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져'에 해당되는 글 3건


지난달 한시적 월급쟁이 생활과 함께 빌려왔던 그랜져 렌터카를 반납했습니다.


월 100만원씩 내고 타신다는데 비용 절감 차원에서 딱 한달 채우고 반납하고, 추가 급여와 기름을 넣어주는 조건으로 제 차로 다니기로 했네요. 그래도 꾸준히 탈 것을 생각하고 블랙박스도 달아놓았더니만, 딱 한달 채우고 반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얀색 그랜져 IG. 한달동안 삼각떼보다 더 많이 타고 다녔습니다.


현대의 대표적인 준대형 세단으로 사실상 동급에서 따라 갈 적수가 없는 차량입니다. 물론 따끈따끈한 신차인 쏘나타 DN8의 체격이 그랜져와 큰 차이 없는 수준까지 커졌다지만, 그래도 그랜져는 그랜져지요. 


렌터카인지라 LPG 차량인데, 85리터 봄베를 가득 채우면 80~85%정도 충전되니 약 72리터가 들어갑니다. 완전 바닥에서 71리터정도를 충전하고 달리면 약 470km정도 타더군요. 시내주행이 많다보니 연비는 6km/l 수준으로 책정되고 휘발유값 디젤값과 비교해보면 그리 경제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디젤딸딸이 삼각떼와 비슷한 토크를 자랑하지만 거의 두 배 수준의 배기량과 100마력 가까이 차이나는 람다엔진인지라 출력면에서 부족하거나 아쉽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발만 대고 있으면 140km/h까지 쭉쭉 치고 나가는 맛이 있었으니 말이죠.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293sec | F/1.7 | 0.00 EV | 4.3mm | ISO-40 | Flash did not fire | 2019:05:15 16:46:03


짐을 정리합니다.


참 반년같은 한달을 보냈습니다. 블랙박스도 탈거하고 짐도 마저 챙겨놓습니다. 결과적으로 충전소 휴지만 가득하네요. 어짜피 쓸 수 있는 휴지들이니 사무실에 모아둡니다. 열심히 충전소의 자동세차 쿠폰을 모았습니다만, 세차는 딱 한번 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아래에..



기여코 충전소 쿠폰으로 세차를 하러 갔다가, 남의 차를 긁고 왔네요.


SM7 뉴아트입니다. 크롬 몰딩에는 묻지도 않았고요. 세차를 하고 셀프세차코너에서 에어건을 쓰다 놓쳐서 휀다도 찍혔는데, 후진하다가 남의 차를 긁었습니다. 경미하게 보이는 상처인데 공업사 가서 범퍼 도장과 함께 후미등 교체 견적까지 내놨길래 걍 알아서 따지라고 보험처리 했습니다. 


굳이 세차 쿠폰 쓰겠다고 갔다가 두 건이 연달아 터지고 집에 가던 길에 킥보드 타다 구르고.. 다음날 아침엔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0층에서 계단 타고 다녔고요. 이리 안풀리니 살고 싶었겠습니까.



그랜져 역시 단차가 생기거나 깨지거나 찢어진 부분 없이 칠만 벗겨졌습니다.


걍 자차 자부담 내고 처리. 지난달엔 예상치도 못하게 타이어 찢어먹어서 웬 양아치 타이어집에서 안써도 될 돈을 쓰고오더니 이번달에는 자차 자부담금으로 생 돈 나가네요. 매월 수십만원씩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니 돈이 모이겠습니까. 좀 모이면 크게 터져서 나가고요.


항상 이런 레파토리이니 긍정적으로 살 수 없습니다. 



여튼 정말 긴 한달이 지났습니다. 약 2,200km를 타고 반납했네요.


여러모로 그랜져는 그랜져라 좋았습니다. 넓고 시트도 편안하고 나가기도 잘 나가고요. 그렇지만 이젠 이별입니다. 정말 길고도 긴 한달 잘 타고 다녔습니다.



