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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꿀탁송도 나름대로 성업중이고 고정적인 거래선도 많이 생겼지만 변화를 필요로 했습니다.


근래부터 전업에서 부업으로의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던지라 괜찮은 시간선택제 혹은 5일제 일자리가 있다면 겸업을 하기 위해 워크넷에 이력서만 올려놓곤 했는데 노동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본에 가 있었던 마지막 날에 연락이 와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다음날 다시 연락을 해 보니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한 건설회사 사장님의 기사가 필요하다는 구인공고가 올라와서 주선을 해준다는 이야기였더군요.


조건은 주 5일에 최저임금을 받는 조건인데, 사장님을 모시는 운전 이외의 업무가 없다는 점. 그러니까 실질적인 업무시간은 상당히 적다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틈틈히 비는 시간에 그동안 굳은 머리 좀 살려보고자 책도 좀 읽고 자격증 공부도 해 볼 심산이였거든요. 일단 오늘부터 가볍게 약 600여장정도 되는 근현대 단편소설 모음집을 가지고 나와 틈틈히 읽고 있습니다. 업무에 적응도 하고 가벼운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 할 겸 말이죠. 


지사업무야 콜센터가 수발 다 해주고 제가 다른일을 겸하고 있더라도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구요. 일찍 일을 끝내는 날이나 금요일 혹은 주말에 필드로 나가는 탁송기사가 되어도 문제 될 일은 저언혀 없으니 말이죠. 지사수익과 필드에서 기사로 버는 돈으로 생활하고 월급을 받는 돈은 모을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려 했지만 미리 할머니 병원 예약을 월요일에 잡아두었던 터라 화요일 즉 오늘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배정받은 차량은 렌터카 번호판의 하얀색 그랜져 IG.


뭐.. 수십년 전에야 그랜져라 하면 완벽한 부의 상징으로 통했지만 지금의 그랜져의 위상은 과하지도 않고, 중산층을 대표하는 적당한 수준의 자동차입니다. 깡통옵션의 까스차라지만 운전자도 탑승자도 나쁘지 않고요. 사장님도 꽤 젊으시고 그리 권위적이지 않으신 좋은 분이라 일 하는데엔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미리 연락이 된 렌터카 사무실에 방문하여 차량을 직접 인수하여 왔습니다. 


이제 갓 2년 된 하얀색 그랜져인데, 주행거리는 겨우 2만 6천km 수준입니다.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약 3km를 타고 왔다 하니 3만 6천km정도 타고 정비를 위해 다시 렌터카 사무실을 찾으면 되겠습니다. 물론 사장님께서는 사정상 운전대를 잡지 않으실 예정이라 줄 곧 제가 운행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제 삼각떼를 타고 렌터카 사무실에 가서 그랜져를 가져오고, 다시 렌터카 사무실에서 삼각떼를 끌고왔습니다.


하얀 그랜져는 업무시에만 운행하고 사장님 댁에 세워놓기로 합니다. 출근이야 킥보드를 타던지 제 삼각떼를 타고 다니던지 하면 될 일이니 하얀 그랜져를 타고 지인분들을 뵐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뭐 여튼 당분간은 월급쟁이와 전국구 탁송기사를 병행 할 예정입니다. 모처럼만에 느끼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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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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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여수 시내의 모 피시방에서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분명 탁송차를 잡고 여수에 왔는데 돌아가는 오더가 밤 10시에 출발하는 오더인지라 제게는 약 다섯시간의 자유시간 아닌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지난달엔 너무나도 많이 쉬었던지라 이번달에는 분발해서 좋은 매출을 내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네요. 


그런고로 밀려있는 포스팅이 상당히 많지만 간단한 여수 여행기 먼저 작성해보도록 합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오후 한시 즈음, 홍성에서 여수로 향하는 탁송 오더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여수에 도착하자마자 평택으로 올라가는 탁송 오더를 잡았는데, 항구로 들어오는 차를 타고 가는건지라 밤 10시 출발이라 하더군요. 뭐 여튼 그러합니다.



12년식 그랜져HG LPG. 이제 갓 만5년을 채운 차량인데 홍성에서 여수의 매매단지까지 팔려갑니다.


5년간의 충청도 생활을 청산하고 저 멀리 전라남도 여수까지 가는 이 그랜져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옵션이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타는데 무리가 없는 차량이 걸려서 다행이 아닐까 싶네요. 매매단지에 도착해서 딜러분께 차를 인계해 드리고, 버스를 타고 시내 방향으로 나와봅니다.


