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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한서대 안에서 편의점 운영을 하는 아는 형을 만나러 갔다가 우연찮게 녹색 복사트럭을 보았습니다.



녹색 복사트럭에 녹색 구형 지역번호판이 달려있네요.


복사라고 해서 말 그대로 권투선수(BOXER)나 COPY를 떠오르시겠지만, 독일의 개 품종인 복서(BOXER)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물론 기아에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 마쯔다의 복서트럭을 기아에서 라이센스 생산 및 판매했던 것이고, 애초에 일본식 영어발음이 그렇듯이 복서(BOXER)가 복사(ボクサー)로 읽히다보니 차량의 공식 명칭이 복사가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복서견은 이렇게 생긴 개 품종입니다.


이러한 복사트럭은 일본에서는 1968년 생산을 시작하여 1980년에 단종되었지만, 국내에서는 90년대 초반까지 생산 및 판매되었고 지금도 시골에서는 아주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1971년 첫 생산 이후 80년대 중반까지 복사 엠블렘의 'O' 자리에 이 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부분변경 이후 사라졌고요. 92년 3월 후속모델이자 사실상 라이노의 하위모델이던 와이드복사의 출시 이후 93년 12월까지 병행생산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잔존해있는 복사트럭의 대다수가 90년대에 생산된 모델이더군요.


여튼 이 블로그 개설 초창기인 2010년 1월 4일에 지나가다 복사트럭을 보고 촬영한 사진을 올렸었고, 2012년 2월에 다시 갱신하여 재발행 했었습니다. 당시 출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메가트럭 와이드캡과 비교하며 같은 체급의 트럭이 이렇게 커졌다는 비교를 했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서산 한서대학교에서 본 복사트럭은 바큠로리(버큠로리)차량입니다.

신형 기아 엠블렘은 디자인으로 보아선 2000년대 밀레니엄 엠블렘 직전에 나온 디자인으로 보입니다.


Vacuum Lorry. 영단어의 의미대로 흡입하는 트럭입니다. 흔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진공청소기처럼 불순물을 흡입하여 탱크에 저장하여 옮기는 용도의 트럭입니다. 흔히 말하는 똥차. 분뇨차가 대표적인 버큠로리 차량이죠.


도시의 경우 일부 개발된지 오래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있어 이런 똥차를 볼 일이 거의 없겠지만 시골에서는 정화조를 주기적으로 비워줘야하기에 이런 차들이 종종 보이곤 합니다. 물론 이런 차량들도 신차로 대차되어 흔하디 흔하던 복사 똥차도 매우 보기 귀해졌습니다.




특유의 굴뚝마크가 인상적이죠. 사실상 세레스와 동일한 복사트럭의 핸들입니다.

복원한다고 말하며 빈티지 튜닝카를 만드는 사람들이 없어서 못산다는 세레스 핸들과 동일합니다.


내장재 상태는 28년의 세월을 보내며 갈라지고 뜯어졌지만, 그래도 빈티지 튜닝카들처럼 합판으로 이상한 구조물을 만들어대고 나름대로 비싼 가죽으로 뒤덮인 상태는 아닙니다. 당연히 학교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차량이니 그렇겠지요.



한서대학교 태안비행장에서 사용하는 차량입니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이 학교. 전국에 몇 없는 항공운항과와 비행장을 보유하고있는 학교입니다. 물론 항공과가 의대에 비빌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꽤 높은 입결을 보여주지요. 약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오며 태안비행장 소속이라고 하얀 페인트로 글자를 적어두었지만 이미 다 바랬습니다.


어지간한 학생들보다도 이 복사가 나이가 훨씬 더 많을겁니다.



차량의 후면에는 흡입호스로 사용되는 고압나선과, 묻은 이물질을 닦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편사호스가 걸려있었습니다.


물론 이 호스들이 부득이하게 번호판을 가리게 되는군요. 가물가물한 약 10여년 전 기억으로 동네에 돌아다니던 복사 분뇨차의 경우 번호판이 탱크 좌측에 달려있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게 순정상태가 아녔나봅니다.



좌측 대비 탱크의 우측은 녹의 흔적이 훨씬 더 많이 보입니다.


타이어도 출고 그대로. 발판 겸 휠의 나사를 고정해주는 저 틀도 그대로 붙어있네요. 아무래도 비행장 관내에서 움직이고 주기적으로 검사나 받으러 다니는게 전부일겁니다. 주행거리가 그리 많지 않으니 풍화와 부식을 제외하곤 나름 준수한 상태로 남아있겠지요.



프레임에도 부식이 보이긴 하나, 그래도 더러운 현장을 다니는 차가 아닌지라 전반적으로 깔끔했습니다.



조수석 문짝에는 복사 레터링이 그대로 잘 붙어있네요.


고무발판 역시 온전한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뭐 운전석에도 탈 일이 별로 없었겠지만, 조수석쪽은 더 없었겠지요.



운전석 문짝의 도어트림이 자꾸 떨어지니 청테이프로 부착을 해 둔 모습입니다.


