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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잉여스러웠던 사건을 뽑으라고 하면, 세손가락 안에 들어갈 일이 되어버렸다..

8월 6일 오후시간대부터 8월 7일 이른 오전까지, 필자에게 전화나 문자를 했던 사람은 거의 답장을 받지 못했을것이다. 왜냐?

여기서 말하기는 매우 힘들다.. 내려 보시면 알게 될것이니.. 내려보시길 적극 추천한다..!!

↑ 당진군 우강면과 아산시 선장면을 잇는 삽교천을 가로질러가는 선우대교. 현재 70번 국가지원지방도 확장공사와 외진 위치때문에 통행량은 매우 적지만, 작년 재작년에 비해선 차량통행량이 많아진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며칠 전, 부농 가정의 큰아들인 친구한테 갑자기 밤낚시를 가자던 전화가 왔다. 당시 필자는 그 친구가, 자주 밤낚시를 다녔고 서해대교 아래로 가자는 얘기로 듣게 되어서.. 낚시를 해본지도 좀 오래되었고.. 낚시 기술도 조금씩 배워볼참에 같이 동행해보기로 하였다. 그것도 "자전거"를 타고 말이다.

하지만, 당일날 밤.. 그 친구는 "서해대교 아래"가 아니라, 선장(아산시 선장면)쪽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선장저수지에 가자는 얘기였었고... 그것까지는 좋았으나, 가면서 얘기를 하다보니.. 낚시가 처음이랜다.(이런...... 나는 도대체 무엇을 들은거지?? 밤낚시 자주 다닌것처럼 얘기하는것같았는데.;) 그렇게 어찌되었건 선장저수지에 도착하였으나, 필자는 책상 위에 지갑을 두고왔고.. 이 친구도 체크카드는 있었으나 체크카드 잔고가 2만원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였다. 그래서 고민고민끝에, 이 외진 도로를 쭉 타고 나가다보면 편의점이 있는 신창(아산시 신창면. 수도권전철의 종착지로도 유명하다.)까지 가보기로 했는데.... 결국 필자는 집에 전화를 해서 보안카드 번호를 알아낸 후, 친구의 계좌로 돈을 조금 송금했고, 그돈을 빼서 낚시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저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9시가 넘은 시간에 편의점을 나오고... 타고왔던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선장저수지도 있었지만.. 신창읍 오목리에 저수지와 오목낚시터가 있다는 간판을 보고 왔던 터라.. 결국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렇게 가게 된 낚시터.... 돈을 내고, 서비스로 새우가루를 한봉지 받고... 그런데.. 이 저수지에서는 중층낚시는 못하고, 바닥낚시밖에 할 수 없다고 한다..;;; 사실 떡붕어는 대부분 바닥낚시로 잡는다고 한다. 간간히 중층낚시로 잡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장낚시대도 있으니 하는데에는 문제 없겠다.  그리고 그 친구 왈. 집에 있는 연못에 물고기가 다 사망해서 거기에 물고기를 넣어보겠다는 매우 황당한(차라리 관상용 잉어나 금붕어를넣지...) 얘기를 했다.

그 아주머니도 오늘은 잡는다는 생각 말고 그냥 좀 즐기다 간다는 생각을 하라고 하면서 본래 이 저수지 낚시터 물고기들이 입질이 좀 약아빠졌는데 요 몇일 다른분들 얘기하는거 들어보면, 요 몇일 더 심해진것같다는 심각한 얘기까지도 해주셨다.(입질 잘오는데로 가도 못잡을판인데..;;) 그렇게 추천해준 자리로 낚시를 하러 가게 되었는데... 이거 밤인데다가, 낚시 생판 초보들이 바다라면 모를까.. 민물에서 바닥낚시를 하기에는 매우 힘들고 암울할 뿐이였다.


"와 잡혔다!!! 초가 입질을 했어요!!"

그렇다. 낚시대 펴고 떡밥 만들고 야광찌 찌 달고, 어쩌고 하는데만 한 두시간은 보냈다.. 그래놓고서 계속 낚시대를 던지고 조금 무게감이 느껴진다 싶으면 수초만 잔뜩 잡혔고, 물고기들에게 떡밥을 기증하는 물고기들에게만 좋은 일을 하고있었다. 여기저기서 나 잡아보라는듯이 고기들이 잠시 수면위로 올라오는듯한 소리도 들렸지만, 이 고기들은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는것마냥 보일 뿐이였다.

그래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에 건빵봉지를 뜯어서 건빵을 미끼로도 올려보고, 꼬깔콘을 미끼로 올려보고.. 꼬깔콘 속에 떡밥을 잔뜩 넣어서 낚시대를 던져보기도 했지만..... 결국 붕어에게 봉사를 하게 된 꼴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야광찌도 하나 잃어버리게 되었고요..

결국 12시가 넘은 시간에, 자리를 옴기자는 친구의 말에 따라 (난 여기 있고싶었지만..) 결국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냥 물 위에 부표처럼 해놓은 곳인데.. 여기까지 고양이들이 와서, 건빵을 훔쳐먹고 가더라구요... 물고기에게도 봉사하고, 고양이에게도 봉사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좀 있는쪽으로 가서, 다시 낚시대를 펴보고 야광찌가 없는 대신 계속 들고있어봤지만.. 역시 물고기들이 약만 올리고 있을 뿐.. 별 소득은 없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야광찌들도 입질은 한두번 오다가 안오는것 같더라구요. 그렇게 1시가 넘고.... 거의 2시가 다 될 시간대까지.. 저수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게 되었습니다. 그냥 카메라로 사진이나 좀 찍어가면서 말이죠...


노이즈는 좀 많지만.. 별이 움직이는것도 조금 보이고... 하늘도 나름 어둡지만 청명하게 보입니다.


결국, 이 새벽에 철수를 결정하고.. 낚시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노숙을 하더라도 여기다 낚시대 그냥 넣어두고 있는것도 괜찮다 생각했지만, 위험천만한 새벽주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라이트 하나에 의지해서 새벽주행을 하는... 위험천만한 주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보통 차들이 밤보다 속력을 더 내고.. 더 위험한 상황인데.. 어쨋든 이리저리 밟고서 오게 되었네요.. 오다가 또 자전거 기어가 갑자기 낮아져서 발이 튀어나가 앞바퀴에 닿게되어 조금 발가락이 찢어졌지만, 그럭저럭 오는데 크게 문제있지는 않았습니다....


친구네 집 창고..

이전에 사무실로 쓰던 컨테이너박스는, 현재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에.. 자전거에 달고다니던 후레시를 천장에다가 달아두었습니다. 계속 흔들흔들 거리는 불빛이.. 참 이상하게 표현되었군요,,,,,;;;;;;


그렇게 7시 12분정도에 깨서 친구한테 문자 보내고 집을 향해 갑니다..... 주말 아침시간대인데도, 나름 차량 통행이 좀 있었습니다. 사실 컨테이너박스에 메트리스 깔고 잘때도 모기 한마리가 엄청나게 물어대서 중간에 몇번 깼었는데.... 그놈의 모기를 잡지도 못했구요..

오늘 태풍이 북상한다고 어쩌고 하던데.. 태풍이 오는것 치고는 매우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결국 집에 오니 1040km이나 주행했다고 뜨네요.... 가기 전에가 980대 후반이였으니, 한 50km정도 탔나봅니다. 어찌되었건 내 생에 가장 잉여스러운 일을 뽑으라고 하면 그 손가락 안에 들 밤낚시....

결국 나중에 붕어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오자는 약속과 함께.. 결국 피곤한 오후와 밤 그리고 새벽의 일상은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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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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