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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똥차 폐교 폐허 구닥다리 폐기물 전문 블로그.


99년식 마티즈1 수동변속기 차량입니다. 갑자기 웬 빨간마티즈냐 하겠습니다만, 번호판이 맘에 들어 업무에 도움을 주고자 가져왔습니다. 전 차주분께서 제 차를 보시더니 혹시 폐교탐방 다니시고 스파크 타시던 분 아니냐고 물으시더군요. 저같은 개듣보 블로거를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번호가 좋아 오래 가지고 있다가 새차를 사면 꼭 번호판을 옮겨달기로 합시다.



아 일단 번호가 좋아요. 앞자리부터 모두 같은 숫자로 이어집니다. 32수3232. 

시간과 돈이 많아 사는 차마다 골드번호를 달고 다니는 유명 자동차 블로거라던지...

브로커를 통해 포커번호를 구입하는 부자라던지...


그런 경우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알거지 서민인 제가 신차에 좋은 번호를 달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 말곤 없습니다. 이런 괜찮은 번호가 달린 똥차를 사서 폐차를 한 뒤 신차에 이 번호를 부착하는 방법이죠. 원부를 살펴보니 2014년에 천안에 있는 중고차 딜러가 지역번호판을 변경하며 받아놓은 번호입니다. 그 당시에 번호 장사를 목적으로 이 번호판을 달았는지는 몰라도 주인이 여러번 바뀌면서도 번호가 좋아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99년 3월에 최초등록된 마티즈 MD 수동변속기 차량입니다.


98년 3월 출시된 마티즈는 당시 밴모델을 제외하고 하위트림인 MS와 상위트림인 MD 두가지로 운영되었는데, 이 차량은 나름 고급형인 MD입니다. MD 수동변속기 모델에 에어컨만 옵션으로 넣은듯 보였네요. 신차 가격은 580만원정도입니다. 그 당시 대우차 도색의 특성상 바랜 부분이 많습니다. 거기에 스테프는 부식으로 스테인레스 몰딩을 붙여놓았네요.


아 뭐 일절 상관 없습니다. 걍 이 더위에 에어컨 잘 나오고 큰 하자만 없으면 됩니다.



주행거리는 19만km를 넘겼습니다. 

20년이 넘은 차량인데 한 해에 1만km도 타지 않았다고 보면 얼마 안 탄 차죠.


한해에 2~3만km씩 달리던 차들은 이미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진지 오래일겁니다. 원부상 신차를 출고했던 1대 차주가 11년을 굴렸고, 그 다음 차주도 2~3년 가까이 탔습니다. 이후부터 주인이 자주 바뀌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외국인도 거쳤고 여러 사람을 거치고 또 거쳐 제가 타게 되었습니다.



마티즈1 초기형에 속하는지라 여러모로 투박합니다.


투박한 노에어백 핸들과 투박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커버. 역시 대우 경차는 중후기형 차량을 사야 여기저기 색도 들어가고 크롬도 들어갑니다. 삼발이도 전차주가 갈아놓았다고 했고 여러모로 꽤 많은 정비를 했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핸들이 미친듯이 놀고있습니다. 지난번에 가져다 타던 오토마티즈는 괜찮았는데 말이죠.



영상을 보시다시피 핸들이 미친듯이 떨고있습니다.


돌릴때마다 불안합니다. 물론 조향에 문제는 없습니다만, 마티즈의 고질병인 컬럼 샤프트 부싱이 깨져 도망가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부싱만 따로 생산되지 않기에 핸들 샤프트를 통째로 교환하는 방법 말곤 없습니다. 근데 이게 가치가 있는 차라면 대략 15만원 수준의 부품값과 공임을 투자하겠지만 보존가치 없는 20년 넘은 똥차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인은 바로 이곳입니다. 


저 안에 플라스틱 부싱이 들어가 샤프트가 떨리는걸 방지해주는데 그게 깨져 도망갔습니다. 아 물론 수많은 차주를 거쳐갔지만 누군지는 몰라도 뭔가 핸들이 떨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을 했던 모양이네요. 실리콘이 묻어있습니다만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보시다시피 손으로 잡아 흔들면 사정없이 흔들립니다. 당연히 핸들을 돌려도 이런 상황인거죠.


그렇지만 매우 저렴하게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포터 판스프링 고정용 부싱으로 들어가는 항가고무를 가공하여 샤프트 사이에 끼우면 놀지 않는다고 하네요. 포터 항가고무 외에도 업소용 싱크대 다리를 가공하거나 사이즈를 측정하여 선반집에서 봉을 깎아 만든 플라스틱 부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그 중 가장 저렴하고 쉽고 간단한 방법은 포터용 항가고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포터용 항가고무를 구입합니다.

포터2와 품번을 공유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개구리포터. 즉 뉴포터용으로 알고있네요.


