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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오가면에서 차량을 받아 큰 도로로 합류했는데 낮익은 티코가 한 대 지나갑니다.


구형 지역번호판에 보기 드문 라이트에버그린(43U) 컬러의 민자티코.



녹색 티코도 은근히 보입니다만 대부분이 리스토어 과정에서 올도색한 차량들입니다.


미니(MINI) 녹색으로 말이죠. 제치 녹색과는 조도와 채도의 차이가 있고, 순정 녹색이 칠해져 나온 티코와 나란히 세워두면 차이를 인지 할 수 있습니다. 여튼 순정 라이트에버그린 컬러의 티코를 목격하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입니다. 95~96년에 잠시 나오다 사라진 색상에 출고량도 다른 컬러 대비 소수였고 웬만한 티코들은 죄다 수출길에 올랐으니 말이죠.


제치 녹색 티코 한대는 어디 누구에게 있는지 잘 아실테고, 오늘 본 티코는 항상 신례원의 충남방적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인데 2012~13년을 기점으로 갑자기 사라져서 수출길 혹은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진줄만 알았던 차량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죽은 줄 알았던 티코가 자랑스럽게 달리는 모습을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충남 예산에서 발급되었던 '충남 1 오' 번호판을 달고 활보하는 티코의 모습.


번호판도 바랜 흔적 없이 깔끔합니다. 약 20여년 전 유행했던 용품이긴 합니다만 빨간 불이 들어오는 번호판 가드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완벽한 외관 상태와 더불어 그 시절 유행하던 자동차용품까지도 온전히 살아있습니다. 여담으로 근래 한 동호인께서 사제 반사판을 여러개 공수해오셨던 분이 계셨는데, 이 차량은 순정 반사판이 붙은 티코입니다. 진한 녹색에 반사판은 잘 어울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스포일러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쁘진 않네요. 



살아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티코님.


비록 가는 길이 달라 이 사진이 마지막이지만, 폐차장의 이슬로 혹은 저 멀리 타국으로의 수출길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했던 차량이 건재하게 살아있어 반갑기도 하고 정말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주인아저씨의 발이 되어 간간히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995 DAEWOO TICO SL - 예산군 오가면 역탑리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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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부터 잘 보이지 않게 된 시대를 풍미한 대형세단.


각그랜져는 역사적으로나 여러모로 보존의 가치가 있어 지금까지도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다가 도로 위에서도 간간히 하나 둘 보이긴 하다만, 뉴그랜져는 역사적인 가치도 1세대 모델에 비해 덜하고 간간히 1인신조로 굴리고 계신 어르신들이 차를 몰고 나오는 일이 아니라면 보기도 참 힘듭니다.


저 역시 폐차장행 오더에 '그랜져'라 찍혀있기에 XG겠거니 하고 갔지만, 어느순간부터 보기 귀해진 뉴그랜져였네요.



1997년식. 후드 엠블럼은 에쿠스의 것으로, 트렁크에는 V6 3000 엠블럼이 붙어있습니다만...


당연히 에쿠스도 아니고 3리터가 아닌 2.5리터 사이클론 엔진이 적용된 차량입니다. 92년 출시되어 96년 고급화 모델인 다이너스티의 탄생 이후 플래그쉽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고, 그렇게 98년까지 생산하여 판매되었습니다.

 

22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차량의 상태는 비교적 괜찮았습니다. 트렁크 칠이 바랜걸 제외한다면 다른 부위에는 광도 살아있고, 어디 하나 까지거나 썩거나 깨진곳도 없었으니 말이죠.



주행거리는 23.5만km. 에어백 경고등을 제외하고 다른 경고등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쇼퍼드리븐 세단이였지만, 세월엔 장사 없습니다. 이미 터져버린 쇼바와 손으로 잡아당기면 뜯어질것같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 커버와 다 들고 일어난 대시보드 상단의 스피커 커버까지 말이죠.



미쓰비시의 라이선스를 받아 현대에서 찍어냈던 사이클론 엔진입니다.


그랜져 자체가 미쓰비시와 함께 공동제작한 차량이니 미쓰비시의 데보네어와 거의 모든걸 공유하고 있습니다. 단지 커버에 붙은 현대 음각 대신 미쓰비시 엠블럼이 새겨져 있겠죠. 여튼 20년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이 보유하고 계셨던 차주분께서 신경을 많이 썼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에프터마켓용 스트럿바와 배터리 주변에 얽히고 섥힌 배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요.



오디오에도 공을 들인 만큼, 스피커는 그대로 붙어있었지만 데크는 탈거된 상태입니다.


한 시절을 풍미하던 고급차도 센터페시아에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보면 처참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폐차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뉴그랜져는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악셀 반응도 조금 둔했고, 이미 압이 빠져버린 쇼바와 더불어 하체 역시 정상은 아닌건지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불안하더군요. 추억 없고 사연 없는 차가 있겠습니까. 20년 넘는 세월동안 도로 위를 누볐던 뉴그랜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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