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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유원지 뒷편. 아니 송도전화국 아래의 프로물류센터와 송도2단지 뒷길로 나오는 길목에 있는 폐차보관소 문 앞에서 본 자주색 티코입니다. 외국인 바이어가 매입을 잡아놓은 차량인지라 유리에 낙서가 되어있는데, 차량 상태가 매우 좋은지라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대략 95~96년식으로 보이는 차량입니다.

 

티코를 찾는 사람들이 없어서 못산다는 민자티코에 최고트림인 'SX'에 슈퍼팩을 넣지 않은 차량에만 적용되는 바디칼라 범퍼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슈퍼팩의 등장 이후 대다수의 'SX'트림을 선택했던 차주들이 슈퍼팩을 함께 넣었던지라 중기형 차량 중 최고사양의 민자티코를 보기가 매우 힘든데, 비록 말소가 되어 번호판은 뜯겨나갔지만 상태는 매우 좋습니다. 

 

 

부식이 있나 살펴보니 부식도 없습니다.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티코 중 상위 5%에 들어갈 수준으로 정말 깔끔합니다.

 

다만 타이어에 공기압이 빠져있고, 범퍼 브라켓이 깨진건지 한쪽 고정부위가 떨어져 있지만 이건 간단한 조치로도 정상화를 시킬 수 있는 부분이니 큰 문제가 될 건 없다고 봅니다. 내부를 살펴보니 수동변속기 차량에, 디지털 시계까지 들어간 진품이 맞고요. 시트는 시트커버가 씌워져 있었습니다. 내부 역시 별다른 말이 필요없는 수준으로 깔끔하더군요.

 

 

리어와이퍼는 뜯겨나갔고, 범퍼와 트렁크에는 약간의 흠집이 보입니다. 그래도 교체없이 보수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암만 그래봐야 부품으로 분해되어 수출길에 오를테지만 정말 아까웠습니다. 한참 티코가 수출길에 오르던 예전같지는 않더라도 간간히 30~40만원 수준에서 수출업자들이 티코를 매입하기는 하더군요. 물론 부품용으로 말입니다. 뭐 폐차비에 비한다면 많이 받는 수준인지라 만족하실지 모르겠다만 티코를 폐차하실 예정이시라면 부디 내수 중고매물로 내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굴러가는데 문제만 없다면 수동 오토 슈퍼티코 할 것 없이 60~80만원에 매물을 올려놓기만 하면 빛의 속도로 사라집니다. 수출업자에게 넘기는 비용보다 무조건 20만원 이상을 더 받을 수 있지요. 특히나 찾는 사람은 많지만 매물이 없는 '민자티코+수동' 조합의 경우 굴러만 가면 기본 100만원. 하부 부식도 없다는 전제 하에 이 차량 수준의 외관상태라면 200만원 이상을 불러도 약간의 에누리를 감안하여 1개월 내에 무조건 팔려나가는 상황입니다.

 

시세에 밝은 차주분이셨다면 내수로 돌리셨을텐데.. 결국 분해되어 수출길에 오를 예정이라 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티코들이라도 수출이 아닌 대한민국 땅에서 가루가 될 때 까지 굴러다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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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잘 보이지 않게 된 시대를 풍미한 대형세단.


각그랜져는 역사적으로나 여러모로 보존의 가치가 있어 지금까지도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다가 도로 위에서도 간간히 하나 둘 보이긴 하다만, 뉴그랜져는 역사적인 가치도 1세대 모델에 비해 덜하고 간간히 1인신조로 굴리고 계신 어르신들이 차를 몰고 나오는 일이 아니라면 보기도 참 힘듭니다.


저 역시 폐차장행 오더에 '그랜져'라 찍혀있기에 XG겠거니 하고 갔지만, 어느순간부터 보기 귀해진 뉴그랜져였네요.



1997년식. 후드 엠블럼은 에쿠스의 것으로, 트렁크에는 V6 3000 엠블럼이 붙어있습니다만...


당연히 에쿠스도 아니고 3리터가 아닌 2.5리터 사이클론 엔진이 적용된 차량입니다. 92년 출시되어 96년 고급화 모델인 다이너스티의 탄생 이후 플래그쉽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고, 그렇게 98년까지 생산하여 판매되었습니다.

 

22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차량의 상태는 비교적 괜찮았습니다. 트렁크 칠이 바랜걸 제외한다면 다른 부위에는 광도 살아있고, 어디 하나 까지거나 썩거나 깨진곳도 없었으니 말이죠.



주행거리는 23.5만km. 에어백 경고등을 제외하고 다른 경고등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쇼퍼드리븐 세단이였지만, 세월엔 장사 없습니다. 이미 터져버린 쇼바와 손으로 잡아당기면 뜯어질것같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 커버와 다 들고 일어난 대시보드 상단의 스피커 커버까지 말이죠.



미쓰비시의 라이선스를 받아 현대에서 찍어냈던 사이클론 엔진입니다.


그랜져 자체가 미쓰비시와 함께 공동제작한 차량이니 미쓰비시의 데보네어와 거의 모든걸 공유하고 있습니다. 단지 커버에 붙은 현대 음각 대신 미쓰비시 엠블럼이 새겨져 있겠죠. 여튼 20년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이 보유하고 계셨던 차주분께서 신경을 많이 썼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에프터마켓용 스트럿바와 배터리 주변에 얽히고 섥힌 배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요.



오디오에도 공을 들인 만큼, 스피커는 그대로 붙어있었지만 데크는 탈거된 상태입니다.


한 시절을 풍미하던 고급차도 센터페시아에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보면 처참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폐차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뉴그랜져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악셀 반응도 조금 둔했고, 이미 압이 빠져버린 쇼바와 더불어 하체 역시 정상은 아닌건지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불안하더군요. 추억 없고 사연 없는 차가 있겠습니까. 20년 넘는 세월동안 도로 위를 누볐던 뉴그랜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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