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강원관광대학교에 다녀온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먼저 프롤로그를 보고 오시면 2013년부터 축적된 자료들과 함께 이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오실 수 있습니다. 

 

 

[2024 폐교탐방] 태백 강원관광대학교 - 프롤로그

요즘이야 제도권 언론들도 관심을 갖고, 유튜버들도 조회수 나오니 너도나도 다녀옵니다만.. 대다수가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부터 폐교된 대학과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을 다니곤 했습니다. 그

www.tisdory.com

 

프롤로그에서 보고 오셨다 시피 태백 시내에 소재한 대학입니다. 95년 개교하여 만 29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지는데, 6월 장성광업소의 폐광도 예정되어 있어 태백시의 위기감은 고조되어가고 있습니다.

 

태백시청

 

태백시 황지동에 소재한 학교를 찾아갑니다. 태백시청 건물이 보이네요.

 

저 건물은 별관이라고 합니다. 강원관광대학교는 태백시 시내만 놓고 봤을 때 시청보다 조금 아래쪽에서 서쪽 끝에 소재해 있습니다. 태백시청을 지나 학교로 들어가는 대학길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올라갑니다.

 

강원관광대학교 가는 길

 

대학길이라는 도로명이 붙은 이 길의 끝에 강원관광대학교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오르막길입니다. 학교로 진입하는 길목에 식당이나 마트와 같은 상가들도 있었고, 학교 정문 근처로 아파트단지들도 있습니다. 인구 4만명 규모의 중소도시에서 총 세개 단지 77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강원관광대학교 정문 근처에 몰려있습니다. 시내 중심가 상권만큼은 아니지만 아파트단지와 대학의 수요로 차도 사람도 생각 이상으로 많았습니다. 태백시 황지동 대학길 일대에서는 폐교를 앞둔 대학교의 적막함보다 자신의 집에서 설 연휴 마지막 대체휴일을 보내는 사람들의 상대적으로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근처 아파트 주차공간이 부족한가 보다.

 

그렇게 대학길 끝까지 올라왔습니다.

강원관광대학교의 정문이 보이네요.

 

2차선 도로의 끝은 대학교입니다. 강원관광대학교 폐지에 대한 태백시,태백시의회,태백시민단체 공청회가 지난 1월 있었다고 합니다. 대학의 폐교 이후 활용방안이나 지역사회에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였을겁니다. 인구 감소와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 폐교를 하게 된 학교에 대한 공청회를 알리는 심각한 분위기의 현수막과 근처 아파트의 주차장이 부족해서 학교 정문 앞까지 와서 차를 세우는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차량들이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원관광대학교

 

학교법인 분진학원 / 강원관광대학

 

2012년부터 2년제 전문대학도 '대학교'라는 명칭을 쓸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이전에 세운 정문이라 대학이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정문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학교 안에서 바라본 정문

 

학교 내부에서도 약간 언덕이 있기에 이런 뷰가 나옵니다.

 

주변으로 아파트단지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추후 학교부지가 개발된다면 주변의 아파트들처럼 공동주택으로 개발될 확률이 농후하겠죠.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학교입니다만, 아파트단지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화성의과학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옛 신경대학교도 최근 근처까지 아파트가 생겼다고 하네요. 이런 비슷한 뷰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다시 찾아가보던지 해야겠습니다.

 

경비실 부스

 

안내(INFORMATION)라 적혀있는 작은 경비부스도 있습니다.

 

도로명주소 표지판이 붙어있고, 입시 접수처를 알리는 스티커도 붙어있네요. 물론 이 경비부스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명절 연휴인것도 있지만, 커텐이 쳐진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웅비관

 

학교 진입과 동시에 보이는 건물이 웅비관입니다.

