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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만, 금요일 오후에 그냥 무턱대고 집을 나섰습니다.

동해바다나 보고 대게나 사서 와야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그냥 달렸습니다.

 

남들은 연인이니 친구니 누구랑 같이 가니 합니다만, 도태된 저는 항상 즉흥적인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같이 갈 사람도 없으니 자발적 거리두기 여행이나 떠난다고 먼저 항변부터 해 봅니다.

 

그냥 꼴리는대로 가자.

강구항까지 딱 300km. 울진 후포항도 고려했지만 후포가 더 멀어서 일단 영덕 강구항으로 갑니다.

얼추 네시가 다 된 시간에 출발해서 영덕IC까지 세시간 넘게 걸리더군요.

 

중간에 보은부근에서 사고로 정체되어 실제 소요시간은 3시간 20분 수준입니다. 고속도로가 좋아서 그런지 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네요.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의 생각보다 무난한 여정이였습니다.

 

강구항 영덕대게거리

강구항 대게거리로 들어가는 다리에는 대게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동해안 지역 여러곳에서 대게나 홍게가 잡힙니다만, 영덕이 가장 유명하고 그 다음이 영덕보다 북쪽에 있는 후포일겁니다.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가 제철이라고 하고, 홍게는 뭐 사시사철 잡히지만 지금이 얼추 물좋은 시기는 끝나가는 시점이라 하네요. 진작 알고 왔으면 가을에 왔겠습니다만, 모르고 오긴 했어도 일단 왔으니 구경이나 해보고 갑시다.

 

 

차는 그럭저럭 있지만 붐비는 수준은 아니다.

휴가철이라 사람도 차도 그럭저럭 있습니다만, 주차장 자리가 곳곳에 비어있네요.

 

일단 주차를 마치고 경치 구경부터 합니다. 강구항 공영주차장을 찍고 오니 수협건물 지나서 보이는 주차장으로 안내하네요. 휴가철이라 사람이 조금 있는데 코로나 여파도 있고 해서 많은건 아니라고 합니다. 사람이 많으면 주차 자체가 힘들다고 그러네요.

 

 

동쪽이라 해가 빨리 진다.

동쪽지역이라 그런지 서쪽보다 해가 빨리 떨어집니다.

 

겨우 7시 20분 즈음인데 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서쪽은 아직까지는 그래도 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대인데 말이죠. 약 300km 떨어진 거리 차이만으로도 뭔가 많이 다른 느낌을 줍니다.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도 사방팔방에서 들리고요. 

 

대게거리의 대게집들 1
대게거리의 대게집들 2

들어오는 길목에도 그랬고 사방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다 대게집입니다.

 

크고 작은 대게집들이 보입니다. 포장도 가능하고 식당에서 식사도 가능합니다. 가기 전에 얘기를 들어보니 대게를 찌는 가격을 따로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찌는 가격이 포함된 곳이나 별도로 받는 곳이나 모든 총액을 생각하면 시세는 다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재기일테니 호객하는 아무집이나 들어가서 흥정하면 됩니다.

 

한 가게 앞 수족관에 왔다.

대게도 있고 홍게도 있고 킹크랩도 있고 랍스타도 있습니다.

 

지금은 금어기인지라 대부분 러시아 수입산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수입산도 한마리에 7만원돈 하네요. 생각보다 비쌉니다. 애초에 살이 많이 들어있어 두세마리면 대충 서너명이 먹는다고 하는데, 마음놓고 먹으려면 수십만원에 호가하는 고급 식재료입니다.

 

게는 바로 찜기로 이동한다.

대게 두마리 홍게 한마리 해서 15만원 결제합니다.

 

원래 좀 비싸게 부르고 빼주시는지 자기도 충청도 사람이라고 정가에서 좀 빼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결제와 함께 찜기에 들어갑니다. 약 20여분 소요된다고 하네요. 내내 다른집들도 가격이나 게의 살수율은 비슷할겁니다. 제가 간 집은 주차장 바로 앞에 '대게왕국회'라는 큰 간판이 걸린 가게였습니다.

 

 

포장중인 게들.

스티로폼 박스에 비닐을 하나 깔고 포장해줍니다.

 

멀리 가야 하니 아이스팩도 두개 넣어주네요. 그냥 그 상태로 집에 가서 잘 손질해서 먹으면 된다고 하십니다. 여튼 그렇게 포장된 게를 차 안에 넣어두고 강구항 구경에 나서보기로 합니다. 게를 기다리다 보니 깜깜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강구항 방파제

대게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원과 강구항 방파제가 보입니다.

 

어두워서 공원이 어떤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방파제와 들어가는 길목 포장마차의 화려한 불빛은 보입니다. 코로나니 뭐니 해도 휴가철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도 많더군요.

 

 

고양이도 많다.

고양이도 많았습니다. 아직 성체가 아닌 새끼보다 조금 더 큰 그런 고양이들이네요.

 

사람들이 귀엽다고 먹을것도 챙겨주고 하다보니 고양이들이 살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을 봐도 설렁설렁 도망갑니다. 여튼 이날 강구항에서 많은 고양이를 목격했습니다만 대부분 새끼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고양이들이였습니다.

 

방파제 입구와 포장마차

방파제 입구 포장마차에 테이블은 꽤 많이 찼습니다.

 

포장마차를 지나 방파제 안쪽까지 갈 수 있습니다만, 끝까지는 가지 못하게 막아뒀더군요. 그렇게 강구항 방파제 중간까지 갔다가 다시 차가 세워진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강구항을 떠납니다.

