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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차 산게 아니라 '대리구매'입니다.


며칠전부터 차를 무려 세대씩이나 가지고 있는 친구가 갑자기 코란도를 사고싶다며 노래를 부릅니다. 왜 코란도가 필요하냐고 하니 막 탈 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무려 차가 세대씩이나 있는데다가 그중 하나는 새차인데 대체 막 탈 차가 왜 필요한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코란도가 가지고 싶다고 합니다.


그것도 세금이 비싼 승용 말고 세금이 저렴한 밴으로 사야한다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다가 중고나라에 90만원에 올라온 2002년식 코란도밴을 보더니만은 구매를 결심합니다. 옆에서 돈도 빌려줍니다. 그리고 제가 대신 가서 차를 보고 이전을 해주기로 합니다.



이미 2016년에 코란도 구입 관련 포스팅과 함께 2018년에 조기폐차로 말소시킨 일이 있었죠. 그 당시의 코란도는 승용형 모델이였고, 폐차비와 조기폐차지원금을 포함하여 대략 100만원정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읽어보고 오셔도 좋습니다.


오전에 대충 일을 마치고 오후 3~4시쯤 영주에 들어가는것을 목표로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영주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본래 수원에서 가려 했으나, 코로나 탓에 시간표는 나와있지만 운행하지 않는 버스가 다수였던지라 울며 겨자먹기로 강남까지 올라왔습니다..



여튼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영주행 버스에 탑승합니다.

다행히 고속터미널에서는 1시간 10분 간격으로 영주행 우등버스가 운행중이였습니다.


코리아와이드경북(경북고속)의 자일대우상용차 FX212 슈퍼스타 우등형 차량입니다. 맨 뒷좌석은 10% 할인해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맨 뒷자리를 선택했습니다. 대략 10여명 가까운 사람을 태우고 영주행 버스는 출발합니다. 그렇게 2시간 10분정도를 달려 영주에 도착했습니다. 



영주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인구 10만명 규모의 영주시는 알루미늄캔 생산업체인 노벨리스코리아나 담배 생산공장인 KT&G 영주공장이 대표적인 대기업이라 합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풍기인삼도 소백산도 유명하지만, 여러모로 근래들어서는 사람이 더 유명한 동네입니다. 


박근혜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냈던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자인 우병우가 봉화 출신이지만 영주에서 학교를 다녔고, 2인조 싱어송라이터 그룹이지만 얼마전 분열된 볼빨간사춘기의 멤버들 역시 영주여고 출신입니다. 



작년 이맘때에도 영주에 왔었죠. 철길 사진을 찍었던게 어끄제같은데 벌써 1년 이상 지난 이야기입니다.


차를 판매하시는 사장님께서 영주터미널로 마중을 나와주셨습니다. 쏘나타를 얻어타고 코란도가 세워진 영주시 문수면의 작은 시골집으로 향합니다. 여러모로 저를 맞이해주셨던분도 차주가 아녔습니다. 차주는 친구인데 서울에 가 있다고 하네요. 시내를 돌아다니고, 가끔 영주댐으로 낚시를 가는 용도로 사용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차를 대신 팔아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론은 친구의 차를 대신 파는 사람과, 친구의 차를 대신 사러 온 사람의 거래였습니다.





시내에서 대략 10여분을 들어오니 뉴코란도가 세워진 한적한 동네에 도착합니다.

로디우스와 액티언스포츠에 코란도를 붙이며 개족보가 되었지만, 뉴코란도는 정통 코란도입니다.


2002년 5월 29일 제작. 6월 5일 등록된 뉴코란도 밴입니다. 한참 월드컵이 진행되던 시기에 등록되었던 차량이네요. 현대차라면 월드컵 마크가 붙어있었겠지만, 쌍용차에는 그런거 없습니다. 한참 2002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뜨거웠던 시기에 태어난 애들이 지금 벌써 고3입니다. 중고생은 물론이고 20대 초반도 2002년 월드컵의 열기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렇게 보면 세월 빠릅니다.


