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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일'까지는 아니지만, 중고차 구경은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라 생각하고 만사 제쳐두고 따라가곤 합니다. 세컨드카로 녹색 티코를 타던 친구가 실습 겸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 녹색 티코를 타고 다니니 조롱거리가 되는 것 같아 결국 메인카인 7인승 갤로퍼를 놔두고 또 차를 바꾼다 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사람이 많이 탈 수 있고, 티코만큼 경제적이며, 짐도 싣고 다닐 수 있는 차'를 원한다고 했는데 세가지 조건에 모두 맞는 차(100만원 이하의 카렌스 등등)를 추천해줘도 부식이 잘 되는 차량이니 이차는 맘에 안드니 하면서 결국 고르게 된 차는 갤로퍼의 숏바디 모델인 '갤로퍼 이노베이션'이더군요.


갤로퍼 자체가 전범기업인 미쯔비시의 파제로를 그대로 가져다가 한국 실정에 맞추어 내놓은 모델인건 익히 잘 아실겁니다. 나름 갤로퍼와 싼타모로 재미를 본 현대정공에서 그러한 갤로퍼의 파생모델을 내놓게 되는데 파제로의 고성능 모델인 '파제로 에볼루션'의 디자인만을 그대로 차용하여 '갤로퍼 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의 숏바디 전용 스페셜 모델을 내놓게 됩니다.


'파제로 에볼루션'은 기존의 파제로와 엔진 밋션을 비롯하여 전혀 다른 차량이라 봐도 무방한 차량입니다만, 애석하게도 '갤로퍼 이노베이션'은 '갤로퍼2'와 멋진 몰딩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것을 공유합니다.


여튼 잡소리가 길었으니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스파크를 타고 부산으로 향합니다.


KTX 혹은 고속버스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후보군이 선상에 올랐으나 사람 셋이 가는거니 그래도 차가 경제적이겠다 싶어 스파크를 타고 부산으로 향합니다. 부산의 비소식은 없었습니다만, 당진은 비가 꽤 내리네요. 당진 시내 국민은행 앞에서 출발합니다.



프로 탁송러는 최소한의 구간만 고속도로를 이용합니다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것도 아니고, 도로 위가 계곡이 될 수준으로 내리다보니 결국 당진-대전간 고속도로 면천ic에 진입하는걸로 고속도로 루트를 택했습니다. 도로비가 지원되는 경우면 편히 고속도로를 타겠습니다만, 도로비가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 혼자 탁송을 가는 경우였다면, 최소 고덕ic 혹은 대전까지 국도를 타고 가서 유성즈음에서 고속도로를 탔을겁니다. 아마도요.



옆에서 바라본 16만km.


부산 왕복을 하니 약 1,000km 가까이 주행거리가 불어났습니다.



우리가 갈 목적지는 부산 남구 용당동의 '부산남부자동차매매단지'


내려가는 길목에 부산으로 가는 루트는 두가지입니다. 중앙고속도로의 민자구간인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거나, 중부내륙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를 타고 창원까지 내려가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에 진입하는 방법이 있지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진입하는 경우에도 선택지가 두가지 있습니다만 일단 그건 논외로 치구요.


프로 탁송러는 네비를 안찍고도 잘 다닌다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성주에서 고정식 카메라에 찍혔네요. 5월부터 내리 한달에 한 번 꼴로 객지에서 속도위반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만 트레일러.


친구 아는분이라네요. 혹시나 해서 전화했더니 역시나 맞았습니다. 창녕 즈음부터 함께 내려왔네요.



G80 SPORTS - POLAR ICE 


말 그대로 빙하색 G80 스포츠입니다. 필러트림과 몰딩에 붙은 보호스티커가 있는걸로 보아 번호판은 달려있어도 따끈따끈한 신차로 보입니다. 언제쯤 저런 차 타고 다니려나요. 평생 경차인생 면하기 힘들어 보이는 현실이 참 암담해 보입니다.



부산의 동서고가는 마치 서울의 서부간선도로처럼 2시만 지나면 막히는 도로인지라..

터널 두군데를 거치는 루트를 선택했습니다. 고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부산방향으로 쭉 내달렸네요.


차라리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게 빨랐겠습니다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렇게 백양터널과 수정터널. 두 터널을 거쳐 부산 시내에 입성합니다.



다이나믹한 부산에 진입합니다. 김천 근교부터는 비가 안떨어지더군요.



정말 다이나믹하게 솟아있는 건물들과 산 중턱에 이리저리 지어진 건물들. 여긴 부산입니다.


서울 내부순환도로와 비슷한 풍경을 연출합니다만, 다이나믹한 부산만의 그런 분위기가 있습니다. 부산 역시 지명에 산이 들어가는 동네이고, 6.25 이후 피난민들이 산 중턱에 우후죽순 판자집을 이루면서 성장한 대한민국 제 2의 도시가 된 케이스인지라 일부 신 시가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언덕배기입니다.


