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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져온 번호판만 좋은 똥차 빨간색 마티즈 1.



어디까지나 나중에 새차를 산다면 말소하여 번호판만 사용하려는 목적이긴 하지만 그럭저럭 일하면서 꽤 유용하게 써먹고 있습니다. 


당장 새차를 살 일도 없을뿐더러 몇년은 버텨야 하는 상황이지요. 


생각보다 많은 주인을 거쳤고 여기저기 무언가를 달았던 흔적도 보이짐나 오디오는 순정 1din 오디오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테이프 데크는 고장이 나 사용이 불가하고 라디오 수신감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디오를 바꿔볼까 고민을 하던 중 마침 그 시절 대우자동차의 최고급 오디오가 2만 5천원이라는 가격에 판매중이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구입하여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길어질 확률이 높아 가독성을 위해 1부와 2부로 나눴습니다.


1부에서는 기존 오디오 탈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평범한 똥차 1999년식 마티즈1.

세기말 IMF 여파로 경차의 판매량이 폭증하던 시기 탄생한 차량입니다. 


어지간한 고등학생이나 이제 갓 20대가 된 청년들보다도 나이가 많은 차량입니다. 비스토동호회 카페지기가 마티즈 예찬을 하기도 뭐 좀 그렇습니다만, 단순하고 투박한 비스토나 아토스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보다 훨씬 더 경차스러운 둥글둥글한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여튼 그건 그렇고요... 본격적으로 센터페시아 커버를 뜯어보기로 합니다.



나사 다섯개만 풀어주고, 헤라나 일자드라이버로 틈새를 벌려주면 쉽게 탈거가 가능합니다.


계기판 위의 두개와 잘 보이지 않지만 아래 두개를 풀어줍니다. 이미 전차주가 풀었던 이력이 있었던듯 보이는지라 볼트는 쉽게 빠지더군요. 여튼 직전차주가 이래저래 돈을 좀 쓴 걸로 알고있고, 이전의 외국인이 타고 다닐때도 여러모로 호작질을 했지 않았나 싶지만 왜 오디오가 순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계기판 주변의 나사와 함께 오디오 밑 나사도 풀어줍니다.


그리고 사정없이 잡아당겨주면 매우 쉽게 탈거됩니다. 동시대 경쟁차종인 비스토와 아토스는 멍텅구리 혹은 뭔가 목적이 있는 스위치를 뜯어내어 피스를 풀어줘야 하는데 마티즈는 매우 단순합니다.



탈거된 계기판 커버 겸 센터페시아 커버.


매우 싸구려틱한 검정색 프라스틱이라 도색욕구가 샘솟습니다만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디오 자리 밑 수납장을 잘라내는게 목적인지라 도색의 이유도 없고요. 여튼 그렇습니다.



커버가 탈거된 자리에는 공조기와 오디오 데크만이 보입니다.


공조기는 그냥 놔둡니다. 어짜피 미등 전구도 다 나가서 불도 들어오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겸사겸사 뜯은김에 LED라도 넣어주면 좋은데 딱히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 그냥 오디오만 뜯어냅시다.



21년의 세월동안 한결같이 붙어있던 대우 순정 1din 오디오.


이 오디오가 마티즈1,2 그리고 라노스까지 적용되었습니다. 물론 당시 함께 판매되었던 누비라나 레간자에는 비슷한 디자인의 조금 더 고급스러운 오디오가 적용되었죠. 여튼 사용상에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만, 라디오 수신 감도가 떨어지고 카세트 테이프 데크가 고장났다는 이유에서 탈거를 감행했습니다.



대우전자주식회사에서 제작한 마티즈의 순정오디오.

모델명은 AKF-4306WW 품번은 96279432.


99년 2월 12일에 제조되었다고 합니다. 마티즈는 1,2 할 것없이 깡통모델이고 고급형 모델이고 한정판 디아트고간에 모두 이 순정 오디오가 적용되었습니다. 당시 최고사양에서 CD팩을 선택하면 카세트 테이프 대신 CDP 오디오가 적용되던 비스토나 아토스와는 매우 대조적인 상황이지요.


이후 2세대 모델인 올뉴마티즈에나 가서 최고트림의 선택품목으로 2DIN CDP 오디오가 적용되었습니다.



21년 묵은 먼지. 그리고 익숙한 오디오 단자와 얇은 젠더로 연결된 안테나 선.