원부를 보니 울산에서 처음 등록되어 경주와 문경을 거쳐 2010년부터 영주에서 매매상을 거치고 주인이 여러번 바뀌어가며 돌아다니던 차량이더군요. 영주에 있으면서 잠시 영업용 번호판을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영주에 있던 차주의 주소가 잠시 서울 강서구로 바뀌며 경상도 밖으로 잠시 나가기도 했었습니다만, 다시 영주에 있는 딜러에게 매각하여 차생의 전부를 경상도에서 보낸 코란도밴이였습니다.



뭐 코란도가 다 그렇죠. 검은 프라스틱은 다 바랬고, 당연하게도 오일이 비칩니다.


코란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안그런 코란도가 없었습니다. 요즘차들도 다시 저런 싸구려틱한 검은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차량이 노후화된다면 코란도처럼 다 바래서 흉물처럼 보일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간단히 외관부터 살피고 하체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외판에 녹이 슬어 부풀어 오르는 부분도 있었고..



본넷은 판넬의 와꾸가 맞지 않는것인지 열다보면 자꾸 카울에 닿아 깜짝 놀라게 되더군요.


뭐 90만원짜리 차에 많은걸 바라는건 사치 아니겠습니까. 그냥 잘 굴러가고 잘 서면 됩니다. 타고 다니는데에 별다른 문제만 없으면 됩니다. 폐차비는 영주지역 기준으로 50만원정도 준다고 했다는데, 다만 폐차비보다 더 받아주려고 차를 팔아주게되었다고 하네요.



엔진룸을 열어봅니다. 

2874cc 95ps 19.6kg*m의 지금으로 따지면 매우 형편없는 성능의 엔진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OM602 엔진을 라이센스 생산했던 662엔진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아 물론 터보따윈 없는 602EL모델입니다. 이스타나는 출시 초기부터 단종시까지 이 엔진이 적용되었고, 무쏘와 코란도에도 적용되었습니다.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정체를 유발하고, 타 차량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엔진입니다. 


그나마 4기통 OM601(661)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2.3리터급 230SL, 이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2.9리터급 290SL은 터보차저의 힘으로 조금 답답하기는 해도 그럭저럭 나가긴 합니다만 논터보 엔진은 거의 재앙수준입니다.



부란자(plunger)에서도 오일필터 하우징 아래에서도 오일이 비치네요.


여러모로 엔진오일은 심각하게 뚝뚝 떨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오일 안비치는 코란도가 없듯이 역시 예상대로 여기저기서 오일이 비칩니다. 코란도 오너들도 오일 조금 비치는 수준은 그냥 닦아가면서 타라고 할 정도로 다들 체념하고 다니는듯 합니다.


특유의 엔진소리 역시 괜찮습니다. 다만 냉간시 벨트쪽에서 끼릭거리는 소음이 조금 올라오네요.



트랜스퍼에서 새는건지 수동밋션에서 새는건지 기어오일이 뚝뚝 떨어집니다.


아 그래도 괜찮습니다. 기어 넣는데도 그럭저럭 문제는 없고 4륜도 넣어보니 잘 들어가던데요 뭐..



부식이 심각했던 은색 230SL 승용보다 부식상태는 준수하네요.


표면에 녹이 슬어있지만, 그래도 구멍이 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은 아녔습니다.


격벽은 분리된 상태이긴 하지만 있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전의 어떤 차주가 여러모로 차를 꾸미고 다녔었는지 천장 엠보싱과 인조가죽시트커버가 작업되어 있었네요. 그 외에도 계기판 필름을 바꿨고 공조기와 여러 스위치에 LED를 이식하였습니다. 전반저긍로 실내 상태는 아주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낚시를 다녔던 차량임에도 바다낚시를 다니던 차량에서 나는 악취는 없었네요.



