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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신도시 개발이 한참 진행중인 아산시 탕정면에서 본 96년식 티코입니다.


단종 20년. 스즈키 알토를 기반으로 생산한 대한민국 최초의 경차인 티코는 지금은 대부분 수출길에 오르거나 폐차되어 흔히 볼 수 없는 차종 중 하나입니다. 다만 살아남은 순정 개체의 경우 대다수가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 레트로 튜닝카를 제작하는 행위로 인해 순정상태를 유지하는 차량의 상당수가 사라졌습니다. 그냥 평범한 티코라면 넘어가겠습니다만, 최하위트림의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SE 모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티코의 경우 4단 수동변속기가 존재했습니다. 흔히들 3단 자동변속기와 5단 수동변속기의 모습은 보셨으리라 예상됩니다만, 4단 수동변속기의 경우 최 하위모델인 SE에만 적용이 되었고, 이후 5단 변속기를 스왑하기도 하여 사실상 남아있는 개체수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냥 평범한 파란색 민자티코로 보입니다만, 아주 평범한 차량은 아닙니다.


그런고로 가던 길을 멈추고 이 티코의 사진을 촬영했겠지요. 물론 지나가다가 오래된 올드카나 보기 드문 차량들을 목격하고도 게시하지 않은 차량들의 사진도 꽤 많이 존재합니다만 이 차량은 흔치 않은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티코SE이기에 특별히 포스팅을 하기로 합니다.


전반적인 관리 상태는 보통입니다. 번호판은 녹색 전국번호판. '54가'는 천안에서 2004년 처음 발급된 전국번호판으로 1천번대 번호로 보아 2004년 초에 지금의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육안상 보이는 부식도 없고, 흔히 바람개비 휠커버라고 불리는 휠커버가 네짝 다 끼워져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광만 내준다면 별다른 수리 없이도 외관만 놓고 보면 완벽한 상태로 보여지지 않을까 싶더군요.



여기저기 락카로 덧칠한 흔적이 보입니다만, 그래도 그럭저럭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티커가 바래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선명히 적힌 'TICO SE'라는 트림명이 보입니다. 대다수의 티코에서 보이는 리어와이퍼 역시 최하위트림인 SE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뒷유리 너머로 보이는 핸들의 경우 96년 당시에는 SX트림에 슈퍼팩을 적용해야만 들어가던 우레탄 핸들이네요.


물론 초기형 티코에는 위 차량에 장착된 핸들이 적용되었습니다만, 슈퍼팩이 출시된 이후 상위트림에서 슈퍼팩을 선택해야만 저 우레탄 핸들을 넣어주었습니다. 물론 저 핸들이 적용되지 않은 티코의 경우 'ㅅ'자로 벌어진 플라스틱 핸들이 적용되었습니다.



측면은 락카 덧칠의 흔적이 더 많이 보입니다.


보통의 민자티코에 붙어있는 검은 도어 몰딩 역시 최하위트림인 SE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어짜피 양면테이프로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파츠인지라 직접 구입 후 부착하여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여튼 약간 하얀빛이 감돌아 차량 내부 B필러의 색상을 보니 제치 색상이 맞네요. 바랜 파란색 위에 진한 파란색 락카를 뿌리다 보니 바랜 부분이 하얗게 보이는듯 합니다.



4단 수동변속기의 모습입니다. 최하위트림이여도 에어컨은 옵션으로 넣었네요.

티코 깡통모델에 들어가는 오디오 대신 구형 프라이드의 오디오를 이식된 모습입니다.


기어봉을 잘 보시면 5단이 표시되어 있을 자리가 깔끔한것을 볼 수 있습니다. 4단 수동변속기 차량이라는 얘기죠. 여튼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하위트림 모델을 출고하였지만, 대략 50만원 수준의 옵션으로 제공되던 에어컨은 추가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티코 SE의 순정오디오는 현재 다마스와 라보에 적용되는 카세트데크가 존재하지 않는 오디오였습니다. 물론 오래전 사라진 오디오를 다시 생산하여 다마스와 라보에 적용시켜 현재까지 팔아먹는다고 봐야 맞겠죠.



여러모로 조수석 시트는 순정입니다만, 운전석 시트는 고급 직물시트로 바꿔놓았습니다.


순정시트는 마치 뱀가죽처럼 생긴 문양의 비닐재질의 시트입니다. 마치 시내버스 좌석의 시트 재질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관리하기 편하고 먼지도 상대적으로 덜 날리는 가죽시트가 대중화된 요즘의 인식이라면 차라리 직물시트보다 저가형 비닐시트가 낫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그랬습니다.


운전석 시트의 패턴을 보아하니 90년대 초반 초기형 티코에 적용되던 패턴이네요. 아마 폐차장에서 시트를 구해 이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러모로 순정의 상태를 유지중인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티코였습니다. 부디 리스토어 한답시고 빈티지 튜닝카를 만들며 올드카를 사랑한다고 거들먹거리는 위선적인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본질을 훼손당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주인과 함께 오랜 세월 그 모습 그대로 돌아다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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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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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2부에서 견인차의 힘을 빌려 오일마켓으로 티코를 가져왔지요. 본격적으로 차를 살핍니다.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는 충전기의 힘을 빌려 충전을 해 봅니다만...


