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목격한 2세대 그랜저의 후기형 모델입니다.
그간 올드카 목격담에서 뉴그랜저는 많이 다뤘던 차량이고 판매량도 판매기간도 길었던 편이라 요즘도 간간이 보이는 차량이긴 합니다만, 이 차량은 서울특별시 강남구에서 발급되었던 '서울 52' 지역번호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97년 7월에 등록된 차량인데, 그간 주인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말 그대로 진짜 부자가 신차를 출고하여 지금껏 운용하는 차량이라는 이야기겠죠.
다이너스티의 출시 이후 한 체급 내려오긴 했지만 기본 가격만 3050만원이던 차량이었습니다.
물론 2.0은 1850만원에서 시작했지만, 고배기량 모델인 3.0 골드의 기본 가격은 3050만원이었습니다. 옵션을 넣으면 지금 판매되는 국산 중형차 최고사양에 준하는 가격대네요. 당시 소나타 3 2.0 골드 대비 딱 두 배정도 비싼 차량이었습니다. 그러니 일반적인 서민 입장에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차량이었고, 당시에도 좀 살던 사람들이나 타던 차량이었죠.
그렇게 시대를 풍미했던 차량이 비가 내리는 일요일 아침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깔끔한 도장과 크롬 몰딩. 분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알루미늄 휠.
지하주차장에서 차생의 대부분을 보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ABS와 듀얼 에어백(DUAL AIRBAG)이 적용되었다는 스티커 역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볼 수 있었을법한 모습 그대로 2020년대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측면 유리창에 도난방지경고 스티커까지 깔끔하게 살아있었습니다.
정말 비가 내리는날 타고 다니는 게 아까울 정도의 보존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지나는 최신형 차량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는 부분이 없어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물론 차량 운용이 많지 않고 지하주차장에서 차생의 대부분을 보냈으니 가능한 일이겠죠.
그렇게 뉴그랜저는 속도를 내고 저 멀리 사라졌습니다.
가시던 길 안전히 갔다 돌아오셨겠죠. 앞으로도 오랜 세월 차주분의 사랑을 받으며 97년 어느날 도로 위를 달리던 신차를 보는듯한 이 모습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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