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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에 폐업하는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던 에어컨을 구매해 왔었죠.

할머니께서 사시던 시골 집의 기존 에어컨을 철거하고 이 에어컨을 달아주려는 목적입니다.

 

 

중고 벽걸이에어컨 구매 (삼성 AR09R5172HCN)

한겨울이긴 합니다만 중고 에어컨을 구매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산 대우 전기차를 구매하며 알게 된 영업사원분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분이셨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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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대우 전기차를 구입했던 영업사원 아주머니께 연락이 와서 구매했었는데, 구입 후 실외기는 밖에 실내기는 방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슬슬 날이 풀리고 에어컨업계 성수기에 장착하자니 장착하러 오는 기사님도 바쁘실 거고 비용도 올라갈 거라 생각되는지라 3월 말에 기존 에어컨을 철거하고 중고로 구입해온 벽걸이 에어컨을 장착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로 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이 벽걸이 에어컨을 해체하는 비용을 4만원을 받는다고 하네요. 철거한 물건을 회수해가는 조건으로 무상 해체를 해준다고도 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넝마주이질을 하다 보니 에어컨 실외기가 생각보다 돈이 되는 물건입니다. 비록 조그만한 벽걸이형 에어컨의 실외기라 할지라도 다만 제가 철거하면 몇푼이라도 더 득을 보겠지요. 그 생각에 이전에 에어컨 설치기사로 일하며 여름철에 벌어서 1년을 먹고살았던 사촌형에게 물어봅니다. 어렵지 않다고 하네요. 그래서 직접 에어컨을 철거하여 실내기와 실외기를 분해한 뒤 종류별로 자원을 분리하여 판매해 보기로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2002년에 설치되었던 위니아 벽걸이 에어컨입니다. 몇년 전 부터 가스가 다 빠졌는지 콤프가 망가졌는지 몰라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아 교체를 계획하고 있었죠. 멀쩡한 기기라면 에어컨에 전원을 넣어 가스를 실외기로 몰아준 뒤 실외기의 배관을 풀어주면 된다고 하는데, 가스 회수가 필요 없는 기기라면 그냥 풀어버리면 된다고 하네요.

 

동파이프를 풀어준다.

 

스패너를 이용하여 실외기 하단의 동파이프를 풀어줍니다.

가스가 새는지 확인하고 살살 풀어주라고 하네요.

 

22년의 세월을 그 자리에서 가스 충전 없이 사용했으니 그간 단 한 번도 만져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쉽게 풀리네요. 가스가 있으면 가스가 새는 소리가 들린다는데 가스가 별로 없어서 그런지 새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살짝 풀어준 뒤 가스가 새는 소리가 줄어들 때 까지 놔두고 다시 조금씩 풀어주면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동파이프 연결부를 다 풀어줬습니다.

 

동파이프 연결부

 

동파이프 2개. 실외기 전원선. 배수호스가 한 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건 실내기와 연결된 부분을 잘라준 뒤 빼낸 다음 분리할 예정입니다.

 

동파이프가 지나가는 자리

 

옛날에 지어진 흙집이라 흙벽 대신 사용하지 않는 문틀에 타공을 해뒀네요.

 

이 타공된 자리를 그대로 이용하여 새 에어컨 장착시 타공 없이 설치했습니다.

 

실외기 전원선 분리

 

실외기와 연결된 동파이프를 분리했다면 전원선을 분리할 차례입니다.

 

어느 메이커나 비슷할겁니다. 전원선이 이어지는 동파이프 위의 플라스틱 커버를 당긴 뒤 십자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어 전원선을 분리해 줍니다. 그럼 실외기의 분리는 모두 끝났습니다. 실외기만 들어서 옮겨도 무방한 상태라 볼 수 있겠죠.

 

실내기

 

벽걸이에어컨 실내기입니다.

 

22년 전. 월드컵이 끝난 2002년 여름에 할머니께서 창문형 에어컨을 사용하시다가 창문형 에어컨의 고장으로 폐기하고 만도에 다니던 친구가 있던 작은아버지쪽에서 당시 만도 계열이었던 위니아 에어컨을 설치해 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내기의 분리는 더 쉽다고 합니다. 틈이 없어보이죠? 아래에서 살짝 밀어서 들어올리면 브라켓에 걸려있던 에어컨 실내기가 들어올려진다고 합니다. 벽걸이 선풍기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브라켓과 에어컨

 

브라켓과 에어컨 실내기의 모습입니다.

 

브라켓 모양을 보시면 에어컨 실외기가 브라켓에 어떻게 걸려있는지 이해가 가시죠? 그냥 들어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들어올린 뒤 실외기와 연결되었던 동파이프와 배수호스를 분리해 주면 됩니다. 배수호스는 쓱 빠집니다만 동파이프를 자르는게 쉽지 않습니다.