참고로 대우시절 사용되기 시작했던 오디오 잭은 일부 차종에 한해 2010년대 중반까지 사용되었습니다.


대략 97년 누비라 레간자 출시 즈음부터 사용되던 대우자동차의 오디오잭은 이후 한솥밥을 먹게 된 쌍용차와 공유하기도 하다가 GM대우 시절을 거쳐 젠트라 이후 차량부터 바뀌고 쉐보레 출범 이후 또 바뀌긴 했습니다만, 스파크와 같은 일부 차종은 마이링크의 등장 이전까지 이 잭을 사용하였습니다.


여튼 대우를 부정하던 한국GM의 고급 미제 브랜드인 쉐보레를 달고 판매되었던 차량들 역시 대우시절 나온 차량 오디오와 같은 잭을 사용합니다. 제가 타던 스파크의 순정 오디오도 이 규격의 잭이 적용되었으니 말이죠.



안테나 선 역시 전용 커넥터에서 잘 탈거해줍니다.


세기말 조립된 이후 2020년에 다시 빛을 봅니다. 21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매우 깔끔한 상태네요. 여튼 오디오의 탈거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마무리했습니다. 



탈거작업을 끝낸 뒤 근처 철물점에서 작은 실톱을 구입합니다.


오히려 큰 톱은 걸리작거리니 작은 실톱이 더 낫습니다. 만능톱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비슷한 제품들도 많습니다. 톱날도 하나 더 들어있고요. 여튼 찾아보니 톱날만도 따로 구매가 가능한듯 합니다.



이 툭 튀어나온 수납함을 잘라내야 합니다.


아예 센터페시아 커버와 함께 금형으로 찍혀 나옵니다. 애초에 2din 이상의 오디오를 넣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겠지요. 물론 센터페시아 자체가 아래로 가면 갈수록 안쪽으로 들어가는 형태의 디자인인지라 2din 데크를 넣어도 가공작업을 하지 않는이상 어쩔 수 없는 위화감은 생깁니다.


그렇게 실톱으로 잘 자르다가 깨먹었네요. 깨먹은대로 수납함을 제거합니다.



우측을 깨먹었고 좌측은 그냥 톱으로 잘랐습니다.


다만 톱으로 잘라놓고 보니 시작부터 톱으로 자르고 시작을 하는게 훨씬 더 수월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입니다. 어짜피 핀으로 대시보드에 꼽으면 따로 떨어지지도 않고요. 검정색 절연테이프로 살짝 감아주면 크게 티도 나지 않더랍니다.


막상 자르고 보니 기둥을 잘라낸 다음 수납함을 제거하는게 훨씬 수월하고 깔끔한 작업이 될 뻔 했는데 말이죠.



대략 공간이 나오는지 센터페시아 커버를 끼워봅니다.


본래 핸디 그라인더로 잘라낼 생각이였지만, 공구를 빌리지 못해 실톱을 샀는데 톱질을 맨바닥에서 하다보니 기스가 생겨버렸습니다. 뭐 어때요. 큰 상관 없으니 그냥 이대로 사용하기로 합시다.


이제 오디오만 오면 됩니다. 어떤 오디오를 사다 달았는지 그 이야기는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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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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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차도 처분하고 새차를 산 제가 또 차를 샀다는 얘기는 아니구요...


지난 주중의 일입니다. 평화로운 트위터에 한 트윗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친구가 리트윗하여 이 트윗을 보았네요. 2008년식 '올 뉴 마티즈'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이였습니다. 자신이 2013년부터 타던 차량이고, 큰 사고는 없었다지만 조금 험하다는 소개와 함께 변속기는 수동이라고 적혀있었네요.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약 15만7천km의 주행거리가 찍힌 계기판과 전반적인 차량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색상은 출시 당시 메인컬러로 밀었던 올리브색(16U) 투톤이고, 가격은 무려 '30만원'이라고 하네요.


그렇습니다. 암만 10년 넘고 험하게 탄 경차라고 해도 구매욕구가 당기는 가격대네요. 새차만 사지 않았더라면 제가 가서 사왔을겁니다. 뭐 여튼 저는 살 수 없었지만, 경차를 필요로 하는 아는 형님이 떠오르더군요. 바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두 남매를 홀로 키우고 계신데 사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50만원 내외의 저렴한 마티즈를 찾고 계셨고 여러 차를 보러 갔었지만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해 발길을 돌렸었는데, 기대에 부응할만한 매물이 나온것이죠. 여튼 공업사 공장장으로도 일했고 여러모로 손재주나 차량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신지라 큰 문제만 아니라면 직접 고쳐서 타실 수 있는 분입니다.



