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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 주인공은 20세기의 대미를 장식했던 기아의 중형세단 크레도스입니다.


'크레도스'는 일본 마쓰다社의 크로노스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부분변경 모델인 '크레도스2'를 포함하여 2000년까지 판매되었습니다. 완전한 기술독립을 이루진 못했지만 기아자동차의 첫 중형 고유모델로, 유선형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굿디자인상을 수상했고, 자체개발한 1.8리터 DOHC T8D 엔진은 장영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지요. 


물론 거기에 더불어 영국의 로터스社에서 핸들링 세팅의 외주를 맏아 당대 국산 중형차 중 최고의 조향감과 최고의 승차감을 자랑했습니다. 최고사양 모델에서는 전자식 계기판과 전동시트. 풀오토에어컨과 ABS 및 TCS가 적용되어 최첨단 하이테크 승용차로서도 이름을 날렸습니다.


IMF 사태와 현대 인수 전 기아의 기술 전성기를 자랑하던 크레도스 역시 어느순간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한 아파트단지에서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아직 살아있는 크레도스를 보았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하이테크 중형세단은 누추하지만 살아있었습니다.


같은 시대 태어난 아이가 벌써 우리나이로 스물 셋. 만 22년을 살아 움직였던 크레도스입니다. 물론 여기저기 긁히고 찍히고 녹슬은 상태이지만, 지금 봐도 조금 한물 간 분위기이긴 하지만 충분히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뒷범퍼 역시 스크레치로 가득합니다.


물론 현 시대의 중형차와 함께 놓고 본다면 약 20년 전 출시된 크레도스가 왜소하게 느껴집니다만, 당대만 하더라도 동급의 쏘나타나 프린스나 고만고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뒷태는 요즘 현대 세단들이 미는 구성과 유사하네요.



195/70R14타이어와 14인치 알루미늄 휠.


지금은 경차의 깡통휠도 14인치가 들어가는 세상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고급 기함급 차량에 적용되는 휠이 15인치던 시절이였습니다. 물론 14인치 휠은 중형차에 끼워지기 적절했던 사이즈였죠. 당시 다이너스티도 엔터프라이즈도 죄다 15인치 휠을 끼우고 다니던 시절이였습니다.


세기말을 앞둔 시점에 등장한 체어맨과 에쿠스가16인치 휠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휠의 사이즈는 점점 커져 중형차 순정휠로 19인치까지 적용되는 시대까지 왔습니다. 14인치에 만족하던 그 시절 크레도스의 휠은 지금 기준으로는 한없이 작아보이기만 합니다. 



범퍼가드 역시 그시절 유행하던 스타일의 제품이네요.


요즘은 거의 붙이는 사람이 없습니다만, 90년대 중후반 유행하던 무한궤도 스타일의 범퍼가드입니다. 간간히 오래된 용품점에 남아있는 악성재고를 올드카를 타는 사람들이 수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실제 붙어서 돌아다니는 모습도 정말 오래간만에 보네요.



역시 지금은 보기 힘든 자동안테나.


세단에 팝업형 자동안테나가 장착된 최근 차량이 아마 2006년 단종된 스테이츠맨일겁니다. 그 이후 뒷유리 내장형 안테나와 통합형 샤크안테나로 발전하여 현재는 이런 자동안테나를 달고 다니는 차량을 보기 드뭅니다. 



어쩔 수 없는 부식.


물론 2000년대 중반에 생산된 차량까지도 부식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90년대 차량은 오죽하겠습니까. 문짝에도 휀다에도 녹이 피어오릅니다. 그래도 구멍이 뚫리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은 모습입니다.



신세계백화점 VIP 발렛 주차권이 붙어있습니다.


년간 2,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 주어지는 혜택인데, 이 크레도스의 차주분은 크레도스 차값의 수십배에 달하는 비용을 백화점 쇼핑에 쓸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여유로운 분이 아니실까 추측해봅니다. 백화점 VIP 고객으로 대접받는 수준의 경제력을 가지신 차주분이 20년 넘은 크레도스를. 말끔한 상태라면 몰라도 이리저리 긁히고 부식이 올라오는 그리 좋지 못한 상태의 차량을 계속 타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시보드 역시 20년 넘는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뜨고 있습니다.


뭐 세피아도 그렇고, XG도 그렇고 이 시절 나온 차량들의 대시보드의 내구성이 그리 좋지 않아 종종 앞이 뜬 상태로 운행되는 차량들을 보곤 합니다. 이 크레도스 역시 마찬가지인 상태네요.



