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무주의 한 건재상에서 사용 중인 95년식 트레이드입니다.
트레이드는 올드카 목격담에서 많이 다뤘었죠. 특히 천안에서 목격했던 91년식 트레이드는 다음 메인에 오르는 영광까지 누렸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차량은 사라졌지만 말이죠. 여튼 노후 경유차를 적폐로 몰아가는 정책 탓에 꽤 많은 개체가 사라졌습니다만, 아직도 지방 소도시에 옛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상태로 남아있는 개체들이 보이곤 합니다.
95년 5월 최초로 등록된 기아 트레이드 데이캡 저상형 모델입니다.
'전북 7 무' 한자리 지역번호판과 함께, 적재함이 철근이나 파이프를 수송하기 위해 보강된 부분이나 칠이 녹슬어 상태가 그닥인 상황을 제외하고 본다면 사실상 출고 당시의 순정상태를 그대로 유지 중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주변으로 풀이 무성한 모습을 보면 그리 운행 빈도가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방치된 차량은 아닙니다. 오랜 세월 눈과 비를 맞으며 바래버린 차체의 도장과 데칼이 그러한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WIDE LOW 데칼 역시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적재함이 넓고 저상인 모델이라는 의미인데, 지금 판매되는 트럭들 역시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하는 조건들입니다. 30년 전 트럭이나 지금 트럭이나 별 차이 없는 자랑거리라는 얘기겠지요. 여튼 'W'의 일부가 잘려나갔고 색이 바래기는 했습니다만,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흰색 락카로 덧칠을 했던 흔적이 보이네요. 덧칠 역시 바래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것 같습니다.
유리창의 OK 스티커는 기아가 아닌 아시아자동차 로고네요.
생산라인이 당시 기아자동차의 자회사였던 아시아자동차 광주공장에 있었고, 사실상 기아 로고만 붙여서 판매했던 차량인지라 아시아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리창에는 기아 로고가, 아시아자동차 로고로 된 OK 스티커가 함께 붙어있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실내 상태도 얼마 타지 않은 차량이라 먼지가 조금 앉은 것을 제외하면 준수했습니다.
주행거리는 약 7만 km대. 사실상 거의 세워둔 차량이라 시트 상태라던지 핸들의 미세한 무늬까지 닳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칠만 새로 하고 잘 가꾸면 어디 세워놓아도 손색없는 차량처럼 느껴지네요.
얼마나 더 버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도 그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인구 2.5만명 수준의 작은 소도시인지라 당장 강력한 환경규제가 이루어지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언젠가 이 소도시에도 중소도시에 준하는 규제가 진행되겠죠.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외적 요인이 없다면 이 트레이드는 앞으로도 작은 건재상을 지키고 있겠죠. 나중에 다시 찾을 그날까지 무탈히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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