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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 쉬는 일이 생겨 탁송이나 탈 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유유히 올라가던 길에 목격했던 차량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 전. 3세대 뉴포터 출시 이전 각포터와 구형 포터 그리고 마이티에 사용되던 하늘색 비슷한 청색. 정식 명칭 '매취블루'색의 영업용 트럭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시대 유물인 등화관제등까지 온전히 달려있던 1세대 마이티였습니다.


1986년 자동차공업합리화조치의 해재 이후 현대는 포터와 함께 2.5톤급 준중형 트럭을 내놓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독자적인 개발능력은 없으니 협력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후소의 5세대 캔터를 '마이티(MIGHTY)'라는 이름으로 라이센스 생산 및 판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베이스가 되었던 5세대 캔터는 93년 단종되었지만, 현대는 98년까지 1세대 마이티를 생산했습니다. 


물론 12년을 생산하며 많은 부분의 개선을 이루어냈습니다. 80마력대 자연흡기 디젤엔진이 주류를 이루던 준중형 트럭시장에 3.5톤 모델에 한하여 100마력이 넘는 터보엔진을 동급 최초로 적용했었고 타이탄이 독점하던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데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었죠. 전기형의 경우 4등식 원형 헤드램프가 적용되었고, 94년식 이후 후기형의 경우 직사각형 형태의 4등식 헤드램프가 적용되었습니다. 물론 이 차량은 후기형 마이티였습니다.



2.5톤 장축 고상형 차량으로 보이네요. 


서울지역 영업용 번호판. 그대로 살아있는 등화관제등과 구형 테일램프의 모습은 온전히 살아있었지만, 일부 세월을 타며 개조된 흔적들도 보였습니다. 적재함 문짝은 신형 이-마이티용을 개조하여 장착한듯 보이고, 발판 겸 안전바는 세월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 나간 뒤 대충 붙이고 다니시는듯 보이네요.



전반적인 관리상태는 우수합니다만, DPF가 달려있네요.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하며 배기라인 역시 우측으로 빠져있었습니다. 중국몽에 심취하여 중국발 미세먼지에 찍소리 못하며 경유차만 적폐로 몰아가는 정부 아래에서 노후경유차를 계속 굴리기 위해서는 이 방법 말곤 없습니다. 물론 매연저감장치가 장착된 차량이지만 공차상태인지라 제가 타고가던 다썩은 포터를 추월 할 정도로 잘 나가더군요.


출고 당시 붙어나왔던 바코드 역시 그 자리에 그대로 붙어있었고, 캡의 부식으로 칠이 약간 갈라진 부분도 있었지만 24년의 세월을 버틴 트럭이 이 수준이라면 관리가 잘 된 상태라 말 할 수 있겠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같은 길을 함께 달렸습니다만, 어느순간 사라졌더군요.


어느순간 쉽게 볼 수 없는 트럭이 된 구형 마이티인데, 아직 현역 영업용으로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모습이 정말 놀랍게 느껴졌습니다. 어지간한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은것은 물론이요 사람 나이로 치자면 20대 중반인 노장임에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마이티를 타고 지방에 다녀오시는 차주분도 대단하다 느껴지고 말이죠.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하여 노후경유차의 운행이 제한되는 날에도 수도권을 활보하고 다닐 수 있겠죠. 앞으로도 주인아저씨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우리의 구형 마이티가 전국을 문제없이 활보하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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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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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사가 여행기. 드디어 2일차의 시작입니다.





평화로운 아침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아직 8시도 넘지 않은 이른 시간입니다. 늦은 밤 화려한 불빛이 새어나오던 술집들은 죄다 문을 닫았고요. 어쩌다 사람 하나 지나가는 수준의 적막함만이 작은 골목길에 울려퍼집니다. 



지난 밤 어두컴컴할때 들어와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숙소 건물도 다시 바라봅니다.


학원으로 이용중인 2층의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숙박업소로 이용중입니다. 4층에는 불이 켜진 방도 보이네요. 지극히 정상입니다. 우리가 아직 8시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나왔으니 말이죠.



밤새 주차해도 400엔밖에 받지 않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으니.. 차를 찾으러 나아갑니다.


