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 일요일 오후. 외조부께서 갑작스레 96세의 일기로 별세하셨습니다.
올해 초 골절로 거동이 불편해지셔서 요양병원에 들어가셨는데 아무도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하고, 갑작스러운 소식에 다행스럽게도 월요일 스케쥴을 잡아놓지 않아 일단 어머니와 둘이 급히 논산으로 내려갔습니다. 여러모로 거리도 있고 해서 소식을 알리지는 않았지만, 평소 정정하신 축에 속하셔서 100세는 무리 없으실 것 같이 느껴지던 외조부께서 갑작스레 소천하셨던 일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느지막에 일가친척들이 다 모였고 먼 거리임에도 동네 친구와 동생이 조문을 오기도 했었습니다. 사실상 조문만 다녀봤지 직접적으로는 나이 먹고 처음으로 겪는 일인지라 여러모로 낯설게도 느껴졌고 외조부의 명복을 빌며 동시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틀동안 거의 조문객들에게 음식을 나르고 상을 치우는 일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첫날은 저녁 늦게 빈소가 마련되어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둘째날은 손님이 정신없이 들이닥치더군요. 실수도 하긴 했지만 다행히 문제 없이 마무리 지었습니다.
셋째날. 장례식장에서 발인하여 운구버스를 타고 장지인 외가 선산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막 쏟아집니다. 굴삭기가 동원되어 묘자리를 정리합니다. 손자들이 상여를 매고 장지까지 올라갑니다. 저도 상여를 매고 장지까지 이동했고, 절차에 따라 묘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제사를 지내고 왔습니다. 근래들어 많이 간소화되었다고 해도 장례 절차는 많이 복잡하고, 장례를 치룬 사람들에게 모두 고생했다는 인사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네요.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구두는 미리 운동화로 갈아신었고, 정장바지는 흙범벅이네요.
다들 멀리서 모인지라 삼우제까지 당일날 지낸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미친듯이 내리던 비는 중간에 그쳤고, 비가 내리지 않는 환경에서 무사히 제를 드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동생을 논산역에 내려주고 저도 오후 늦게 일정이 있는지라 먼저 집에 올라왔습니다.
친조부는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 돌아가셨고, 외조모는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열흘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셔서 당시 저는 친척들 집을 전전하며 학교에 다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언젠가는 겪겠지 싶었던 일을 막상 겪고 나니 직접적으로 부친상을 당한 모친보다는 아니겠지만 힘들더군요. 여러모로 7남매 중 막내딸의 아들이지만 제 자신이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임했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영면하신 외조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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