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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오늘의 초딩일기는 2002년 11월 4일. 그러니까 정확히 17년 전 오늘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당시 약 3년동안 십자매 한 쌍을 키웠었습니다. 십자매의 이름을 동생과 함께 지어주었는데, 숫컷의 이름은 '순돌이' 암컷의 이름은 '똘똘이'였습니다. 전날 밤부터 영하의 온도로 떨어지고, 관리 부주의로 암컷이였던 똘똘이가 죽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참으로 후회스러운 하루였습니다.


먼저 보고 오시죠.




제목 : 얼어죽어서 불쌍한 십자매


어제 영하까지 떨어졌다.

밤의 일을 아침에 발견했다.

남은 수컷은(이) 너무 짹짹거려서 발견되었다.

엄마가 비닐 장갑으로 꺼내서 놓았다.

그 뒤로 엄마가 지나가면 다시 넣어달라고 짹짹 거렸다.

엄마, 아빠도 너무너무 안스(쓰)러워서 후회를 하셨다.

새는 내일 묻어줄 예정이고, 새로운 암컷은 6일쯤에 엄마께서 사오실 것이다.

나는 그전 새가 하늘에서 잘 있기를 바라고, 새로운 새가 오면은 슬픔을 잊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렇습니다. 어제와 오늘은 그리 춥지 않았지만, 이 당시 11월 4일에는 한파가 불어닥쳤습니다. 


새장을 베란다에 놓았었는데 다음날 실내인 신발장쪽으로 옮길 예정이였습니다. 아침부터 짹짹거리는 소리가 커 베란다를 보니 암컷 똘똘이가 죽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당시 살던 아파트 화단에 잘 묻어주었습니다. 새 십자매는 결국 들이지 않는것으로 결정하였고, 혼자 남은 순돌이는 약 2년을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고 똘똘이 옆 자리에 잘 묻어주었습니다.


이 이후로 집에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았습니다. 단지 개 고양이만 애완동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가지 않을 이야기겠지만, 새가 죽은 것 만으로도 참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혼자 나와 살면서 새끼고양이를 잠시 데려다 길렀지만 엄마의 극렬한 반대로 다시 어미와 형제가 있는 집에 보내주었습니다.


여튼 지금도 애완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이 때 십자매를 키웠던 영향으로 조류를 좋아합니다. 밖에 나도는 참새와 같은 작은 텃새들도 좋아하고 애완조류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이별의 슬픔을 다시는 겪고싶지 않기에 작은 새장에 구속해가며 키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십자매 순돌이와 똘똘이는 어린시절 추억 한켠에 영원히 기억되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었지만, 언젠가 사후세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란 믿음은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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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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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뚜껑도 아니고 고무통도 아니고 바가지도 아닌 대야역.


대야역이라 하면 수도권에 살고 계신 분들은 지난해 개통한 시흥시 대야동의 서해선의 시흥대야역이나, 애매한 위치의 4호선 군포 대야미역을 연상합니다만 이보다 훨씬 먼저 생겨나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군산시 대야면에 소재한 대야역이라는 이름의 작은 역이 있습니다.



이 역에 왜 왔는지 말하자면 길으니 넘어가고...


1912년 지경리에 소재하여 지경역으로 개업하여 1953년 현재의 대야역이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루에 상행선과 하행선 무궁화호가 하행 5회 하행 4회 정차하는데, 대부분 교행하는 형태로 정차하는듯 합니다. 


물론 역사만 놓고 본다면 한일합방 2년 뒤인 1912년에 생겨나 100년이 넘은 역이지만 빨간 벽돌로 마감된 현재의 역사는 100년 전 지어진 건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옛 시골역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고, 무인역도 간이역도 아닌 1인근무지정역으로 역장 혼자 근무하고 있는 보통역입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작은 대합실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매표소 앞에는 벨을 눌러달라는 안내문과 함께 작은 벨이 있고, 저는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으로 표를 예매했기에 따로 매표소에 들리지는 않았습니다만, 곧 사람이 들어온 모습을 확인한 상대적으로 젊어보이는 역장님께서 기차를 타러 오셨느냐고 물어보시더군요.



플랫폼으로 나가는 방향.