55257-44100 BUSH - RUBBER (부쉬-러버)


정가는 330원이지만, 부품대리점에 따라 500원까지 천차만별로 받고있습니다. 보통은 상 하 세트로 구입합니다만, 마티즈는 한대이니 그냥 하나만 구입하기로 합니다. 비닐도 누렇고 바코드 스티커도 누렇습니다. 홀로그램 스티커에 찍혀있는 년/월은 12년7월. 대략 8년간 부품집 창고에 묵혀뒀던 항가고무입니다.



비닐을 뜯어 항가고무를 확인합니다.


그냥 평범한 고무 부싱입니다. 포터에 끼워졌으면 다 터져서 튀어나올때까지 고통받았을텐데 그래도 마티즈 칼럼샤프트에 끼워지니 그런 혹사는 당하지 않을겁니다. 물론 붓싱을 끼우기 위해 컬럼샤프트를 탈거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 그럴 시간적 여유나 금전적 여유는 없다보니 반을 갈라 샤프트 사이 잉여공간에 끼워준답니다.



그래도 고무에 기름기가 좀 있어보이네요. 이리 저리 만지니 뭔 기름기같은게 보입니다.


부품창고에서 7년만에 빛을 봤는데 포터 판스프링 부싱의 임무 대신 웬 쌩뚱맞은 마티즈의 핸들샤프트가 떨지 않도록 잡아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아마 참 황당할겁니다.



포터용 항가고무를 반 갈랐습니다.


그럼 반은 끝났습니다. 여기에 윤활작용을 하는 구리스를 발라주고 샤프트에 끼워주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정비소에서 최소 15만원은 들일 문제를 부품값 500원과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다용도 구리스를 구입하는데 쓴 2000원. 즉 2500원에 상대적으로 쉽게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이소에서 판매중인 2천원짜리 멀티 구리스.


뭐 철물접에서도 구리스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만, 그리 많은 양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고 튜브 형태의 제품이 보관하기도 쉽다보니 다이소제 구리스로 구입했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샤프트 사이에 반을 가른 항가고무를 밀어넣기만 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이걸 대체 어떻게 넣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그래도 잘 들어가네요.


기존에 덕지덕지 발라져있었던 실리콘은 칼로 긁어서 다 떼어냈습니다. 과연 실리콘이 효과가 있었을진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렇게 한쪽으로 쑥 집어넣으니 들어가긴 들어갑니다. 항가고무 전체가 들어가지 않고 반만 들어가도 요동치는 핸들의 강도는 많이 줄었습니다.


처음 넣은 항가고무를 안쪽으로 돌려놓고 아까 넣었던 자리로 항가고무 조각을 하나 더 넣어줍니다.



그렇게 반을 갈랐던 포터용 항가고무가 모두 마티즈 컬럼샤프트 연결부에 들어왔습니다.


항가고무의 직경이 조금 더 작은가 봅니다. 약간 남는 공간이 보이네요. 물론 이정도만 해놓아도 핸들이 막 아래로 움직이는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가끔 민감한 사람들이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합니다만, 항가고무만 끼워도 전혀 문제 될 수준이 아닙니다. 


거기다가 수십배가 차이나는 가격을 본다면 항가고무는 정말 누가 먼저 고안했는지 몰라도 국가에서 훈장이라도 줘야합니다. 쉽고 저렴한 가격에 똥차의 생명을 연장시켜줘 자원낭비를 막아주신 위대하신 분입니다.



칼로 긁어내니 떨어져 나온 실리콘의 모습입니다.


항가고무를 잘라 넣은 자리 사이 약간의 빈 틈에 이 실리콘도 그냥 버리느니 그 사이에 끼워넣는다고 펴서 넣어줬습니다. 결론은 항가고무가 들어있던 봉지를 제외하면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은 친환경 DIY였습니다.



핸들을 잡아봅니다. 살짝 흔들리기는 하지만 지장이 있는 수준도 아니고 정상이라 봐도 될 수준입니다.


간단한 DIY로 똥차의 생명을 연장시켰습니다. 업무에 잘 활용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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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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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올드카 목격담은 현대자동차의 준중형트럭인 마이티입니다.



지난해 4월에 1세대 후기형 모델이 DPF와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을 부착하고 현역으로 달리던 모습을 목격했었죠. 물론 오늘 목격담의 주인공은 그보다 훨씬더 오래된 차량입니다.


마이티는 현재 3세대 모델이 판매중입니다. 2세대 모델부터는 어느정도 미쓰비시 기술에 기반을 두었지만 사실상 현대차 독자모델로 개발되었고, 기아자동차 트레이드의 단종과 사실상 리뱃징 차량이던 기아자동차 파맥스(PAMAX)의 단종으로 근래까지 별다른 경쟁모델이 없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던 차량입니다. 물론 현재는 이스즈(ISUZU)에서 엘프(ELF)가 수입되고 있으며, 타타대우상용차에서도 곧 경쟁 차량의 생산이 예정되어있어 마이티의 독점적 점유을은 점점 내려가리라 보여집니다.


