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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가 모두 끝난 이맘때쯤 논에 가면, 몇년전부터 자주 볼 수 있는 물체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검은색 혹은 하얀색 비닐등으로 감싸여 논바닥에 있는 이상한 물체.. 

어찌보면 공룡알같기도 하고, 마시멜로우 같기도 한 이것.. 사람들이 부르는 명칭도 제각각인 과연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요?

마침 이전에 사놓은 BGM중 주제와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노래가 하나 있네요..

아이유- 마시멜로우
(들으면서 가볼까요?)



요즘 어디를 가든, 이런 하얀 정체불명의 물체가 없는 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름은 약 1m, 무게는 약 500kg정도 되는 이 물체의 정식명칭은 마시멜로우도 공룡알도 그 무엇도 아니라 "곤포사일리지"라고 합니다.

곤포사일리지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올라갑니다. 70년대 영국에서 처음 보급되 온 사일리지(사로용 식물을 잘게 잘라 탑모양으로 도랑이나 창고에 저장한 사료를 말함) 기술입니다. 딱히 사일리지를 저장할 공간이 없는 농가를 위해 태어난 이 곤포사일리지는 우리나라에 90년대 초반에 들어오게 되어, 97년부터 정부에서 보급사업을 펼쳐 지금까지 오게되었습니다.  

이 곤포사일리지들의 용도는 흔히 말해서 우리가 매번 겨울에 하는 김장처럼, 그냥 평범한 볏짚을 가져다가 발효제를 첨가하여 이런 곤포사일리지 필름으로 4겹에서 6겹정도로 밀봉을 해놓게되면 자연적으로 겨우내 발효가 되어 소의 조사료로 쓰일 수 있게 됩니다. 이 동그란 곤포사일리지 한 덩어리면은 소 50마리가 하루에 먹을 분량이랍니다. 소들을 위한 김장인 셈이죠..

소를위한 김장인 곤포사일리지가 몇년전부터 대중화되게 된 이유는 몇년전 갑자기 크게 뛰어버린 소의 사료값 때문이였습니다. 그래도 소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도 논에서 흔히 보는 곤포사일리지가 수입 조사료보다 훨씬 싸게 공급되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크게 보조를 해주며 약 40일정도 숙성한 곤포사일리지를 소에게 먹이게되면 식욕이 증진된다는등의 연구결과때문에 소 사료값이 어느정도 안정되었음에도 붐이 일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이렇게 소 사육농가에게도 인기가 좋으니 자연적으로 수요는 상승하게되어 약 5~6년전에는 2만원정도에 거래가되던 곤포사일리지의 가격도 5만원대로 크게 뛰어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서는 이전에는 예상하지도 못하는 수익이 생겨서 좋고, 소를 사육하는 축산농가에서는 싼값에 소의 조사료를  사올 수 있기에 일석이조인 이 곤포사일리지가 모든 장점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일리지에 비해서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고 곰팡이등에 매우 취약하며 저 특수한 비닐을 사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딱히 재활용이 불가한 비닐은 환경오염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식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곤포사일리지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모두 땅으로 돌아가던 유기질이 없다보니 땅심이 약해져서 각종 병과 해충에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또한 쌀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땅으로 돌아가서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볏짚들이 없어지니 땅은 더욱 빈약해지고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것이죠... 한편으로는 한해 농사의 끝무리에 농가에게 조금이라도 득이 될 지 몰라도, 어떻게 본다면 작은것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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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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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태풍이 또 온다네..;;; 아 미치겠어..!


지난 목요일, 컴퍼스의 일본식발음이자 큰 피해를 입힌 2010년 제 7호태풍 곤파스가 상륙하여 서해안지방에 큰 피해를 입혀주고 떠났다. 필자가 살고있는 지역의 경우에도 예외라고 볼 수는 없는데.. 필자가 사는 집, 다니는 학교를 포함한 동네 전역의 전선이 모두 끊어져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일부 가구에서는 단수가 되었고 케이블TV와 인터넷 그리고 전화까지 잠시 불통이 되는 사태까지도 겪었다. 그리고 약 이틀이 지난 이맘때.. 또 월요일에 지긋지긋한 태풍이 북상한고 한다. 또하나의 태풍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해를 입은 이런저런 건물과 논밭은 이전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복구가 필요한 곳들이 많이 남아있었으니... 오늘은 "복구되지 못한" 피해현장을 주제로 글을 끄적여본다.


이곳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피해의 현장은 바로 논이다. 매우 강력한 바람에 의해 이삭의 무게때문에 고개를 숙인 벼들이 쓰러진 현장인데.. 어느정도 복구가 된 곳들은 보여도 아직까지 손을 대지 못한 논들도 굉장히 많이 보인다. 


넘어지거나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도 많이 있었다. 심은지 몇년 되지 않은 같은품종의 벚나무들이 완전히 기울어버린곳도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나무는 치워지고, 잎사귀를 다 잃어버린채 기울어져있는 나무들만이 남아있다. 주변의 나무들도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있다. 뽑히지는 않았어도 굉장히 안타까운 광경이다.


신호등.. 이 강력한 쇳덩어리도 바람의 위력을 이기지 못하고, 전선이 끊어지면서 이전의 위치에서 180º나 다른방향에 가 있다. 새로운 도로가 뚫리면서부터 교통량이 그리 많으편은 아니지만..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진 신호등은.. 그렇게 방치되고있다.


상가... 간판이 날라갔다.. 1층의 간판은 다행히 있고, 2층의 학원 간판이 날라간것인데... 어디로 날라갔는지는 모르겠어도.. 간판을 지지해주던 뼈대만이 앙상하게 남아있다.


상가의 유리가 깨졌다. 흔히 유리가 깨진 부분에 대해서는 금방금방 복구가 이루어지는듯 하지만 분양이 되지않은 빈 상가는 예외로 지금까지 복구가 되고있지 않다. 아무런 영업도 하지않고있는 상가인데다가.. 유리까지 깨졌으니.. 흉물스럽게 보인다.


또 다른 상가에서는 지붕의 철제 마감재가 떨어져나갔다. 이 잔해는 반대편에 있는 공터에 위치한 밭으로 날라가서 밭작물에 피해를 주고, 또 일부는 도로에서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다가 어느 누군가에 의해 치워졌다. 몇일이 지났건만.. 쓰러진 밭작물과 함께 저 잔해도 방치되고 있다.


간단히 찾아봤지만 피해가 너무 크다.. 복구가 된 곳들과.. 아직까지 복구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곳들.. 며칠뒤에 또 9호태풍 말로가 찾아온다고 하니.. 그때는 큰 피해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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