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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요약하자면 오늘 번 돈 그대로 가져다 유리값으로 바쳤습니다. 헛일했네요.


김첨지의 기분이 이랬을까요. 모처럼만에 그냥저냥 풀리나 싶더니만 일이 터졌습니다.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수원 평동의 매매단지 밀집지역에서 인천 부평으로 팔려나가던 검정색의 그랜드스타렉스 3밴이였습니다.



약16만km정도 주행한 차량이고, 자잘한 기스들만 있었지 차량 상태는 준수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차를 받아 출발할 당시만 하더라도 유리에는 돌빵하나 없었습니다. 고속도로도 막힐 시간대라 시간차이도 크게 나지 않았고 국도도 잘 뚫려있고 하니 국도를 타고 부평까지 올라가기로 했지요.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출발 당시 사진의 유리를 잘 보세요 깔끔합니다.


뭐 문짝에 자잘한 기스들이나, 사이드미러에 무언가 묻은 자국이 있었지만, 짐차치고는 깔끔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이런 깔끔한 상태로 잘 가던 와중 눈에 거슬리는 금이 하나 보이기 시작합니다. 당연하게도 자갈길을 달리지도 않았고 언제 튀는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꽤나 눈에 거슬리는 위치에 돌빵을 맞았고, 금이 가버렸습니다.


운전석 기준 좌측 하이패스 거치대 위쪽에 어른 엄지손톱만한 길이의 금이 가버렸네요. 



꽤 큽니다. 거기에 운전자 시야에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아 x발....... 난감합니다.


탁송기사들이 억울하게 변상해주는 부분 중 대표적인게 바로 유리의 돌빵입니다. 차가 없는데 잘 가다가도 돌맹이가 날라와서 유리에 맞은 뒤 금이 가 유리값을 물어주거나, 유리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가다가 덤탱이 쓰는 경우도 있지요. 


언제 와서 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어떤 차에서 날라왔는지 알 수 있다면 그나마 덜 억울하겠지만, 이건 언제 와서 때리고 도망갔는지 어디에서 날라왔는지 찾기도 힘듭니다. 가끔 킥보드를 타고 가다가도 바람타고 날라와서 얼굴을 아프게 때리고 가는 작은 돌을 맞긴 하는데, 그런식으로 바람타고 날라다니는 돌에 맞은겁니다.


올해 초 고속도로를 타고 가던 중 어디선가 날라온 돌에 의해 약 2,000km밖에 주행하지 않았던 그랜져 IG의 유리에 금이 가 약 40만원을 물어줬었습니다. 다행히 HUD가 들어가지 않는 하위트림에 썬팅도 되어있지 않아 그정도로 퉁쳤는데, HUD가 들어가는 차량은 부품값만 70만원에 육박한다고 하더군요.


여튼 복원해도 티가 난다고 하고, 견적 내서 20만원 물어주고 끝났습니다. 


지난주에는 킥보드가 뻗어서 100만원짜리 킥보드 하나 더 사게 만들더니, 이번주에는 원인모를 돌빵으로 유리에 금이 간 탓에 20만원을 허공으로 날려버리네요. 내 차는 암만 뭐같이 타고다녀도 돌빵으로 유리에 금 하나 안가던데 왜자꾸 탁송만 다니면 유리에 금이 가는지 모르겠네요. 


항상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지만, 이번달도 더럽게 풀리는 일이 없어 걱정입니다. 이건 돈을 벌러 다니는건지 돈을 뿌리러 다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이지랄이면 걍 나가 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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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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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업무일지로 뵙는군요. 특별한 일이 있을때만 작성되는 업무일지입니다.


지난 금요일이네요. 금요일 저녁에 가까워진 시간에 홍성 시내에서 태안 초입의 한 폐차장으로 가는 오더를 배차받았습니다. 뭐 단가도 괜찮았고, 일찌감치 다녀오면 딱히 길이 막힐 일도 없었기에 좋다고 노래를 부르며 갔습니다. 그리고 제게 주어진 차량은 2002년식. 15인승 그레이스였습니다.