그나마 행운인건 눈이 잘 안온다는 사실..



감만항을 끼고 지나갑니다. 반대편에 보이는 트럭은 동아자동차의 DA50.


뭐 동아자동차 시절 나온 차량은 어닌걸로 보이구요. 쌍용자동차 인수 후 나온 차량으로 보입니다. 암만 그래도 최소한 25년 이상 된 차량이고 사실상 30년 다 되어가는 차량입니다. 게다가 여기저기 다 썩은것도 아니고 세방 도색을 깔끔하게 입고 컨테이너를 수송하고 있습니다. 부디 오래오래 살아남아 다이나믹한 부산항의 원활한 물류 수송을 위해 힘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UN기념묘지 옆을 지나가는 터널입니다. 


비스토를 타고도 왔었고 지난 2월에도 요 옆 문화회관에 왔었죠. 여기서부터는 매우 익숙합니다.



익숙한 도로. 익숙한 건물들을 지나갑니다.


저 멀리 철원에 있는 박 모 상병에겐 소중한 집 주변 거리겠지요. 누구보다도 이 주변 거리를 반가워 할 철원의 박상병에겐 사진으로나마 전달해 줬습니다. 저도 이 거리가 반가운데 얼마나 반갑겠습니까.



그렇게 유엔평화로를 타고 익숙한 건물들을 지나면 바로 동명오거리가 나옵니다.

동명오거리에서 바로 직진. 동명대 가는 길목에 오늘의 목적지 부산남부자동차매매단지가 있습니다.




매매단지에 도착해서 차량을 세워둡니다.


불과 몇년 전 분명히 이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던걸로 알고 있었는데 매매단지가 생겼더군요. 매매단지가 세워진지는 약 2년정도 되었다 합니다. 지상 2층 규모의 상사 건물과 철골구조의 주차타워. 그리고 언덕 건너편으로도 제 2주차장이 있다고 하네요.



마침 우리가 오늘 볼 차가 고객주차장에 세워져 있습니다.


2000년 6월식 갤로퍼 이노베이션 인터쿨러 오토 승용차입니다. 2000년 이후 갤로퍼2 역시 휠이 바뀌고 새로운 컬러가 적용되는 등 신형 모델이 나왔는데, 그 당시 승용모델 단종 직전 막바지에 나온 희귀한 모델이랍니다. 이후 이노베이션 승용모델은 소리소문없이 단종되었다 하는군요.



주행거리도 그리 많지 않고,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가격인 200만원대 초반에 매물이 올라와서 부산까지 이 차를 보러 가게 되었답니다. 동년식에 동급 뉴코란도의 경우 밴모델과 함께 승용형 모델도 나름 비등한 수치로 팔렸습니다만, 갤로퍼 이노베이션의 경우 승용형 모델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있습니다. 


코란도 승용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수의 차량이 팔렸고, 구형 쌍용차 너프로 잘 받아야 200만원 선에 거래가 되는 코란도와 달리 갤로퍼 이노베이션은 단종된지 14년이 넘은 차량임에도 기본 300만원대부터 5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인터쿨러 오토.


목요일에 들여온 차량인지라 상품화 과정을 거치진 않았고 세차만 해 둔 상태네요. 세월의 흔적을 제외하곤 그냥저냥 준수한 수준입니다.



외관이야 딱히 문제 없고. 썩어 문드러지지도 않았습니다.


누유를 비롯 여러모로 다 좋은데, ABS 경고등 점등과 함께 이 무더위에 에어컨이 고장난 상태네요.



가죽시트도 2000년 6월식 차량 치곤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뒷좌석은 주름 좀 잡힌거 말곤 어디 헤지거나 떨어진곳 없이 깔끔하네요.



시운전에 나가봅니다.


오토라 가속이 조금 굼뜬걸 제외하고도 터보 인터쿨러 차량인지라 꽤나 경쾌합니다.



늦은 밤 스파크로 열심히 달렸던 도로를 쭉 타고 가 봅니다.



백운포 내려가는 로터리에서 차를 돌려서 오네요.


물론 좀 더 들어가면 매우 다이나믹한 도로가 펼쳐지기에 더 가고 싶었습니다만, 차량을 확실히 구매한 상태가 아니고 하니 일단 로터리에서 차를 돌려서 돌아갑니다. 그나저나 백운포에서 노숙했었던 추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합니다. 비스토와 왔던 그곳. 스파크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부산에서 멀리 충청도로 팔려나갈 갤로퍼에 동승하고도 옵니다.



날도 더우니 일단 상사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가격 쇼부를 보고, 견적서를 작성한 뒤. 곧바로 본 계약에 들어가네요.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인가 말하면서도 계약서에 손이 가는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계약서까지 작성 완료.


월요일인지라 당일 이전을 염두해두고 왔지만, 전 차주분 명의에 매수자를 상사로 적어둔 매도용 인감이 붙어있어 인감을 새로 받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등록증은 등기우편으로 수령하기로 하고 차량 대금을 치룬 뒤 차키를 받습니다.