 

물론 동파이프 커터가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겠지만, 일반 가정집에 그런 도구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고, 사용하지 않고 고물로 매각할 동파이프라면 그냥 집에 있는 니퍼(펜치)로 잘라주면 됩니다.

 

니퍼(펜치)로 자른 동파이프

 

물론 동파이프 커터가 있다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잘랐겠지만..

니퍼(펜치)로 동파이프를 자르기 위해선 상당한 힘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잘리지 않는 건 아니니 힘만 좀 쓰면 되겠습니다. 동파이프 커터가 그렇게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이거 하나 해체하자고 동파이프 커터를 사긴 좀 그렇잖아요. 빌릴 수 있다면 빌리는 것도 좋습니다.

 

파이프 제거

 

실외기와 실내기를 연결했던 동파이프와 배수호스 그리고 전선을 밖에서 잡아당겨 뽑아줍니다.

 

동파이프가 타공된 부위에서 꺾여 들어가진 않아서 그냥 밖에서 잡아당기니 쉽게 빠지는군요. 여기까지만 마무리해도 됩니다만, 저는 이 에어컨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얻기 위해 실내기와 실외기를 분해한 뒤 자원별로 분리하려 합니다.

 

실내기 분해

 

벽걸이에어컨 실내기를 분해합니다.

 

실내기 내부에는 팬도 있긴 합니다만, 에바코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알루미늄이지요. 물론 아주 옛날 에어컨들은 내부가 죄다 동이라 값이 좀 나간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21세기 에어컨이라 알루미늄 에바코일 사이로 동파이프가 지나가는 구조네요. 동파이프만 따로 떼어 낼 수 없어 그냥 알루미늄으로 판매합니다.

 

그리고 플라스틱만 남은 실외기는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 E-순환거버넌스의 폐가전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활용하여 처리했습니다. 대문 밖에 내놓으니 아침 일찍 수거하러 오셔서 가져가셨더군요.

 

 

폐가전 방문수거 배출예약시스템

폐가전 방문수거 배출예약시스템

15990903.or.kr

 

브라켓 제거

 

브라켓까지 제거했습니다.

브라켓 제거는 그냥 십자 드라이버만 풀어주면 됩니다.

 

우측 끝에 파이프를 넣기 위해 타공했던 자리가 보이네요. 보기 그렇다면 신문지를 넣거나 테이프를 붙여 막아주면 됩니다. 이 상태로 며칠 놔둔 뒤 에어컨 설치가 진행되었습니다.

 

배관뭉치에서 나온 동파이프

 

배관뭉치의 보온재와 배수호스를 제거하고 나온 동파이프가 저겁니다.

 

파이프가 짧아 그리 많은 양이 나오지 않네요. 그래도 에어컨에서 나온 동파이프하고 다른곳에서 조금 얻어온 신주만 2.1만원을 받았습니다. 그 내용은 나중에 넝마주이질 결산에서 자세히 설명드리죠.

 

에바코일의 동파이프

 

에바코일로 들어가는 동파이프는 최대한 짧게 잘라서 알루미늄보다 비싼 동을 최대한 확보합니다.

 

차가운 냉매가 들어있는 동파이프가 에바코일을 지나가며 냉각시키고 팬을 구동시켜 바람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실내기와 배관의 분해는 끝. 이제 실외기를 분해해볼 차례입니다.

 

실외기 분해

 

2002년 3월 제조된 위니아 에어컨 실외기입니다.

 

실외기를 그냥 고물상에 가져가면 고철값을 줍니다만, 콘덴서라도 분리해서 가져가면 다만 조금 들어있는 동파이프도 떼어낼 수 있고, 잡철보단 비싼 콘덴서의 알루미늄도 제값을 받을 수 있겠죠? 그냥 가져가면 고물상에서 그냥 놔뒀다 업자들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분해하여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렇지만 실외기 속은 어떻게 생겼을지 알고 싶습니다. 뜯어봅니다.

 

커버 분리

 

22년의 세월을 보내며 부식으로 잘 풀리지 않는 커버의 피스를 열심히 풀어줍니다.

 

그래도 풀리긴 풀리네요. 실외기 커버는 철로 이루어져 있고, 내부에는 팬과 콘덴서 콤프레샤등이 존재합니다. 이 중 실외기 뒷면을 장식하는 콘덴서와 콤프레샤와 이어지는 동파이프만 따로 분리하려 합니다.

 

커버 탈거

 

커버를 사정없이 뜯어줍니다.

구닥다리 실외기라 기판은 없습니다.

 

쩔어서 커버와 연결부 사이가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만, 악을 쓰고 떼어냈습니다. 제가 봐도 대단하네요. 팬 모터도 뜯으면 구리코일이 나오긴 하겠지만 큰 실익은 없어 패스합니다.

 

흔적만 남았다.

 

실외기도 해체 완료. 흔적만 남았습니다.

 

눕혀놓으니 콤프레샤에 남아있던 오일이 새어나오네요. 정리한 뒤 세워놓았습니다.