출고 바코드까지 그대로 붙어있습니다.


차대번호와 모델명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정보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삭아서 소실된 상태입니다만, 차량 상태 대비 출고 바코드가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남아있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지더군요. 


여튼 22년의 세월을 벼텨 온 크레도스는 언제 사라져도 문제가 되지 않을 상태로 보여집니다만, 앞으로 남은 차생 차주분의 발이 되어 무탈히 돌아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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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시적 월급쟁이 생활과 함께 빌려왔던 그랜져 렌터카를 반납했습니다.


월 100만원씩 내고 타신다는데 비용 절감 차원에서 딱 한달 채우고 반납하고, 추가 급여와 기름을 넣어주는 조건으로 제 차로 다니기로 했네요. 그래도 꾸준히 탈 것을 생각하고 블랙박스도 달아놓았더니만, 딱 한달 채우고 반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얀색 그랜져 IG. 한달동안 삼각떼보다 더 많이 타고 다녔습니다.


현대의 대표적인 준대형 세단으로 사실상 동급에서 따라 갈 적수가 없는 차량입니다. 물론 따끈따끈한 신차인 쏘나타 DN8의 체격이 그랜져와 큰 차이 없는 수준까지 커졌다지만, 그래도 그랜져는 그랜져지요. 


렌터카인지라 LPG 차량인데, 85리터 봄베를 가득 채우면 80~85%정도 충전되니 약 72리터가 들어갑니다. 완전 바닥에서 71리터정도를 충전하고 달리면 약 470km정도 타더군요. 시내주행이 많다보니 연비는 6km/l 수준으로 책정되고 휘발유값 디젤값과 비교해보면 그리 경제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디젤딸딸이 삼각떼와 비슷한 토크를 자랑하지만 거의 두 배 수준의 배기량과 100마력 가까이 차이나는 람다엔진인지라 출력면에서 부족하거나 아쉽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발만 대고 있으면 140km/h까지 쭉쭉 치고 나가는 맛이 있었으니 말이죠. 



짐을 정리합니다.


참 반년같은 한달을 보냈습니다. 블랙박스도 탈거하고 짐도 마저 챙겨놓습니다. 결과적으로 충전소 휴지만 가득하네요. 어짜피 쓸 수 있는 휴지들이니 사무실에 모아둡니다. 열심히 충전소의 자동세차 쿠폰을 모았습니다만, 세차는 딱 한번 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아래에..



기여코 충전소 쿠폰으로 세차를 하러 갔다가, 남의 차를 긁고 왔네요.


SM7 뉴아트입니다. 크롬 몰딩에는 묻지도 않았고요. 세차를 하고 셀프세차코너에서 에어건을 쓰다 놓쳐서 휀다도 찍혔는데, 후진하다가 남의 차를 긁었습니다. 경미하게 보이는 상처인데 공업사 가서 범퍼 도장과 함께 후미등 교체 견적까지 내놨길래 걍 알아서 따지라고 보험처리 했습니다. 


굳이 세차 쿠폰 쓰겠다고 갔다가 두 건이 연달아 터지고 집에 가던 길에 킥보드 타다 구르고.. 다음날 아침엔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0층에서 계단 타고 다녔고요. 이리 안풀리니 살고 싶었겠습니까.



그랜져 역시 단차가 생기거나 깨지거나 찢어진 부분 없이 칠만 벗겨졌습니다.


걍 자차 자부담 내고 처리. 지난달엔 예상치도 못하게 타이어 찢어먹어서 웬 양아치 타이어집에서 안써도 될 돈을 쓰고오더니 이번달에는 자차 자부담금으로 생 돈 나가네요. 매월 수십만원씩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니 돈이 모이겠습니까. 좀 모이면 크게 터져서 나가고요.


항상 이런 레파토리이니 긍정적으로 살 수 없습니다. 



여튼 정말 긴 한달이 지났습니다. 약 2,200km를 타고 반납했네요.


여러모로 그랜져는 그랜져라 좋았습니다. 넓고 시트도 편안하고 나가기도 잘 나가고요. 그렇지만 이젠 이별입니다. 정말 길고도 긴 한달 잘 타고 다녔습니다.



앞으로 거리에서 마주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짧았지만 긹고 굵은 한 달을 보냈습니다. 나름 그래도 6개월 타고 다닐 차라고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데 헤어진다니 또 아쉽기만 합니다. 아직 3만km도 타지 않은 차량이니, 앞으로도 더 달리고 달릴 일만 남았겠지요. 앞으로도 다른 운전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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