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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격한 지역번호판이 부착된 뉴 그레이스입니다.

 

지방에서는 그래도 가뭄에 콩 나듯 보이는 수준입니다만 서울에서 적폐 취급당하는 5등급 노후 경유차가 지역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는 차량은 거의 전멸했다고 봐야 하는지라 사진으로 남겨보았습니다. 지금이야 원박스형 승합차가 최종적으로 단종된 지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저 학원차나 인력사무소의 수송용 차량처럼 단순히 많은 사람을 옮길 수 있는 그런 이동수단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스타렉스와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이 출시되기 전 원박스형 승합차들은 지금의 고급 미니밴과 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92 현대 그레이스 6밴 (HYUNDAI GRACE 6 VAN M/T)

그레이스는 신군부 시절 정권에 의해 단종되었던 HD1000 승합차의 계보를 잇는 현대의 원박스형 승합차입니다. 당시 기술제휴 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의 미니밴인 델리카 3세대 모델을 들여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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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1993 현대 그레이스 그랜드살롱 (1993 HYUNDAI GRACE GRAND SALOON)

오늘 대전의 한 골목길에서 목격한 차량입니다. 골목길을 돌아 대로를 타고 대전IC에 진입하려 하는데, 구형 지역번호판을 부착한 그레이스가 보이네요. 곧 신호가 바뀌고 재빨리 우회전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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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1993 현대 그레이스 (1993 HYUNDAI GRACE)

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홍성 외곽의 한 자동차 부품점에서 사용중이던 그레이스의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1월 대전에서 꽤나 준수한 상태로 주행중이던 같은 사양의 청색 차량을 짧게나마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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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많은 그레이스를 올드카 목격담에서 다뤘습니다만, 96년형 이후 모델을 다루는 건 이 차량이 처음이네요. 2000년대 들어 범퍼 디자인이 조금 변경되기도 했습니다만 사실상 21세기까지 판매되었던 디자인이기에 따로 다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997 HYUNDAI GRACE - GRAND SALOON

GRACE. 97년 2월 최초 등록. 1인 신조 차량이라고 합니다.

 

순정 LPG가 아닌 디젤엔진이 적용되어 판매된 모델입니다만, LPG 개조를 통해 지금껏 살아있습니다. 광이 날 정도로 준수한 외관 상태와 '서울 71' 번호판이 관심을 끌어 결국 사진 촬영으로 이어졌습니다.

 

1997 HYUNDAI GRACE - GRAND SALOON

안개등의 상태와 범퍼 스크래치가 아쉽습니다만, 관리상태는 준수했습니다.

 

나름 고급형 모델이라고 투톤 도장에 3스포크 알루미늄휠이 적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싸구려 취급당하는 우레탄 핸들 역시 그레이스는 당시 최고급 트림인 '그랜드 살롱(Grand Saloon)'을 선택해야 적용되었고요. 우레탄 핸들과 알루미늄 휠 그리고 투톤 범퍼까지 모두 적용된 차량입니다.

 

포터핸들?

이게 고급 옵션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핸들이 고급 옵션이 맞습니다.

혼캡 디자인이 달라서 그렇지 구형 갤로퍼에 처음 적용되었던 핸들입니다.

 

포터도 97년에 와서 그레이스와 같은 3세대 델리카 기반으로 변경되었고 같은 핸들을 사용합니다만 그레이스는 이전부터 고급형에 적용되는 핸들로 이 3스포크 핸들을 사용했습니다. 밴이나 저가형 모델에는 93년형 포터에 적용되던 핸들이 계속 사용되었습니다. 2001년형에 와서 이 우레탄 핸들이 기본 적용되었다고 하네요.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주행거리는 8만km대. 직물시트의 상태도 우수했습니다.

 

그레이스 레저테이블

시트의 배열로 보아 12인승 모델. 그레이스 로고가 선명한 레저테이블이 있네요.

 

각 그레이스 시절부터 고급사양인 그랜드 살롱을 출고하면 함께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었던 레저테이블이 실려있습니다. 그냥 출고 사은품이나 증정품이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무려 가격표에도 표시된 품목입니다. 그냥 밖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테이블입니다만, 무려 2000년형까지 이 휴대용 테이블이 제공되었습니다. 작금의 이미지와 달리 당시에는 지금의 레저용 미니밴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는 이야기겠죠.

 

Grand Saloon

그랜드 살롱 레터링 스티커가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외관상 보이는 여러 요소들만 봐도 당시 그레이스의 최고급 사양임을 알 수 있습니다만, 측후면에 나름 고급스럽게 붙어있는 이 레터링이 고오급 승합차의 품격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T-2엔진(D4BB)

차량 출고 당시 최신 엔진이던 T-2 엔진이 적용되었다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D4BB. 기존의 D4BA 엔진에서 스트로크를 늘려 다양한 차종에 적용되었고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중인 엔진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형편없는 출력과 토크를 자랑하는 자연흡기 엔진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현대의 신기술이 적용되어 저렇게 자랑까지 하던 엔진이었습니다. 거기에 저감조치로 LPG 개조가 되어 더 버겁게 나가리라 느껴집니다.

