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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자동차 경매장(예. AJ 기흥, 현대글로비스 시흥 분당 양산 등)으로 경매 출품을 위해 들어가거나 낙찰받아 나가는 차량들의 경우 깔끔하게 잘 타던 차들도 있습니다만, 차량의 컨디션과는 별개로 실내/외 상태가 매우 더럽거나 손상이 심한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영업을 목적으로 리스나 장기렌트의 형태로 출고하여 계약기간동안 막 굴리는 차들이 경매에 출품되는 경우에 많이 보이는데, 실밥이 다 보이는 타이어를 그대로 끼우고 있거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실내 상태를 보이는 차들의 출처를 보면 거의 그렇습니다. 


뭐 여튼 오늘은 인천 석남동에서 분당경매장이라 쓰고 광주시 오포읍에 소재한 '글로비스 분당경매장'으로 향하는 오더를 배차받아 가게 되었습니다만, 차를 찾을 때도 한참을 헤매었고 거기에 방전까지 되어있어 출발도 늦어졌지만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건 바로 이 차량의 실내 상태가 아녔나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봐도 불결하다 느껴질 수준으로 더럽습니다.

그냥 흙먼지도 모래도 아니고 시멘트 가루입니다. 


딱 봐도 현장에서 막 굴린 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총 다섯대가 같은 위치에서 출발했었는데, 다른분들은 문을 다 닫고 에어컨을 틀고 가는 모습을 봤었으니 이것보단 차 상태가 조금은 깔끔했으리라 짐작됩니다만, 저는 도저히 문을 닫고 갈 수가 없는 상태였던지라 고속도로까지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갔었습니다. 문 닫고 그냥 가자니 재채기를 계속 하고, 그렇다고 에어컨을 켜도 에어덕트 안에 쌓인 시멘트 가루들만 뿜어져 나옵니다. 그냥 중국발 미세먼지랑 매연 마시는게 훨씬 나은 상태입니다.



주행거리는 약 3만8천. 2015년에 출고된 차량으로 차량은 2년입니다만..


사이드브레이크를 여러번 확인하고 풀었음에도 켜진 경고등. 그리고 과연 4만이나 탄 차가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수준으로 ABS VDC 경고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거의 허당수준인 사이드브레이크 레버를 풀고 혹시나 브레이크가 계속 잡힌건 아닌가 싶어 수차례 확인을 했습니다만, 바퀴가 끌려간다거나 잡아당기는 느낌도 없었고 라이닝 타는 냄새도 나지 않으며 별 문제없이 굴러가더군요.


다행히 엔진은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조향이 문제네요. 우측으로는 맥아리 없이 핸들이 돌아가는데, 좌측으로는 마치 무파워 핸들마냥 일정 수준에서는 더 힘을 주어야 뚝뚝 끊겨가며 돌아갑니다. 오무기어까지 맛이 간 듯 합니다.



뭐 시트 상태도 말 할 건 없습니다. 시트에도 시멘트가루가 잔뜩 묻어있네요.


검정색 가방도 시멘트가루가 다 묻어버렸고, 검은 바지를 입고 차에 올라탔던 저 역시 바지에 진회색의 시멘트 가루를 잔뜩 묻혔습니다. 다른분들도 실내가 참 더러웠다는 얘기를 하시긴 했지만, 제 차 만큼 더럽진 않았던걸로 보입니다.



뒤는 뭐 파손된 시트와 더불어 그냥 시멘트밭입니다.


뒤는 문 한번 열어보고 바로 닫았습니다. 어짜피 창문을 열고 가면 공기가 순환하며 저 시멘트들도 바람에 흩날리긴 했겠습니다만, 그냥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혐오감이 들더군요. 뭐 여튼 밟으면 나가긴 합니다만, 어정쩡한 핸들 상태 덗에 100km/h 안팍에서 천천히 주행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커브만 나오면 컨트롤이 힘들다보니 무조건 속도를 줄였구요. 여러모로 힘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


경매에 출품되고, 누군가가 낙찰받아 가져 갈 때도 아니 그 이전에 성능검사를 위해 차량을 옮길 때 역시 고생 좀 하겠죠. 제가 다시 탈 일은 없겠지만 부디 좋은 낙찰자 만나 깔끔해진 모습으로 새 주인 찾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차들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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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지만 일이 죽어라고 안되던 월요일이였습니다.