충청도 사람이 '그래유,그랬슈' 하는걸 처음 봤다고 하십니다. 물론 전라도 분들도 같은 동네 친한 사람들한테는 '아따,시방' 요런 말을 흔히 쓴다고 하는군요. 뭐 여튼 메스컴에서 다루는 사투리 관련 콘텐츠들이 과장된 감도 없진 않다만 흔히 그 지방 사람들이 쓰곤 합니다. 물론 저도 지방사람이긴 하지만 다른 지방에 내려오면 여러모로 신기한 일들이 많습니다.



버스를 타고 나오던 길목. 이마트 정류장이 있길래, 모바일 상품권을 교환하러 잠시 들려봅니다.


일단 별로 안추워서 좋네요. 이 좁은 나라도 확실히 남부지방은 덜 춥습니다. 그냥 활동하기 좋은 수준이지요. 여튼 여수라는 동네에 직접적으로는 처음 와보긴 했는데, 지난 일본여행기에서 다뤘던 도시 하코다테와 여러모로 분위기도 그렇고 규모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P.S 항구도시 그리고 고속철도 종착지라는 공통점에 인구수도 비슷하다. 다만, 하코다테는 일반적인 관광도시고 여수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만 산업도시라는 차이점이 있다고 봐야겠다.



여수의 시내버스를 타봅니다. 대다수가 현대버스. 카드 단말기는 마이비.


여튼 여수의 시내버스를 두어대 타본 바, 운전이 상당히 거칩니다. 거칠다면 손가락에 꼽는 서울이나 부산 시내버스보다도 훨씬 더 과격한 운행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네요. 사실상 여수에 발을 디뎌본 일은 처음인 충청도 사람에게 스펙타클한 경험을 선사해줬습니다. 



시장 근처인데, 노점행위 금지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그래도 그 뒤엔 버젓이 노점이 있네요.


전반적으로 여수 자체는 저층에 조금은 오래된 건물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항구도시 느낌입니다. 2월의 평일날임에도 곳곳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여행온 사람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아 물론 평일에도 손잡고 여행오는 리얼충들이 대다수였고, 친구들끼리 우정여행을 온 경우도 여럿 보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엑스포 박람회장 방향으로 가다가 이순신광장에서 한번 내려봅니다.


정류장 안내방송만 대충 듣고서 여기가 관광지겠다 싶어 내리니 관광지가 맞습니다.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제너럴.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로타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니 거북선 위에 타고 계신 이순신 장군님. 


물론 고향과 묘지는 아산입니다만 전라좌수사로 재임하면서 여러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가족들과 함께 여수에 거주했던지라 여수는 이순신 장군의 제2의 고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터리 앞으로 펼쳐진 이순신광장에는 충무공의 전라좌수사 시절 업적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광장에 있는 사람들이 죄다 여행객. 저 역시나 여행객이라면 여행객이겠지요. 근처로는 충무공 혹은 이순신의 이름을 딴 식당과 기념품점들이 있었습니다. 아산시민이 가지는 충무공의 고향이란 자부심이 여수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느껴지더랍니다.



광장에서 바닷가 방향으로는 거북선 모형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광장에서 내륙 방향으로 바라봅니다. 

지금은 곳곳에 건물이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전라좌수영의 소재지인 진남관만 덩그러니 있었겠지요.



조금더 나와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DSLR을 놓고 온게 한이 되는 순간입니다.


암만 폰카가 좋아졌다 한들, DSLR의 그 깊이감 있는 결과물은 따라오지 못합니다.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은 장군도. 뒤로 지나가는 다리는 돌산대교입니다.


저 다리 너머로 보이는 섬은 갓의 고장 돌산. 돌산읍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이 장소는 중앙동이구요.



식사시간이 다가옵니다. 메뉴판에 게장백반이 붙어있는 한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혼자 왔다고 하니 앉으라 그러시네요. 원래는 2인분 이상부터 받는다 합니다. 암요 그럼요. 어디가서 백반정식도 혼자 먹긴 힘든 세상입니다만, 그래도 평일인지라 1인분 상도 차려주십니다. 다음번엔 짝꿍을 데리고 오라는데, 카와이한 처자가 어딨습니까. 처량해도 혼자 사는거죠.