뭐 여튼 오늘 본 마이티는 1994년 4월에 최초로 등록된 차량입니다. 미쓰비시후소의 캔터 5세대 모델(FE3)을 기반으로 생산하였던 1세대 모델이 1986년 출시되었는데, 94년에 부분변경을 거쳐 지금도 간간히 보이는 사각형 헤드램프로 변화하였습니다. 물론 미쓰비시의 상용차를 라이센스 생산하던 당시 현대 상용차는 미쓰비시의 원본 모델과 전반적인 이미지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만, 마이티에 한해 라이트 모양이 다르다 보니 조금 다른 인상을 주곤 합니다.



태안읍내로 들어가는 길목. 한 자동차 매매단지 앞에 구형 마이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1986년부터 1994년까지 8년간 생산되었던 전기형 모델입니다. 물론 문짝의 데칼이 변경되는 등 자잘한 변화가 있었습니다만, 전조등의 형태를 보고 전기형과 후기형을 따지곤 합니다. 물론 이 차량은 보시다시피 원형 전조등이 장착되어 있어 1세대 전기형 모델로 분류됩니다.


번호판은 태안군에서 발급된 전국번호판입니다. 태안에서 이 차량을 목격했으니 아마 태안군 관내에서 차생의 대부분을 보내지 않았을까 추정합니다. 물론 문짝에 붙은 데칼은 후기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이 차량의 등록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각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후기형 모델로 변경됩니다.



대략 26년을 버텨 온 전조등과 범퍼.

안개등 옆으로 달린 작은 원형의 물체는 등화관제등입니다.


둥근 전조등 역시 정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지 않습니다. 거기에 안개등과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등화관제등이 달려있네요. 유사시 군용 차출을 대비하여 일부 SUV 차량과 트럭에 등화관제등이 기본 적용되어 판매되던것이 대략 90년대 중반의 일인데, 지금 역시 유사시에 SUV와 트럭들이 차출되긴 해도 군용차량이 아닌 이상 저렇게 순정으로 장착되지는 않습니다.



좌측면은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어 사실상 이 마이티는 광고용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봐야 맞겠습니다.


물론 중고차 매매단지는 바로 옆에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매매단지를 알리는 광고용 트럭을 굳이 이 자리에 세워둬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아무래도 26년이라는 세월을 해안도시인 태안에서 지냈고, 여러모로 부식도 꽤나 많은지라 조기폐차 혹은 저당과 압류가 많이 잡혀있어 차령초과말소를 앞두고 있는 차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재함 문짝은 이미 보수작업을 거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식이 생기는지라 철판을 덧댄 모습입니다. 그 외에도 부식을 막고자 마스킹 없이 검정 락카페인트를 뿌린 흔적도 보이네요. 후미등은 2000년대 이후 현대자동차의 트럭에 크기 상관없이 흔히 사용하게 된 리베로용 후미등이 아닌 구형 후미등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대략 98~99년 즈음 단종된 후미등이지만 지금도 비품으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후미등 옆으로는 동그란 등화관제등도 달려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만, 등화관제등이 순정으로 달려나오던 차량들은 노후화되어 전쟁이 난다 한들 전시동원명령으로 징집되지 않습니다. 차령 5년 이하의 신차 위주로 징집대상이 된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도 매년 새롭게 징집대상 자동차가 선정되고 있습니다. 고급 수입차도 국산차도 가릴 것 없이 4륜구동 차량 위주로 대상이 된다고 하네요. 



계기판과 핸들입니다. 외관은 조금 달라보여도 내부는 미쓰비시 캔터 트럭과 거의 동일합니다.



좌핸들과 우핸들의 차이를 제외하면 사실살 측면과 차량 내부는 캔터와 마이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핸들도 계기판도 동일하니 사실상 일본 캔터 부품과 내장재를 비롯한 실내부품은 거의 대부분 호환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이후 사각형 4등식 헤드램프가 적용된 1세대 후기형 모델은 계기판과 전반적인 내장재의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지만 스티어링휠(핸들)의 디자인이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변경됩니다.



그 당시 각그레이스나 각그랜져에 적용되던 와인색 직물시트가 적용되었습니다.


저렴한 비닐 재질의 시트가 당시 상용차에 적용되는 일이 흔했는데, 이 차량엔 고급 직물시트가 적용되어 있네요. 물론 일반적인 슈퍼캡이 아닌 데이캡 모델인지라 공간이 없어 시트를 뒤로 눕힐 수 없습니다.


노후화된 차량이자 여기저기 락카 덧칠의 흔적이 보이다보니 새 주인을 만나기는 힘들겁니다.


아마 이 상태로 매매단지의 간판으로 사용하다 폐차장으로 가리라 생각됩니다. 노후경유차는 이미 적폐로 낙인찍혔고 상품으로의 가치도 없으니 말이죠. 모종의 사유로 바로 처분이 어려워 홍보용으로 사용중이지만 압류라던지 처분을 할 수 없던 문제가 해소된다면 곧 사라질 운명이겠죠.


비록 금방 사라질 운명이지만, 사라지기 전까지 제 임무를 다 하다 떠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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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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