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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신청 이후 정말 오랜만에 이 주제로 글을 남기네요. 3월에 결과가 나왔고, 4월 30일까지 폐차 기간이 주어졌습니다. 작년까지는 신차 출고시 취등록세를 일정 한도 내에서 공제해줬지만, 올해는 신차를 출고해도 기아차나 30만원 할인해주지 별 혜택이 없더군요. 그래서 기간을 채워서 타고 차만 폐차장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4월 30일까지 말소서류와 보조금 지급 신청서를 시청에 제출해야 하니 오늘 시간이 난 김에 차를 폐차장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견인차가 가서 직접 가지고 끌고 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만, 기름도 많이 남아있고 하기에 근처에서 그래도 가격을 잘 쳐주는 폐차장에 차를 가져다 주기로 했네요.



최후를 맞이할 우리의 뉴코란도입니다.


2000년에 등록되어 만 18년의 세월을 달려왔습니다. 이 코란도가 따끈따끈한 신차였을때 태어난 아이가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고, 만 18세가 넘었으니 운전면허도 취득이 가능합니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코란도입니다.


인천에서 처음 등록되어 8년 가까운 세월을 지내다가 강원도 고성으로 팔려갔고, 강원도 고성의 주인이 2014년 연말까지 타다가 돌아가셨는지 당진에 거주하는 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상속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당진의 매매단지를 거쳐서 넘어왔던지라 실 소유기간이 1년 조금 넘었어도 당진시 조기폐차 대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주행거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14만 5천키로대입니다.


이 코란도보다 13년은 늦게 태어난 스파크가 19만km를 넘겼는데요. 만 18년동안 14만km를 주행한 수준이면 사실상 거의 세워놓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지만 도로 위의 민폐이자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인 구형 쌍용차들은 어느정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 생각합니다.


뭐 헤드쪽에서 오일이 좀 비치는거 말고는 타는데 아무런 문제는 없는 차량입니다. 당진에서 100만원에 가져갈 사람이 있다면 넘겨주고 그 사람이 차우에 조기폐차를 신청해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마땅히 나타나지 않아서 결국 눌리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짐을 챙겨서 옮겨놓습니다.


처음 가져왔을때에 대비해서 많이 바랬습니다. 불과 1년여의 시간이지만 햇볕을 보고 지냈으니 많이 바랬네요. 렉카기사에게 전화가 왔었지만, 그냥 가져가기로 합니다. 아직 기름이 많이 남았으니 말이죠.



뭐 체어맨도 팔릴 운명이였지만...


신차 출고시 혜택이 없다기에 당분간은 굴러갈 운명입니다.



그렇게 약 15분을 달려 도착한 폐차장.


폐차장 입구에는 올보디로 판매할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년식의 중형차나 그 자체만으로도 가격이 좀 나가는 제네시스나 에쿠스같은 대형차들이 대부분이고, 단종된지 20년이 넘었음에도 간간히 탑을 찾는 사람이 있는 아시아자동차의 트럭 그랜토의 탑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야무진 탑도 있었고, 복사트럭 탑에 스파크도 있었는데 다 팔려나간듯 보이네요.





폐차장 안으로 끌어다 들여놓습니다.


토요일임에도 폐차장 안에서는 해체작업이 활발히 진행중이네요. 지게차는 이미 분해가 끝난 매그너스의 차체를 옮기고, 흰색 TG는 번호판이 탈거된 뒤 해체작업을 기다리는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20여년간 달려왔던 코란도도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 멀리 놔두고 왔네요.


토요일이라 월요일까지 기다린 뒤에 말소를 해야하니 일단 두고 옵니다. 월요일날 말소증을 받아서 당진시청에 보조금 청구 서류와 함께 제출하면 모든 절차는 끝나겠지요. 고철값이 영 좋은편은 아닙니다만 차가 무거운지라 그래도 폐차비는 꽤나 받는 수준입니다.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질 코란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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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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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탁송 오더의 다수는 중고차 매매단지를 기반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발생합니다만, 그 다음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오더를 손에 꼽아보자면 수출을 위해 송도유원지나 인천항 근처로 가는 차량들 아니면 차생을 마치러 폐차장으로 가는 차량들입니다. 오늘 소개할 무쏘 역시 폐차장으로 가는 차량이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쏘 코란도를 비롯한 구형 쌍용차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원체 나가질 않는 차량들이긴 합니다만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저속주행으로 정체를 만드는 차량들 중 대다수가 특이하게도 구형 쌍용차들이고, 보복운전을 하던 무쏘를 신고했던 일도 있었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일은 일이니 무쏘를 타긴 타야합니다.



보조범퍼가 부러진 상태로 맞이하게 된 무쏘 프레스티지.


