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과로로 인해 이제 포스팅을 작성하네요.
썬팅을 마친 뒤 용두동의 오일마켓으로 향해 티코의 엔진오일을 교체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교체하지 않았고, 약 2년 만에 교체를 하러 갔습니다만 2년간의 주행거리는 약 2000km 수준이었습니다.
천호대로를 타고 동대문구청 방향으로 지나다 보면 바로 보입니다.
오랜만에 오는 느낌입니다. 빛바랜 간판도 깔끔하게 바뀌고, 이전보다 구색이 많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항상 갈 때마다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날 역시 차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일마켓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예약된 시간에 딱 맞춰 왔기에 차량을 리프트에 올렸습니다. 바로 썬팅을 하고 와서 창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도 차량은 무사히 리프트 위로 올라갑니다.
드레인 코크를 열고 2년간 티코 엔진 속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줬던 폐유를 배출합니다.
아마 부천의 공업사에서 도색을 마치고 내려가는 날 들려서 엔진오일을 교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며칠 이 가게에 전시용(?)으로 놔뒀다가 끌고 내려갔었는데 벌써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네요.
2년간 장착되어 있었던 엔진오일 필터 역시 탈착 했습니다.
티코는 번호판을 탈거해야 오일필터의 교체가 가능합니다. 오일마켓에 처음 티코를 가지고 갔을 때가 새록새록 기억나네요. 지금 사장님이 가게를 인수하기 전 직원이셨던 시절이었는데, 그 당시 사장님이 오랜만에 보는 티코랑 아토스가 이런 방식으로 오일필터를 탈거한다고 얘기하시더군요. 그러고 보니 아토스 비스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후 한동안 티코 손님은 저 말곤 없었습니다만, 요즘은 기존 고객들 중 추억에 젖어 티코를 구입하셔서 타고 오시는 분들도 좀 계시다고 합니다. 도로 위에서 가장 무시당하는 자동차이자 똥차의 대표 격인 티코도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수억 원대 고급 수입차도 리프트 위에만 올라갈 수 있다면 가리지 않고 받아주는 엔진오일 교체 전문점입니다.
잔유의 완벽한 제거를 위해 저렴한 엔진오일을 세척유로 조금 밀어 넣고 다시 드레인 해줍니다.
혹시나 남아있을 잔유의 완벽한 제거가 가능합니다.
물론 저 파란 통에 들어있는 오일로 교체해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헹굼용 오일로 사용되고 있네요.
어느 정도 잔유 제거 작업이 끝났으면 차량에 넣을 오일을 선택합니다.
라핀 XE 익스트림 에디션 5W40
독일 제품이라고 합니다만, 독일이라기보단 네덜란드 엔진오일 느낌이 강한 그런 오일이라고 합니다. 역시나 기존 오일이 무겁게 느껴졌다고 얘기드리니 이 오일을 추천해 주셔서 결정합니다.
새 엔진오일을 주입합니다. 진한 참기름 색상입니다.
아까 드레인으로 내려오던 기존 오일 색과 크게 다르진 않아 보입니다만, 여튼 여러 첨가제의 영향으로 상당히 진한 색상을 자랑합니다. 오일필터 방향으로 밀어 넣어주고 리프트를 내려 엔진 위쪽 메인 주입구로도 마저 오일을 넣어가며 주입량을 맞춥니다.
그리고 기존 엔진오일을 내리며 주변에 묻은 오일까지 깔끔하게 제거해 줍니다.
스파크를 타던 시절처럼 자주 가지 못해도 티코만큼은 이 집을 고수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에 있습니다. 아무리 깐깐한 차주가 오더라도 만족할 수준으로 상당히 꼼꼼하게 작업해 줍니다. 물론 저는 꼼꼼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래도 간간히 정비를 받다 보면 좀 더 해줬으면 하는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생기곤 하는데 오일마켓은 오히려 이쯤 해도 괜찮은데 싶을 정도로 마무리까지 상당히 신경 써주십니다.
엔진오일 교체작업이 끝났습니다.
본넷을 보시더니 본넷의 방진패드가 녹아 타르가 묻어 흡음패드를 붙여놓았는데 가루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차고에 가서 제거를 할 거라 하니 여기서 하자고 하십니다.
그리고 엔진오일 교체보다 더 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작업 편의를 위해 아예 본넷을 탈거하였습니다.
본넷의 전 주인도 포기했고, 도색 당시 공업사에서도 모두 벗겨내는 일은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여기서 도전을 하게 되는군요. 문짝 같은 곳에 방음 방진을 위해 붙여두는 건 괜찮습니다만, 열이 많이 받는 본넷에 이렇게 덕지덕지 붙이는 일은 정말 비추합니다. 복구하기도 어렵고요.
헤라니 뭐니 다 제거작업에 동원합니다.
이미 철판에 붙어버린 타르를 일일이 긁어냅니다. 오일마켓에 놀러 온 어린 차쟁이 친구들까지 다 붙어서 도와줍니다. 뭐 피자라도 한 판 시켜주고 왔었어야 하는데.. 다음에 오일마켓에 가면 먹을 거라도 좀 들고 가야겠습니다.
열심히 긁어내다 보니 배출가스 관련 스티커도 보입니다.
대우중공업 시절 제조된 파란색 티코에 달려있던 본넷입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파란 차에 다른 색으로 도색했던 차량이 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타르를 제거하지 못해 새 본넷으로 교체하며 떼어낸 부품을 가져다 제가 칠을 올려서 탔던 겁니다.
끝이 보입니다.
장갑도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지고 클리너니 타르제거제니 온갖 케미컬까지 다 동원됩니다. 이걸 사람 손으로 다 떼어내리라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 혼자 했다면 이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에서 그냥 은박테이프 붙여서 타르만 녹아내리지 않을 수준으로 탔을 겁니다. 근데 오일마켓 사장님의 성격상 절대 여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끈적거리는 타르를 제거한 뒤 브러시를 동원하여 확실하게 닦아냅니다.
여기는 엔진오일 전문점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작업입니다. 이렇게 꼼꼼하게 작업합니다. 열 번의 엔진오일 교체 포스팅보다 타르를 제거하는 과정을 담은 이 포스팅이 오일마켓에 가서 차량 관리를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겁니다. 사장님의 차량 관리 철학을 보여줍니다.
엔진룸 크리너를 뿌려 남은 타르를 완벽히 제거하고 물을 뿌려 마무리 합니다.
남은 물기를 제거한 뒤 다시 본넷을 장착합니다.
공업사에서도 포기한 일을 엔진오일 교환 전문점 오일마켓이 해냅니다!
클리너도 여러 통 사용하셨는데 손님 입장에서 정말 미안하게도 이 비용은 받지 않으셨습니다. 하루 열심히 고생해 준 어린 차쟁이 친구들에게 맛있는 거라도 사주라고 다만 큰 피자 한 판 값이라도 주고 오려고 했는데 맛있는 거 많이 챙겨준다고 하시며 사양하시네요. 진짜 다음에 맛있는거라도 사서 가야겠습니다.
그렇게 서울을 뚫고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며 휴게소에서 밥도 먹었고 여러모로 알찬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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