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난 토요일. 매서운 바람이 불던 정오 즈음 삼길포로 향했습니다.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의 삼길포항은 서산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습니다. 당진에서는 대호방조제를 타고 대산방향으로 넘어가면 바로 보이는 그곳입니다. 여튼 삼길포는 그저 그런 어항을 관광지로 만든곳처럼 보이겠지만, 선상에서 회를 떠주는 조금 특색있는 어항입니다. 약 5년전 방문하고, 그 이후로는 전에 직장에 다닐때 종종 지나가고는 오랜만에 들려보았네요.





바닷물은 싹 빠졌고, 하늘은 맑고 청명합니다.


바람이 좀 불어서 그렇지 괜찮네요.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은 핸드폰을 어디에 들이밀어도 작품같은 사진을 만들어 줍니다. 여튼 춥고 바람도 매섭게 부니 구경은 뒤로하고 바로 선착장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당진화력발전소.


쥐닭급 적폐 취급받는 원전보다는 아니지만 현정권에 적폐로 낙인찍힌 미세먼지 배출장소랍니다. 암만 미세먼지 뿜어대도 중국에서 바람만 불어오지 않으면 이렇게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는데 말이죠. 국민들은 모두 중국발 미세먼지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끝까지 중국탓 못하는 중국몽에 동참하는 정부도 좋지만, 중국에 할 말 하는 정부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삼길포 9경. 회뜨는 선상.


약 20여척의 어선이 모여있는 선착장이자 회를 떠서 파는 수산시장입니다.





선착장 아니 회를 파는 가게까지 쭉 들어갑니다.


가격대는 어디로 가나 동일합니다. 안이고 바깥이고 그냥 손님 없이 대기하고 있는 배에 들어가서 회를 주문하면 됩니다.



강남호라는 배에서 회를 사갑니다.


배들의 위치는 주기적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입구에서 가까운 배와 멀은 배도 공정하게 위치가 바뀝니다. 광어하고 우럭을 주문하고 직접 회를 뜨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배에서 직접 회를 떠준다는 부분이 특별할 뿐이지 여타 수산시장과 크게 다를건 없습니다. 회를 주문해서 상을 차려주는 식당으로 가지고 가면 되니 말이죠. 



회를 떠주는 배 안은 이렇습니다.


물고기를 잡는건 잔인해서 더이상 보지 않았습니다. 여튼 회는 호박엿을 담아주는것과 비슷한 플라스틱 도시락통에 담아줍니다. 카드 결제는 불가하여 무조건 현금을 내야 합니다. 선착장 입구에서 초장과 상추를 팔긴 합니다만, 날도 추운데 밖에서 먹지도 않을거고 가까운 아무 식당이나 가지고 들어갑니다.



회만 가지고 들어가면, 알아서 상을 차려주고 매운탕거리를 건네주면 그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줍니다.


차림비는 1인당 5천원 수준입니다.



막상 해변 주변을 걷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따뜻한 식당 안에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회를 먹고, 매운탕까지 다 먹고 왔습니다.


비스토를 탈 적에나 여러번 갔었지 스파크 타고 삼길포는 처음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구불구불하던 길의 확장공사가 모두 다 끝나 소요시간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접근성도 종전대비 매우 좋아졌습니다. 여튼 날만 조금 더 따뜻했더라면 좋았겠지만 말이죠. 오랜만에 삼길포 나들이. 즐거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티스도리닷컴 새 콘텐츠 초딩일기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작성했었던 일기장을 펼쳐 당시 있었던 일을 회상하고 여러분께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좋은일도, 그렇지 않았던 일도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장을 본다는 마음으로 재미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장은 무작위로 공개됩니다.


오늘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3년 6월 26일에 작성되었던 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목은 첼로. 당시 학교에 방과후학교(특기적성) 활동으로 첼로부가 새로 생겨났고, 당시 동생이 바이올린을 배우던 모습을 보고 저도 첼로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첼로부에 신청을 했었습니다. 처음으로 악기를 받고 레슨을 받게 된 그날의 일기입니다.


복합기의 스캔기능을 활용하려 했지만, 드라이버 문제인지 인식을 하지 못하여 당분간은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제목: 첼로


오늘은 첼로를 하는 날이다. 

모두들 상상보다 너무 작은 첼로는 바이올린 2개를 위로해서 놓은 것 처럼 조그만하였다.

나는 4분의3을 샀는데 어떤 2학년은 첼로가 자기 자신 키 정도 되었다.

첼로는 키는 작고 체중은 많이나가는데 비만도로 보면 아마도 고도 비만일 것이다.

다음주 목요일에 첼로를 가지고 오면 거대 트라이앵글(합주부용)처럼 한번 쳐봐 할 것이고

나 만져볼게 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원본 그대로를 옮겨왔습니다.


뭐 초등학생이 작성한 글이라 문맥상 난해한 부분도 있는데 풀어서 설명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아마 선생님을 처음 뵌 날은 아닌걸로 회상합니다. 선생님을 처음 뵙게 된 날 수업 중간에 나가서 어떤 사이즈의 첼로를 사야할지 측정을 해 갔었고 첫 수업이 있었던 이날 처음으로 첼로를 보고 다루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된 것입니다. 첼로를 처음 보게 된 저는 키가 작고 뚱뚱했던 첼로를 보고 비만도를 따지자면 고도비만이 아닐까 생각했었고, 당시 2학년이던 첼로를 같이 하던 동생은 그러한 첼로가 자신의 키만했었다고 일기장에 기록을 해 두었습니다. 


첼로부 인원은 당시 전교생 800명 수준의 학교에서 약 여섯명정도. 당시 기준으로 2학년 둘에 저와 같은 학년에는 여자애가 있었고, 그 위로는 5학년 선배 둘이 있었습니다. '거대 트라이앵글'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4학년때까지 리드합주부에서 트라이앵글 연주를 맏게 되었는데, 그 당시 제가 가지고 있었던 트라이앵글은 흔히 보던 작은 트라이앵글보다 조금 컸습니다. 그러했던지라 커다란 트라이앵글을 다들 신기하게 보았었는데, 그러한 트라이앵글처럼 첼로 역시 궁굼해 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라는 예상이였습니다.


첼로 수업을 처음으로 받게 된 2003년 당시 돈으로 35만원을 주고 제 체격에 맞는 4분의 3 사이즈의 첼로를 구입했고 현재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진행하면서 한달에 4만원씩 방과후학습비를 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예상대로 첼로를 가지고 다니면 다들 궁굼하고 신기하게 보았었고, 이후 바이올린부와 함께 현악부를 구성하여 현악합주 대회에 나갔었습니다. 


이 당시 알게 된 선생님과는 중학교 1학년 가을까지. 그 이후로 다른 선생님께 중학교 2학년 여름까지 첼로를 배웠었습니다. 현재는 제가 다니던 모교에 바이올린부는 존재하지만 첼로부는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첼로 그리고 현악부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앞으로 드문드문 올라올 이야기들로 이어 갈 예정입니다.


되돌아보면 첼로를 배우겠다고 할 당시였는지 그 직후였는지 금전적으로 집안 사정이 잠시동안 좋지 못했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첼로를 배운다는데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던 부모님께 감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