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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평택 송탄출장소 근처에서 의류 창고로 활용되고 있던 92년 11월 등록 하이베스타 밴입니다. 늦은 밤 지인과 약속이 있어 족발을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로드뷰를 보니 같은 자리에 2010년 이전부터 세워져 있었더군요. 그간 몇 번 올 일이 있었는데 왜 보지 못했는지 알 순 없지만 이 베스타는 의류를 판매하는 노점상의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3 기아자동차 하이베스타 (1993 KIA Hi BESTA)

서산의 한 골목길. 예사롭지 않은 차량이 있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자세히 보니 기아의 승합차 베스타가 있네요. 올드카 목격담에서 비교적 꾸준히 다뤄지는 차량입니다만 이 차량은 전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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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기아자동차 뉴 베스타 (KIA NEW BESTA)

지난주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문경 점촌까지 탁송을 갔던 차량입니다. 소문난 올드카 애호가로 이름나신 형님께서 베스타를 사셨다고 제 편으로 탁송을 부탁하셨기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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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기아자동차 초기형 베스타

똥차, 방치차, 폐교, 쓰레기더미 탐방 전문 블로거. 정확한 위치는 어디라 얘기 할 수 없는 곳에 버려진 베스타를 보았습니다. 외부인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공간이고 도저히 차를 버릴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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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올드카 목격담에서 종종 다뤘던 베스타입니다. 봉고 코치가 2세대 마쯔다 봉고를 라이센스 생산했었고, 봉고 코치의 후속으로 등장했던 베스타는 3세대의 라이센스 생산 모델로 1986년 출시되어 후속이자 기아의 독자개발 모델인 프레지오의 출시 이후 1999년까지 병행생산되었던 차량입니다.

 

봉고가 승합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등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지라 흥행에 힘입어 야심차게 출시했던 베스타는 부분변경을 거치며 90년 뉴베스타, 92년 하이베스타로 미묘한 변화를 거듭하게 됩니다. 이 차량은 92년 11월에 등록된 하이베스타네요.

 

1992 KIA BESTA VAN

 

구 송탄시의 중심지. 지금의 평택시 송탄출장소 아래 번화가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경기 94 '가'네요. 이천시에서 발급되었던 번호판이고, 1천번대 번호판인 걸로 보아 아마 96년 초반에 발급되었던 번호판으로 보입니다. 번호판은 다 부착되어 있고 외관상 굴러다녀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 상태입니다만, 사실상 창고로 사용되는 부동차입니다. 운행할 일이 없으니 앞유리에도 짙은 필름을 붙여놓은 흔적이 보이네요.

 

이런저런 물건들로 가득차있다.

 

6인승 밴으로 보이네요.

차량 내부는 이런저런 물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아마 장사에 필요한 좌판을 비롯한 물건들이나 판매하는 의류가 들어있을 겁니다. 휠커버도 잘 붙어있네요. 휠커버는 흔히 공장기아라 얘기하는 옛 기아 로고가. 전면 그릴과 후면 트렁크에 붙은 로고는 94년형 이후의 타원형 로고가 붙어있네요. 그래서 처음엔 94년형 차량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최초등록이 92년 11월이더군요. 중간에 의도적인 신형개조 혹은 사고로 인한 신형개조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도장면이 떨어진 흔적

 

퍼티를 바르고 수리했었는지 도장면에 부식이 올라오며 칠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로드뷰를 확인하니 2010년에도 이 베스타가 같은 자리에 주차된 상태로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최소 13년 이상 같은 자리에 세워져 있던 차량인데 언제부터 부동차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장 오래된 로드뷰 이미지와 지금의 이미지의 차량 상태를 비교해 보면 상당히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 깨진 후미등

 

후미등과 범퍼의 상태도 썩 온전치 않네요.

 

딱히 파손당할만한 이치는 아닌듯 하지만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키고 있었음에도 이래저래 파손된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전선과 콘센트

 

영업에 필요한 전기를 끌어오는 전선과 콘센트가 보이네요.

그 뒤로 가려진 하이베스타 레터링도 보입니다.

 

배선은 나름대로 깔끔하게 정리한다고 A필러 옆 안테나에 잘 묵어두었습니다. 앞으로도 움직일 일이 없다는 이야기겠죠.

 

베스타와 옷가게

 

작은 노점의 창고 역할로 말년을 보내고 있는 베스타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합니다.

 

언제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창고로서의 운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큰 탈 없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움직일 수 있는 차량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다수의 개체가 폐차 혹은 수출길에 올라 사라졌음에도 30년 넘는 세월을 버티고 있는 베스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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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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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대전 외곽의 한 골목에서 본 15인승 승합차 토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토픽이라 하면 한국어능력시험 TOPIK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습니다만, 승합차 이야기입니다.


근래에도 베스타를 보았고 그동안 베스타는 1년에 한 번 수준으로 목격했지만, 가장 최근에 토픽을 보았던게 대략 5년 전 일로 기억됩니다. 그만큼 베스타보다 토픽이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죠. 2000년대 초중반 이후 급속도로 사라졌습니다.