바닥은 방진패드로 방음까지 되어있습니다.


아마 LED로 모든 전구를 교체하고 천장 엠보싱과 시트커버 작업을 진행한 차주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요. 뭐 100만원 이하 차량에 별 기대는 안했지만 나름 누군가가 신경쓰고 탔던 흔적이 보이는건 좋은 일이죠.



한적한 산골마을. 대략적인 차량 상태는 확인했으니 시운전을 나가보기로 합니다.


여러모로 코란도라는 차가 브레이크도 잘 밀리고 무게중심이 높아 잘 넘어지는 차량이라 걱정되기도 했습니다만, 살살 끌고 나가보기로 합니다. 이렇게 이렇게 돌아서 다녀오라고 대략적인 시운전 코스도 알려주시더군요.


차량에 탑승합니다. 문을 보니 사제 코엑셜 스피커와 트위터가 달려있네요.


아대작업까지 되어있고, 엠프는 없었지만 그래도 순정 코란도 스피커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이 역시 차를 끌고 오면서 노래를 들어보니 그래도 다른 순정 코란도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다녀왔습니다.

클러치도 가볍고 코란도 치곤 브레이크도 잘 듣습니다만 일단 차가 잘 안나갑니다.


그래도 수년 사이 갑작스레 조기폐차의 이슬로 상당수가 사라져 근래들어 코란도나 무쏘가 정체를 유발하는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만, 구형 쌍용차 차주들이 그렇게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정체를 유발해가며 욕을 먹으면서도 도로 위에서 기어서 갈 수 밖에 없는지를 느꼈습니다.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인 코란도로 문수면 소재지까지 나갔다가 돌아서 왔습니다. 230SL은 그래도 터보빨로 RPM이 높아지면 치고 나가긴 했습니다만, 논터보 6기통 코란도에 그런 주행감을 바라는것은 사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차량 거래를 하는 사장님 역시 친구분이 차를 팔아달라고 부탁하고 며칠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만, 너무 안나간다고 하시네요.



시승을 다녀오면서 205,000km를 넘겼습니다.


2016년에 이전을 받은 뒤 4년간 2만km밖에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7월 검사 당시 주행거리 대비 거의 늘어나지 않았는데 11월에 엔진오일을 교체했음을 생각하면 사실상 한참 더 타고 오일을 갈아도 될 수준이지요.


그렇게 시승까지 마치고 차량대금을 입급한 뒤 차량 이전을 위해 영주시청으로 향했습니다. 뭐 앞유리 와셔액 분사 모터가 나가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교통비정도만 빼달라 하니 이래도 될 수준인가 싶을 정도로 차값을 빼주셨습니다..;;



영주시청을 향해 나갑니다. 

그래도 잠깐 타봤다고 금새 코란도에 적응하여 능수능란하게 타고 나갑니다.


작년 가을 떡볶이 갑질 사건으로 유명한 그 시청입니다. 설마 공무원에게 갑질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습니다만, 그리 친절하지는 않았어도 공무원에게 갑질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량 거래를 하러 나오신 사장님께서 이전서류를 출력하여 오셨더군요.

서로의 친구 차를 사고 파는 특이한 거래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여러모로 거래와 관련된 서류를 모두 챙겨주셔서 제가 작성할 서류는 위임장 말곤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전서류를 접수하고, 취득세 전표를 받으러 갑니다. 5시에 가까워진 시간이였지만, 영주시청 민원실에는 차량 이전을 위해 찾아온 민원인들로 북적이고 있더군요.


봉화에서는 이런 번호가 나오고 영주에서는 이런 번호가 나온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암요.. 뭐 저도 새차 번호판 달때 최대한 좋은 번호 받는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두번째 간 지자체에서 달았으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이야기입니다.



영주시청 건물은 밖에서 바라보면 꽤 커보입니다만, 민원실은 협소했습니다.


