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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분당에서 발견한 매우 준수한 상태의 크레도스입니다.

 

이전에 올드카 목격담에서 상태가 좋지 못했던 차량을 다뤘었지요. 마쯔다 크로노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개발했고 자체개발한 1.8리터 T8D 엔진이 적용되었던 기아자동차의 세번재 고유모델입니다. 크레도스에 대한 TMI는 지난 2019년 포스팅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2019/05/21 - [티스도리의 자동차이야기/올드카 목격담] - 1997 기아자동차 크레도스 1.8 (KIA CREDOS 1.8)

 

1997 기아자동차 크레도스 1.8 (KIA CREDOS 1.8)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 주인공은 20세기의 대미를 장식했던 기아의 중형세단 크레도스입니다. '크레도스'는 일본 마쓰다社의 크로노스를 기반으로 개발되어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부분변경 모

www.tisdory.com

90년대 중반 출시된 차량 치곤 지금 보더라도 크게 노티가 나지 않는 수려한 디자인입니다. IMF를 직격타로 맞았던 시기 기아자동차를 대표하던 중형차였고, 이후 2000년 EF쏘나타의 부분변경급 모델인 옵티마에 자리를 내주기까지 대략 5년동안 판매되었지요.

 

여튼 분당 정자동의 한 상가 주차장 입구에서 매우 준수한 상태의 크레도스를 발견했습니다.

 

1995 KIA CREDOS 1.8 M/T

'경기 2 포'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군청색 크레도스. 노부부가 타고 계시더군요.

상가 지하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차량용 승강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멀리서 봐도 그 광이 그대로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정말 경이롭습니다. 시간을 20여년 전으로 돌린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마 지난 2019년 목격 이후 약 2년만에 처음으로 보는 크레도스기도 하고 더군다나 출고 당시의 지역번호판과 따로 재도장을 거치지 않으면서 이런 우수한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기에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습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기거하며 생긴 문콕정도? 부식도 없고 칠이 벗겨지거나 긁힌 곳도 없었습니다. 25년이 넘은 순정 출고도장에서 광이 나고 순정 알루미늄 휠 조차도 분진과 부식 없이 마치 신품과 같은 상태를 자랑하고 있으니 말이죠.

 

1995 KIA CREDOS 1.8 M/T

뒷 타이어의 한국타이어 로고를 보아하니 타이어만 해도 20년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지라 기아자동차의 고유모델이지만 수입차 비슷한 분위기도 느껴지네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21년에 온게 아닌지 싶을 정도로 정말 모든 감탄사를 다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한참동안을 넉이 나간 채 구경했습니다. 곧 크레도스는 차량용 승강기에 탑승하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고, 저도 마침 이 건물에 있는 차를 타러 가야 했기에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마침 크레도스가 그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오더군요.

 

1995 KIA CREDOS 1.8 M/T

차량을 주차하고 올라가시려는 어르신께 말을 붙여봅니다.

95년 10월 등록. 1.8리터 T8D 엔진과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모델입니다.

 

차가 너무 깔끔해서 구경 좀 해도 되냐 하니 바빠서 시간을 내긴 어렵다 하시네요. 그러면서도 차를 출고하고 거의 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대략 25년동안 지하주차장에 박혀있었고 어쩌다 이렇게 한 번 타고 나온다고 하시네요. 주행거리도 얼마 전 10만km를 넘겼다고 하십니다.

 

많이 움직이는 차량은 아니지만, 하이패스 단말기와 블랙박스까지 부착된 상태를 보아하니 차량에 큰 애착을 가지고 계신듯 보였습니다. 애착을 가지지 않곤 20년 넘게 같은 차를 타지는 않으시겠죠.

 

아무래도 부촌으로 익히 알고있는 분당이고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재미도 보셨겠지만, 경제적 여력에 비한다면 매우 검소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정부 초기까지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다가 국가안보실장으로 옮겨갔던 김관진 전 장관이 2010년 장관 후보자 당시 95년식 크레도스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박근혜정부 시절 여론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2013년 크레도스를 폐차한 뒤 그랜져 HG를 신차로 출고했다고 합니다. 다만 10년 전에도 고위공직자가 크레도스를 탄다는 사실이 기삿거리가 되곤 했는데, 지금까지 크레도스를 타고 다닌다면 해외토픽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 타이어는 그래도 새거네.

여러모로 외판만 쭉 둘러보고 바쁘신 시간을 할애해주신 어르신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신품과도 같은 수준의 휠. 성한 부분을 찾기 힘든 수준의 최상급 관리상태. 세월이 흘렀음에도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어 준 크레도스였습니다. 정말 판매하실 의향만 있으셨다면 당장 그 자리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타고 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 주는 차량이였습니다.

 

아마 어르신께서 운전을 그만 두시는 날까지 크레도스를 타고 다니시지 않으실까 생각됩니다. 언제 운전대를 놓으실지 모르겠지만, 어르신이 운전대를 내려놓으시는 그날까지 크레도스가 무탈히 어르신의 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근 4등급 차량까지 서울 4대문 진입을 제한하려 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실제 서울 4대문의 출입이 제한되면 곧 서울시 전역에 이어 수도권과 전국으로 이에 준하는 조치가 퍼져나갈테고, 삼원촉매가 부착된 20세기 휘발유 차량 역시 4등급에 해당하기에 지금 5등급 노후경유차가 당하는 것과 같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적폐몰이를 당하며 운행에 제한이 따르게 됩니다.