 

이 학교에 마지막까지 남았던 간호학과가 이 웅비관 건물에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다른 학과들이 폐과되어 사실상 웅비관과 본관인 지성관 그리고 기숙사인 청운학사만 사용중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요양보호사를 양성하는 요양보호사 교육원도 학생식당도 모두 이 웅비관에 있다고 하네요.

 

웅비관 뒤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고 합니다. 일단 전기차를 타고 왔으니 충전기부터 물려놓고 구경합니다.

 

전기차 충전기

 

완속충전기 3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근데 설치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 충전기입다.

 

에버온 제품으로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은 느낌이더군요. 폐교가 급작스럽게 결정되었던지라 이미 설치를 진행했는지 몰라도 앞뒤가 맞지 않긴 합니다. 학생이나 교직원 중 전기차를 타는 직원도 없었는지 설치후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기기들이더군요. 주변 아파트 입주민 중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 없거나 아직 전기차 보급이 그리 많지 않아 충전에 불편함이 없나 봅니다.

 

전기차 충전기 첫 사용자가 됨.

 

졸지에 강원관광대학교 전기차 충전기의 실질적인 첫 사용자가 되었습니다.

 

막 충전이 시작됩니다. 완속충전기의 경우 시간당 7kW의 출력을 보이는데 현재까지 0.205kWh가 사용되었다는 얘기는 사실상 설치 후 테스트를 한다고 잠시 플러그를 꼽았다 정상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금방 충전을 종료한 수준입니다. 명절 연휴 이후로 이 충전기를 사용한 사람이 있거나 폐교 이후에도 이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할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학교의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정표

 

낡은 이정표가 보입니다.

 

일단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인 웅비관이 있고, 본관인 지성관과 청운학사 관광관과 산학관 건물은 웅비관 위로 올라가는 길을 타고 높은 언덕을 넘어가야만 합니다. 간호과를 제외한 나머지 학과들은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

 

이정표 반대방향은 태백시내를 가리킨다.

 

빼곡하게 각 건물과 학과를 알리던 이정표의 반대 방향은 태백시내를 가리킵니다.

 

낡은 캠퍼스맵

 

낡은 캠퍼스맵에서 얻을 정보는 없습니다.

 

내가 선택한 ACE!!! 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었네요. 본격적으로 탐방에 나서봅니다.

 

웅비관

 

정문을 지나면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 웅비관입니다.

 

본관처럼 생겼습니다만, 본관은 아니고 간호학과와 학생식당 그리고 요양보호사교육원이 소재한 건물입니다. 다른 학교들도 수익 증대를 위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원의 개념으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합니다만, 강원관광대학교 역시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부설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농구장과 작은 운동장

 

웅비관 앞으로 농구코트가 있는 작은 운동장이 있습니다.

 

웅비관 1층 입시처에서 수시와 정시 원서를 접수받고 있었습니다. 아 물론 2023학년도 입시까지의 이야기었고 2024학년도 이후로는 원서를 들고 와도 받아줄 학교가 사라집니다. 물론 본관 앞에 커다란 인조잔디구장이 있어 그곳을 운동장이라 합니다만, 이 작은 운동장에는 누군가가 와서 눈사람을 만들고 갔네요.

 

제설장비

 

작은 사열대와 그 앞으로 보이는 제설차.

 

봉고3 4륜구동 차량에 제설용 눈삽을 달아놓았습니다. 차도 새차고 제설용 눈삽도 새걸로 보이는데 학교가 문을 닫습니다. 학교 시설의 활용방안에 따라 이 차량도 매각되거나 계속 이 자리에서 이용되겠죠. 

 

웅비관

 

웅비관. 채널문자가 굴림체네요.

 

굴림체 특유의 약간 성의 없게 느껴지면서도 건물 이름만 잘 알려주면 된거지 싶네요. 웅비관 중앙현관 앞으로 눈을 치우는 삽의 모습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사용하는 건물들 앞에는 제설도구들이 놓여있더군요. 눈이 많이 내리는 태백시 특성상 제설도구는 필수품입니다.