가장 최근 목격했던 기억이 대략 10년 전 즈음인 초기형 토픽이 아닌 91년 이후 등장한 부분변경 모델인 AM715 하이토픽이지만, 그래도 원체 귀한 차량이다보니 지나가던 길 사진으로나마 남기게 되었습니다.



골목길에 진입하자마자 반겨주는 우리의 하얀 바디의 토픽.


흔히 공장로고라 하는 구형 아시아자동차 엠블렘. 그리고 '충남5 포' 구형 지역번호판. 보이는 외관상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만, 올드카의 가치를 더해주지만 보기 힘든 조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하이베스타처럼 어느정도 각이 완화된 신형 모델입니다만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목격합니다.


아시아자동차의 토픽은 1986년 출시된 베스타의 롱바디 모델로 1987년 출시되었습니다. 내내 같은 모델인 베스타와의 차이점이라면 베스타보다 작은 창문이 하나 더 있고, 베스타에는 없는 15인승 모델이 존재함과 함께 전후면 디자인이 조금 다른 수준. 그리고 베스타는 소하리에서, 토픽은 광주에서 생산하던게 전부였습니다.


물론 베스타는 로나엔진이라던지, 기아에서 개발한 JS엔진이 적용된다던지 꾸준히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있었습니다만 토픽은 출시 초기부터 마쯔다의 XB 2.7 디젤엔진이 적용되다가 90년대 중반 J2엔진의 개발 이후 'J2 토픽'으로 넘어갔습니다.


12인승 이하 모델인 기아자동차 베스타의 경우 프레지오의 등장 이후 염가형 차량으로 생산하다가 1997년 단동되었습니다만, 토픽은 프레지오의 15인승 모델인 '프레지오 그랜드'가 등장한 1999년까지 무려 만 12년동안 생산되었습니다. 



토픽입니다 토픽. 이게 얼마만에 보는 토픽인지요.


AM715 하이토픽입니다. 한 올갱이 전문 식당에서 사용하는 차량입니다. 최초등록은 1993년 4월. 과도기가 아닌 구형 엠블렘을 사용하던 시기에 나온 차량입니다. 아시아자동차의 구형 엠블렘이 선명한 휠캡은 일부 남아있고요. 그럭저럭 덧칠이 된 상태이지만 크게 하자가 될 수준은 아닌듯 보입니다. 물론 세기말까지 생산이 되었던지라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기아자동차 엠블렘을 부착하고 상태가 우수했던 J2엔진이 적용된 최후기형 토픽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만, 죄다 수출길에 오른 탓에 갑작스레 도로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차량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공간에 간간히 살아남은 토픽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아마 올드카 애호가들에게 관리받으면서 전국에 살아남은 포니2 픽업보다 훨씬 더 적은 개체수만이 남아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베스타는 그래도 매년 지나가며 한두대정도 보긴 합니다만, 토픽의 경우 후기에 가서는 쌍용 이스타나라는 강한 경쟁상대에 밀리며 판매량이 저조했던 부분과 거의 모든 개체가 수출길에 올랐다 보니 귀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튼 강력한 중고차 수출의 카오스에서도 살아남은 토픽들의 미래 역시 밝지만은 않습니다. 중국몽 정권에 의해 적폐로 규정된 노후 디젤차이다보니 남은 개체들도 머지않은 시일 내에 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측면 유리를 보고 토픽과 베스타의 구분이 가능합니다.


베스타는 3열 유리까지 존재합니다만, 토픽은 그 뒤로 작은 유리가 하나 더 붙어있습니다. 어릴적 유치원 통학차량이 하이토픽이였는데, 그 당시 기억을 되살려보면 아마 맨 뒷유리는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맨 뒷열에 탑승하면 답답하게 느끼곤 했었습니다.


올갱이요리 전문점에서 사용하기 이전에는 LG전자 대리점에서 사용했던 차량으로 보입니다. 하얀색 페인트로 덧칠을 하기 전 붙어있던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아 스티커가 갈라진 모습이 보입니다. '완전평면 LG 프립톤' 그리고 올갱이라 적힌 부분에는 LG전자 대리점의 이름과 전화번호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레터링도 흙받이도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덧칠이 된 상태가 아쉽기만 합니다. 물론 그래도 몇 없는 아시아자동차에서 생산된 소형차이자 살아있어서 감사한 토픽입니다만, 레터링도 아시아 로고가 박힌 흙받이와 트렁크 래버도 그대로 살아있데 덧칠이 되어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대전에 등록된 차량이라면 인구 50만 이상의 시 혹은 광역시에 적용되는 까다로운 정기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차되었겠죠. 그나마 충남에 등록되어 충남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것이 2020년대를 며칠 남기지 않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하이토픽이 살아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 이 근처에서 밥을 먹게 된다면, 올갱이집에 방문하여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온 토픽이 앞으로도 부디 오랜 세월 올갱이집의 마스코트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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