오전에 올라오던 오더는 죄다 놓쳐버리고, 현대차 출고장에서 출발하는 오더를 하나 잡았는데 오늘 출고일정이 아직 안잡혔다고 하나 캔슬되고.. 그러다가 집 근처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오더 하나가 올라오더군요. 수출을 위해 송도유원지로 나가던 봉고 프론티어 1.3톤 차량이였습니다.



나름 그래도 프론티어 후기형. 2003년식입니다.


99년부터 02년까지는 1.4톤 모델로 판매되다가, 02년 하반기부터 04년 봉고3 출시 이전까지는 1.3톤 모델로 판매되었다 합니다. 종전에 구형인 프론티어 1.4톤 모델을 타고 익산에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만, 얇고 뼈밖에 없는 핸들을 돌리는 것 보다 마이티 아니 파맥스에 달려 나오고 군용차에도 달려 나오던 적당히 굵고 크기도 적당한 이 핸들 역시 돌리는 맛은 있습니다. 봉고3 1.4톤은 너무 튀는데, 프론티어는 승차감도 무난합니다.


애초에 차를 주신 분이 시동까지 다 걸어주었기에 큰 문제 없나보다 생각하고 출발을 했습니다만, 수온게이지 바늘이 점점 올라가더니만 H 가까이 올라갑니다. 혹시나 싶어 전화를 해 보니, 80 이상 밟으면 수온게이지가 치솟는다고 하더군요. 진작 그걸 알려줬어야지.. 너무 늦게 알려주었습니다.


삽교호 방조제를 건너면서 마땅히 들어갈 정비소도 없었고, 살살 가고 있었습니다만 인주를 앞두고 연기를 내뿜고 도로 한복판에 서버렸네요.



날이 더우니 이렇게 퍼지는 차가 많습니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습니다. 시동을 끄고 탄력으로 겨우 교차로 진출로 근처에 차를 세웁니다. 고속도로를 탈까 하다가 그냥 삽교호 아산만 건너서 올라가자고 생각하고 고속도로에 올라가지 않았던게 천만 다행이네요. 고속도로에 올라탔더라면 더 큰 일이 벌어졌을수도 있었으리라 판단됩니다.



여튼 차를 주셨던 딜러아저씨와 보험사 렉카를 열심히 기다립니다.


인천까지 올라가는데 80km/h 이상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이럴 줄 알았더라면 저같은 로드탁송 기사한테 떨어질 차가 아니라 진작에 캐리어에 올려서 평화롭게(?) 올라갔을 차량입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멀리는 안와서 다행입니다.


견인차가 도착하고, 가까운 정비소로 향합니다. 라디에이터만 갈면 충분히 갈 수 있다 카네요.



이게 냉각수로 보이십니까? 흙탕물로 보이십니까?


여튼 냉각수 상태가 저리 개판입니다. 80이상 밟지 않으면 상관 없다고 하던 얘기로 봐선 이미 오래전부터 라디에이터가 터져서 냉각수가 쏟아졌단 소리인데, 이 차를 팔지 않았다 한들 이 더운 여름에 어디 좀 가다보면 분명히 퍼졌을거라 생각됩니다.


차 안에 담배곽이 굴러다니는걸로 보아 담배꽁초 썩은 쾌쾌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었는데, 담배꽁초 썩은 냄새가 아니라 다썩은 냉각수에서 나는 냄새더군요. 달달한 냄새였다면 훨씬 더 빨리 알아채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비흡연자 입장에서 내 차도 아니고 처음 타는 차에서 담배꽁초 썩어서 나는 냄새랑 상당부분 유사한 다썩은 냉각수 타는 냄새를 어찌 가려내겠습니까



여러모로 라디에이터 교환 후 시동을 걸으니 차가 요동을 칩니다.


혹시나 했더니만 역시나 헤드까지 문제가 있네요. 헤드가 잘 망가지기로 유명하답니다. 애초에 곧 말소되어 한국땅을 떠날 차량에 새 라디에이터와 새거든 재생품이던 멀쩡한 엔진 헤드는 사치입니다만, 이렇게 된거 어쩔 수 없죠. 여튼간에 재생품 엔진헤드를 구해서 교체하고 간다고 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니 결국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 늦게나 수리가 끝난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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