결국 충전이 되질 않아 새 물건을 주문했습니다. 장안평에 가까우니 웬만한 부품들은 쉽게 공수됩니다.



차량 수납장을 살피다 보니 두툼한 양의 정비내역서가 보입니다.


나름 쉐보레 바로정비에 다니면서 정비했던 내역들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습니다. 거의 막판에만 관리가 된 줄 알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정비소에 다닌듯 보입니다. 그 외에도 예전에 어렴풋이 들었던 이야기로는 집근처 스피드메이트도 자주 갔었다고 했었는데, 아주 막굴리진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전차주 등록증도 모셔져 있네요.


2007년 11월 29일에 출고 당시 부착하였던 지역번호판인 경기2크8893에서 이전과 동시에 현재의 전국번호로 변경된 모습입니다. 모임에 가서 듣기론 친척분이 타시던 차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구리에서 서울로 이전되며 번호판이 전국번호판으로 바뀐 모양새입니다. 물론 현재의 전국번호판이 부착된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그새 배터리가 도착했습니다.


오픈마켓 미반납가 수준입니다. 역시나 반납을 받아가지도 않았고요. 오픈마켓에서 반납조건으로 구매하면 저렴하긴 하지만, 일단 급한대로 주문해다 장착합니다. 역시나 새 배터리라 시동은 단발에 걸리더군요.



정비내역서도 살펴봅니다. 2013년 12월에도 배터리를 교환했었네요.


다만, 1년을 방치했으니 충전이 불능한 상태로 완전히 방전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2015년 이후 검사를 받지 않아 검사도 당장 받아야 하는 처지인데.. 2015년에 검사소에 가긴 갔었네요.


배출가스니 뭐니 다 통과하고는 좌우측 전조등의 광도기준 미달과 후미등 파손으로 재검이 나왔는데 그걸 가지 않은듯 보입니다. 앞브레이크 패드는 추후 디스크와 함께 큰돈주고 갈았는데, 라이트는 그 이후에도 교체하지 않았었습니다. 2016년에 처음 뵈었을 때 폐차를 각개하며 나온 라이트로 그때 가서 교체했었지요. 



차 안을 살피다보니 전자렌지가 조금 특이합니다.


현대자동차에서 연간 100만대 생산을 기념하여 배부했던 전자렌지네요. 역시나 시대가 시대인만큼 금성제품입니다. 어디서 난 물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차주분의 야반도주로 처치곤해진 이 전자레인지는 새 주인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걸리다가 부조하고 꺼지고를 반복.... 캬브클리너를 여러번 뿌리고 놔둡니다.


원인은 천천히 찾기로 하고 차를 세워놓고 갑니다. 여러모로 방문객들의 좋은 구경거리가 된 듯 하데요. 며칠 뒤 다시 시동을 걸었을 때 거짓말같이 멀쩡하더군요. 별다른 부조도 없습니다.




약 24년간 묵었던 엔진 속 찌든때 청소부터 진행했습니다.


저는 직접 보지 못했고, 메신저로 진행상황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티코를 하루 반나절 이상 붙잡고 계신듯 보였습니다. 여튼 오일값만큼 비싸고 효과가 검증된 클리너로 오랜 시간을 할애하여 구석구석 청소해준 모습입니다.



브레이크 오일도 티코에는 과분한 DOT 4 규격의 제품으로 교체하고...



육안상 터진 등속조인트도 재생품을 구해다가 교체합니다.


비싸서 그렇지 신품도 그럭저럭 쉽게 구해지는걸로 알고있고, 재생품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여튼 이곳에서 진행할 작업이 모두 끝났고, 차를 찾으러 갔습니다.



간김에 진공청소기를 빌려 청소도 같이 진행합니다.


전반적으로 실내상태는 깔끔했습니다만, 약 1년간 햇볕을 보며 부직포 가방이 삭아버려서 연두색 찌꺼기를 남겼습니다. 쓰레기도 싹 치우고, 쓸 수 있는 세차용품들과 걸레 그리고 돗자리정도만 남기고 죄다 처분합니다.



전자레인지와 선풍기는 필요한 사람이 있다기에 놔뒀고, 밥솥과 냄비는 내놓으니 어르신이 바로 주워가십니다.


이 동네는 쓸만한걸 내놓으면 바로 다 주워가는 동네라고 하네요. 닦아서 사용하려고 하시는지 고물상에 팔아 넘기시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티코에 묵어있던 물건들도 제각기 주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여튼 가지고 오는데 그냥 굴러는 잘 가더랍니다. 클러치는 너무 바짝 붙여놔서 거의 버튼수준이고, 뒷 드럼은 한번 손을 봐야 할 듯 보이고요. 수온도 정체시에 조금 올라갔다가 팬이 도니 내려가고 여튼 오르락 내리락 잘 합니다. 낙찰기는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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