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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전주에서 목격한 89년 6월 최초등록된 수입 트럭입니다. 흔히 현대차가 미쓰비시와 기술제휴로 도입했던 중형 혹은 대형트럭을 보고 91A라고 부르곤 합니다만, 일본에서의 정식 명칭은 더 그레이트(The Great) 입니다.

 

이보다 한체급 작은 중형트럭 캔터의 일본 내수용 모델을 기중기로 사용하는 모습을 작년에 목격했었죠. 건설기계인 기중기로 분류되는 해당 차량과는 달리 이번 올드카 목격담의 주인공인 해당 차량은 91A와 흡사하게 생긴 미쓰비시후소 더 그레이트의 수출형 모델입니다.

 

 

미쓰비시후소 파이터 트럭형 크레인(Mitsubishi Fuso Fighter U-FK415ED)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이례적으로 건설기계를 다루려 합니다. 말이 건설기계지 사실상 트럭에 기중기를 장착한 형태입니다. 비슷하지만 적재함과 크레인이 달려있는 형태의 카고크레인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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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MITSUBISHI FUSO THE GREAT

전주의 한 공업지대 갓길 주차구역.

그릴에 선명한 MITSUBISHI 레터링이 가는 길을 멈추게 만듭니다. 

 

일본 내수용 차량은 사각형 헤드램프가. 수출형 차량은 4등식 원형 헤드램프가 적용되었습니다. 외관상의 확연한 차이로 수출과 내수용 차량을 구분합니다. 구난차. 즉 렉카차로 사용중인 차량인지라 구난작업에 필요한 크레인이 달려있습니다. 사고를 처리하는 작업과 함께 중대형 차량의 견인이 가능하지요. 대형렉카의 특성상 자주 움직이지 않으니 이렇게 오래된 차량들을 잘 관리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차량 역시 89년 6월에 '랙카트럭'이라는 차량명으로 등록되었고, 최근까지 꾸준히 검사에 통과했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극초반까지 현대자동차의 91A도 국내에서 생산하여 판매되었지만, 일본에서 수출형 더 그레이트도 다수 수입되었습니다. 당시에도 레미콘 믹서나 덤프 혹은 이런류의 특장차 위주로 수입되었고 사진을 촬영하지는 못했지만 인천에서 레미콘 믹서로 사용중인 91A를 목격했었습니다.

 

평범한 구난차

딱히 특별할건 없습니다.

 

크레인이 어느 회사에서 제작된 장비인지 확인하려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도색과 함께 묻혀버려 크레인의 제조사는 알 수 없었습니다. 89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넘는 세월을 현장에서 활동하며 많은 차량을 들어 올렸고 견인했을겁니다.

 

당연스럽게도 배출가스 5등급. 정권에 의해 적폐로 규정된 차량이지만, 운행빈도가 적은편이니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어제 누가 댓글로 이 정권하고 관련 없는 일을 엮는다고 오세훈까지 들먹이며 개소리를 씨부리고 가던데, 이전부터 노후경유차의 조기폐차나 저감장치 장착 지원사업은 진행되었지만 이 정권처럼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침묵하며 석탄화력발전소와 노후경유차 더 나아가 디젤차 자체를 적폐 프레임에 넣어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탄압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세훈이 처음 서울시장 하던 시절에 디젤버스 다 퇴출시키고 구로공단 문 닫았다고요? 대도시 한정으로 같은 노선으로 돌고 도는 버스야 다른 연료로 대체가 가능하고 매연을 내뿜는 공장 역시 밖으로 보내고 그 자리에 디지털밸리를 만드는게 가능하겠지만, 기업체와 공공재가 아닌 사유재산인 자동차마저도 마음대로 타지 못하게 만들고 지방 중소도시까지 대도시에 준하는 기준을 들이밀어 폐차장과 수출업자만 돈 왕창 벌게 만들어주는 정권이 원인이 아니면 뭡니까. 그래서 미세먼지가 줄었습니까? 코로나 터지고 중국에서 공장이나 화력발전소 안돌리니 쾌청했죠.

 

요소수 대란 역시 유로3 이하 차량들을 죄다 적폐로 몰아 운행에 제약을 둬 폐차를 유도하고 요소수가 들어가는 신형 디젤차로 교체된 차량이 많았던 영향도 크다고 느껴집니다. 어차피 퇴출이 예정된 차량들을 굴려봐야 얼마나 더 굴리고 뿜어봐야 중국발 미세먼지 대비 얼마나 더 많은 매연을 뿜어대겠습니까?

 

미쓰비시의 흔적

대우차에 쉐보레 붙이듯 개조차량이 아닌가 하고 봤더니만 진짜 일제입니다.

미쓰비시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적혀있던 스티커가 붙어있었겠죠. 다른 정보들은 30년 넘는 세월을 견뎌오며 다 지워졌고 'MITSUBISHI MOTORS CORPORATION'만 남아있습니다. 일제 골프용품은 괜찮지만 일본차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골프장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갈 수 없는 출입이 불가한 일본차입니다.

 

더욱 확실한 흔적

미쓰비시의 상징인 삼각 마름모 로고가 찍혀있는 유리창입니다.