1만원짜리 게장백반을 시켰습니다만, 반찬 종류만 하더라도 ㅎㄷㄷ합니다.


일반적인 백반집 반찬 외에도 갓김치 파김치 그리고 세종류의 젓갈과 두종류의 게장이 제공됩니다. 



그리고 1인분인데도 두마리 이상 들어간것처럼 보이는 꽃게탕이 나오는군요.


남김없이 다 먹었습니다. 살이 꽉 찬 꽂게탕과 백반 한상은 정말 잊지못할 맛을 내더군요. 프렌차이즈 식당의 음식보다는 현지의 특색이 살아있는 음식을 먹고싶어 검색 없이 왔습니다만,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식당은 조금 허름하게 보일지 몰라도 정말 다음번엔 누군가와 함께 가고싶은 식당입니다.



의외로 제 또래의 젊은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더군요. 

아주머니 말씀으론 여수에 놀러오는 젊은사람들한텐 인기가 좋은 식당이라고 하시더랍니다.


여튼 이 식당의 이름은 진남식당입니다.


메뉴는 몇가지 되지 않습니다만, 게장백반과 함께 나오는 꽃게된장찌개를 먹어본 바 확실히 다른 메뉴들도 맛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거의 모든 소비를 카드로 해결하는 접니다만, 정말 맛나게 먹었던지라 현금결제를 하고 나왔답니다.



아직 겨울은 겨울인지라 여섯시만 지나도 깜깜해지지요.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를 보러 갈 차례입니다.



벌써 광장 근처로도 화려한 조명들이 켜져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봐도 멋지고 멀리서 봐도 아름답네요.


왜 DSLR을 가져올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상명대 최고의 아웃풋이자 인생역전의 주인공 장범준은 이 화려한 광경을 보고 역대급 명곡인 '여수밤바다'를 만들었겠죠. 다만, 저는 뭘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니 그냥 감탄사나 넣어서 여행기를 하나 남기고 맙니다ㅠㅠ



아예 여수시에서는 '여수밤바다 코스'라는 도보코스를 만들어서 홍보중이네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부산을 대표하는 노래이고, '목포의 눈물'이 목포를 대표하는 노래라면. 비교적 최근에는 '안동역에서'가 안동을, '여수밤바다'가 여수를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잡았습니다. 뭐 여튼 나머지 세 노래는 노래비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만 여수에는 아직 여수밤바다 노래비가 없네요.


일단 저는 시간이 그리 많진 않으니 가장 짧은 4구간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여수해양공원입니다. 포장마차가 줄지어 서있네요.


등기소 다닐적 직원분 중 여수가 고향이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께 즉석에서 카톡으로 여수 볼거리 추천을 받았습니다. 다만,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포장마차는 비싸기만 하다고 절대 가지 말라 하시더군요. 뭐 저야 혼자왔고 저녁도 배부르게 먹었으니 모르겠습니다만, 판단은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는게 어떨까요.



저 멀리 보이는 이순신대교. 그 위로 케이블카도 지나갑니다.


진짜 일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시와 닮은게 참 많습니다. 야경 역시 시에서 내세우는 관광코스중 하나이고, 더불어 두 도시 모두 케이블카까지 존재합니다. 비록 카와이한 처자와 온 자리가 아닌지라 케이블카 탑승이니 뭐니 그런건 못합니다만, 그냥 멀리서 바라보고 올 뿐입니다.


작년 어느 봄날처럼 리얼충 코스프레라도 해보고싶다. 시발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이순신대교는 그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다리 상판에 달려있는 LED바는 그냥 조명 색이 바뀌는 기능 뿐 아니라 전광판 기능도 하더군요. 글씨가 너무 누워있어서 판독하기는 조금 힘든편이지만, '여수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같은 문구가 주기적으로 흘러갑니다.



이순신대교에 가까워질 즈음, 하멜전시관이 보이네요. 이미 폐관한 시간입니다.


작은 전시관 위로 케이블카 주탑이 서있고, 등대만한 풍차가 하나 또 서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대 구경까지 마쳤네요.


하멜 일행이 8년간 노역을 당하며 지내던 헬조선 탈출을 감행하던 그 장소에서 짧은 여행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바람도 매서웠고, 폰카로는 보고 느낀 모든걸 담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만 다음을 기약해야지 뭐 어쩌겠습니까. 다음번엔 부디 둘 이상이 왔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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