"이 차는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팔 수 있는 겁니다."


양윤경 기자의 명대사를 외칠 타이밍은 놓쳤고, 상사 사무실에 93년식 1인신조 갤로퍼가 적혀있길래 궁굼해 하니 이 차를 가지고 있던 딜러분이 차를 보여준다고 해서 구경이나 하러 나가봅니다.



번호판이 바뀐게 아쉽지만, 1인신조 부식없는 93년식 갤로퍼입니다.


이 역시 200만원대에 엔카에 매물로 올라왔네요. 아마 금방 팔리겠지요.



온전하게 그 상태 그대로를 간직한 갤로퍼를 뒤로하고 부산에 온 겸 어디 잠깐 들렸다 가자고 합니다.


붓산사람들은 해운대 광안리 안가고 송정리로 간다 카네요. 고로 송정리로 향합니다만...



송정리도 차만 엄청나게 막히고 주차 할 공간이 없네요.


그런고로 그냥 올라갑니다. 해운대ic를 타고 울산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네요.





부디 이번 갤로퍼는 오래오래 무탈하게 탔으면 좋겠습니다.


나름 단종 직전 나온 희귀템이라 하니 부디 복원이라 쓰고 리스토어라 읽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넘기지 않고 오래오래 순정틱한 모습 잘 보존하면서 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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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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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건너고 또 건너 올라가니 낡은 여객기가 보입니다.


보잉727-200. 마치 대한항공의 하늘색 도색과 비슷해서 대한항공에서 이용하다 퇴역한 기체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대한항공은 해당 기종을 90년대 말에 모두 처분했습니다. 지역신문을 보아하니 2005년에 보잉社에서 1억 2000만원을 주고 사 온 기체라 하는군요.





기사에 따르면 2005년 당시 폐기된지 1개월뿐이 지나지 않은 최신 기종이라 하는걸로 보아서도

대한항공에서 사용하던 기체는 확실히 아닌걸로 판단됩니다.


10여년 전 컨테이너 25개에 나뉘어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에 소재한 성화대학에 자리를 잡은 이 비행기도 약 5~6년동안만 학생들의 주요 실습 기자재로 활용되었지 현재는 고철덩어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여객기 치곤 작은 사이즈긴 합니다만, 그래도 흔히 볼 수 있는 스케일은 아니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현재 골프스포렉스(골프연습장)으로 쓰이는 건물에서 이 여객기까지 이어주는 통로가 있네요.


골프장 내부에 들어가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만, 바깥에서 확인한 바 통로로 가는 입구 근처에 화분을 놓아둔걸로 보이네요. 결론은 저 건물에서도 이 여객기로 접근 할 수 없습니다.



번들번들한 타이어 역시 모진 풍파를 맞으며 이 학교의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상탈출구와 골프장 건물과 연결된 통로 말고도 지상에서 직접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다만 다 녹슬어버린 계단 앞으로 떡하니 나무가 자라 막고있네요. 



종전에 기사의 링크를 걸었다시피 조각조각 내어 컨테이너에 담겨 온 이상 용접으로 이어 붙였겠죠.


용접을 했던 자리는 녹이 슬어 녹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골프장 건물과 이어진 비상탈출구는 계속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뒷편으로는 관리용 계단을 만들어 두었고, 에어컨 실외기를 빼 두었네요.



엔진도 아무것도 없는 깡통입니다.



마치 돌고래의 꼬리처럼 생긴 날개 역시 우뚝 솟아있습니다.



골프스포렉스라 불리고 현재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활용중인 요 건물로 올라가는 길이 없네요.


주차장은 있습니다만, 본관과 골프스포렉스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돌아서 올라가야만 합니다.



보잉727 여객기 앞에서 본 월출산 국립공원



성화대학의 본관격인 세림관 건물은 나름 2층규모의 웅장한 로비를 자랑합니다.


이 학교 퇴직 교직원들이 세림관 건물에 사회적기업을 열었다는 기사를 종전에 본 적이 있었습니다만, 근황과 관련된 이야기도 없고. 문이 굳게 잠겨있습니다.



그나마 사람들이 모이는건 골프연습장 뿐.


간간히 고급차들도 들어오고, 연습장 밑으로 그늘진 지하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골프스포렉스 입구 앞.


지역 유지 아저씨들의 골프 교습소로나마 활용되고있는 유일한 건물입니다. 골프를 치러 오시는 아저씨들께 이 학교의 현 상황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습니다만, 직접 마주치진 못했네요.


비리사학의 욕심에서 비롯된 폐교조치로 학생들은 꿈과 희망을 잃었고 작은 마을의 지역민들은 쇠락해가는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최근 한중대학교와 대구외국어대학교가 폐교 절차에 돌입했다는 기사도 올라왔었고, 앞으로도 비리 사학에 대한 퇴출조치는 계속되리라 여겨지는 이 시점에서 선의의 피해자이 더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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