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만 좋은 똥차. 빨간 마티즈 이야기입니다.
생각해보니 가져온지 얼추 3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단 한번도 정비소에 가지 않았더군요. 막상 가져오면서 당장 손을 봐야겠다 싶었던 부분도 없었고, 엔진오일조차도 교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하며 색도 점도도 괜찮았기에 그냥저냥 타고 다녔습니다.
여튼 19만km가 조금 넘은 시점에서 차량을 인수했는데, 당시 기준으로 엔진오일을 교환하고 대략 1000km정도 탔다고 하더군요. 뭐 여튼 별 생각 없이 타던 와중 적산거리 194,000km를 넘겼습니다. 제 예상보다도 많이 타고 돌아다녔더군요. 뭐 여튼 오일도 찍어보니 점도는 아직 살아있지만, 색이 검게 변해버려 교체하기로 합니다.
길을 지나가다 작은 카센터에 마티즈를 맏기기로 합니다.
뭐 흔해빠진 마티즈야 수입차처럼 특정 장비가 있어야 정비가 가능한 차량도 아니고 엔진오일 교체가 어려운 작업도 아닐뿐더러 어딜 가도 별 부담 수리하는 차량이니 한가한 카센터 아무곳이나 들어가면 됩니다.
신용부분정비공업사라는 작은 카센터에 들어왔습니다.
사실상 이 마티즈는 서산을 본거지로 타고 있기에 서산에서 정비를 받기로 합니다. 서산 터미널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카센터입니다. 여튼 엔진오일을 갈아달라 하고 차량을 리프트 위에 올렸습니다.
어짜피 번호를 가리나 놔두나 별 의미 없는 차량이니 그냥 공개하기로 합니다.
구매 이후 처음으로 정비소에 들어왔습니다. 하체 상태도 사실상 처음 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네요. 먼저 에어크리너부터 탈거했습니다. 올뉴마티즈용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올뉴마티즈용이 미세하게 조금 더 크더군요. 여튼 싼걸로 갈아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이 카센터에는 갈대색 각그랜저가 항상 세워져 있습니다.
사장님 자가용인데 87년형 2.0 수동모델이라고 하네요. 여튼 초기형 모델에 한해 적용되었던 미쓰비시 데보니어와 동일한 일자데루등과 빨간 내장재 그리고 빨간 시트가 제치로 적용되었던 차량입니다. 일자데루등은 부분변경 이후에도 구하기 매우 어려워 파손시 강제로 신형개조를 당하곤 했던 부품이지만, 그래도 온전히 살아있네요.
여튼 이 각그랜저는 올드카 목격담을 통해 따로 보여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차체를 들어올려 먼저 오일필터부터 탈거합니다.
오일필터를 탈거하며 나온 폐유가 깡통으로 모입니다. 리프트도 공압으로 움직이는 오래된 제품이고 어지간한 카센터에 오일받이라 불리는 드레인탱크가 하나쯤은 있습니다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정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건물은 새 건물인데 알고보니 원래 오래된 건물이 있었고 새 건물을 올렸을 뿐 그 자리에서 오랜세월 영업하고 계신 상태더군요.
뭐 폐유를 어디에 받던 그게 무슨상관입니까. 걍 잘 받아서 폐유수거통에 넣으면 그만이죠.
마저 드레인 코크를 풀어 폐유를 배출합니다.
폐유를 배출하면서 사장님은 건너편 다른 카센터에 에어클리너를 빌리러 가셨습니다.
대략 4~5000km 주행한 마티즈의 엔진오일 색상은 매우 더럽습니다. 그도 그렇것이 더운 여름에 대기하면서 에어컨을 켜놓고 공회전을 했던 시간만 따져도 꽤 될겁니다. 디젤차 엔진오일 수준의 탁도를 자랑하고 있는지라 조금 더 빨리 교체하러 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잔유가 더이상 흘러내리지 않게 된지 조금 더 지났을 즈음 사장님께서 돌아오셨네요.
싼 오일로 교체를 해달라 하니 GS칼텍스의 KIXX G 5W30을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말 그대로 인터넷 가격 기준 4리터에 6000원정도 하는 제품입니다. 뭐 배송비를 포함하면 9000원정도 하는 제품입니다. 아무렴 어때요. 업무용 차에 비싼 엔진오일은 사치라 여겨집니다. 내내 광유라고 부르는 엔진오일이라 해도 국산 엔진오일의 수준은 나름 세계 최상위권인지라 교체주기를 짧게 잡고 타고 다니기에는 괜찮습니다.
신유를 주입합니다. 페트병을 잘라 만든 깔대기가 이용됩니다.
예전에 참 많이 보았던 조합이고 지금도 1년에 한번쯤은 봅니다만, 여기서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네요. 뭐 화려하고 깔끔하고 지어진지 얼마 안된 정비소를 찾아가는 것도 괜찮지만 오래된 장비와 생활 속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물품을 활용하는 정비소를 찾아가는것도 나름 재미납니다.
우측 전륜 캘리퍼가 고착이 되었네요. 리프트에 올리고 바퀴를 돌려보니 돌아가지 않습니다.
다행히 스테프 부식 말고 별다른 하체 부식도 없네요. 공기압을 조금 보충하고 출고합니다.
전차주가 자신이 교체하려고 구입했다던 디스크는 가지고 있습니다. 디스크도 다 쩔어있고 캘리퍼도 고착이 된 상태라 하니 조만간 시간 여유가 생기면 다시 와서 마저 고쳐서 타고 다녀야겠네요. 그렇게 3만 5천원을 결제하고 차량을 리프트에서 내립니다.
주행거리 기록용. 194,007km
대략 19.8만 ~ 19.9만km 즈음에 엔진오일을 교체하면 되겠지요. 아마 올 연말까지의 3개월은 종전 3개월만큼 그리 많이 타지는 않을겁니다. 잘 타봐야 절반정도 타려나요? 여튼 종전에 어떤 오일을 사용했는지 몰라도 새 엔진오일이 조금 묵직하게 느껴지네요. 최소한의 비용으로 무탈히 버텨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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