 

중앙현관만 개방중

 

코로나 19로 인해 중앙현관만 개방중이오니 중앙현관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방문하는 모든분들은 방명록 작성과 손소독 사용을 필히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종식선언 이후로 이런 안내문은 대부분 사라졌는데 아직 강원관광대학교에는 남아있습니다. 일부 건물들은 코로나 이전에 시간이 멈춰있었고 웅비관은 코로나 시기에 멈춰있는 느낌이네요. 참고로 중앙현관으로만 출입하라는데 중앙현관도 굳게 잠겨있었습니다.

 

2024년 학위수여식 포토존 운영 안내

 

따로 거창한 학위수여식은 없고 개별적으로 졸업장을 수령해간듯 보입니다.

 

포토존은 2월 23일까지 운영되었고, 테이블에 비치된 학사모와 가운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니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 졸업장과 함께 셀프로 사진을 찍고 가라는 안내문으로 보입니다. 이 학교가 배출해내는 마지막 졸업생들은 어떤 생각과 함께 학교를 떠났을까요. 

 

웅비관 중앙현관 로비

 

웅비관의 중앙현관 로비입니다.

 

대리석 벽에 이런저런 사진도 붙어있지만 휑하네요. 코로나 시절에 사용했던 에어샤워 부스는 한켠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포토존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졸업생들이 멋진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은 마련해 줬겠죠.

 

웅비관 발자국을 따라서

 

웅비관의 중앙현관을 지나 발자국을 따라 계속 걸어봅니다.

 

참고로 슬리퍼를 신고 와서 정말 발이 시려웠습니다. 발도 다 젖었고요. 그럼에도 발자국을 따라 계속 걸어가봅니다.

 

인재개발교육연구소, 요양보호사교육원

 

학교 부속시설들이 꽤 있었습니다.

 

여기 붙어있는 두 명패만 보더라도 인재개발교육연구소와 요양보호사교육원이 있었네요. 태백시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급식 식단표를 제공해주고 관리해주는 태백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도 이 학교에서 위탁 운영했었습니다.

 

금빛 샷시문

 

반짝거리는 금빛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이게 좌측 문인데 좌 우측 출입문을 폐쇄하고 중앙현관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로도 따로 좌 우측의 출입문을 개방하지 않고 중앙현관만 개방해둔 느낌이네요.

 

테니스장

 

사열대 뒷편으로 테니스장이 있습니다.

 

눈이 꽤 쌓여있어 자세한 상황은 볼 수 없지만, 테니스장 밖의 천막 상태로 보아 코로나 이후로 사실상 사용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창고

 

웅비관 옆에 작은 창고건물도 보이네요.

 

창고 앞에는 제설장비도 보이고 난로 연통도 밖으로 나와있습니다. 웅비관 옆으로 작은 창고가 있고 그 옆으로 본관 방향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습니다.

 

본관으로 가는 계단

 

가파른 계단입니다만, 꽤 오래 방치된 느낌이네요.

 

알아보니 인조잔디구장이 생기고 폐쇄된 계단이라고 합니다. 학교가 산 중턱에 있다보니 계단도 꽤 가파릅니다. 인조잔디구장이 없던 시절엔 이 계단을 건너 본관까지 갔겠죠. 사용하는 사람도 관리의 필요성도 없으니 눈 덮인 계단 위로 드문드문 정리되지 않은 나뭇가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웅비관 중앙현관 너머로는 이미 오래전에 학생들도 잘 가지 않는 그런 공간이 된 느낌입니다. 

 

우측 출입구

 

아까 봤던 곳이 좌측 출입구라면 이쪽은 학교 정문에서 가까운 우측 출입구입니다.

