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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첫 올드카 목격담은 두 차량의 사진을 취합하여 몰아서 포스팅을 하려 합니다. 아산시 선장면에서 목격한 각그랜저 2.4와 태안군 태안읍에서 목격한 대우 브로엄 2.0입니다. 물론 두 차량 모두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녔고 잠시 지나가며 목격했던지라 상세한 탐구는 불가했지만, 간단한 사진이라도 몰아서 올려보려 합니다.

 

먼저 90년 12월에 등록된 각그랜저의 모습입니다.

 

1990 HYUNDAI GRANDEUR 2.4

구형 후미등이 장착된 모습으로 보아 구형모델이 사고로 신형개조를 당한 줄 알았습니다.

 

다만, 등록년월을 찾아보고 나니 90년 12월이더군요. 90년 12월이면 이미 후기형 디자인이 적용되었던 시절입니다. 고로 트렁크등은 제치가 맞고 후미등만 구형 모델의 것으로 바꿔 끼웠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구형 모델은 지난 9월 서산시의 한 정비소 사장님이 타고 계신 2.0 수동 모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2020/09/20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올드카 목격담] - 1988 현대 그랜저 2.0 (1988 HYUNDAI GRANDEUR 2.0 M/T)

 

1988 현대 그랜저 2.0 (1988 HYUNDAI GRANDEUR 2.0 M/T)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마티즈 엔진오일 교체 포스팅에서 먼저 언급했던 각그랜저입니다. 1세대 그랜저. 각진 외관으로 인해 흔히 각(角)그랜저라 부르던 이 자동차는 고도성장기 부유함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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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角) 그랜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난 9월 포스팅에 상세히 기재되어 있으니,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1990 HYUNDAI GRANDEUR 2.4

제치 칠은 아닌듯한 남색 빛 도색. 그리고 휠 하우스 하단 부식에 파란 락카를 칠한 모습이 보이네요.

 

그랜저 레터링은 신형 IG용 레터링을 거리를 좁혀 붙인 듯 보였습니다. 심하게 밝은 느낌의 파란색 락카칠이 차체 그리고 타이어까지 묻어버렸네요.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아쉬웠지만, 30년 넘는 세월을 버틴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느껴집니다. 번호판은 아산시에서 짧은 번호판용으로 발급했던 32소 7천 번대 번호판이네요. 현 차주분께서 차량을 가져오며 지역번호판 혹은 전국번호판에서 새 번호판으로 변경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은 태안에서 목격한 브로엄입니다.

 

1996 DAEWOO NEW BROUGHAM 2.0 A/T

브로엄은 91년 슈퍼살롱의 고급형 모델로 탄생했고, 99년까지 판매했습니다.

아니 그 전 레코드 로얄시절부터 따지고 넘어간다면, 30년 가까이 팔아먹었다 봐야 맞겠죠..

 

96년 9월에 등록된 차량인데 전반적으로 외관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범퍼의 크롬 몰딩은 이미 오래전 다 까져버렸고, 방향지시등 자리에는 실리콘인지 본드인지 모를 무언가가 고정을 위해 발라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특유의 노티나는 디자인. 당시 프린스가 돌고래 비슷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을 어필했다면, 브로엄은 중장년층을 어필하는 고급 준대형차였습니다. 지난여름 서산시 해미면의 국도변에서 달리고 있던 99년 최후 기형 차량의 목격담에 역시 브로엄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2020/08/07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올드카 목격담] - 1999 대우자동차 뉴 브로엄(1999 DAEWOO NEW BROUGHAM)

 

1999 대우자동차 뉴 브로엄(1999 DAEWOO NEW BROUGHAM)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대우자동차의 고급 준대형 세단 브로엄입니다. 새한자동차 시절 도입했던 오펠의 레코드 E형을 기반으로 대우자동차 시절 로얄 시리즈로 준중형부터 대형까지 이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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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DAEWOO NEW BROUGHAM 2.0 A/T

노티 나는 차체와 스포티한 사제 휠의 언밸런스한 조합.

그래도 당대 기본사양으로 열선이 들어간 전동접이식 미러가 적용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세단에 잘 어울리지 않는 카피 휠을 끼워놓았습니다. 뭐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 싶습니다만, 충분히 사제 휠도 잘 어울리는 휠이 있을 텐데 뭐 여튼 보면 볼수록 정말 어울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1996 DAEWOO NEW BROUGHAM 2.0 A/T

휠 하우스에는 부식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 중이네요.

