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그간 목격했던 두 갤로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 다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고, 한 대는 서울시내를 활보하고 있었으며 한 대는 경남 창녕의 한 골목길에서 사실상 창고와도 같은 상태로 부동차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5등급 경유차를 적폐로 낙인찍어 운행제한까지 시켜가며 적폐청산이라 쓰고 조기폐차라 읽는 행위을 유도하며 정말 많이 사라졌지만 갤로퍼2는 그래도 아직까지는 드문드문 보이고, 그보다 더 오래된 초기형과 사각 헤드램프로 대표되는 중신형은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룩 인스타갬성용 드레스업카'라고 읽는 관심갈구용 차량들을 제외하고 순정상태로 유지중인 차량을 보기 정말 어려워진 느낌입니다.
두 차량 모두 세월의 풍파는 이겨내지 못했어도 관심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리스토어라 쓰고 빈티지룩 인스타갬성용 드레스업카'와는 거리가 먼 차량들이었습니다.
서울의 끄트머리 신월동에서 목격했던 9인승 갤로퍼입니다.
93년 10월 최초등록. 32년 가까운 세월을 서울땅에서 달리고 또 달려왔습니다.
중간에 번호판 교체가 한 번 있었는지 96년 이후의 두 자리의 '서울72 도'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9인승 차량 역시 승합차로 분류되어 승합 번호판을 받았기에 70번대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지요. 역시 승합 번호판과 함께 9인승 차량의 특징인 특유의 하이루프가 눈에 띕니다. 원본 파제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9인승 하이루프 갤로퍼 역시 6인 이상이 탑승한다면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태가 아주 우수하다고 보긴 어려워도 세월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무난하게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뻥튀기처럼 생긴 무언가를 가득 싣고 달리더군요. 아마 어딘가에 납품을 다니거나 운영하는 사업장의 자재를 싣고 다니는 용도로 타고 계신걸로 보였습니다.
적폐청산의 늪에서 살아남을수 있던 이유가 있었네요.
LPG 개조 차량이더군요.
2000년대 중후반에 한참 저감조치 지원사업이 시작되던 시기에 출력에서까지 손해를 보며 LPG 개조를 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인 사람들이 많았었습니다만, 현 시점에서 LPG 개조차들이 상당히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는 사실을 보면 세상 일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별 볼일 없는 무언가가 나중엔 높은 가치를 자랑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겠지요.
그렇게 30년 넘는 세월을 달리던 9인승 갤로퍼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은 창녕의 한 골목길에서 목격했던 95년 4월 등록의 뉴 갤로퍼입니다.
첫 인상은 부동차 치곤 꽤 깔끔한 느낌인데? 싶었습니다.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량이지만 눈이 덜 오는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깔끔한 느낌입니다.
번호판은 출고 당시에 부여받은 '경남2 코'로 시작하는 한 자리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육안상 보이는 구형과의 큰 차이점으로 사이드미러와 헤드램프의 형상 변화 그리고 그릴의 디자인이 변경되었습니다. 구형이 사실상 파제로를 거의 그대로 들여온 느낌이라면 중신형은 현대정공에서 자체적으로 손을 본 디자인이었는데, 현 시점에서는 다들 일제의 잔재인 구형개조를 하지 못해 안달난 아이러니한 상황이지요.
내부는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합니다.
박스도 보이고 생활용품도 보이고요. 잡동사니와는 별개로 오랜 세월 햇볕을 보며 트리플미터 커버가 조금 상한것을 제외하면 대시보드나 도어트림 등 내장재 상태는 상대적으로 우수하게 보였습니다.
후진하다 우측으로 세게 박으셨는지 큰 파손이 보입니다.
등화관제등과 코너범퍼는 깨져서 도망갔고, 테일램프 역시 커버가 깨져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부동차 치곤 꽤나 준수한 상태로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하니 여러모로 모진 풍파를 겪어왔던 흔적들이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 창고로서의 역할을 다 한다면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지겠지요.
좌측 전륜 휠하우스의 가니쉬 역시 깨져있었네요.
아무리 느리고 달구지같은 지프차라 하더라도 한 때 지금의 GV80과 비슷한 포지션의 차량이었는데 어떤 이유에서 한 자리를 지키며 창고로 말년을 보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남은 차생을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 않은 상태로 보내다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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