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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드카 목격담으로 뵙는 느낌입니다.

 

촬영한지는 좀 된 느낌입니다만, 귀차니즘에 업로드를 계속 미뤘던 차량의 목격담에 대해 풀어보고 넘어가려 합니다. 대우자동차의 프린스입니다. 그동안에도 많이 다뤘고, 워낙 판매했던 기간 자체도 길기에 지금도 간간히 그 모습이 목격이 됩니다.

 

오늘은 지난 3월 말 서산의 한 골목에서 목격했던 프린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오랜 세월 풀체인지급 마이너체인지를 계속 거치며 판매되었던 대우자동차의 대표 중형세단인 프린스는 레간자에 자리를 내줬고, 이후에도 고급형 모델인 브로엄은 계속 판매되었으나 매그너스의 출시와 함께 세기말에 단종되었습니다.

 

1992 DAEWOO PRINCE ACE

92년 7월 최초등록 프린스 ACE입니다.

 

92년 5월 출시된 92년형 모델부터 수프림과 디럭스 대신 ACE라는 트림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당시 옵션을 제외한 순수 차량가격은 1290만원. 경차에 중간수준의 옵션을 박은 금액하고 비슷하지요. '충남 1 루'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 역시 30년 가까운 세월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어디 지하주차장이나 차고에 세워두고 잠시 타고 나오신 차량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세월이 무색할 수준으로 매우 준수한 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1992 DAEWOO PRINCE ACE

세월을 거슬러 올라온 느낌입니다.

 

30년 전 도로 위를 달리던 자동차가 30년이 지난 2021년 오늘날까지 달리고 있습니다. 휠캡이 떨어져 나가고 특유의 마이너체인지 초기형 알루미늄 휠은 분진에 쩔어있었지만 전반적인 상태는 우수했습니다.

 

떨어진 몰딩을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딱히 흠을 잡아보자면 몰딩이 떨어진 자리를 테이프로 붙여놓았다는 사실 말곤 없습니다.

 

고장난 자동안테나 역시 테이프로 붙여놓은 상태.

자동안테나 역시 마찬가지로 고장이 났는지 테이프로 붙여두셨네요.

 

다만 부품이 있다면 쉽게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기에 복원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부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겠죠.

 

AUTOMATIC

그럼에도 레터링과 몰딩은 잘 살아있습니다.

 

지금이야 수동변속기를 선택하고 싶어도 선택조차 하지 못하는 세상인데, 이 당시만 하더라도 자동변속기는 첨단 사양이자 고급 옵션으로 통했습니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차량이 대부분 수동변속기를 채택했기에 오토매틱 차량을 보기 어려웠고 이렇게 자랑까지 했습니다만, 90년대 중후반 이후로 자동변속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어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자율주행이나 첨단 운행보조장치도 자동변속기에 기반한 기술이고, 흔히 친환경 자동차라 말하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우 변속기 자체가 필요없다보니 앞으로 10년 뒤면 오래된 차량이라도 수동변속기가 달려있는 모습은 보기 어려우리라 여겨집니다. 

 

특유의 14인치 알루미늄휠

살이 많은 특유의 14인치 알루미늄휠의 모습입니다.

 

해바라기 모양이라 하는 둥글둥글한 휠의 모습은 흔히 봐왔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까지 목격되던 프린스의 휠은 대부분 후기형에 해당하는 그 휠이 대부분이고 이 초기형 휠은 쉽사리 보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뭐 경차 최 하위트림에서나 14인치 휠타이어가 적용되는 시대인데, 여러모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시트 상태도 우수하다

시트 가죽 상태도, 내장재의 상태도 우수합니다.

 

품질표시 스티커도 그대로 살아있고, 변속기 레버의 비닐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당대 고급 중형세단을 표방했던지라, 테이프 대신 CDP가 적용된 1DIN 오디오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30년이 아니라 한 5년정도 탄 차라 해도 믿을만한 수준입니다.

 

OK 스티커

OK스티커도 그 색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틴팅을 하는 과정에서 제거되는 스티커들입니다만, 이 시절에는 딱히 대중화되진 않았기에 유리창에 별다른 필름을 붙이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30년을 버텼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준수한 내장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는 전용 차고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관리를 했다는 이야기겠죠.

 

그리고 고객에게 알린다는 내용의 스티커가 붙어있어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보기로 합니다.

 

고객에게 알림

고객에게 알림

 

이 차량은 고객 신뢰성 향상을 목적으로 당사에서 주행시험을 실시한 차량입니다.

아래에 기록된 주행거리는 신차무상보증기간에 합산되어 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행거리:_____________________km

 

대 우 자 동 차 주 식 회 사

 

주행시험을 실시하여 주행거리가 늘어났으니 이 주행거리만큼 합산하여 보증을 해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색 하나 빠지지 않고 우수한 컨디션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다만 적혀있는 주행거리는 다 지워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보증기간은 이미 다 도래했으니 큰 상관은 없을겁니다.

 

바코드 역시 판독 가능한 수준

바코드도 판독 가능한 수준으로 살아있습니다.

 

프린스 2.0 DLX. 당시 디럭스 트림은 사라졌지만, ACE가 디럭스로 통용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지금의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중인 한국GM 차량의 바코드와도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대우시절을 부정하지만 대우의 잔재가 깊숙히 남아있는데 말이죠. 지금도 한국GM 부평 2공장에서는 중간에 미국 피가 섞이긴 했어도 프린스의 먼 후손격인 말리부가 생산중입니다.

