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득 이 게임이 떠오르더군요.
처음 알게 된 건 대략 17~18년 전.. 당시 자동차를 좋아하던 동네 형이 좋은 게임이 있다며 자신이 하던 게임을 소개시켜줬는데, 그게 바로 시티레이서였습니다. 게임 서버가 오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점이라 당시 유저들이 주로 타던 차래봐야 스펙트라윙이였나 그랬는데, 여튼 그 당시 계정을 생성하여 마티즈2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현대오일뱅크와 제휴하여 실제 오일뱅크 주유소가 있는 자리에는 게임 내에서도 오일뱅크 주유소가 자리잡고 있었고, 일본의 세가(SEGA)와 제휴하여 이니셜D 맵이 추가되는 등 꽤나 잘 나가던 게임이였지만, 지금은 뭐 뉴비는 거의 없고 고인물들만 남아있는 게임입니다.
이후 학생시절 간간히 과금 없이 프라이드도 사고 슈마도 사고 뭐 간간히 게임을 즐겼습니다만, 제대로 다시 즐긴건 아마 2012년으로 기억됩니다. 방황하던 시기 칩거생활을 시티레이서와 유로트럭2로 채워왔는데, 아토스를 타고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갔다가 당시만해도 흔했던 초보자를 상대로 CT를 벌게 해주겠다며 전재산을 가지고 튀는 배틀사기에 당해 전재산을 잃고 홧김에 현질을 해서 R35 GT-R을 샀습니다.
그러고 칩거생활 이후로 대략 8년만에 다시 접속했더니, 캐시탬이고 100만ct 넘게 있던 게임머니도 사라졌고 그냥 CT로 사 놓았던 슈마 한대 딱 남아있더군요.
내 차가 사라져서 어안이 벙벙한지라.. 1:1 문의를 남겼는데..
장기간 미접속 계정의 데이터 손실로 인한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답니다..
뭐 어쩌겠어요. 중간에 운영주체가 한번 더 바뀌고 서버가 바뀌고 2018년에는 대대적인 개편까지 있었는데 아마 그 사이에 손실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내가 샀던 R35랑 CT를 다시 복구시켜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문의를 하긴 했지만, 보상은 없고 그냥 탈퇴 7일 후 재가입하여 신규 유저 보상을 받으라고 하네요.
이 외에도 서버통합이 필요하다거나 기타 등등의 사유 역시 탈퇴 후 재가입을 하라고 안내를 한답니다.
뭐 어떤 게임이 탈퇴했다가 1주일 뒤 다시 가입하라고 하면 좋다고 다시 오겠습니까....
사실 답변이 나오기 전, 다시 현질을 해서 포르쉐 918 스파이더를 구매했습니다.
물론 지금 기억하고 있는 아이디도 갑자기 사라져서 2004년에 다시 만들었던 아이디인데, 문의를 기다리지 못하고 현질까지 다시 했으니 탈퇴는 절대 못합니다.
캐시를 2만원 충전하여 차를 사고 이타샤 데칼이 있기에 측면 데칼까지 구입 완료.
뭐 대략 1700원 남았습니다만 딱히 살만한 물건이 없으니 그냥 놔뒀습니다.
게임에 접속합니다.
강남맵 최남단의 만남의광장 휴게소.
예전에 가장 선호하던 공간이 강남맵의 만남의광장이였는데, 오랜만에 와도 딱히 바뀐게 없습니다. 2003년 당시만 하더라도 고사양 게임이였지만, 지금은 어지간한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문제없이 돌아가는 게임 수준입니다. 용량도 꽤 컸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기준으로 1GB면 그리 큰 건 아니니 뭐 그럭저럭이네요.
예전에는 그냥 아이디만 표시되었는데 지금은 닉네임을 설정하라 하여 걍 대충 스시녀만세라 적어 냈더니 그게 닉네임 표출됩니다. 여러모로 경험치와 CT를 두배이상 주는 골든타임임에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강북맵의 집결지인 이순신장군 동상 앞으로 가도 차도 거의 없고요. 그저 퀘스트나 하면서 경험치나 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네요.
퀘스트 중 스크린샷.
순정 918 스파이더는 219km/h가 최고속도입니다. 다른 현질차중에 순정 기준으로 좀 더 속도가 나오는 차량들도 있지만, 엄청난 가속력 탓에 따라오진 못하더군요. 여러모로 고인물들만 모인곳에 복귀유저나 신규유저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유저가 별로 없으니 예전만치 배틀사기를 치는 등 어리숙한 유저를 등쳐먹는일도 없는 느낌이고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마치 옛 미드타운 매드니스의 한국형 애드온인 코리아시티를 보는 느낌입니다. 아시아자동차 AM버스를 모델링 해 놓은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현대 에어로퀸이네요. 서울-제주도라는 행선판을 달고 있고, 당시만 해도 흔히 보였던 날개도색에 금오고속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버스 자체도 이 게임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에나 굴러다녔던 차량이니..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사라진지 15년이 넘은 청계고가차도와 재개발지역들. 지금은 철거된 랜드마크 건물인 르네상스호텔도 게임 속에는 온전히 그 모습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이번에는 게임에서 가장 저렴한 차량인 티코로 놀아보기로 합니다.
입문용 차량 중 가장 저렴합니다만, 가장 늦게 추가되었습니다. 먼저 색은 진한 녹색으로 맞추고..
필드로 나가봅니다. 잘 치고나가는 차를 타다가 안나가는 차를 타니 답답하긴 하네요.
생각보다 대시보드는 꽤 상세히 구현해놓은 느낌입니다. 꾸밈없는 대시보드와 전자시계. 그리고 계기판까지.. 게임 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수온게이지는 이미 F를 찍고 있네요. 오디오 데크로 2단데크가 적용되고 조수석 수납함이 그려지지 않은걸 제외하면 누가 봐도 티코라 느낄 수준의 대시보드입니다.
차도 거의 없는 이순신장군 동산 앞에서..
이런 똥차로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서 있으면, 빨간 번호판을 달은 똥차들이 배틀을 신청합니다. 자신도 똥차라며 신규유저를 속인 뒤 1ct를 걸어놓고 시작 직전에 배팅 ct를 전재산 수준으로 올립니다. 혹은 초보유저를 돕기 위해 패배해준다며 전재산을 걸게 만들고 이미 풀셋팅이 완료된 똥차로 초보자를 농락하여 빈털털이 거지새끼로 만들고 도망가죠.
꽤나 많은 신규 및 초보유저들이 전 재산을 탕진하여 흥미를 잃고 게임을 접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튼 티코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똥차여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오랜만에 접속하니 재밌습니다. 게임용 컴퓨터가 아님에도 풀옵션으로 무리없이 돌아가고 말이죠. 코로나로 막상 자동차 동호회 모임이 불가한데, 이렇게 게임 속에서 모임을 가지는건 또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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