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여행기 3부입니다. 2일차 일정의 절반 분량이네요.
본래 목적은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에 카시이구(香椎宮) 신사에 재래선 철도인 카시선 열차를 타고 가보려 했습니다만, 카시선 열차 시간이 애매하여 결국 카시역에서 하차하여 걸어서 카시이구 신사에 다녀왔습니다. 신사 앞에서 바로 텐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텐진으로 돌아왔고요. 요약하면 그렇습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 하카타역입니다.
화려한 하카타구치 반대편의 치쿠시구치 방면 출입구네요. 그러고 보니 아침 버스투어가 출발하는 시간대입니다. 역 앞에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고, 버스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을 기다리는 한국어로 된 깃발들도 좀 있었네요. 다음에 렌터카 없이 다른 누군가랑 같이 가게 된다면 버스투어로 벳푸나 유후인 지역에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카타역에 들어와 가고시마 본선 타고 모지코역으로 향하는 쾌속열차에 탔습니다.
하카타역에서 네 정거장만 이동하면 되니 그냥 서서 갑니다.
정확히 말하면 쾌속열차라 역 하나는 건너뛰는지라 세정거장만 이동하면 됩니다. 카시역에서 내려 카시선 열차로 환승하여 한정거장 거리의 카시이구 신사역에서 하차하려는 목적으로 열차로 이동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카시선 열차를 타지 못해 걸어서 넘어갔네요.
카시역에서 환승을 위해 쾌속열차에서 하차했습니다.
애초에 카시선 열차 시간표를 보고 왔어야 하는데 그냥 온게 큰 잘못이었습니다...
하행선 열차도 들어오고 있네요.
하행선 열차는 본선에 정차하네요. 상행선 열차 역시 두 열차 사이의 비어있는 본선으로 합류하여 기타큐슈 방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뭐 그냥 그런 도시 외곽의 평범한 역처럼 보입니다만..
130년 넘는 버틴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카시역(香椎駅)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도시 외곽이라고 하기도 뭐한게 후쿠오카현 히가시구의 중심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큰 상권은 아니고요. 주택가가 산재한 지역입니다. 카시이구의 카시이 양식으로 지어진 출입구가 포인트입니다.
카시역에서 걸어서 카시이구 신사 방향으로 향해봅니다.
구글맵에서 최단거리를 찍으니 철길 아래를 통과하여 주택가를 거치라 하네요. 도랑을 흘러 하카타만으로 나가는 물이 썩 깨끗하지는 않습니다만, 전형적인 일본 주택가 감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고시마 본선 철로 아래로 지나갑니다.
높이 1.6m. 폭 2.0m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습니다만, 1.7m 조금 넘는 제가 지나가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아마 땅을 조금 더 파서 여유공간을 만들었겠죠.
이런 낡은 철길이 배경인 일본 특유의 감성. 정말 좋습니다.
가고시마 본선 철길을 통과하니 카시선 철길이 나옵니다. 지금껏 유지보수 공사를 거쳐왔지만 130년 넘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철길 아래를 한번 더 지나게 됩니다.
카시역 구간을 제외하곤 비전동화 구간인지라 그냥 철길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습니다.
불과 10여년전만 하더라도 키하 40계 디젤동차가 다녔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배터리가 내장된 전동열차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닥다리 디젤동차는 아니더라도 2량짜리 전차로 도시 속에서 시골갬성좀 느껴볼랬더니 아쉽네요.
개울을 따라 평범한 주택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그래도 이른 아침부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좀 있긴 하더군요.
좌측 개울 건너편에 고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야구부원들이 일요일 아침임에도 나와서 열심히 훈련을 진행하고 있더군요. 이쪽은 후문. 정문은 좌측으로 돌아서 100m정도 가야 있다고 합니다.
주택가 한복판의 주차장인데 방치차들이 좀 있네요.
좌측 검정 세단은 8세대 크라운 슈퍼살롱. 우측 미니밴은 9세대 다이하츠 하이젯트네요. 어느 나라나 방치차는 존재하나 봅니다. 무슨 이유에서 쓰레기가 가득 담긴채로 주택가에 방치되어 있는지는 몰라도 주택가 주차장에 꽤 오랜 세월 방치된듯 보입니다.
