 짬뽕집인가가 있다고 하는데 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그래서 돌고 돌다가 빈해원(濱海園)에 들어갔습니다.
군산시 장미동. 도로명주소로 동령길 57번지의 오래된 2층 건물이 빈해원입니다.
다른 유명한 집들 대비 줄이 상대적으로 짧아 보여 줄을 섰습니다만, 안으로도 줄이 길게 늘어져 있더군요. 저처럼 인내심 없고 그냥 아무 데나 가서 빨리 편하게 먹는 게 낫다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긴 하지만 뭐 여튼 다른 집으로 가자니 찾기 어렵고 해서 그냥 줄을 섰습니다.
그냥 오래된 중국집처럼 보이지만, 건물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50년대 초반 화교인 왕근석씨가 문을 열어 대를 이어오는 중국집이라고 합니다. 물론 지금의 빈해원 건물은 1965년 건축되었고, 나름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2018년 8월에 국가등록문화재 제723호에 등재되었다고 하는군요. 문화재로 등록된 이후로도 꾸준히 영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와서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들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작은 타일이 붙어있는 기둥. 니스를 칠해 반짝거리는 나무 몰딩과 샷시. 7~80년대 분위기와 함께 중국풍 인테리어가 괜찮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화요리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여러 중국집을 방문하곤 합니다만, 여타 요즘 개업하는 중국집들도 이런류의 중국풍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지요. 그런 중국집들은 시설은 최신식이지만, 빈해원은 사실상 오픈 초창기 인테리어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느낌입니다.
짬뽕이 유명하다 합니다만, 다양한 메뉴의 주문이 가능합니다.
돼지 소 닭 야채 해산물 새우 냉채 밥 면 정식으로 분류해놓았습니다. 뭘 먹을지 기다리면서 고민하라는 얘기겠지요. 저와 친구는 삼선우동과 탕수육 (小) 자를 주문했습니다.
천장이 뚫려있어 나름 괜찮은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총 2층 규모의 식당인데, 1층의 일부만 사용하고 있더군요. 자리가 나오는 대로 들어갑니다. 방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홀의 큰 테이블에 소규모로 온 팀이 거리를 두고 앉아 먹기도 하더군요. 저와 친구는 홀의 커다란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거리를 두고 둘셋 규모로 온 세 팀이 앉아 먹게 되더군요.
규모 대비 주방은 좀 작아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카운터 안으로 주방이 있는데, 카운터 위로 달력이 여덟 개가 달려있더군요. 뭐 새마을금고 동네병원 철물점 농약사 카고크레인 등등 달력을 제공한 업체도 다양했습니다. 여러모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시설인데, 세월의 흔적만 느껴질 뿐이지 위생상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습니다.
일반 탕수육에 맑고 달달한 소스가 특징입니다. 물론 찍먹이냐 부먹이냐 논란도 존재하긴 합니다만, 탕수육이라는 음식 자체가 애초에 당수(糖水)를 부어서 먹는 음식이니 찍먹 부먹 논란 자체가 애초에 넌센스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탕수육을 잘하는 중국집은 소스를 부어도 금방 눅눅해지지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찍먹파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탕수육 본연의 맛을 위해 부어먹게 되더군요. 여튼 소스를 부어서 나왔습니다. 사실 소스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제 입맛에서는 너무 달았고 탕수육 자체도 평범한 동네 중국집 탕수육과 비슷했습니다. 기다릴만한 맛인가 싶었지만, 꽤 오래 기다렸으니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삼선우동이 나왔습니다.
삼선우동답게 새우와 바지락 그리고 홍합과 오징어가 들어있었습니다. 국물은 좀 짠 편이고 면은 일반적인 기계면이었습니다. 그냥저냥 기다려서 먹을만한 맛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래도 뭐 오래 기다렸으니 국물까지 다 비웠네요.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맛은 평범했습니다. 홍성에도 예산에도 화교 사장님이 운영하는 중국집이 있어 여러 번 가 보긴 했습니다만, 가격 대비 기대 이상이라 느꼈었는데 빈해원은 아무래도 너무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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