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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그리고 눈구경이 힘든 일부 경상도지방에는 눈이 얼마 내리지 않았다 합니다만, 수도권 이남으로는 눈잔치 그 이상의 눈잔치를 보여줬었죠. 호남권 최대 도시인 광주 역시 폭설로 도심이 마비가 되었고, 서천에는 30cm 가까운 눈이 쌓였다고 합니다. 당진은 그정도라 명함은 내밀지 못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참 많이 왔습니다.


울릉도 제주도처럼 섬 전체가 마비되는 수준은 아녔지만, 이 작은 동네 역시 폭설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설작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 아파트 진입로..


경비아저씨 혼자 치우기엔 상당히 버거운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막상 염화칼슘을 뿌려대고 치워봐야 금방금방 쌓이는 상황이니 손 대봐야 득될게 하나 없습니다. 화요일 오늘도 오전엔 내내 눈이 내리긴 했으니 아직도 진입로 위엔 눈이 쌓여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꽤 녹았습니다.



골목길은 더 심각하더군요. 

나름 제설차 빙의해서 차도 사람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골목길로 들어왔습니다만..


차가 그냥 푹푹 빠집니다. 결국은 밀고 온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차가 그냥 서버리네요. 어느정도 사람이 다닐만큼 눈을 치워둔 다음에야 차가 움직입니다. 그렇게 서너번 골목길로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네요.



30cm까진 아니고, 약 20cm정도의 적설량을 보입니다. 발이 푹푹 들어갑니다.


보통 눈이 오면 신나서 날뛰는 동네 개들이 보일법 합니다만, 백구급 중형 대형견이 아닌 동네 발바리들이 다니기에는 눈이 꽤 많이 쌓였습니다. 발은 푹푹 들어가고 신발 안은 다 젖어버렸습니다. 그냥 장화나 부츠같은 목이 긴 신발이 아닌이상 답이 없어보이네요.



저러고 집에 돌아오니 휠도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쿡쿡 눌러서 빼자니 빠지지도 않네요.


여튼 신개념 휠튜닝은 생각보다 볼만 합니다만, 연비저하와 밸런스 불균형으로 인한 고속주행시 떨림현상을 불러옵니다. 자연적으로 놔두니 화요일 오전 출근길까지 붙어있더군요. 결국 화요일 오후에 다 녹은걸 확인하긴 했습니다.



사실상 아무도 오지 않는 화물차휴게소라 쓰고 공터라 읽는 곳에서 열심히 굴렀네요.


미끄러지기도 하고 드리프트 놀이도 해보고 급하게 풀 브레이킹을 해서 드드드드득 소리와 함께 작동하는 ABS 기능을 재미삼아 느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약 30분정도 놀고 지하주차장에 박아뒀습니다.



그러곤 오후 아홉시가 다 된 시간에 잠시 시내에 나왔습니다만, 굴삭기로 눈을 퍼냅니다.


사실 시내 구석구석은 암만 상인들이 자기 가게 앞 눈을 쓸고 해도 답이 없었거든요. 결국 늦은 밤에 굴삭기가 진입해서 눈을 쓸어담고 있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돌아서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굴삭기가 한번 쓸고 간 자리는 깔끔하더군요.


2016년 초, 다시 겨울이 찾아오기 전까지 눈이 내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찜통같은 여름엔 아마 1월 어느 주말, 굴삭기로까지 눈을 퍼내던 오늘날을 그리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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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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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할게 없더군요. 그래서 산을 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뭐 당진에 아미산이 있다면 옆동네 예산에는 가야산 수암산 덕숭산 등등 산이 참 많습니다. 높은 산까지 가기엔 저질체력으로는 무리고, 그냥저냥 동네 언덕배기 수준의 수암산을 타기로 마음먹습니다.



돋는 글이 하나 보이는군요. 나무가 뿌리째 뽑혔던 그 산입니다.


수암산은 그냥저냥 280m급 언덕이라면 언덕입니다. 대체적으로 등산로가 무난한 수준이며 능선을 타고 바로 홍성의 용봉산 도립공원까지 이어집니다. 용봉산도 썩 높은 산은 아니기에 산악회의 단체 산행이라던지 자주 올라가는 등산객들의 경우 수암산과 연계해서 두 산을 넘나들곤 하지요. 수암산으로 올라가서 용봉산 정상까지 찍고 오는데 왕복으로 딱 다섯시간 코스가 나옵니다.






덕산온천 관광단지의 나름 대중적인 목욕탕 세심천에서 출발합니다.


가파르지 않은 수준인지라 뭐 쉬엄쉬엄 올라갈만 합니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삽교 석조보살 입상'을 가르키는 작은 표지판이 하나 있습니다.


돌로 만든 서있는 불상. 그저 평범한 동네 언덕 수준으로 여길법한 산이 아닌 나름 소중한 고려시대 보물이 존재하는 그런 산입니다. 이 일대가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버지인 남원군(고종의 할아버지)의 묘를 쓴 자리가 있기도 하다보니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묘지가 보이기도 합니다. 