차량 두 대 모두 쓰레기가 한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스트리트뷰를 확인하니 2015년즈음까진 이 슈퍼살롱 안에 쓰레기도 없었고 자리를 막고 있는 하이젯트도 없었습니다만, 2016년 11월 로드뷰부터 하이젯트가 앞을 막았고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8세대 크라운 슈퍼살롱 세단입니다.
전기형 모델로 보이네요. 차량 하부에도 타이어나 마대자루 혹은 먹다 버린 콜라병 같은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방치차들을 뒤로하고 큰길로 나가봅니다.
2차선 도로와 오래된 건물들 그리고 고목(古木)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도로를 한국어로 칙사도(勅使道)라고 읽는데, 일본어로 초쿠시도라고 한답니다. 이 고목들은 죄다 녹나무라고 합니다. 이 녹나무들은 수백년의 세월을 살아왔겠죠. 차도쪽은 나무 그늘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인도의 90%를 녹나무 가로수가 점거했습니다.
막상 인도를 만들고 보니 나무 뿌리가 점점 뻗어나가며 보도블록이 생장에 지장을 주니 뜯어내고 또 뜯어내서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온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양 옆으로 건물이 세워져서 인도를 확장하기도 어렵지요.
카시이구 신사로 향합니다.
정문 말고 신사 앞 정원으로 향하는 샛길로 들어갑니다.
오래된 나무들과 작은 연못이 보입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 느낌입니다. 다만 방문 시기가 3월 초였던지라 막 싹이 올라오던 시기였느넫, 지금쯤 가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죠.
잘 찾아왔습니다. 카시이구 신사입니다.
일본의 14대 천황 주아이 덴노를 기리는 신사라고 합니다.
친절하게 한국어 설명도 존재합니다.
3세기 경, 주아이 천황과 황후는 한때 이곳에 황거를 두고 나라 안팎을 평정하기 위해 힘썼다고 합니다.
본 신사는 이곳에서 잠든 천황의 영을 황후가 모신 것이 기원으로 여겨지며, 예로부터 사람들의 숭경을 받아왔습니다. 현재의 본전은 1801년에 재건된 것입니다.
이 건축양식은 가시이 양식으로 불리며, 나라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왕과 왕비가 지내던 자리에 왕과 왕비를 모신 신사라고 하네요.
들어가 봅니다.
149년생인 주아이 천황을 기리는 신사가 200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건축물은 1801년에 재건했다고 합니다만, 그로부터도 220년 이상 흘렀습니다.
매화꽃이 피어있습니다.
딱 매화꽃이 피던 시기였습니다. 벚꽃은 보지 못했습니다만, 매화꽃은 보고 올 수 있었네요.
독자적인 양식으로 지어진 신사라고 하는데..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참배를 하는 관광객들이 있어 조용히 돌아보고 나왔네요.
본전 앞으로 커다란 삼나무가 존재합니다.
신사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나무인지라 구글맵에 별도의 장소로까지 표시되네요. 크고 웅장한 삼나무 구경을 좀 하다 뒷편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구멍이 있는 나무가 있기에 그쪽 방향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공간이 뚫려있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들어가 봅니다.
나무 안에서 위를 바라보는 느낌은 대략 이랬습니다.
그렇게 신사를 나오는 길에 돌다리 밑으로 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아래를 살펴보니..
아래로 차도가 있네요. 물론 신사 경내인지라 아무나 지나다닐수 없고 신사 내부 업무용 차량들이나 지나다닐겁니다. 신사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텐진으로 이동합니다. 텐진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도시고속도로를 올려 바로 텐진으로 넘어가더군요.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니 약 20분만에 텐진에 도착합니다.
텐진에 다시 왔는데 뭘 할까 하다가 파칭코나 치러 가봅니다.