 

요양보호사교육원 입간판도 보이고 좌측 출입구에서 봤던 안내문도 붙어있습니다. 중앙현관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는 출입문인데도 사용하지 않는듯 보였습니다. 그래도 LED 전광판까지 달려있는 모습으로 보아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문이라는 이점을 살려 홍보문구를 표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금연홍보 현수막

 

담배 피우는 우정보다 서로 끝는 금연우정

 

금연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다른 학과까지 운영되던 시절이라면 몰라도 간호과 학생들만 남았는데 과연 몇명이나 담배를 피웠겠나 싶습니다. 이젠 학교에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없을겁니다.

 

네온사인이다.

 

웅비관 외벽에는 불이 들어오는 채널문자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강 원 관 광 대 학' 여섯 글자 모두 온전치 않았습니다만, 개교 초창기에 설치한 간판인지 형광등도 아니고 네온싸인이 들어가 있네요. 현재는 저렇게 불이 들어오는 채널문자 간판들 모두 LED를 사용합니다.

 

웅비관 옆 고갯길로 올라가 봅시다.

 

계단을 현수막이 막았다.

 

분명 계단이 있는 자리입니다만... 계단을 폐쇄하고 현수막 게시대를 만들었습니다.

 

'간호학과 학생 메타버스 프로그램 운영'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네요. 현수막 뒷편 계단으로 걸어가면 기숙사인 청운학사가 나옵니다. 다만 계단이 막혀버렸기에 간호학과 학생들은 웅비관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차도를 걸어 기숙사까지 가야했겠네요.

 

높은 경사와 급커브

 

높은 경사와 급커브가 맞이해 줍니다.

 

아 저 옆에 폐쇄된 계단 역시 가팔랐습니다. 산 중턱에 지어진 학교라 어쩔 수 없습니다.

 

제설이 안된 도로

 

그래도 제설 하나는 잘 되어있던 학교인데 제설이 안된 길도 있었습니다.

인조잔디구장으로 들어가는 길이네요.

 

옛날 로드뷰를 보니 운동장으로 진입하는 차도와 산학관으로 가는 계단이 있는 보행자 전용 통로였더군요. 차도는 구불구불 돌아서 올라갑니다만, 이 직선주로로 걸어가면 구불구불 돌아갈 필요 없이 바로 산학관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고스럽게 눈을 치우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겠지요.

 

웅비관 후문 출구

 

웅비관 5층과 이어지는 통로입니다.

 

산을 깎아 만들어진 학교라 웅비관 건물 최상층과 위로 올라가는 도로가 맞닿아 있습니다. 학교가 활발히 운영되었던 시절이라면 웅비관과 다른 건물을 오고가는 학생들은 이 통로를 자주 이용했을겁니다. 이 통로로 나와 산학관으로 걸어가는 동선만 놓고 보면 가파른 언덕을 오를 일도 없고 그렇게 힘들진 않을 것 같습니다.

 

통로

 

문은 잠겨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폐쇄되었고 그 이후로 열리지 않았을 겁니다.

 

사용하지 않는 공간

 

웅비관 5층 통로와 운동장 및 산학관으로 가는 길 사이에 이렇게 사용하지 않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흙더미가 쌓여있는건지 눈덩이가 쌓여있는건지 잡초가 자랐던 흔적도 보이고 위성사진을 봐도 길이라 할만한 것도 없었고 근냥 수풀이 우거진 장소로 나타납니다.

 

잡초와 야외테이블

 

무성하게 자랐었던 잡초들의 흔적은 눈이 내려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눈이 높이 쌓여있는 테이블과 벤치의 모습도 보입니다. 현수막 게시대로 막혀있던 그 계단으로 진입해야 접근이 가능합니다만, 현수막 뒤로 걸어서 굳이 저 테이블을 이용하러 가는 사람은 없겠죠.

 

미리내길

 

구불구불한 도로 대신 보행자가 갈 수 있는 길은 그래도 남아있습니다.

 

미리내길이라 이름붙여진 등산로 수준의 계단이 있습니다. 그래도 햇볕이 드는 공간은 눈이 다 녹아있네요. 믿고 올라가 봅니다.