경차가 겨우 지나갈법한 골목길 사이에도 유료주차장이 보이더군요. 경차 전용 주차장이였습니다.



간밤에 유료주차장에서 잘 쉬고 있었던 혼다 피트를 하루종일 혹사시킬 계획입니다.


사가현 일대를 한바퀴 돌고 올 계획이니 전날처럼 시내에서 조금 움직이고 끝나는게 아니라 최소 수백키로는 달리고 와야만 합니다. 그럴려고 렌터카 빌렸죠. 그게 아녔으면 레일패스로 충분했습니다.



옆에는 파사트 왜건이 보이네요.


왜건의 볼모지 대한민국에서는 당연스럽게도 세단모델이 불티나게 팔렸고 아예 왜건타입의 파사트는 수입조차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설령 수입이 되었다 한들 잘 팔리지도 않았겠지요.



무인정산기에 가서 주차요금 400엔을 지불함과 동시에 노란 턱이 내려갑니다.


뭐 저거 밟고 지나가도 될 수준이라 생각 하실 수 있을텐데, 하체 다 아작납니다.



오늘도 깡통 피트는 출발합니다. 실외온도는 13도. 적산거리는 103,623km



미쓰비시 ETC 단말기와 하루에 300엔 넘는 돈을 내고 빌려온 ETC 카드도 오늘은 제 몫을 할 예정입니다.


외국인을 위한 고속도로 패스가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현지인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도로비에 쏟아붓는다는 이야기일까요.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대한민국이라면 이미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았겠지만, 별다른 교통정체는 없었습니다.


신기하더군요. 최소 광역시 인구정도 되는 도시인데 별다른 교통정체를 경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일단 밥을 먹어야 하니 도심지 다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을 찾아 나섭니다.


이른 아침 작업복 혹은 양복차림으로 출근을 하고 계신 스시남 아저씨들이 몰려옵니다.



하카타 터미널 호텔 건물에 소재한 규동체인점 야요이(YAYOI)로 가기로 합니다.



여타 일본의 규동 체인점들이 다 그렇듯이 무인으로 주문을 넣고, 테이블에 앉아 기다립니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김밥천국과 비슷한 포지션을 가진 일본의 규동집에서는 여러가지 메뉴를 판매중입니다.


규동집에서 규동만 파는게 아니라 돈카츠도 팔고 우동도 팔고 정식 비슷한 메뉴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야요이는 그래도 고급스럽고 차분한 인테리어로 다른 규동집들과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소고기가 들어가는 메뉴임에도 가격은 약 800엔 수준. 그렇게 비싸진 않았습니다.


간단히 배를 채우고 나오려 하니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도 야요이에 들어오더군요. 그렇게 후쿠오카시의 아침은 시작됩니다.



밥을 먹고 나오니 큰 도로변에도 출근하는 스시남 아저씨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더군요.


저 아저씨들에게는 특별함 없는 평범한 일상이라지만, 우리에게는 그저 낮선 도시의 풍경 중 하나입니다.



다시 차를 가지고 나옵니다. 출근하는 스시남 아저씨들을 양쪽으로 비키게 만든 뒤 차를 타고 지나갑니다.


우리나라보다도 보수적인 일본인지라 양복 색도 죄다 검정색입니다. 그래도 하나쯤은 보일법 한데 비슷한 계통의 곤색이나 진회색조차도 잘 보이지 않더군요. 물론 이러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대한 반발심리인지는 몰라도 갸루나 이타샤같은 획일화된 평범함과 다른 독특한 무언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도시고속도로를 올리기로 합니다.


평범한 사거리에서 비보호 우회전을 받아 도시고속도로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곳에서 약간의 정체를 경험한 일을 제외한다면 후쿠오카에서 교통정체를 경험하진 못했습니다.



아 물론 도시고속도로들은 패스 외에 별도 요금을 청구하는 고속도로인지라 따로 추가 과금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아몰랑 하고 도시고속도로에 진입합니다.



우리의 미쓰비시전자 네비게이션은 어눌한 한국어 안내와 함께 가라쓰시로 안내합니다.