 

당대 프린스도 그랬지만, 후륜의 경우 드럼 브레이크가 적용되었습니다. 휠에 분진도 많이 끼어있고 여러모로 부식도 심하지만,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최근 교체된 모습으로 보이네요. 그래도 외관 상태만 좋지 못할 뿐이지 운행을 위한 기본적인 관리는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1996 DAEWOO NEW BROUGHAM 2.0 A/T

사실상 프린스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대시보드입니다만, 훨씬 더 고급스럽습니다.

 

도어트림이라던지 내장재 재질에 프린스보다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신형 슈퍼살롱과 고급형 모델이던 브로엄은 이와 같은 형태의 대시보드가 적용되었지만, 91년 로얄 프린스에서 부분변경을 거친 프린스는 96년 뉴프린스로의 부분변경 이후 이와 같은 형태의 대시보드가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대시보드만 바뀌었지 전반적인 내장재의 질감과 도어트림은 브로엄과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여튼 이 차량은 베이지색 직물시트가 적용되었던 차량이지만,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사제 인조가죽 시트커버를 씌워 둔 모양새입니다. 옵션을 추가하면 당시 베이지색 인조+천연가죽시트가 적용되기도 했지만, 최초 출고 당시 선택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택시 모델은 기본 사양으로 가죽시트가 적용되었지만, 승용형 모델은 기본 사양이 고급 직물시트였네요.

 

1996 DAEWOO NEW BROUGHAM 2.0 A/T

그렇게 브로엄을 뒤로하고 갈 길을 갑니다.

 

트렁크등 위로 장식된 크롬 몰딩에서 고무 바킹이 떨어져 내려와 있네요. 뭐 그걸 제외한다면 그럭저럭 후면 모습은 괜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략 25년의 차생. 언제까지 지금의 차주분과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차생을 다 하는 그날까지 좋은 이동수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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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마티즈 엔진오일 교체 포스팅에서 먼저 언급했던 각그랜저입니다.


1세대 그랜저. 각진 외관으로 인해 흔히 각(角)그랜저라 부르던 이 자동차는 고도성장기 부유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차량입니다. 1986년 출시 이후 92년까지 판매되었고, 그 계보는 지금껏 6세대 그랜저로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의 그랜저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중산층을 타겟으로 잡아 판매하고 있지만 자가용을 가지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중산층 취급을 받던 시절에는 그저 부자들만이 탈 수 있는 차량이였습니다.


여튼 그랜저는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의 공동개발로 탄생했습니다. 다른 차량의 경우 현대가 협력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에서 차량을 받아와 라이센스 생산했던 형태였는데, 그랜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미쓰비시 역시 1세대 데보네어(デボネア)를 22년째 우려먹고 있었고, 현대는 그라다나가 대우 로얄 시리즈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두 회사가 비용부담을 줄이며 플래그쉽 대형차를 개발하기 위해 합작하였고, 그렇게 미쓰비시의 데보네어 V, 현대의 그랜저가 탄생했습니다.


공동개발이라고 하지만, 기술을 전수받던 현대의 입김보다는 미쓰비시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갔습니다. 이후에도 두 회사는 대형차의 공동개발을 진행했지만 두번이나 시장에서 쓴 맛을 봤던 미쓰비시와 달리 성공을 거뒀던 현대의 입김이 강해져 세번째 공동개발 대형차인 현대 에쿠스 / 미쓰비시 프라우디아의 경우 현대차의 주도하에 개발되었습니다.



서산의 한 정비소 사장님께서 타고 다니시는 88년형 갈대색 각그랜저입니다.

차량은 2.0이지만 2.4 그릴이라고 하네요.


마티즈를 리프트에 올리고 각그랜저에 관심을 가지니 2.0 수동모델이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차주 아저씨는 87년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찾아보니 88년 말에 등록된 차량이네요. 검정색 아니면 흰색이 주로 판매되었던 각그랜저라 흔히 볼 수 없는 색상입니다만, 대략 2년 전까지 당진에서 잘 아는 동네 후배의 아버지께서 같은 색상의 87년형 3.0 수동모델을 복원하여 타고 다니셨던지라 익숙하고 친숙한 느낌입니다.



사실상 90년대에도 구하기 어려워 귀해진 '일자데루등'이라고 부르는 초기형 후미등입니다.

그리고 서산시에서 발급된 충남35로 시작하는 두자리수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네요.