뭐 그만큼 경치가 빼어납니다.



수암산에는 작은 계곡이 흐릅니다. 예전엔 가재도 살정도로 나름 콸콸콸 흘러갔는데..


어느순간 공사를 하더니만 물 흐르는 모습이 보기 힘들어졌는데 그래도 최근 비가 좀 내리고 눈이 좀 쌓였던지라 졸졸졸 시냇물이 흘러내려갑니다. 



무려 고려시대 부처님. 천년의 세월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으십니다.

두개의 돌을 이어붙여 만든 석상으로 보물 제 50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어 위키백과에도 기록되어 있군요. 바로가기



부처님은 이 자리에서 천년동안 저 넓은 평야를 바라보고 계셨겠지요.


국가의 흥망성쇄 그리고 전쟁과 최근 이 일대 내포신도시로 인한 개발붐 역시 다 보고 계셨을겁니다.



부처님을 지나 돌고 돌아가니 수암산 정상까지 0.4km 남았다고 합니다. 


석조보살 방향으로 조금 돌아서 올라가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뭐 반 이상 올라왔답니다.



평소 상당히 가파른 경사였던지라 자주 넘어지고 했던 구간인데.. 계단이 생겼습니다.


2015년 수암산 등산로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계단을 만들었다 하는데.. 저 자재들 사람들이 들고 올라왔을테지요.. 상당히 힘들고 고된 작업이 아니였을까 사료됩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산성 터가 있었다는 안내팻말이 붙어있습니다.


수암산성은 수암산의 정상부를 포함하여 북쪽과 서북쪽 지역을 감싸면서 만들었다. 성의 크기는 둘레가 약 540m이며, 흙과 돌을 섞어서 쌓았다. 성벽은 대부분 약간의 흔적만 남아있는데, 서북쪽에서는 막돌을 쌓은 성벽을 잘 볼 수 있다. 성의 내부에는 북쪽으로 치우친 곳에 약간의 평지가 있어 건물터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로 판단되는 기와가 확인된다. 수암산성은 수암산의 제일 북쪽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으며, 북동쪽의 예당평야를 한눈에 감시하는 기능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합니다. 매번 지나다니면서도 수암산에도 산성이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었는데.. 이번에 좋은 사실을 알아가는군요. 상당히 오래전 축조했던 성이라 그런건지 사실 남은건 별로 없습니다만, 우리 선조들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가 아니였을까 생각됩니다.



조금 더 올라가보면 수암산 등산안내도가 보입니다.


썩 큰 산은 아닙니다만 등산로도 다양하고 나름 봉우리도 꽤 많습니다. 중학생 시절로 기억합니다만, 세심천으로 올라가서 갈때까지 가보자고 최고봉 찍고 용봉산주차장으로 내려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아는 아저씨를 만나 그분 차를 타고 세심천까지 갈 수 있었지요.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그저 그런 촌동네였습니다만, 지금은 충청남도청이 옮겨왔고 신도시로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랍니다. 서울의 북한산과 같은 역활을 우리의 수암산과 용봉산이 해내고 있습니다.



한켠에는 요런 돌탑도 보이곤 합니다. 


언젠가 년초에 올라왔을땐 무당아주머니가 여기서 제를 지내고 계시더군요. 산신령님께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린다고 제를 올리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거의 산 정상에 가까운 이곳까지 제수용품을 들고 올라왔다는게 어찌보면 대단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었답니다.



나뭇가지에 가려져서 보이진 않지만 내포신도시는 한창 개발중에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겹치고 밑에 세종시에 비해 관심도 많이 받진 못했습니다만 암만 그래서 별거 아닌듯 보여도 이 산 역시나 공시지가는 꽤 많이 올랐으리라 생각됩니다. 저 동네 사시던 어르신들만 계탄거지요..



뭐 사진상으론 정말 험난한 여정처럼 보이시겠지만 약 40분에 걸친 산행이 끝났습니다.


정상입니다 정상. 정자 하나 딱 놓여있고 작은 비석 세워진게 정상입니다. 사실 용봉산 능선에 위치한 작은 봉우리 개념인지라 대다수의 등산객들은 수암산 정상을 넘어 용봉산 방향으로 향합니다. 저기까지만 가도 땀이 제법 나고 평발에 가까운지라 발바닥도 꽤 아파서 그냥저냥 하산을 결정합니다.



4차선 국도가 산을 굽이굽이 지나갑니다.

서로가자 굽이굽이 쳐가자 하늘에 닿을 너머까지...


그리고 비교도 안될 수준으로 높은 가야산도 보이는군요.



한켠으로는 윤봉길의사를 기리는 충의사도 보이는군요.


정 집에서 혼자 할게 없어서 나왔던 산행입니다만, 재미나게 하산해서 오랜만에 목욕탕도 가보고 여튼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답니다. 꾸준히는 못하더라도 앞으로도 종종 간단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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