보시다시피 올리브색 투톤에 알루미늄휠까지 갖춘 SX 모델입니다.


2008년 마티즈의 10주년을 기념하여 탄생한 'SX' 트림은 깡통 '시티(City)' 트림에 투톤범퍼를 비롯한 여러 익스테리어적 요소를 가미하고, 운전자 중심의 편의사양을 추가한 가성비 위주의 모델입니다. 물론 '조이(Joy)' 트림보다 급이 낮은지라 2열은 무조건 닭다리로 유리를 내려야 하지만, 투톤팩이 들어가지 않은 상급트림 차량보다 투톤 외관이 기본적용되는 가성비 트림이 훨씬 더 조합이 좋고 잘팔리는 괴랄한 상태로 대우에서도 차를 팔아먹었습니다. 


뭐 여튼 여기저기 찍힌 부분이나 긁힌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육안상 보기엔 깔끔합니다. 바로 DM으로 연락을 드려 일요일에 차를 보러 가기로 약속을 잡고 매도용 인감증명서에 기재될 인적사항을 먼저 전달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일요일. 저 멀리 마산 내서읍. 통합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의 한 아파트로 마티즈를 보러 가기로 합니다.



원래 조금 일찍 나가서 오전에 차를 보고 올라오려 했지만, 여러모로 늦어져서 조금 늦게 출발했네요.


그래서 그런지 해가 중천에 떠 있습니다. 예상 도착시간은 대략 정오즈음. 중간에 휴게소도 잠시 들리고 천천히 달리다보니 예상 도착시간은 조금씩 늘어나더군요. 일요일이라 생각보다 도로 위에 차가 많을 줄 알았지만,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먼 거리를 와서 만난 올뉴마티즈


생각보다 깔끔합니다. 크게 먹은곳도 없습니다. 광택으로도 해결 될 수준의 자잘한 잔기스와 긁힘. 그 표면에 난 소소한 녹들. 차체에 심각하게 녹이 생겨서 미관을 해치는것도 아니고, 정말 크게 문제될 부분은 없습니다.



휀다 탈착흔적이 보이는거 빼곤 죄다 제치.


냉각수의 색이 조금 별로이긴 한데 교체가 어려운것도 아니고, 로커암커버가스켓의 누유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약간의 부조는 스로틀바디 청소로 해결 될 일이고, 조금 전압이 부족해보이는 배터리의 경우 장거리를 올라가면서 어느정도 충전이 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30만원짜리 차에 이정도면 정말 준수한 상태입니다. 다행히 크게 돈 들어갈 부분에 하자가 있는것도 아니고, 이 상태로 좀 더 타다가 정비를 해도 상관이 없을 수준들이라고 보이네요.


그 외에 당장 꼭 고치고 타야 할 기능상의 하자라면 사이드브레이크의 장력정도만 조절해주면 됩니다.



크게 찍히고 칠이 벗겨진 부분은 없습니다.


아파트에 살면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되는 문콕하고 범퍼 주위의 덧칠흔적들. 그리고 C필러 부위의 푹 들어간 부분이 눈에 보이긴 하지만, 덴트집에서 쉽게 복원이 가능한 수준들입니다.



앞유리 돌빵도 복원집에 맏기면 감쪽같이 만들어 줍니다.


여튼 차를 보고, 차량대금을 치룬 뒤 서류를 확인하고 이전등록신청서에 인감도장을 날인받아 다시 출발합니다. 클러치 상태도 나쁘진 않았고 타이밍벨트 작업 역시 약 2년 전에 했다고 하는데 등록증의 검사 당시 주행거리를 보니 1년에 약 1만km씩 주행했던것으로 보입니다. 타이밍벨트도 상태를 보기 위해 커버를 까보긴 해야겠지만, 당장 작업을 해야 할 수준은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티코하고 나란히 놓여있으니 같은 경차여도 마티즈가 확실히 더 크긴 합니다.


무사히 올라가서 이전까지 마쳤다고 하네요. 횡제수준의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아 먼 길을 떠난 마티즈가 앞으로 무탈히 오래오래 달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P.S 2008년 9월 내수 자동차 판매량 1위가 마티즈였네... 미국발 경제위기에 고유가로 경차가 한참 잘나가던 시기에 나왔던 마티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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