여러모로 서류가 밀려 세금 고지서를 받는다고 조금 기다렸네요. 

2002년 6월 5일에 최초등록된 뉴코란도밴의 가액은 982,000원.

고로 취득세는 49,100원이고, 1만원짜리 채권과 3천원짜리 수입인지를 사오라고 합니다.



시청 본관 건너편의 농협중앙회 영주시청 출장소로 향합니다.


4시가 지나 통장 이월과 출금업무는 불가하니 직접 ATM에서 돈을 찾아 내라고 하네요. ATM에서 돈을 찾아 취등록세를 내고 공채를 매입했다 팔았고 수입인지를 구입했습니다. 이제 등록창구에 가서 자동차등록증을 받아오기만 하면 모든 이전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영주시장의 직인이 찍힌 자동차등록증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각각 친구에게 보낼 목적으로 등록증의 사진을 촬영합니다. 한쪽에서는 이전된 등록증이 있어야 보험 해지가 가능하기에 사진을 촬영했고, 한쪽은 이전을 모두 마쳤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했습니다.


2004년 4월에 화물칸의 판넬을 유리로 바꾸고 보호봉을 설치하는 구조변경이 있었고, 화물차이다보니 정기검사는 매년마다 받아야 합니다. 경상북도 영주시장 직인이 찍힌 자동차 등록증의 주소가 충청남도 당진시로 시작하는 경우가 지금껏 얼마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흔치 않은 조합을 보게 되는군요. 


서류만 들고 제주도로 넘어가서 제주도에서 차량 이전절차를 밟는다면 주소는 충청남도이지만 제주시장이나 서귀포시장 직인이 찍힌 등록증을 받을 수 있겠죠. 배를 타고 울릉도로 넘어가서 울릉군청에서 자동차 이전절차를 밟는다면 훨씬 더 귀한 울릉군수 직인이 찍힌 자동차 등록증을 받을 수 있겠고요. 등록증 발급지역까지 따지는 사람은 없었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이제 차량 거래를 한 사장님과는 작별인사를 나누고 당진을 향해 달려갑니다.


가죽핸들에 꽤 길게 튀어나와 멍청하게 생긴 기어와 가죽기어봉. 사이드미러 열선도 존재하고요. 에어백과 ABS는 존재하지 않지만 기본 트림 자체가 기본형은 아닌듯 보였습니다. 오디오도 나름 괜찮았고, 공조기와 버튼에 LED를 이식하여 코란도에서 나는 노티를 최소화 시켰습니다.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핸들이 조금 틀어져있긴 하지만 고속주행에도 떨거나 차체가 요동치지는 않았습니다. 에어컨은 춥게 느껴지는 수준으로 나왔고, 잘 밟아야 100km/h 내리막에서 120km/h 수준의 속도를 내더군요. 조금 답답한거 빼곤 제가 가져다가 타고싶은 수준이였으니 말이죠.



그렇게 두시간 넘게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주인은 막탈차를 원하며 험지를 달리고, 하다하다 다른차에서 굴렸던 엔진오일을 재활용하여 넣는다는 얘기를 합니다만 막상 타고 오니 그러기에는 아까운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답답한거 빼면 그럭저럭 짐칸도 있고 탈만한 차량이니 말이죠.



나름 ECM룸미러와 사제 후방감지기가 달려있고, 실내등 역시 LED로 교체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봐야 5등급 똥차지만, 아직 중소도시에서는 저감장치 부착 없이도 타고 다니는데에 큰 지장은 없으니 2년 채우고 조기폐차를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대략 5년정도 더 굴려도 문제는 없을겁니다.



여튼 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코란도는 지하주차장에서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은 누구보다도 험하게 타다가 폐차하겠다고 자부합니다만, 그래도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막상 질려서 판다고 할때 제가 저렴하게 업어다가 짐차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무탈히 잘 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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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4년차 아파트..