처음엔 이게 그냥 무쏘 602인지, 97년에 잠깐 나오고 사라진 TDI인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겁나 안나가는 무쏘에 DPF까지 달려 더 안나가는 무쏘였을 뿐이죠. 집에 와서 찾아보니 벤츠의 손길이 닿았던 당시로써는 잘 나가던 TDI는 원톤 컬러로만 생산되었다고 하고, 투톤컬러에 고급스러운 우드그래인과 사제 에어백 핸들이 적용되었다는 이야기로 보아하니 602EL의 최고사양인 프레스티지가 맞습니다.




왕년에는 차주분께서 잘 꾸미고 타셨던걸로 보입니다.


지금은 차 상태가 영 좋지 않다고 그러시네요. 뭐 여튼간에 가다가 도로 한복판에서 그냥 서버릴만큼의 하자가 아니라면 가는데 문제가 될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다행히 가다가 퍼질 수준의 결함은 없다고 하시더군요.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 튜닝이라 읽는 행위로 인해 아직도 꽤나 높은 시세를 자랑하는 갤로퍼에 비해 부품 수급이 어려운 편인 무쏘의 중고 시세는 갤로퍼만 못합니다.


휠은 뉴무쏘의 휠이 장착되어 있네요.


새차시절. 아니 약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분진이 낄 틈도 없이 잘 닦아주고 나름대로 좋은 관리를 받았을 차량이라 생각됩니다만,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오늘날의 몰골은 말도 아닙니다. 지난번에 약 30만km를 주행하고 주유 경고등을 비롯한 모든 경고등이 다 켜진채로 폐차장에 가던 에쿠스를 타고 가면서도 느꼈습니다만, 한 시대를 풍미하던 고급차도 폐차장으로 향하는 순간엔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간간히 조기폐차 지원금을 수령하기 인해 진짜 멀쩡한 차들이 폐차장에 가는 경우가 종종 보이긴 합니다만, 그러한 극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뭔가 하나씩은 하자가 느껴지는 차량들이랍니다.



등화관제등이 장착되어 나오던 마지막 세대의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0년대 들어 관련 법이 폐지되면서, 90년대 후반 나오던 차량을 끝으로 민수용 차량에서 등화관제등의 모습을 사실상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전시에 징발 대상으로 차령 2년 미만의 SUV 차량들을 요즘에도 꾸준히 지정하고 있긴 합니다만, 예전처럼 모든 민수용 지프차에 등화관제등이 달려 나오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 끝나버렸지요.


여튼간에 무쏘 참 안나갑니다. 95마력의 자연흡기 엔진으로 이 탱크같은 육체를 빠릿빠릿하게 끌고 다니기엔 아무래도 무리겠지요. 수동변속기 모델이라면 좀 덜할테지만, 오토는 정말 답이 없습니다. 악셀에 발을 올리고 꾹 눌러야 차가 나갑니다. 



에어백은 이미 터져버렸고, 피스로 대충 고정하고 다녔나 봅니다.

고급스럽고 질리지 않는 톤의 우드그레인 역시 차 상태는 폐급이여도 그 위엄을 뽐내고 있습니다.


쌍용 엠블럼이 달린 순정 에어백 모듈이 아니라, SRS-40 모델의 사제 에어백입니다. 나름 출고시부터 달려 나오긴 했습니다만, 에프터마켓용 제품을 순정용품처럼 달아서 출고했던 모양이더군요. 뭐 여튼 대우 인수 그리고 2000년대 년식변경 이전까지 수출형 차량 일부와 무쏘의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급 차량에 적용되었다 합니다.


지금은 새 모듈도 구할 수 없는걸로 보입니다. 검색을 해도 여러모로 정보를 찾기 힘들더군요.




49만km 이상 주행한 차량입니다만, 그래도 잘 나갑니다.


누군가가 벤츠엔진은 30만에 길이 든다고 했었는데, 진짜 그런가 봅니다. 뭐 어느정도의 진동과 차량의 특성상 정말 답답하게도 안나간다는 점을 제외하곤 특유의 탈탈거리는 공회전시 엔진음 마저도 그냥 캬랑캬랑할 뿐입니다.


여튼간에 180km/h 이상 밟는건 가솔린 모델이 아니고선 꿈도 못꾸는 차량입니다만, 거의 풀악셀에 가깝게 악셀을 밟아주니 조금 답답해도 나가는데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110km/h 이상 밟으면 바늘이 춤을 추다가 저렇게 끝에 가서 머물고 있습니다. 존나 안나간다고 욕하면서도 이리 달려보고 저리 달려보니 약 폐차장까지의 거리는 점점 좁혀져 옵니다.


그렇게 무쏘의 마지막 가는 길. 폐차장까지 잘 모셔다 드리고 왔습니다.

금방금방 해체가 진행되는 목적지 폐차장의 특성상 지금쯤이면 이미 모든 장기를 내어주고 20년의 차생을 뒤로한채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겠죠. 무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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