신텐초 방향으로 파칭코 건물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일본에 파칭코 치러 가는 분들도 많으시죠. 그런 분들이랑 같이 가서 배워보려 했습니다만, 혼자 가네요. 메이지텐진과 플라자 텐진을 비롯하여 다양한 파칭코 체인의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플라자 텐진으로 들어갑니다.
1층엔 4엔짜리 기계가, 지하엔 1엔짜리 기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4엔짜리 기계에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만, 1엔짜리 기계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국인 손님들이 워낙 많이 오니 유튜브 영상으로 파칭코에서 노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으면 기본적인 사용법은 익힐 수 있습니다. 정 하다 모르겠으면 상주하는 직원을 불러 도와달라고 해도 됩니다.
구슬을 돌리는 파칭코보다 슬롯머신인 파치슬롯에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파치슬로엔 자리가 없었네요. 그래서 결국 어디 앉을까 고민하다 파칭코에 앉았습니다.
초전자포 파칭코가 몇 대 없네...
작년에 왔을 때 한참 초전자포 신작 나와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그새 초전자포 파칭코가 엄청 많이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초전자포에 앉아 구슬을 돌려봅니다.
좌측에 현금을 넣고 구슬을 구입한 뒤 레버를 돌려 받은 구슬을 튕기면 됩니다.
구슬을 튕겨서 제대로 들어온 구슬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 화려한 기기의 본질은 구슬을 튀겨 추첨의 기회를 얻는 게임을 하는 기계입니다. 화려한 그래픽은 부가적인 요소라는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구슬이 못(쿠기,くぎ)을 지나 배꼽(헤소,へそ)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근데 이 헤소로 들어가는 구슬의 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헤소로 구슬이 들어가야 화려한 그래픽으로 돌아가는 게임에서 기회를 얻게 되는데, 슬롯머신처럼 숫자가 맞아야 확률 변동 모드로 이동합니다.
구슬만 알아서 잘 넣고 발동만 걸리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버튼을 눌러야 하는 시점에서 버튼을 누르라는 안내에 따라 눌러주기만 하면 됩니다.
확률이 올라간 상태에서 또 숫자가 맞았네요. 아타리입니다.
이런식입니다. 약 20여년 전에 전국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바다이야기가 일본의 대표적인 파칭코 IP인 우미노모가타리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성인용 오락기였는데 그시절에 그런거 해보셨던 분들은 아무래도 익숙하실겁니다.
아타리가 발동되면 우측으로 구슬을 넣으라고 하네요.
좌측 쿠기를 지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구슬이 헤소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확률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화려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구슬을 더 얻었어도 처음에 얼타면서 버린 구슬이 많아서 돈을 잃었습니다. 게임을 그만 하고 싶으면 좌측의 버튼을 누르고 카드를 받으면 됩니다.
게임을 마치고 기기에서 발급된 카드를 환전합니다.
이 카드에 잔액이 적립되어 있습니다. 다른 기기에 넣고 게임을 이어가도 좋고, 이렇게 현금으로 환급하여 가도 됩니다.
5000엔 넣고 한 시간 좀 더 굴린 뒤 2400엔을 받습니다.
본전대비 52%의 손실을 입었으니 수수료는 없나 봅니다.
그렇게 파칭코에서 돈을 환전받아 나왔습니다.
다음엔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 이런저런 기기를 탐구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월 여행기도 4부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겠군요. 4부에서 뵙겠습니다.
'티스도리의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22~23 히로시마(広島) 여행기 (1) 인천공항에서 히로시마 공항까지 (0) | 2024.06.26 |
---|---|
3월 청주공항발 후쿠오카 여행기 (4,完) 귀국 (1) | 2024.06.16 |
3월 청주공항발 후쿠오카 여행기 (2) 마스 가든 호텔 하카타 (マースガーデンホテル 博多), 텐진 메이도리민, 캐널시티 건담 스크램블 (1) | 2024.05.24 |
3월 청주공항발 후쿠오카 여행기 (1) 청주공항에서 후쿠오카공항까지 (1) | 2024.05.09 |
12월 사가현 여행 (16,完) 후쿠오카 메이도리민 3일차, 돈키호테 텐진본점, 렌터카 반납, 귀국 (4) | 2024.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