 

누군가의 흔적이 보이지만 제설은 안됨

 

누군가가 올라갔던 흔적은 보이지만 제설은 되어있지 않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고 미끄러져서 정말 힘들게 올라갔습니다. 등산로나 별반 다르지 않은 미리내길을 건너 올라오면 바로 관광관이 보입니다.

 

미리내길과 관광관

 

이 미리내길이 아니라면 구불구불 돌아왔어야 합니다.

관광관 뒷편 건물에 편의점이 있다고 하네요. 아니 CU 있었답니다.

 

아까 정문 앞 이정표를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원래 웅비관에 GS25 편의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GS25가 문을 닫은 이후 관광관의 CU 편의점이 운영되었는데 그마저도 현재 문을 닫았습니다. 2부에서 나머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



대략 1부 적고 한참동안 잊고 지냈던 폐교탐방 한중대학교 이야기는 2부로 이어집니다. 그 사이에 동부산대학이 문을 닫아 폐교된 대학이 하나 더 늘어났네요. 여튼 동부산대학은 나중에 탐방하기로 하고 한중대학교 이야기를 마저 해보도록 합시다. 프롤로그에서 대략적인 학교에 대한 정보를, 1부에서는 학교에 가는 길과 도착해서 보게 된 정문 그리고 경비실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더라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학교 탐방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여튼 지인 한분이 자신이 한중대학교 출신이라며 제가 이 학교에 다녀왔다는 SNS 게시물을 보고 오랜만에 학교 이름을 들어본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물론 이 학교 출신인 줄 몰랐고, 역시 현재 생업과는 관련이 없는 학과를 나와 어디 가서 이 학교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하더군요.


여튼 그렇습니다. 한중대학교의 시계는 2018년에 멈춰있습니다.

 


정문을 지나치니 빨간 버스 두대와, 신형 스카니아 트레일러가 보입니다.


그리고 창고 비슷한 건물이 하나 보이네요. 아마 스쿨버스 정류장으로 활용되던 공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주택가와 가까운 폐교 입구 근처에는 화물차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이미 경산에 대구미래대학에서 보고 왔으니 화물차가 세워진 모습만 보고 주차장으로 활용하는가 봤더니만 그건 또 아니더군요.


여튼 방치된지 오래되어보이는 빨간 버스 앞으로 다가갑니다.



좌측 차량은 2000년 8월 등록, 우측 차량은 2002년 12월 등록된 차량이네요.

둘 다 강원70으로 시작하는 지역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둘 다 현대자동차의 에어로 스페이스 LS입니다. 2000년식 차량은 혹시 신형개조를 하지 않았나 알아보니 2000년 6월에 저 모습으로 부분변경이 되었고 이후 나온 차량입니다. 이미 폐교된지 2년이 지난 학교인데 왜 학교 버스가 아직 이곳에 방치되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매각이 용이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자동차는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산이 용이한 동산입니다만, 오래 놔둬봐야 좋을 거 없을텐데 주변으로 수풀이 자랄정도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물론 법인은 살아있으니 이 버스를 법인에서 운영중인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사용 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도 않고요. 2년 넘게 별다른 움직임 없이 빨간 페인트가 바라도록 그 자리에 세워져 있습니다. 



도색은 다 바래고, 휠하우스와 휠커버를 둘러싸고 거미들이 집을 지었습니다.



썩어서 녹물이 줄줄 흐르는 버려진 한중대학교 버스.


2000년식 차량이면 뭐 만으로 20년이 넘었으니 부식이 뭐 대수냐 싶습니다만, 폐교 이후 관리가 되지 않는 학교의 모습을 상징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가 생겨 버스가 주차된 뒷편에 눕혀진 가로등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창고는 식자재를 보관하는 창고로 보입니다. 학교가 한참 운영되던 시절에는 이런 시설이 없었습니다만, 폐교 이후에 생겨난 시설이 아닐까 싶네요. 학생들이 수시로 왕래하는 정문 앞에 이런 시설이 놓일거라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겠죠. 여튼 그렇습니다.