꼭대기층. 흔히 말하는 탑층이다보니 옥탑방이 있고, 옥상 역시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단독주택 수준의 활용성을 자랑하는데, 손님이 오면 펜션처럼 사용 할 수 있기도 하고 여러모로 고기를 구워먹거나 빨래를 널기도 좋습니다.


여튼 그렇게 4년을 살았습니다만, 아무래도 단지 내에서 가장 높다보니 다른동의 탑층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자동방충망을 설치하고 문을 하루종일 열어두는 집들이 보여 내심 부럽게 여겼는데, 결국 4년만에 자동방충망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시공은 



뭐 평범한 옥상 출입문입니다.


애초에 옥탑방 자체가 비대칭삼각형 형태의 지붕으로 이루어진 구조입니다. 천장도 당연히 낮은편이고요. 그렇다보니 문도 매우 작습니다. 키가 170대 초반인 저도 머리를 굽히고 드나들어야 하니 말이죠. 여튼 작고 아담한 문이지만, 방충망이 없어 계속 열어두게 된다면 벌레가 자꾸 들어오더랍니다.


그렇게 작년에 직장에 다니며 알게 된 사장님께 연락을 드렸고, 오후에 집으로 찾아오셨습니다.



롤방충망 완제품 박스를 들고 오시더군요.

완제품으로 나오는 물건을 잘라내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그리 어렵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사이즈를 재고 사이즈에 맞게 잘라낸 다음 조립을 하면 대략적인 프레임이 완성되더군요. 고속절단기라던지 핸디그라인더같은 공구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그러한 공구를 구비한 가정은 많지 않기에 완제품의 인터넷 최저가와 실리콘을 비롯한 잡자재의 가격을 고려하면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가격에 시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옥상 출입문 사이즈에 맞춰 프레임이 만들어졌습니다.


문에 잘 맞춘 뒤 피스로 고정하고 실리콘으로 마감을 해주면 된다고 하네요. 자동방충망의 설치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물론 숙련된 기술자의 손과 어쩌다 한번 해보는 일반인의 손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쉬워보였습니다.



실리콘을 도포합니다.


생각보다 작은 면적이였지만 실리콘은 대략 두통정도 들어가더군요. 벽이 석고보드로 마감되어있던지라 힘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리콘이 마른 다음에 사용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간단히 옥상 출입구에 자동방충망이 생겨났습니다.


이제 송화가루가 날리는 철이 지나면 마음놓고 문을 열어놔도 문제될건 없습니다. 파리가 집 안으로 들어올 일도 없을테고, 밤에 고기를 구워먹는다 한들 하루살이가 옥탑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을테니 말이죠.



도어클로저가 있어 문과 조금 거리를 두고 붙였습니다.


도어클로저의 움직임에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파란색 손잡이. 녹색 스위치를 내리면 자동롤방충망이 감기고 출입이 가능합니다.


닫을때는 반대편 프레임에 걸린 경첩에 딸깍 소리가 나게 닫아주면 됩니다. 사용법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어짜피 한번 달아두면 고장나지 않는 이상 반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할테고요. 나중에 이사를 간다 한들 다음 입주자 역시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는 없을겁니다.



도어클로저와 방충망 프레임이 완전히 붙은 줄 알았는데, 대략 2~3cm 떨어져 있더군요.


도어클로저가 고장나지 않는 이상 자동방충망의 프레임을 쳐서 문제가 될 일은 없어보입니다. 문을 확 닫아도 상관 없다는 얘기죠.



별거 아닌듯 보이지만 장착하고 나니 마음에 듭니다.


다시금 코로나가 활개치고 있는 상황이라 암울합니다만, 그래도 언젠가는 여러 사람들을 초대하여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옥탑방에서 펜션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날이 온다면 한여름에는 옥상 문을 열고 잘 수도 있을테고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상황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매번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지 않아도 될테니 말이죠.


여튼 그렇습니다. 자동방충망과 함께 올 여름은 행복하게 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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