인력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차량인데, 암만 다 썩었어도 15인승이니 중고로도 고가에 거래되고 수출도 무조건 나가는 차량인데 왜 폐차를 하나 싶어 시동을 걸어봤더니 마치 엔진이 붙은것마냥 차가 엄청난 요동을 치더군요.


여튼 그래도 가는데엔 큰 지장이 없다 하니 잘 타고 가 봅니다.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납니다. 속도도 그냥저냥 올라가고요. 수온도 정상입니다.


뭐 이정도면 소리만 요란하지 가는데 이상은 없겠거니 하고 잘 가던 와중 서산 고북정도 와서 신호를 대기하는데 시동이 꺼져버립니다. 다시 세루모터를 돌려봅니다만 하얀 연기만 내뿜고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ㅈ된 상황이 왔습니다. 수온게이지라도 확 올라가거나 갑작스레 출력이 저하된다면 미리 대비라도 할텐데 이건 너무 갑작스러워서 별다른 대비를 할 수 없더군요.


여튼 딱히 좋은 차를 쓸 필요가 없는 인력사무실에서 육안상으로는 지극히 멀쩡한 승합차를 버린다는건 이유가 있는 일이였습니다. 헤드가스켓과 실린더헤드에 문제가 생겨 오늘내일하는 상황이니 멀쩡하면 몇년을 계속 타도 문제가 없고 중고로 팔고 수출을 보내도 나름 괜찮은 가격을 받을 차를 이렇게 폐차장으로 보내겠지요.

 


일단 차를 밀어서 차선 밖으로 뺍니다.


이 길고 무거운 15인승 그레이스를 밀어서 보도블럭 위로 올려봅니다. 세루모터를 돌리니 매케한 흰 연기만 올라옵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발주자에게 가다가 차가 섰다고 연락을 합니다. 냉각수를 확인해보니 보조통 바닥에 아주 조금 있더군요. 이거 뭐 렉카를 불러서 띄워가던지 해야 할 판인데, 혹시나 싶어 어느정도 열이 식은 뒤 악셀을 열심히 밟아가며 시동을 걸어봅니다.


시동은 아주 힘겹게 걸렸습니다. 진동도 그렇고 차를 처음 받았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크랭크 닿는 소리인지 쇠갈리는 소리가 좀 더 크게 들리더군요.



일단 고북 면소재지에 들어가 편의점에서 생수를 한병 구입했습니다.


냉장고에 들어가지 않은 미지근한 생수를 사와서 약 두모금 마시고 보조통에 일단 부워버리고 출발합니다. 이미 어두컴컴해졌는데 갈길은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가다가 한번 더 시동이 꺼질지 모르니 천천히 갑니다. 탱크 아니 경운기 소리를 내고 매케한 회색 연기를 내뿜어가며 갑니다. 당연스럽게 차도 잘 나가지는 않습니다.



ㅌㅌㅌㅌㅌㅌㅌㅌ 거리면서 진회색 매연을 내뿜어가며 부디 가다가 서지 않기만을 빌고 또 빌며 갑니다. 


영상을 보시고 영상에서 들리는 이런 소리를 듣고 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폐차장에 도착했습니다.


후련하네요. 이제 눌리던 잘려서 수출길에 오르던 제 알바는 아닙니다. 폐차장 입구 옆 대기장에 차를 세우고 나갑니다. 홍성에서 태안까지 40km 수준의 거리를 1시간 30분이나 써가면서 달려왔네요. 그래도 다시는 시동이 걸리지 않을 뻔 한 차를 겨우 끌고 와서 탁송비를 받았다는 부분에서 위안을 삼습니다.



시트도 멀쩡하고, 실내도 깔끔하지만, 엔진 헤드가 나가버린 15인승 그레이스는 이제 안녕입니다.


년식도 좋고 실내도 이정도면 준수한 수준인데 물론 이 차로 하여금 고생을 하긴 했지만 조금 아깝긴 하네요. 항상 이런 차를 탈때마다 언급합니다만, 제발 주행하는데 문제가 있느 차는 렉카로 띄워서 눌러버립시다. 물론 렉카가 달고 오는것보다 사람이 가서 던지고 오는게 훨씬 저렴하게 먹힌다고는 합니다만, 탁송기사의 목숨도 여러분의 목숨만큼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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