자. 낡은 버스와 식자재 창고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학교 탐방에 나서보기로 합시다.


한중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다 보니 차도와 인도가 분리된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습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인도로 통행하라는 안내문도 함께 존재하는데, 캠퍼스 내 도로의 다수가 절개지인지라 낙석 혹은 산사태의 위험이 있는 곳입니다.



얼마 들어가지 않아 여러 파렛트의 기왓장이 캠퍼스 출입구 한켠에 야적되어 있습니다.


뭐 일부는 비가 와서 포장이 뜯겨나가고 기왓장이 넘어져 깨져버렸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기왓장은 별 문제 없이 야적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학교 내에 기왓장으로 지붕이 마감된 건물은 없다보니 공사를 목적으로 가져다 놓은 기왓장은 아닌 느낌입니다. 누군가가 마땅히 기왓장을 놓을 자리가 없어 캠퍼스 출입구에 쌓아놓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왓장이 놓인 자리 옆으로는 뭐 당연하게도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절개지의 녹화를 넘어서 안전펜스 자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안전펜스를 집어삼키고 도로의 절반까지 침범했습니다. 뭐 차가 다니긴 합니다만, 통행량이 많은것도 아니고 교행을 해야 할 일도 거의 없을겁니다. 그렇다보니 도로까지 넝쿨들이 집어삼키고 있겠죠.



이제 좀 건물이 보입니다. 


그냥 폐허같은 느낌입니다. 뮤직비디오나 컨셉촬영을 해도 나쁘진 않아보이네요. 자전거 주차장은 이미 자전거 대신 수풀이 차지한지 오래고. 조경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의 모습은 우락부락합니다.



제 눈 앞에 띄는 건물. 본관입니다.


보통 다른 학교의 경우 유리창은 대부분 닫혀있습니다만, 이 학교 건물은 유리창이 열린곳이 꽤 많았습니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건지 방치되다가 제멋대로 열려버린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유리창이 열려있는 모습을 꽤 많이 볼 수 있었네요.



자. 그럼 본관 입구를 향해 올라가기로 합시다.


제멋대로 자란 잡초들과 우락부락하게 커버린 조경수들 사이로 언덕을 올라갑니다.



본관 출입구입니다. 하다하다 출입구 문까지 열려있습니다.


무단침입을 할 생각도 없고, 혼자 와서 무서우니 들어갈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계단 사이 틈에서 싹을 틔운 잡초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요. 건물 꼭대기의 한중대학교 로고는 빨간 페인트가 벗겨져 매우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뭐 누구 한사람이라도 데리고 왔더라면 문 앞에까지는 가 볼 생각이였습니다. 다만 이런 취미를 가진 사람도 없고 하니 혼자 무서우면 멀리서 바라보고 지나가는게 전부입니다.



강원도 지역번호판이 달려있었던 하얀 포터는 이미 다 부셔진채로 본관 입구 앞에 방치중입니다.


왜 여기까지 와서 이런 몰골로 버려져 있을까요. 유리는 다 깨져있고 타이어의 바람 역시 다 빠져있습니다. 을씨년스러운 본관 건물에 걸맞는 소품처럼 보이지만, 학교나 이 트럭이나 종전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포터를 지나 본관을 돌아 나가는 길을 타고 쭉 나가봅니다.


본관 건물이 꽤 큽니다. 입구를 올라오며 보았던 필로티 구조로 된 건물도 본관이고 언덕 위의 비교적 낮게 보이는 이 건물도 본관입니다. 결론적으로 본관 건물은 에벌레 모양처럼 꽤나 길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관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만으로도 서남대학교 아산캠퍼스의 실제 활용되던 건물 두 동의 면적보다 넓을겁니다.