 

대게 조형물의 조명

대게 조형물에 조명이 켜집니다. 

 

주황빛 조명이 아름답습니다. 본격적인 대게철은 11월 이후부터라고 다음에는 11월 이후에 찾아오라고 하네요. 여튼 집에서 대게를 먹었습니다만, 살이 꽉 차있고 마치 부드러운 고급 게맛살을 먹는 느낌이였습니다. 다만 손질과 처리가 힘들어 가서 먹는게 낫다는 생각이네요. 다음에는 러시아산 대게가 아닌 자연산 대게를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그렇게 7번국도를 타고 의미없이 올라가다가 영해면에서 이정표에 '영양'이 보여 그냥 가보기로 합니다.

 

전북 내륙의 오지 무진장처럼 경북 내륙의 오지 봉화 영양 청송을 묶어 BYC 지역이라 합니다만, 봉화나 청송은 직접 가거나 지나라도 갔었지 영양은 직접적으로 갈 일이 없었습니다. 도서지역인 울릉군을 제외하고 인구가 가장 적은 기초자치단체인 영양군은 군청 소재지 읍의 인구가 아닌 군 전체의 인구가 1만 6천명이라 합니다. 그중 7천명이 영양읍에 거주하고 있고 나머지 면은 인구가 천명대 단위라고 하네요.

 

창수령 고갯길 건너는 모습.

영덕군 창수면을 지나 산으로 올라갑니다. 자라목재라 불리는 창수령을 넘어갑니다.

말 그대로 자라 목처럼 구불구불합니다. 헤어핀의 연속입니다.

 

가로등 하나 없고 지나는 차도 거의 없는 해발 700m 창수령 고갯길을 건넙니다. 라디오도 DMB도 전파를 잡지 못하는 고갯길입니다. 강원도야 이전부터 다수의 험난한 고갯길을 개량하거나 터널을 뚫었습니다만, 강원도 못지 않게 산이 많고 발전에서 소외된 경북 내륙지방의 작은 도시들에는 이런 작은 고갯길이 남아있습니다. 다행히 2017년부터 터널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하네요. 곧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운 고갯길을 건너는 일도 사라지지라 생각됩니다.

 

여튼 창수령을 넘어 영양으로 향합니다. 영양읍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디로 와도 꼭 고개를 건너야 한다고 하네요. 고속도로IC가 있는 청송 진보면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이 그나마 선형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영양군청

영양읍소재지를 지나 영양군청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촬영합니다.

 

울릉군 인구가 8천여명으로 기초자치단체중 가장 적고 영양읍이 그 뒤를 이어 1만 7천여명 수준의 인구를 자랑합니다. 그 다음이 오르지 도서지역으로만 이루어진 2만명 수준의 인천광역시 옹진군. 그 뒤로는 내내 거기서 거기 수준인 2만명대 초반의 지자체들(장수 양구 군위 무주 화천 청송 진안..)이 인구 순위표에 나열되어 있습니다.

 

시내 자체에는 점멸신호만 있고 신호등이 없습니다. 한적하기는 한데 그래도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고 큰 마트도 있습니다. 중심가에는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 먹고 살 일거리만 충분하다면 이런 지역에서 한적하게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신호는 입압면에 세개가 있고 영양군 자체에 왕복 2차로 이상의 도로가 없다고 하네요. 기껏 수년간 노력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내니 요즘 유튜버니 뭐니 개나소나 다 뛰어들고 이제는 제도권 언론까지 다루며 새로 폐교되는 학교들은 탐방 자체가 불가하게 출입구를 폐쇄시키는 경우가 많아 레드오션인 폐교탐방을 대체할 새로운 소재로 이런 소도시의 군청소재지 탐방을 고려해보고 있습니다.

 

 

영양보건소 앞에 차를 세우고 차박을 한다.

보건소 앞에 차를 세우고 뒷좌석에 누워 차박을 합니다.

말이 차박이지 차 뒷좌석에서 새우잠을 잤습니다. 

 

어차피 두어시간만 자고 깨면 국도 34호선을 타고 가 볼 생각인지라 10시 조금 넘은 시간에 잠에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자는데 문제는 없더군요. 그렇게 약 세시간을 자고 오전 1시 30분 즈음 깼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나섭니다. 청송 진보면을 살짝 훑고 국도 34호선을 타고 안동 예천 문경 충주 괴산을 거쳐 증평을 지나는데 비가 내리고 살짝 졸린지라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증평에 차를 세우고 잤습니다.

 

그렇게 약 세시간정도 증평에서 차박을 하니 날이 밝았더군요. 어차피 당진 신평이 시점인 국도 34호선 횡단을 더 진행할까 하다가 피곤해서 오창과 천안을 거쳐 빠른 길로 돌아왔습니다.

 

총 주행거리

기나긴 여정. 약 700km 가까운 거리를 9시간 30분동안 운행했습니다.

주행거리 684.6km. 연비 22.1km/L 주행시간 9:28h.

 

결론은 대게를 산 일을 제외하면 고생만 하고 왔습니다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당일치기 장거리 여행인지라 즐거웠습니다. 여름이 가기 전 한번 더 이런 즉흥적인 여행을 기획해야겠습니다. 차박용 매트를 하나 구입해서 좀 더 편히 다녀오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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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철한자구/서해대교

잉여로운 일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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