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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오늘의 초딩일기는 2002년 7월 15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보통 초등학생때 작성했던 일기는 한쪽에 제목을 제외하고 10줄에서 11줄정도 작성하던게 일반적인 일이였으나, 이날은 분노에 차 무려 두쪽을 가득 채운 일기를 작성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소유자가 놀려두며 그냥저냥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개간을 하고 경작을 했던 땅이라 정확히 누구의 땅이라 할 수 없는 곳이였지만 그렇다고 남이 일군 텃밭을 자기 멋대로 훼손하는건 아니죠. 여튼 '밭 도둑'이라는 제목과 간단한 소개만으로도 어떤 내용인지 쉽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여튼 보시죠.



제목 : 밭 도둑 할머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보았더니 우리 토마토 밭에 어떤 할머니가 께(깨)를 심으셨다.

그래서 엄마께서는 "저 나쁜 할머니" 하고 화가 났다.

학교 끝나고, 숙제도 마치고 밭에 나가 보았다. 

나는 그 할머니가 훔친 밭은 우리 밭 뒤에도 있었고, 아저씨께서 보리를 심은 것 까지 모두 허락없이 그 할머니 밭이 되었다. 그곳에는 부러져 있는 토마토 등이 있었다. 

나는 그 곳에 가서 그 할머니 밭에 너무 화나서 깨를 밟아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 동생이 그 할머니께서 


"이것 니네 밭이냐?"


"네"


하면서 밭을 가지려고 그전에는 뿌리채 뽑았는데 이번에는 그 할머니 때문에 화분에다 심을 수 밖에 없었다.


"남의 밭을 훔쳐서 콩,호박,깨 등을 심는 할머니 다음부터는 심을 밭이 없어서 남의 밭만 훔치지 마세요. 그리고 저희 밭에 아침에 와서 주인 모르게 이밭 저밭을 훔쳐서 왜 아침에 심으셨어요?"


할머니 처럼 나도 어른이 되(돼)서 심을 밭이 아무곳도 없다고 아무밭이나 이 할머니처럼 주인 허락 없이 밭을 훔치면 안된다. -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



여러모로 일기 내용이 두서가 없긴 합니다만, 종전에도 작은 텃밭의 토마토를 뿌리째 뽑았던 할머니가 야금야금 밭의 영역을 늘려나가더니 우리 밭의 토마토 가지를 부러뜨리고 다른 아저씨의 보리밭까지 갈아 엎어버린 뒤 참깨를 심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하게도 본인 소유의 토지도 아닙니다. 물론 이 일로 인해 화분에 옮겨심거나 아파트 화단으로 뿌리가 살은 몇몇 토마토를 옮겨심었지만, 기분이 영 좋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아파트 주민간의 밴드나 카페같은 커뮤니티가 발전된 시대라면 충분히 공론화를 시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 시절만 하더라도 일단 나이 많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니 별다른 얘기를 할 수 없었지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옆 저택에서 정원을 확장하며 이 부지 역시 편입되었습니다. 이 저택의 주인 역시 지금은 이혼했지만 몇년 후 모래시계와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출연했던 유명 여배우와 결혼을 했고, 현재 그 배우 역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밭도 사라졌고, 나이가 많다고 막무가내로 우기면 다 해결되는 세상은 끝났습니다. 저리 추잡하게 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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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한마디]

사실상 2003년에 도시계획에 의해 토지정리가 된 이후로 제대로 관리가 안된다.
자전거를 타기에는 부적절한 요철 천국이고, 차라리 자전거도로로 지나가느니 그냥 차도를 타고 다닌다.

나조차도 길 상태가 안좋은 자전거도로보다 차도로 자전거타고 다니는데 뭐... 옆에 새로이 건물을 지으려고 올해부터 경작을 하지 않는 밭에서부터 돼지풀이 얽히고 또 섥혀서 올라온다. 표적은 자전거 전용도로임을 알리는 표지판이다.

자전거조차도 외면한 자전거도로.. 그리고 돼지풀에게 고지를 내어주기 바로 직전인 표지판.

조만간 겨울이면 돼지풀에게도 외면받는 신세가 되어버릴텐데.. 그동안 인도로나 이용되어왔던 자전거도로도 간간히 타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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