다른 스티커는 청테이프에 덮여버렸지만 공장기아 로고와 기아산업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찍힌 주의스티커는 그래도 청테이프의 늪을 피해서 잘 살아있네요. 특장차 가격이 한두푼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활용빈도가 높은 차량도 아닌지라 아무래도 앞으로 5~6년은 더 굴리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등록원부를 확인하니.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한서대학교의 개교일은 1992년 3월 9일.

복사트럭의 등록일은 1992년 3월 6일.

만 27년의 세월을 버틴 이 차의 주행거리는 12,114km.


그렇습니다. 학교의 역사와 지금껏 함께 해 온 역사적으로도 매우 유서깊은 트럭입니다. 물론 비행장에서 폐유의 처리를 위해 어쩌다 한 번 수준으로 사용하는 차량이라지만 주행거리가 이리 짧은 줄 몰랐습니다. 태안비행장에서 6개월마다 검사를 위해 가는 검사소의 거리가 약 41km. 검사소를 경유하여 서산캠퍼스까지 가면 약 48km입니다.


당연하게도 편도 운행거리며, 왕복 운행거리는 약 80km 이상이겠지요. 대략 따져보면 검사받으러 다니는게 운행의 전부로 보입니다. 그마저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주행거리가 겨우 27km 수준인것으로 보면 아마도 서산캠퍼스에서 세워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튼 앞으로도 오랜 세월을 한서대학교의 역사와 함께 복사트럭 역시 잘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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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강3교에서 발견한 와이드봉고입니다.


와이드봉고는 마쯔다의 3세대 봉고를 기반으로 1989년 출시되어, 95년 부분변경 모델인 'J2'를 포함하여 97년까지 판매된 기아자동차의 소형트럭입니다. 보통 J2는 별개로 치고 와이드봉고라 하면 89년부터 94년식 모델까지를 칭하기도 하지요. 여튼 92년형을 기점으로 기존 와이드봉고 헤드라이트가 조금 더 와이드하게 변하기도 했습니다.



충북 8. 구형 지역번호판을 달고있는 매우 깔끔한 상태의 중기형 와이드봉고.


그렇습니다. 초기형은 헤드램프가 조금 작고, 흔히 보았던 중기형 와이드봉고의 모습입니다. 조회해보니 92년 8월에 등록된 모델이네요. 여튼 광은 나지 않아도 육안상 큰 흠집 하나 없이 잘 보존된 차량입니다. 번호판 역시 크게 바랬다는 느낌이 없었고요. 적재함에는 호루가 씌워져 있어 아마 포장마차 형태로 사용하는 트럭으로 보입니다.



잘 살아있는 OK스티커.


근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빛을 보아온지라 변형은 있었지만 공장기아 로고까지 선명히 살아있습니다.



차량 내부에는 낚시 찌를 비롯하여 낚시용품들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깔끔한 내부. 도어트림에 들뜬곳 하나 없고, 시트도 대시보드도 어디 하나 깨지고 찢어진 부위 하나 없습니다.


경이롭습니다. 먼지 하나 없다니... 비록 영업을 위한 수단이지만, 차주분께서 소중히 다루시는 모습이 사진 너머까지 느껴집니다. 특성상 주행거리는 약 9만km 수준으로, 많이 타지 않을 걸 떠나 아직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유리창에는 사각형 모양의 썬팅지가 붙어있는데....


이미 오래전 에쓰오일로 사명을 변경한 쌍용정유의 로고가 붙어있습니다. IMF 여파로 인한 쌍용양회의 지분매각으로 사실상 그룹 계열사에서 벗어나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된게 2000년이니 썬팅지가 부착된지 최소 18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전반적으로 눈에띄는 부식 하나 없이 양호한 상태입니다.


여기저기 찍힌 부분이 존재하긴 하고 문짝과 차체 그리고 적재함의 칠 색이 좀 다르지만, 30년 다 된 트럭이 이 상태라면 주변의 시선을 끌기에도 충분합니다. 거기에 분진 하나 없이 잘 관리된 휠 상태 역시 완벽한 수준입니다.



후미등 주변으로는 깨진부위와 락카칠을 했던 흔적이 보이긴 합니다.


그래도 제치 스티커도 다 살아있고, 이정도면 준수하지요.



전착도장 적재함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이야 뭐 전착도장이 일반적인 제작공정입니다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렇게 내세울만한 자랑거리였습니다. 큰 부식 없이 잘 관리된 이시절 전착도장 적재함이, 툭하면 썩어버리는 요즘의 포터와 봉고 적재함보다 품질면에서는 더 우수하지 않은가 싶네요.



최대적재량 1000kg 스티커 역시 잘 붙어있습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스티커도 바래고 일부 뜯겨나가긴 했지만 말이죠.



반대편은 상대적으로 색바램이 덜합니다.



와이드봉고 레터링과 파워스티어링 레터링.


파워스티어링 레터링은 새로 가져다 붙인듯 보입니다.



칠의 상태는 반대편 대비 온전하다만, 상대적으로 기스나 흠집은 반대편 대비 많이 보이네요.


그렇습니다. 밤새 내리던 비를 피해 금강변에서 위로 올려둔 차량입니다만, 며칠 뒤 다시 가보면 금강휴게소 뒷편 금강변에서 천막을 펼쳐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겠죠. 부디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세월에 준하는 오랜세월을 금강휴게소 근처에서 손님을 맞으며 오래오래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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