 

물론 차기 서울시장의 성향과 내년도 정권 교체여부에 따라 이런 준수한 상태의 90년대 가솔린 차량까지도 적폐 취급을 당하게 된다면 규제를 이기지 못하고 순식간에 사라지겠죠. 부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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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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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올드카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쉽게 볼 수 없어진 구형 버스 얘기를 좀 하려 합니다.

버스는 대부분 내구연한까지 사용된 이후 폐차 혹은 수출길에 올라 상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자가용으로 출고되어 오랜 세월 운행되었거나 영업용 퇴역 이후 국내에서 제2의 삶을 사는 버스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어디까지나 극 소수입니다. 보령시 오천면 근처에서 본 현대자동차의 도시형버스 '슈퍼 에어로시티'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냥 누가 캠핑카 개조해서 타고 다니나 보다 생각했지만, 옆에 붙은 스티커를 보고 바로 차를 돌려 이 버스를 구경하고 가게 되었네요. 국방부에서 사용하다 불하된 차량입니다. 미군 불하차는 간간히 중고 매물이 올라옵니다만, 국군에서 사용하던 불하차는 대부분 폐기되는걸로 아는데 실제 자가용으로 등록되어 민간에 방출된 경우를 본 것은 공군 출신 노부스 불하차 이후로 두번째입니다.

 

2004 HYUNDAI SUPER AEROCITY

그냥 평범한 버스처럼 보입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더라도 익숙하게 느껴질겁니다.

 

2000년부터 2005년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전까지 판매되었던 현대자동차의 '슈퍼 에어로시티'입니다. 91년 미쓰비시의 에어로스타K를 기반으로 제작한 도시형버스인 '에어로시티'의 부분변경 모델인데,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부분변경을 거쳐 '뉴 슈퍼 에어로시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구분하자면 지금 판매되는 모델은 '뉴 슈퍼 에어로시티 F/L 개선형'. 그리고 이 차를 기반으로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거나 길이를 줄이거나 차고를 낮추거나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하여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일본 버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현대자동차의 시내버스가 30년 넘는 세월 꾸준히 판매되어 전국을 누비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교육청 앞 향나무가 왜향이라 일제의 잔재니 뽑아버리고 일본 브랜드의 불매운동이 적폐청산과 독립운동이라 생각하고 계신 자칭 깨어있고 정의로운 분들은 매일 타고 출근하는 버스도 일제의 잔재라는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련지 모르겠습니다.

 

2004년형 차량이고, 2019년 8월에 최초로 등록되었네요. 서울 시내를 다니는 차량인지라 2000년대 후반 초창기에 DPF를 장착하여 맑은서울 스티커도 붙어있고요. 어짜피 최초등록일 기준으로 따지기에 DPF가 없더라도 배출가스 등급도 5등급이 아니라 적폐취급은 당하지 않습니다만, 적폐 취급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이 수 도권도 마음껏 활보 할 수 있습니다.

 

2004 HYUNDAI SUPER AEROCITY

국방헬프콜 1303

 

사실상 이 버스가 국군에서 사용된 뒤 불하받은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가던 길을 멈추게 했던 스티커입니다.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운영하는 군 내부의 고충 상담 및 비리 신고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지요. 자유로를 타고 넘어가다 보면 보이는 대전차방호벽에서 국방헬프콜 광고를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2004 HYUNDAI SUPER AEROCITY

'슈퍼 에어로시티'와 '뉴 슈퍼 에어로시티'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후미등 디자인입니다.

 

다른 창틀이 바뀌고 차폭등이 바뀌고 스티커가 바뀌고 이런 자잘한 부분은 관심있게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만,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후미등입니다. 2005년 신형 모델부터 01-02년에 생산된 뒤 단종되었던 뉴 코스모스 후기형 후미등이 적용되었습니다.

 

사실 슈퍼 에어로시티의 후미등과 후진등도 기아자동차 인수 직후 변경되었던 코스모스에 먼저 적용되었던지라 두 차량이 부품을 공유했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슈퍼 에어로시티 

에어로시티 시절부터 지금까지 출입문 옆, 그리고 차체 뒤에는 한글 스티커가 부착됩니다.

 

물론 초기에는 '도시형버스'같은 다른 문구가 부착되었습니다. 인터쿨러 스티커는 2006년 즈음 삭제되었지만, 완전히 다른 차량이라 생각 할 수준인 현행 모델에도 한글 스티커는 꼭 붙어 나옵니다.

 

2004 HYUNDAI SUPER AEROCITY

출입구를 통해 바라본 차량 내부.

 

그냥 평범한 현대 시내버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만 영업용으로 사용되던 차량보다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적었기에 16년 넘은 버스임에도 꽤나 깔끔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리고 우측으로 사제 DPF 단말기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출고검사 스티커

승용차에도 이런 형태의 스티커가 붙어 나오긴 한다만 극 소수고 쉽게 볼 수 없지요.

 

다만 아직까지도 전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상용차에는 이런 검사완료 스티커가 붙어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GV80 뒷유리에 붙은 스티커를 보긴 했었는데, 요즘 생산되는 승용차에도 간간히 붙어 나오는 모양입니다. 

 

옛 번호의 흔적

국방부 로고와 함께 면제라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아마 국방부 청사가 있는 용산기지 출입 스티커일텐데 16년 1월부터 18년 12월까지 2년동안 부제를 면제한다는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군에서의 병력 수송 혹은 군무원 수송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 뒤 제 2의 차생을 살고 있습니다. 과연 어떠한 목적으로 이 시골에 세워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폐로 청산 당할 일은 없을테고 앞으로도 무탈히 대한민국 도로를 활보하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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