앞으로 거리에서 마주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짧았지만 긹고 굵은 한 달을 보냈습니다. 나름 그래도 6개월 타고 다닐 차라고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데 헤어진다니 또 아쉽기만 합니다. 아직 3만km도 타지 않은 차량이니, 앞으로도 더 달리고 달릴 일만 남았겠지요. 앞으로도 다른 운전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철한자구/서해대교

잉여로운 일상 속에서...


어느순간부터 잘 보이지 않게 된 시대를 풍미한 대형세단.


각그랜져는 역사적으로나 여러모로 보존의 가치가 있어 지금까지도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다가 도로 위에서도 간간히 하나 둘 보이긴 하다만, 뉴그랜져는 역사적인 가치도 1세대 모델에 비해 덜하고 간간히 1인신조로 굴리고 계신 어르신들이 차를 몰고 나오는 일이 아니라면 보기도 참 힘듭니다.


저 역시 폐차장행 오더에 '그랜져'라 찍혀있기에 XG겠거니 하고 갔지만, 어느순간부터 보기 귀해진 뉴그랜져였네요.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60sec | F/1.7 | 0.00 EV | 4.3mm | ISO-50 | Flash did not fire | 2018:05:23 19:22:03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120sec | F/1.7 | 0.00 EV | 4.3mm | ISO-80 | Flash did not fire | 2018:05:23 19:21:54


1997년식. 후드 엠블럼은 에쿠스의 것으로, 트렁크에는 V6 3000 엠블럼이 붙어있습니다만...


당연히 에쿠스도 아니고 3리터가 아닌 2.5리터 사이클론 엔진이 적용된 차량입니다. 92년 출시되어 96년 고급화 모델인 다이너스티의 탄생 이후 플래그쉽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고, 그렇게 98년까지 생산하여 판매되었습니다.

 

22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차량의 상태는 비교적 괜찮았습니다. 트렁크 칠이 바랜걸 제외한다면 다른 부위에는 광도 살아있고, 어디 하나 까지거나 썩거나 깨진곳도 없었으니 말이죠.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10sec | F/1.7 | 0.00 EV | 4.3mm | ISO-1250 | Flash did not fire | 2018:05:23 20:03:57


주행거리는 23.5만km. 에어백 경고등을 제외하고 다른 경고등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쇼퍼드리븐 세단이였지만, 세월엔 장사 없습니다. 이미 터져버린 쇼바와 손으로 잡아당기면 뜯어질것같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 커버와 다 들고 일어난 대시보드 상단의 스피커 커버까지 말이죠.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10sec | F/1.7 | 0.00 EV | 4.3mm | ISO-125 | Flash fired | 2018:05:23 20:14:18


미쓰비시의 라이선스를 받아 현대에서 찍어냈던 사이클론 엔진입니다.


그랜져 자체가 미쓰비시와 함께 공동제작한 차량이니 미쓰비시의 데보네어와 거의 모든걸 공유하고 있습니다. 단지 커버에 붙은 현대 음각 대신 미쓰비시 엠블럼이 새겨져 있겠죠. 여튼 20년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이 보유하고 계셨던 차주분께서 신경을 많이 썼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에프터마켓용 스트럿바와 배터리 주변에 얽히고 섥힌 배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요.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120sec | F/1.7 | 0.00 EV | 4.3mm | ISO-80 | Flash fired | 2018:05:24 07:24:16


오디오에도 공을 들인 만큼, 스피커는 그대로 붙어있었지만 데크는 탈거된 상태입니다.


한 시절을 풍미하던 고급차도 센터페시아에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보면 처참하기만 합니다.


samsung | SM-N950N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2520sec | F/1.7 | 0.00 EV | 4.3mm | ISO-40 | Flash fired | 2018:05:24 08:06:00


그렇게 폐차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뉴그랜져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악셀 반응도 조금 둔했고, 이미 압이 빠져버린 쇼바와 더불어 하체 역시 정상은 아닌건지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불안하더군요. 추억 없고 사연 없는 차가 있겠습니까. 20년 넘는 세월동안 도로 위를 누볐던 뉴그랜져의 명복을 빕니다.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철한자구/서해대교

잉여로운 일상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