데보네어는 2세대 단종 직전까지 이러한 형태의 후미등이 적용되었고, 후진등 사이 검은 공간에 차량명인 'DEBONAIR V'가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그랜저의 경우 그냥 허전한 공간으로 남아있지요. 일자데루등이라 말하는 이러한 형태의 후미등도 정확히 따지자면 두 종류로 나뉩니다. 방향지시등과 이어지는 라인의 반사판이 주황색으로 이루어진 초기형 일자데루등은 87년형까지 적용되었고, 이 차량과 같은 88년형과 89년형 후미등의 경우 위 아래 모두 다 빨간 반사판입니다.


90년형부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후기형 후미등이 적용되었지만,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어 후방추돌을 당한 경우 강제로 신형개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에서 데보네어용 후미등을 직접 수입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네요.


초기형 후미등의 모습이 궁굼하다면 아래 링크의 네이버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iwon6495/221002887751



후드탑 엠블렘은 다이너스티용 금장 엠블렘이 달려있었습니다.


초기형에는 이와 비슷하게 생긴 십자모양의 후드탑 엠블렘이 적용되었고, 타원형 현대자동차 로고의 등장 이후 후드탑 엠블렘도 현대 로고로 변경되었습니다. 데보네어 역시 초기형은 V자 모양의 엠블렘이, 후기형은 미쓰비시 엠블렘이 적용되었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럽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헤드램프 워셔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릴적엔 이걸 보고 왜 이런 고무쪼가리를 범퍼에 붙여놓았나 딱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만, 이 부품의 용도를 알게 된 이후 수긍하였던 일이 있었는데 헤드램프 워셔가 아마 최초로 적용된 국산 승용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법이 개정되어 헤드램프의 광량이 2000루멘 이상인 경우 헤드램프 워셔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합니다.



당시 초 호화 옵션이던 핸들리모콘. 그리고 초기형의 상징이자 쉽게 구할 수 없는 빨간 시트와 내장재.


주행거리는 대략 21만km. 수동변속기 레버는 닳고 달아 그동안의 세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2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꽤나 준수하게 관리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품수급이 원활한 현대차인지라 근래에도 앞 뒤 쇼바를 주문하여 교체하였다고 하시네요. 물론 세월이 흘러 쉽게 구할 수 없는 부품들도 당연히 존재하지만, 현대자동차의 부품 공급 능력은 타 메이커 대비 넘사벽 수준입니다.



옛 동양화재의 긴급출동 서비스 스티커입니다.

지금은 1588류의 대표번호를 사용합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서울국번의 전화번호를 사용했었네요.


동양화재는 한진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조정호 회장이 상속받은 메리츠금융지주에 인수되어 2005년 메리츠화재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지난 2013년 동양사태를 일으키며 공중분해된 대기업집단이자 동양생명이라는 생명보험사를 계열로 두고 있던 동양그룹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여튼 동양화재라는 상호와 브랜드인 알라딘이 사라진지도 15년. 손해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가 대략 90년대 중반 탄생했고, 2000년 작성된 긴급출동서비스 연락처 목록을 보더라도 1588류의 대표번호로 기재되어 있기에 아마 90년대 중후반 부착한 스티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틴팅이 되어있지만, 무연 스티커는 그대로 살아있네요.


뭐 국내 올드카 오너들도 이러한 무연 스티커를 비슷하게 만들어 배포하고 붙이곤 합니다만, 제치입니다. 일본에서도 같은 형태의 무연 휘발유 안내 스티커가 붙었다고 하네요. 유연 휘발유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과도기에 생산되었던 무연 휘발유 사양으로 만들어진 차량에 이러한 스티커가 부착되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는 느낌입니다. C필러 쪽유리 고무몰딩이 들고 일어났네요.


이런 부품까지 원활한 수급이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마음만 먹으면 구하고, 대체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겠죠. 노상 그늘막 아래에 세워져 있어 도장 상태는 양호했습니다만, 간간히 긁히거나 부품의 노후화로 발생된 문제들이 보여 아쉬웠습니다.



차주분의 애착이 강한만큼 앞으로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작고 오래된 정비소의 마스코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와서 이 차를 500만원에 팔으라고 했지만 팔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외관상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 차량들도 그정도 가격에 거래가 됩니다만 함께 했던 세월과 애착이 있었기에 판매하지 않으셨겠죠.


차생을 다 하는 그날까지 정비소 사장님의 소중한 발이 되어주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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