 

SUV의 인기 탓에 세단형 차량이 부진한지라 말리부도 이번 세대를 끝으로 단종이 예정되어 있고, SM6와 중형차 꼴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타사 차량 대비 빈약한 상품성이 원인이겠지만, 현대기아를 제외한 르쌍쉐 차량 모두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차량 한두대 말곤 경쟁력이 없습니다.

 

30년의 세월을 버텨 온 프린스는 앞으로도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오랜 세월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겠지요. 다만 바닥을 기는 판매량을 보이는 후속 차량과, 곧 명맥이 끊길 예정이라는 상황에 대해 프린스가 자아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사랑받으며 보존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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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대우자동차의 고급 준대형 세단 브로엄입니다.


새한자동차 시절 도입했던 오펠의 레코드 E형을 기반으로 대우자동차 시절 로얄 시리즈로 준중형부터 대형까지 이거저거 다 찍어내던 V-플랫폼이 적용된 마지막 차량입니다. 이 차체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승용차에 디젤엔진을 적용하기도 했었고, 1.5리터부터 3리터까지 다양한 배기량의 엔진이 적용되기도 했었습니다. 


브로엄은 그동안 올드카 목격담에서 지겹게 다뤘던 프린스와 뿌리가 같은 고급형 모델입니다. 200년대 기아차의 옵티마와 고급형 모델인 리갈의 관계와 르노삼성의 2세대 SM5와 SM7의 관계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선형의 중형차 프린스는 1991년 10월에 풀체인지에 준하는 로얄 프린스의 마이너체인지 모델로 탄생했습니다. 같은 시기 준대형으로 판매되었던 로얄살롱과 고급형 모델인 슈퍼는 '슈퍼 살롱(Super Salon)'이라는 이름으로 마이너체인지가 되었습니다.


프린스가 마치 돌고래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모습으로 젊은층을 어필했다면, 슈퍼살롱은 프린스와 대비하여 조금 더 길은 본넷과 중후하고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중장년층에게 어필했습니다. 당시 슈퍼살롱은 마이너체인지 전 모델처럼 고급사양과 일반사양의 디자인이 상이했는데, 고급 트림의 명칭이 영국의 고급 마차를 의미하는 명사인 '브로엄(BROUGHAM)'이였습니다.


즉 1991년 '슈퍼 살롱 브로엄'으로 출시되었던 차량인데 이후95년형이 출시되며 프린스와의 판매간섭으로 판매량이 저조했던 슈퍼살롱은 단종되고 고급 사양인 브로엄만 살아남아 브로엄으로 개명합니다.



99년 12월까지 판매되었던 브로엄이지만 프린스보다 훨씬 더 보기 힘듭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브로엄을 본 건 꽤 오랜만이지 않나 싶습니다.


대우의 독자개발 중형차인 레간자의 출시와 함께 브로엄보다 훨씬 먼저 단종된 프린스는 간간히 볼 수 있지만, 말년의 판매량은 저조했어도 21세기 직전까지 판매했던 브로엄은 정말 오랜만에 본 느낌입니다.


검정색 브로엄은 그렇게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2.0 DOHC 엔진이 적용되었음을 알리는 레터링과 일반적인 대우마크가 붙어있는 뉴-브로엄입니다.


초기형 모델에는 알파벳 D를 대칭하여 붙여놓은 엠블렘이 사용되었지만, 후기형 모델에는 흔히 보이는 민무늬 대우 엠블렘이 적용되었습니다. 즉 후기형 차량이라는 이야기겠죠. 휀다가 살짝 찌그러진 모습은 보기 그렇지만 그래도 광이 날 정도로 꽤나 준수한 상태로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번호판은 녹색 전국번호판. 후미등 역시 바랜 부분이 없고, 휠 역시 백태없이 깔끔합니다.

IMF 여파로 아카디아와 함께 눈물의 재고처리를 진행하던 99년 4월에 등록된 최후기형 차량이네요.



옆으로 지나갑니다.


노부부가 타고 계시고, 지금도 쉐보레 차량에 붙어 나오는 OK 스티커가 선명히 붙어있습니다. 대우시절을 부정하는 쉐슬람들에게는 지우고 싶은 흔적이겠지만, 여튼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고급 미제 브랜드를 표방하는 쉐보레 차량에는 대우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후기형이기도 하고 제 마티즈와 나이가 같습니다만, 20년 넘는 세월동안 돌아다닌 차량 치곤 꽤나 준수한 상태를 자랑하더군요.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나 개인 차고가 있는 주택에 거주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90년대 대우차에서 또 다른 90년대 대우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후드탑 엠블럼 역시 일반적인 대우마크입니다. 다만 방향지시등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검게 변색된 상태였습니다. 대다수의 브로엄의 방향지시등이 깔끔하지만은 않으니 고질병으로 보이는 느낌이네요.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제 갈 길을 갔습니다.


상태로 봐선 어르신이 운전을 그만 하시는 그날까지 어르신과 함께 도로를 누비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략 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생산되었지만, 상대적으로 프린스 대비 보기 어려운 귀한 차량을 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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