방역중이라는 X배너가 서 있습니다만, 따로 방역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8~90년대에 주로 사용하였고,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짙은 갈색의 구닥다리 강철샷시로 만들어진 문입니다. 대략 3m 가까은 높이의 문은 173cm의 제가 열기도 조금 힘이 들어갔는데, 작은 면소재지의 역을 이용하는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문을 여시기에는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2004년 KTX 개통 초창기에 걸어놓았을법한 액자. 그리고 오래된 스피커와 매립형 CATV 유닛.


구형 로고의 인켈 스피커와 코드 그리고 콘센트 유닛과 케이블TV 유닛이 대략 80년대에 사용하던 물건들인지라 이 역사가 지어진 지난 세월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KTX 개통 당시 촬영했던 사진이 걸린 액자도 꽤 오랜세월 걸려있네요.



작은 원탁과 낡은 의자. 


이 작은 시골역 원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랜 세월을 버텼음에도 찢어지거나 망가진 부분 없이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알림판에 걸린 포스터들. 그리고 열차 시간표.


화장실로 들어가는 작은 문도 보이네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저 혼자이니 마음껏 대야역을 둘러봅니다.



작은 입구로 들어가면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나뉘어 있습니다.



80년대에나 사용했을법한 청색 바닥타일. 청소도구함의 나무문.


사진만 보면 악취가 풍길 것 같습니다만, 악취 없이 매우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세면대도 소변기도 모두 그시절 그대로. 다만 세면대의 오수가 내려가는 아이트랩만 비교적 최근에 교체한것으로 보입니다.



상행과 하행 총 9회 정차하는 대야역의 시간표.


저는 9시 13분에 정차하는 1556호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 역에 왔습니다만, 열차가 양쪽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교행을 한다는 이야기겠죠. 시간표상 정차하는 하행열차가 아닙니다만, 하행 열차도 문이 열렸고 내리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혹여나 



여객운임표입니다.


상행 종착지 용산까지는 15,100원. 하행과 상행 웅천까지는 기본요금으로 해결됩니다. 경유지가 많을수록 요금이 늘어나는 시외버스대비 확실히 저렴합니다.



열차시간이 임박하자 승강장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승강장으로 나가네요. 상행선 열차는 향나무 방향으로 들어오는 차라고 역장님께서 알려주십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낡은 정사각형 보도블럭. 곳곳에 깨지고 풀이 자라는 자리도 보입니다.


장항선 익산-대야구간의 복선전철화가 끝나고, 대야역을 시점으로 건설중인 군장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0년 이맘때 즈음이면 이 역도 새 철로 부근으로 이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때부터는 화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여객열차는 모두 통과 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철길 너머 보이는 대야역.


커다란 은행나무와 향나무들. 열차가 이 자리로 다닐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역은 사라진다 해도 나무는 잘 자라겠죠.



해가 뜨고 있습니다. 향나무 너머로 해가 뜨기에 제가 탈 열차가 올 철로는 그늘이 생겼습니다.



아직 아침이슬이 남아있는 플라스틱 벤치.


지금은 어디 운동장을 가도 이런류의 플라스틱 벤치를 보기가 쉽지는 않더군요.



익산방향으로 임피역에서 여객취급을 중단한지 10년이 넘어 하행열차는 바로 종점인 익산역에 정차합니다.



승강장을 알리는 간판은 케이블타이로 고정된 상태.


바람이 많이 불어 흔들리며 잡소리를 내던게 원인인지, 아니면 고정이 불안하여 다 떨어지려 하는걸 얼마 남지 않은 이설 전까지 버티기 위한 임시방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케이블타이 여러개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저 멀리 철도건널목에서 차단기가 내려오고 경고음이 울려퍼지니 열차가 곧 역을 향해 들어옵니다.


물론 면소재지를 그대로 관통하는지라 안내원이 직접 차량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안내원이 철길을 통제하는 일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열차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양 열차가 대야역에서 만나 교행합니다.


좌측의 열차에 오릅니다. 우측 열차는 시간표상 정차하는 열차가 아니지만, 문이 열리고 사람이 내리더군요. 그렇게 장항선 열차를 타고 대야역을 떠났습니다. 아마 내년 이맘때 즈음이면 여객영업 중단과 선로 이설을 앞두고 수많은 철도동호인들이 이 역을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번 교행으로 기본 10분 연착은 애교수준인 장항선이 가끔 짜증나고 속 터질때도 있습니다만, 이런 오래된 역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볼때마다 직선화와 복선화가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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