일단 목적지는 일본의 당진 가라쓰시. 가라쓰만 주변 해안가로 펼쳐진 송림 니지노마쓰바라(虹の松原)입니다. 4년 전 방문 당시 교통편이 좋지 못해 건너뛰고 왔던 장소이지만, 한국의 당진시 출신으로 나름 애향심을 느껴 다시 일본의 당진시에 방문하며 첫 코스로 잡아버렸습니다. 뭐 여튼 가라쓰시 니지노마쓰바라로 향합니다.



한국의 흥아해운 컨테이너가 보입니다.


그래봐야 한국하고 그리 멀지 않은 큐슈의 후쿠오카이지만 괜히 반갑더군요.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사업은 시노코(SINOKOR)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장금해운과 통합 될 예정이라 합니다.



평범한 주택가를 거치고.



후쿠오카항 옆을 지나는 아라츠대교를 건넙니다.


1989년 아시아 태평양 박람회에 대비하여 88년에 완공된 아라츠대교는 후쿠오카의 야경 명소로 통하기도 합니다.



아라츠대교를 건너다 보니 히타치와 NEC를 비롯하여 익숙한 브랜드의 사옥들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후쿠오카타워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도시고속도로 입구 요금소에는 한국어로도 환영인사가 적혀있네요. 그러고 보니 이번에 후쿠오카 타워는 올라가보지 못했습니다. 4년 전에 혼자 가서 야경을 보고 왔던 일이 기억나네요. 카와이한 스시녀가 엘리베이터에서 한국어로 참 카와이하게 후쿠오카타워에 대해 설명해주었는데 말이죠;;



자 이제 도시고속도로를 지나 본격적인 진짜 고속도로에 진입합니다.


ETC차로의 제한속도는 20km/h. 조금 빨리 달려도 어짜피 앞에 차단봉이 열리지 않기에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국내의 경우 약 10여년 전 하이패스차로의 차단봉으로 정차한 차를 들이받는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아 사라진 차단봉이 일본에는 아직도 존재합니다.



제한속도가 기상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는듯 보입니다.


제한 최고속도는 시속 100km/h입니다만, 역시나 은근슬쩍 110km/h 이상 밟는 차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평범한 논과 비닐하우스. 그리고 시골 농가주택.


경지정리가 된 구역인지라 네모반듯한 논들이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후쿠오카의 장점이란 도심에서 그리 멀리 나가지 않아도 산과 들을 볼 수 있는 아마 이런게 아닐까요.



한번 더 요금소를 거칩니다.


하이패스와 통행권을 받는 일반차량이 모두 이용 가능한 겸용차로 역시 존재하더군요. 승용차는 ETC 전용차로로 진입하고 있지만, 화물차는 겸용차로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라쓰에 가던 기억으로는 이 요금소가 꽤 컸었던것으로 기억했는데.. 소규모 요금소로 변해있었습니다.


당진까지 남은 거리는 약 30km


당진(唐津)이라는 익숙한 한자. 가라쓰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산과 고개를 건너 고속도로 구간과 국도 202호선이 직결 연결됩니다.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드라이브 인 토리(ドライブイン鳥) 간판.



논인가 봤더니 논은 아니고 보리밭처럼 보이더군요.


전형적인 우리내 농촌 시골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차량의 방향을 돌려 시골마을에 잠시 들렸다 가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하고 그저 가라쓰 방향으로 직진만 계속 했습니다.



이마리까지 47km. 가라쓰까지는 26km.




논과 밭 산이 펼쳐지는 와중 외딴곳에 밀집된 주택가도 보이고요.



사실상 공동묘지격인 납골당도 보였습니다.



고속도로 터널은 그래도 타일로 마감이라도 되어있었는데, 국도변 터널은 그저 생 콘크리트자국이 보입니다.


뭔가 오래되고 음산한 분위기를 풍겨옵니다. 그래도 여긴 백색 LED 불빛이라 좀 덜했지, 누런 할로겐 전구 조명이 들어오는 터널의 경우 오싹한 분위기를 풍겨옵니다.



달리고 또 달리다보니 작은 말로 진입합니다.


이미 만개했던 벚꽃은 꽃잎을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흩날리는 꽃잎들 사이로 피어나는 이파리들이 보이더군요.



이정표에 니시노마쓰바라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정표를 보고 가라쓰의 작은 마을에서 좌회전을 준비합니다. 6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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