 

25년 넘는 세월을 같은 주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그레이스. 저감조치를 마쳐 적폐로 몰려 사라질 일도 없을테고, 큰 사고만 없다면 앞으로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앞으로도 무탈히 차주분과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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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는 신군부 시절 정권에 의해 단종되었던 HD1000 승합차의 계보를 잇는 현대의 원박스형 승합차입니다. 당시 기술제휴 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의 미니밴인 델리카 3세대 모델을 들여와 1986년 12월부터 생산하게 되었고, 2003년 12월 환경규제로 인해 정리되기까지 약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판매된 차량입니다.


물론 승합차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봉고에 밀려 만년 콩라인에 있었지만, 그래도 말년에는 봉고의 후신 프레지오보단 잘 팔렸습니다. 여튼 그러한 그레이스의 1세대 후기형 6인승 밴 차량을 보았습니다. 



예산 읍내의 한 골목에서 본 1992년 8월 등록된 그레이스입니다.


얼마 전 서산 해미에 구형 지역번호판을 달고있었던 그레이스 2밴이 결국 폐차장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예산에서 상당히 우수한 상태의 각그레이스 밴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붕과 백도어 도장 클리어가 일부 벗겨진걸 제외한다면 30년 가까이 된 차량임을 감안한다면 우수한 관리상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함께 판매되었던 포터의 경우 2세대 델리카 트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량이지만, 그레이스의 경우 1986년 당시 일본에서도 따끈따끈한 신차였었던 3세대 모델의 뱃지 엔지니어링 모델입니다. 즉 현대와 미쓰비시가 함께 생산을 했다는 이야기겠죠. 비슷하게 생긴 각포터보다는 한층 진보된 모델이였습니다. 여튼 96년에 와서야 3세대 플랫홈으로 갈아타게 된 포터와는 달리 그레이스는 자잘한 부분변경만 있었을 뿐 실질적인 모델 체인지는 없었습니다.



깔-끔 합니다.


세월에 바래버린 트렁크 가니쉬는 빛바랜 회색이 되어버렸고,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때만 하더라도 근근히 차량들에 붙어있었던 충청남도교육청에서 배포했던 '내가 먼저 웃으며 인사합시다' 스티커 역시 그대로 붙어있었습니다.


차량 총중량은 2375kg. 밴 모델인지라 리어와이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적재공간에는 그냥 승용차 트렁크에 있을법한 평범한 물품들이 담겨있습니다.


적재공간 상태도 흙먼지가 조금 있는 걸 제외하고도 30년 가까이 된 차량 치곤 준수했습니다.



휠캡은 엘란트라 휠캡이 장착되어 있었고, 그 위에 현대 엠블렘을 하나 더 붙여놓았습니다.


엘란트라의 휠캡도 별다른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네요.



실내상태도 매우 준수합니다.


주인어르신께서 상당히 애지중지 관리하신듯 보입니다. 짐칸에는 흙먼지가 좀 있었지만, 사람이 타는 공간에는 흙먼지라곤 찾아 볼 수 없었네요. 뭐 여튼 밴 모델이라 그런지 RPM 게이지는 없었습니다. 주행거리는 약 26만km정도 찍혀있었고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창문을 내리기 위해선 닭다리를 열심히 돌려야 합니다.


나름 오래된 차량임에도, 최신의 휴대폰 충전기와 요즘 차에 달려도 별 위화감이 없는 휴대폰 거치대가 달려있었습니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타야하는 2열 공간도 매우 깔끔했네요.


아무래도 업무의 개념보다는 요즘 RV차를 타는 개념으로 차를 출고하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바닥 매트 대신에 박스를 깔아두었고, 여러모로 차를 아끼는 어르신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1993년 뉴그레이스 출시 전까지 사용되었던 레터링입니다.


그 시절 쏘나타고 각그랜져고 뭐고 다 같은 폰트로 만들어 붙이던 물건인데, 각그레이스의 경우 좌우측 문짝에 모두 이 래터링이 붙었던게 특징입니다. 물론 보셨다 트렁크 도어에도 잘 붙어있고요. 93년도에 둥글둥글해진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서, 그레이스 래터링 역시 둥글둥글하게 변했습니다.



응..? 근데.. 이거.... 구형인데....


그랬습니다. 전면부의 경우 신형으로 개조가 되어 있었습니다. 당연스럽게도 각그레이스 부품은 수급 자체가 힘든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신형개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짜피 86년형이나 2003년형이나 전반적인 차체는 같기에 쉽사리 개조가 가능했겠지요. 



생각보다는 위화감 없이 잘 들어맞습니다.


그래도 현대차는 부품 자회사를 두고 있어 부품 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합니다. 각그레이스 시절 부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90년대 중후반 나온 차량들의 부품은 아직도 다수의 신품이 생산되며 판매되고 있습니다. 당연스럽게도 뉴그레이스 부품들은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말이죠.



반대편 사이드미러는 신형이 달려있지만, 운전석 사이드미러의 경우 아직도 구형이 달려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인의 강한 애착이 있었기에, 전면부 사고로 폐차장으로 갈 운명이였던 그레이스가 신형 개조를 거쳐 여태 살아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원인은 중국에 있지만 괜히 트집이 잡히는 노후 경유차 자체가 현 정권에서 쥐닭급 적폐 취급을 받고 있기에 무궁한 앞날을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도 그 자리에 꿋꿋히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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