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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로 기억합니다.


집에 평범히 있는데, 동네 친구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오랜만에 보는 다른 친구와 함께 저희 집에 놀러오겠다고 합니다. 마침 피자를 주문해놨는데, 어서 와서 함께 피자를 먹자고 합니다.


여튼 친구들이 도착할 즈음 피자가 먼저 도착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피자를 먹었습니다.


그리곤 투싼에서 렉스턴스포츠로 기변한 친구의 차를 함께 시승해보기로 합니다.



지난 9월 명절 즈음에 새로 출고한 차량이라고 하네요.


유로6C 기준을 충족하는 요소수를 먹는 모델이라고 합니다. 렉스턴스포츠 프레스티지 스페셜. 차값에 이런저런 장착비용까지 해서 대략 4,500만원의 가격을 자랑한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개인적으론 쌍용 픽업트럭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승용차는 명함을 내밀지 못할 가격대를 자랑합니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바디업과 함께 32세팅이 이루어진 차량입니다.

G4렉스턴은 7단 벤츠제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었으나, 렉스턴스포츠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됩니다. 


일본 토요타 계열사인 아이신AW에서 제작한 6단 자동변속기입니다. 여튼 핵심부품에 일제가 적용된 차량인데 왜 노재팬을 붙였냐 하니 쌍용차라 괜찮다 합니다. 할 말은 많지만 친구하고 그런 얘기로 더이상 옥신각신 하기 싫으니 넘어갑니다.


여튼 생각 이상으로 차량의 승차감은 부드러웠습니다. 


오프로드라고 하긴 뭐하지만 승용차로 찾아오면 극한을 맛보는 원효봉 중계소에 올라가기로 합니다.



근처에 누군가가 올 때 마다 찾는 공간입니다.


확실히 승용차에서 느끼던 감각과는 다릅니다. 해발 700m 고지에 올라오니 바람도 매우 거세게 불어옵니다. 대략 가야산 야경을 감상하고 내려가던 도중 아쉽게 느껴지는지라 정통 오프로드를 느껴보기 위해 내포신도시 내의 개발되지 않은 유휴지를 향해 갑니다.


정글과도 같은 숲에 난 험난한 길을 타고 넘어갔다 돌아오니 재미나긴 합니다. 그렇게 돌아가려는 찰나에 밭처럼 보이는 트랙터가 지나간듯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저기 한번 들어갔다 오자고 하기에 들어갔습니다만...



빠졌습니다.


평범한 밭처럼 보이던 땅은 안쪽 깊숙히 들어가니 그저 뻘밭이였습니다. 아무리 악셀을 밟아도 점점 더 깊숙히 빠질 뿐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렉카가 들어와도 당연히 뻘밭에 빠진 차량이 두대가 될테고요.. 큰일이 났음을 직감하고 구난을 요청합니다.



전동윈치가 달린 차량에 구난을 요청하고 대략 한시간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면서 주변에서 커다란 나무를 가져와 바퀴 앞뒤로 대어보기도 했지만 역부족. 여러모로 이럴 줄 모르고 들어왔지만 평범하게 오프로드 체험을 하려 했던 세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결과물이였습니다.



바로 길 건너편에는 아파트도 보입니다.


건너편에 아파트가 보이는 도심 한복판에서 뻘밭에 빠져서 나오질 못한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있으려나요..



이곳은 사방팔방에 도깨비풀로 가득한 도깨비풀(도깨비바늘) 밭이였습니다.


무릎 아래로는 도깨비풀에 점령당한 상태. 아무것도 없는 밭이 아니라 사방에 도깨비풀이 널려있는 도깨비풀밭이였습니다. 거기에 드문드문 보이는 물웅덩이에 발이 빠지기도 하고, 구난을 기다리며 차에 앉아 도깨비풀을 하나씩 떼어내는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이 구렁텅이에서 탈출시켜 줄 코란도스포츠가 왔습니다.



윈치까지 달고있는 33세팅이 된 코란도스포츠입니다.


친구보다도 오프로드 경력이 더 있으신 분이신지라 혼자 빠진 상황에서도 영리하게 빠져나오시더군요.



뒤로 가서 윈치로 잡아당깁니다.


처음에는 렉스턴스포츠가 훨씬 더 무게가 나가는지라 잡아당기는 코란도스포츠가 밀렸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니 렉스턴스포츠가 뒤로 밀려옵니다. 어느정도 밀려온 시점에서 자세를 바꾼 뒤 다른 각도로 잡아당깁니다.



하필이면 왜.... 비까지 내립니다.


도깨비풀이 가득한 뻘밭에 빠진것도 억울한데 비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차를 꺼내는 작업에 혹시 문제가 생길까 밖에 나와있었습니다만, 비가 내리니 차에 탑니다. 그리고 마침내 차를 빼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차를 꺼내주기 위해 들어왔던 코란도스포츠 역시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다행히 바로 빠져나오더군요.



엄청난 똥덩어리들이 차체에 묻었습니다.


비는 내리고.. 그렇다고 이 상태로 주행을 할 순 없으니 바로 세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세차장에서 한참동안 흙덩어리를 털어낸 뒤 집에 들어가니 새벽 한시 반.... 늪지대에 빠진 시간이 아홉시 조금 넘었던 시간이였음을 감안한다면 네시간을 고생하고 왔습니다.


이날의 고생은 아무래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만나서 얘기를 할 때 마다 계속 생각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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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목격한 구형 코란도입니다. 


94년식. 말 그대로 후기형 모델입니다. 구형 지역번호판(경기2 수)에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보존중이였는데, 지하주차장에만 세워를 둔 것인지 휠의 분진과 일부 바랜 부분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거의 완벽한 수준이였습니다.


코란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전에 92년식 소프트탑을 보았던 일화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누가 봐도 완벽한 상태의 코란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근래에 와서 새로 칠을 하거나 부품을 교환하는등의 작업 없이 구형 지역번호판과 함께 세월을 같이한 부품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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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넷의 선명한 KORANDO 레터링. 그리고 측면 휀다에는 스포티(SPORTY)라는 레터링이 붙어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아도 스포티가 어떤 트림이였는지 보이질 않네요.



천장의 '오프 로드 익스프레스'(OFF ROAD EXPRESS) 스티커가 바랜걸 제외하면 완벽합니다.


휠의 분진도 세차 한번이면 말끔하게 씻겨나갈겁니다.



하다하다 한참 사제로 달던 카폰 안테나의 금장까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물론 어린아이도 스마트폰을 들고다니는 시대에 실제 차 안에 카폰은 없겠지만 말이죠.



몰딩은 뜯어졌지만, 그래도 딱히 깨지거나 코팅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 그대로 보존중인 스페어타이어 커버.



다만 이쪽은 문짝에 붙은 데칼이 사라졌네요..


제치 데칼을 과연 구해서 붙일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아쉽기만 합니다.




바랠대로 바랜 핸들커버가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말해줍니다.


코란도로 치자면 최후기형에 가까운 모델이지만, 그래도 온전히 제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더 이 모습을 간직하고 달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 모습 그대로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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