본관 바로 밑으로는 광활한 인조잔디구장이 존재합니다.

멀리 동해고속도로의 모습이 보이고 푸른하늘이 참 아름답습니다.


물론 옛 로드뷰를 살펴보다 보니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이였지만, 어느순간 보수를 거쳐 트랙이 설치되고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생겨났네요. 여러모로 인조잔디구장은 별다른 유지보수 없이도 고무재질의 가루를 깔아놓아 잡초가 자라지 않습니다. 그런고로 학교의 다른 부분은 이미 자연에 지배당했지만, 이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만큼은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해시 리틀야구단의 선수를 모집한다는 현수막도 걸려있네요.


캠퍼스를 돌아보며 야구장은 못봤습니다. 최소한 야구를 위해서는 공이 멀리 넘어가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높은 펜스나 그물망이 쳐져있는 공간이 보여야 하는데 한중대학교 캠퍼스 내에서는 그런 공간 자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다른곳에서 연습을 하겠지만, 현수막만 사열대 위에 걸어둔게 아닐까 싶습니다.


2020년 5월 창단 예정이라는 문구로 보아 올해 봄에 걸어둔 현수막으로 추정됩니다.



본관 건물 뒷편으로 나와봅니다.


작은 차고 안에는 자동차 시트가 버려져있고, 으슥한 본관 뒷편 골목길 역시 넝쿨들이 잡아삼킨지 오래입니다. 아스팔트 위 모래가 쌓인 곳에 뿌리를 내린 잡초들도 그럭저럭 잘 자라고 있고요. 그냥 캠퍼스 전체가 이런 모습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본관 뒤 작은 출입구가 있어 나와봤습니다.


작은 임도와 연결되네요. 이 임도는 경비실 옆 급식지원센터로 향하던 작은 임도였습니다. 작은 임도를 타고 운동장 방향으로 내려가 봅니다.


매우 더웠던걸로 기억합니다.


커다란 본관 건물. 그리고 우거진 산림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다른 캠퍼스 내 건물들. 멀리 지나가는 송전탑까지. 그냥 봐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뷰입니다.



운동장 사용시 준수사항을 적어둔 표지판의 시트지는 이미 다 녹아내리고 오그라들었습니다.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공간인지라 화기나 화학약품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 물론 사용했으면 정리도 잘 하고 가야죠. 그럭저럭 폐교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용객들이 그럭저럭 매너있게 이용하고 있다 보니 운동장 위에서 쓰레기를 찾아 볼 순 없었습니다.



농구코트도 물이 고이는 자리의 색은 일부 바랬지만 우레탄이 뜯어지거나 날라가진 않았네요.


축구장도 괜찮고 농구장도 괜찮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운동삼아 오기 위해서는 자가용 혹은 자전거를 타고 와야겠지만 그래도 제약 없이 운동을 하기엔 아직까지도 괜찮은 시설입니다.



트랙 입구 앞에 종량제 봉투가 묶여있네요.


쓰레기가 발생하면 종량제 봉투에 넣고 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8월 중순까지 내내 비만 내렸던지라 운동장을 이용했던 이용객들은 거의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종량제 봉투에는 쓰레기 대신 물이 고여있었습니다.



운동장 앞으로 작은 농막과 라보가 보이네요.


딱히 농경지가 주변에 많은것도 아닌데 농막이 있습니다. 이곳에 사시는 분을 뵙지는 못했지만, 밤새도록 운동장에서 폐를 끼치며 공을 차는 사람들이 있으면 시끄러워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네요.



그렇게 임도를 타고 운동장을 거쳐 내려오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손도손이라는 이름의 분식집이 있었던 조립식 건물의 셔터는 과연 언제쯤 다시 열릴까요. 원점으로 돌아와서 다시 캠퍼스를 향해 들어갑니다. 이후 이야기는 3부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티스도리

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