 

'MITSUBISHI MOTORS CORPORATION'의 약자 'MMC' 역시 볼 수 있네요.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했던 트럭과 호환되는 부품이 많아 사이드미러 거울은 'HMC' 로고와 함께 현대모비스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가 붙어있는 현대차 부품이고, 차량 전반에 현대와 미쓰비시의 부품이 섞여있었습니다. 자잘한 차이를 제외하곤 동력계통까지 거의 같은 차량이라 봐도 무방하니 차량의 유지보수 역시 전국 어디서나 어렵지 않을겁니다.

 

시계

특이하게도 버스에서나 볼 수 있는 아날로그 시계가 걸려있네요.

시간도 맞고 초침도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30년. 가능할까?

시간이 흘러 만 32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깔끔하게 도색되어 지난 세월의 흔적을 쉽사리 느끼기는 어렵습니다만, 앞으로 30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지난 세월만큼 도로 위 구난차로 활동하기는 어렵겠지만, 퇴역하는 그날까지 부디 무탈히 움직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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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이례적으로 건설기계를 다루려 합니다. 


말이 건설기계지 사실상 트럭에 기중기를 장착한 형태입니다. 비슷하지만 적재함과 크레인이 달려있는 형태의 카고크레인은 자동차로 분류되지만, 적재함 없이 기중기만 장착된 형태의 트럭형 크레인은 건설기계로 분류됩니다. 일본은 일반적인 자동차와 중장비가 같은 형태의 번호판을 부여받아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대한민국에서는 일반 자동차 번호판과 다른 건설기계용 번호판이 발급됩니다.


당진의 한 산업단지에서 목격한 미쓰비시후소 1세대 파이터(FK4)를 기반으로 제작된 트럭형 기중기가 그 주인공입니다. 크레인은 타다노(TADANO)에서 제작한 TS-75M이고, 차체는 미쓰비시 후소의 1세대 파이터입니다. 이러한 트럭형 크레인의 모델명은 'U-FK415ED'입니다. 물론 당시 닛산디젤이나 이스즈 히노에서 생산한 트럭에도 같은 크레인이 장착되었고 고유 모델명이 있었다고 하네요.



철골조 판넬건물을 건축하는 현장에서 판넬을 올려주는 트럭형 크레인을 목격했습니다.

요즘 5톤트럭 기반으로 나오는 트럭형 기중기도 13톤 크레인이 장착됩니다만, 이건 7톤이네요.


웬지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사실상 저 트럭의 수출형 모델을 '현대 중형트럭'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자동차에서 90년부터 97년까지 생산했기에 우리 눈에도 친숙하게 보일겁니다. 미쓰비시에서는 84년 출시되어 92년까지 판매하였고, 이후 2세대 모델이 현재까지 풀체인지급 부분변경을 거치며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트럭이 아닌 기중기로 분류되어 주황색 건설기계 영업용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습니다.



우핸들에 일본 트럭에서 볼 수 있는 쪽유리도 보이네요.

그릴을 보아하니 90년 부분변경 이후 생산된 차량으로 보입니다.


부분변경 이전에는 현대 91a처럼 그릴에 큼지막하게 'F U S O' 레터링이 붙어있었습니다. 즉 90년부터 92년 사이에 생산된 모델이라는 이야기겠죠. 지금은 국산 중장비의 성능도 월등히 좋아졌고, 선진국 반열에 오르며 중고를 사서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제력도 갖췄지만 이 시절만 하더라도 산업화에 힘입어 다수의 중고 중장비가 수입되었습니다. 이 차량 역시 일본에서 그렇게 한국으로 넘어왔을겁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보통 '서울07가1234' 형태의 건설기계 번호판을 연상하는데 한글 부호가 없는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더군요. 정확히 언제 이 기중기가 한국으로 수입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한글 부호가 없는 90년대 중반 이전에 부착된 중장비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07'이 기중기를 나타내는 번호고, 한글 부호가 없는 '서울07-1234' 형태의 번호판입니다. 건설기계용 번호판에 언제부터 한글 부호가 들어갔는지 명확한 자료를 찾을 수 없어 대략적인 수입년도를 추정 할 순 없지만 최소 90년대 중반 이전에 수입되었으리라 추정됩니다. 


대략 2~30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이나 독일에서 중고 중장비를 수입하는 일이 잦았지만, 지금은 사용하던 중고 중장비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뒤로하고 갈길을 갑니다.

얼마전까지 자격증 취득기를 올렸던지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도 기중기를 운행 할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 경험은 없지만 운전석에 올라탄다면 무자격자도 아니고 타다노(TADANO) 기중기로 배우고 시험을 봤기에 조작에는 문제가 없을겁니다. 뭐 말이 그렇지 타 볼 기회가 있어야 타보죠..


여튼 올드카 목격담에서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건설기계를 처음으로 다뤄보았습니다. 크레인의 대형화로 소형 크레인의 모습을 예전만치 쉽게 볼 수 있지는 않습니다만, 멀리 한국땅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는 미쓰비시 파이터 크레인이 앞으로도 부디 별 탈 없이 현장 곳곳에서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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