 

잡철 알루미늄 동파이프

 

에어컨에서 나온 자원들을 잡철과 알루미늄 동파이프로 분류합니다.

 

에어컨이 작아 4만원까지는 나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업자에게 보냈을 물건 직접 분해하여 수익을 창출해 내는군요. 역시 푼돈이라도 생긴다면 남들이 마다하는 이런 일도 즐겁고 재밌습니다.

 

그리고 제가 병원에 있던 시기에 중고로 구입해온 에어컨을 장착했다고 합니다.

 

무풍에어컨

 

과분하지만 커다란 무풍 에어컨이 장착되었습니다.

 

장착하면서 때가 묻어 좀 더럽네요. 닦아주면 금방 깔끔해지겠죠.

 

실외기

 

무풍에어컨의 실외기 역시 기존 실외기가 있었던 자리 근처에 새롭게 자리잡았습니다.

 

기존 벽걸이 에어컨도 20년 넘게 사용했으니 아마 이 집이 철거되기 전까지는 이 에어컨과 함께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올 여름 오래된 시골집에서 쉬더라도 큰 걱정 없겠네요.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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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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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이긴 합니다만 중고 에어컨을 구매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산 대우 전기차를 구매하며 알게 된 영업사원분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분이셨는데, 그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알게 된 주변의 어린이집 원장님들과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하십니다. 저출산 여파로 폐원하는 어린이집들이 늘어나며 여러 집기를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나중에 에어컨이 나오면 연락을 좀 달라고 했더니만 얼마 전 연락을 주셨더군요.

 

여튼 폐원하는 한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던 9평대 벽걸이 에어컨이 나왔다고 해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본래 이 물건을 처분하는 어린이집 원장님의 언니가 가져가기로 해서 6만 원씩 주고 분해청소까지 싹 해놨다고 하는데 가져가지 않는다고 매각을 한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가격 절충을 거쳤고 며칠 뒤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던 아파트에 세입자가 들어온다고 빨리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해서 가지러 다녀왔습니다.

 

벽걸이 에어컨

 

대충 사진으로 보긴 했습니다만, 실물로 마주합니다.

 

찾아보니 무풍에어컨이고 최근까지 판매되던 제품이네요. 9평형으로 벽걸이치곤 꽤 큰 용량이고 이미 돈을 주고 다 탈거해 둔 상태라고 합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큰 평수의 에어컨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일단 저렴하게 나왔으니 대강 확인하고 바로 계좌이체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에어컨을 구입한 것까진 좋습니다만 가져가는 게 문제더군요. 1톤 차나 승합차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차도 없고 당장 제 미국산 대우 전기차가 공업사에 들어가 있던 시기라 공업사에서 대차로 받아온 K5에 다 넣고 가기로 합니다.

 

실외기

 

실외기가 생각보다 무겁더군요. 그래도 혼자 들어서 옮길만했습니다.

 

아파트 1층의 가정어린이집이고, 아파트 화단에 실외기를 세워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부 오염도 조금 있고 비가 오며 화단의 흙이 튀며 뒤 라디에이터에 흙이 조금 묻어있기도 했습니다만, 일단 실내기는 트렁크에 넣고 이 실외기를 차량 뒷좌석에 싣고 가기로 합니다.

 

K5 뒷좌석에 안착

 

K5 뒷좌석에 박스를 깔고 에어컨 실외기를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양쪽의 안전벨트로 혹시 모를 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걸쳐놓습니다. 이 상태로 합덕의 흔히 별장이라 얘기하던 집에 가져다 놓기로 합니다. 이 집에서 사용하던 20년 된 에어컨이 고장 나서 교체하려는 목적으로 구입했습니다. 사실상 작은 방이라 큰 평수의 에어컨은 필요 없긴 합니다만, 뭐 금방 시원해지고 좋겠죠..

 

실외기 물청소

 

실외기는 대충 한 번 물로 닦아줍니다.

 

흙탕물이 꽤 나오네요. 실내기는 방 안에 넣어놓고 실외기는 물로 닦아놓은 뒤 한편에 세워놓았습니다. 나중에 시간 될 때 사람을 불러 장착하던지 해야죠. 기존 에어컨이 있던 자리에 그대로 설치하면 될 것입니다.

 

20년 넘은 에어컨

 

20년 넘은 위니아 에어컨은 곧 퇴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충 2002년으로 기억하네요. 할머니께서 살아계시던 시절에 창문형 에어컨을 사용하다 고장나서 달아놓았던 물건입니다. 그럭저럭 잘 쓰다가 요양병원에 가신 몇년 전부터 실외기가 돌지 않고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 등 여러모로 골치를 썩이던 물건입니다. 결국 올해는 가동을 포기했고 그렇게 놔뒀는데 내년에는 그래도 시원한 바람을 쐐고 있을 수 있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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