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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미친놈이라고 생각을 하시지 이해를 하지 못하실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신차를 내려 타고다닌지 약 7개월동안 제 의지에 의해 삼각떼의 출고 비닐을 벗겨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더운 여름 통풍시트를 사용하기 위해 시트의 바닥의 일부를 걷어놓은것과 세차를 하며 에어를 불다가 불가피하게 날라가는 비닐들. 그리고 비교적 최근 고정하던 고무가 삭아버려 바람에 날라간 멀티펑션스위치의 비닐을 제외하면 제 의지대로 떼어낸 비닐들은 단 하나도 없으니 말이죠. 


과연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신차 출고 당시 비닐을 떼어내지 않고 7개월을 버텼습니다.


특히 항상 손이 닿는 핸들 비닐조차 뜯어내지 않았는데 결국 한계에 도달한 것인지, 테이프의 접착력이 떨어져 핸들을 감싸던 비닐이 운전에 방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돌리면 자꾸 무언가가 닿습니다. 그래도 약 7개월동안 잘 버텨왔습니다..


다른 비닐은 놔둬도 이 비닐은 대부분 떼어내시던데 전 그냥 버텼습니다. 처음엔 좀 불편했는데, 지금은 비닐 속으로 만져지는 부드러운 가죽의 질감이 더욱 익숙치 않네요.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부 현대 기아차의 경우 7~8만km만 타도 핸들의 가죽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더욱이 벗기기 싫었습니다.


핸들 비닐과의 작별을 고할 시기가 왔음을 직감했습니다만, 벗겨내기엔 아직 단단히 고정된 부분이 있더군요.



핸들 우측 상단. 아직 테이프의 접착력이 살아있습니다.


이게 아니라면 그냥 체념하고 벗겨냈겠지만, 아직 남아있으니 떨어진 다른 부분의 테이프를 살짝 떼어낸 뒤 다시 붙여 당분간은 비닐을 유지하기로 합니다. 저 테이프가 접착력이 다 하는 그날까지 버틸겁니다.



뭐 신차 당시의 비닐 상태는 투명했습니다만, 산전수전 다 겪으니 탁한 색으로 변해버렸네요.


비닐을 감싸고 있던 테이프 역시 손이 닿았던 부분은 접착력이 다 떨어져 사실상 부착이 불가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신호대기중 잘 눌러서 테이프를 다시 붙여줍니다.



그래도 겨우 붙었네요..


추잡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절대 멀쩡한 비닐을 떼어낼 생각은 없으며 마지막 테이프의 접착력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제 손으로 제거하는 일도 없을겁니다. 조금 더 버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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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가 모두 끝난 이맘때쯤 논에 가면, 몇년전부터 자주 볼 수 있는 물체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검은색 혹은 하얀색 비닐등으로 감싸여 논바닥에 있는 이상한 물체.. 

어찌보면 공룡알같기도 하고, 마시멜로우 같기도 한 이것.. 사람들이 부르는 명칭도 제각각인 과연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요?

마침 이전에 사놓은 BGM중 주제와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노래가 하나 있네요..

아이유- 마시멜로우
(들으면서 가볼까요?)



요즘 어디를 가든, 이런 하얀 정체불명의 물체가 없는 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름은 약 1m, 무게는 약 500kg정도 되는 이 물체의 정식명칭은 마시멜로우도 공룡알도 그 무엇도 아니라 "곤포사일리지"라고 합니다.

곤포사일리지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올라갑니다. 70년대 영국에서 처음 보급되 온 사일리지(사로용 식물을 잘게 잘라 탑모양으로 도랑이나 창고에 저장한 사료를 말함) 기술입니다. 딱히 사일리지를 저장할 공간이 없는 농가를 위해 태어난 이 곤포사일리지는 우리나라에 90년대 초반에 들어오게 되어, 97년부터 정부에서 보급사업을 펼쳐 지금까지 오게되었습니다.  

이 곤포사일리지들의 용도는 흔히 말해서 우리가 매번 겨울에 하는 김장처럼, 그냥 평범한 볏짚을 가져다가 발효제를 첨가하여 이런 곤포사일리지 필름으로 4겹에서 6겹정도로 밀봉을 해놓게되면 자연적으로 겨우내 발효가 되어 소의 조사료로 쓰일 수 있게 됩니다. 이 동그란 곤포사일리지 한 덩어리면은 소 50마리가 하루에 먹을 분량이랍니다. 소들을 위한 김장인 셈이죠..

소를위한 김장인 곤포사일리지가 몇년전부터 대중화되게 된 이유는 몇년전 갑자기 크게 뛰어버린 소의 사료값 때문이였습니다. 그래도 소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도 논에서 흔히 보는 곤포사일리지가 수입 조사료보다 훨씬 싸게 공급되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크게 보조를 해주며 약 40일정도 숙성한 곤포사일리지를 소에게 먹이게되면 식욕이 증진된다는등의 연구결과때문에 소 사료값이 어느정도 안정되었음에도 붐이 일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이렇게 소 사육농가에게도 인기가 좋으니 자연적으로 수요는 상승하게되어 약 5~6년전에는 2만원정도에 거래가되던 곤포사일리지의 가격도 5만원대로 크게 뛰어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서는 이전에는 예상하지도 못하는 수익이 생겨서 좋고, 소를 사육하는 축산농가에서는 싼값에 소의 조사료를  사올 수 있기에 일석이조인 이 곤포사일리지가 모든 장점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일리지에 비해서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고 곰팡이등에 매우 취약하며 저 특수한 비닐을 사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딱히 재활용이 불가한 비닐은 환경오염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식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곤포사일리지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모두 땅으로 돌아가던 유기질이 없다보니 땅심이 약해져서 각종 병과 해충에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또한 쌀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땅으로 돌아가서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볏짚들이 없어지니 땅은 더욱 빈약해지고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것이죠... 한편으로는 한해 농사의 끝무리에 농가에게 조금이라도 득이 될 지 몰라도, 어떻게 본다면 작은것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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