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레커에 견인되어 가던 버스를 한 대 보았습니다.
전시차 이동 중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었지만, 구형 모델. 근데 뭔가 이상해서 보니 일본사양 차량이네요. 물론 국내에서는 흔히 삼각버스라 하는 신형 디자인으로 변경된 지 오래지만, 유럽이나 북미 시장을 제외하곤 생각보다 많은 국가에서 운용 중인 현대의 대형버스 '유니버스'는 아직도 구형 디자인으로 수출되는 국가들이 좀 있습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로 내수 기준 구형 디자인으로 수출되고 있고요.
전시차 이동 중 현수막이 걸린 버스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구형 노블의 형태를 띠는 이 유니버스. 이미 내수 기준 구형 모델이지만, 왜 전시차 이동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지 흥미가 생겨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합니다.
우측에 존재하는 비상탈출구와 촌티 나는 청색 시트. 큼직한 개폐창.
딱 봐도 내수 사양은 아닙니다. 이 촌티 나는 패턴의 시트. 일본에서 본 것 같습니다.
지난 2015년 포스팅을 참고합니다. 역시 일본사양에 적용되는 시트가 맞네요.
좀 더 앞으로 다가갑니다. 운전석이 우측에 있네요.
우핸들 일본사양이 확실합니다. 좌핸들 차량들이 달리는 한국의 서해안고속도로를 우핸들 유니버스가 견인되어 달려가고 있습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배선들이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고, 견인 중임에도 미등은 계속 들어와 있었습니다.
바코드에는 JAPAN이라는 문구가 확실히 적혀있네요.
우핸들에 일본 수출 사양이지만 K로 시작하는 익숙한 차대번호를 부여받은 한국차가 맞습니다.
코로나 이후 얼마나 판매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00년대 후반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하며 혈혈단신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했던 유니버스가 그래도 중박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버텨왔기에 최근 '아이오닉 5'와 '넥쏘'같은 친환경차를 내세워 승용차로 일본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가격경쟁력을 위해 한국 사양 대비 빠진 옵션들도 많고 단순화된 부분들도 많습니다만, 일본의 메이커로부터 기술을 받아 생산하던 한국산 차량이 일본시장에서 기술독립을 이룬 지 그래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한국산 브랜드로 그것도 성능과 내구성을 중시하는 상용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견인차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프리미엄 고속버스와 비슷한 외관을 가졌습니다.
현대 로고 자리에 운송사를 표시하는 창이 달려있습니다.
우측에 운전석이 있으니 좌측에 출입구가 보입니다.
개폐창을 제외하면 내수사양과 크게 다른 부분은 없습니다.
내수사양과의 차이점이라면 슬라이딩 도어 아래로 작은 창이 보입니다.
사각지대의 승용차를 확인하기 위한 쪽유리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일본의 대형차들은 법규에 의해 운전석 반대편에 이런 쪽유리가 꼭 설치되어 있는데, 유니버스의 전신 현대 에어로 버스를 비롯하여 일본차를 기반으로 생산했던 국산 트럭과 버스에서도 이런 쪽유리의 존재를 쉽게 볼 수 있었지요. 이후 독자개발 차량들이 늘어나며 쪽유리는 보기 어려워졌습니다만, 일본으로 수출되는 차량이니 쪽유리가 존재합니다.
여튼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름 유익했습니다. 단일 메이커로 경차, 소형차부터 럭셔리카 그리고 대형 상용차 라인업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가 현대입니다. 호불호를 떠나 그런 자동차 메이커를 가진 국가에 산다고 국뽕을 들이키고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됩니다.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디 무사히 도착했길 기원하고 앞으로도 유니버스의 대활약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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