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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입니다.


몇년 전에는 부동산 경매 절차를 익혀보고자 작은 돈으로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었는데 이번에는 작은 돈으로 직접 공매에 입찰하여 낙찰을 받아내었고, 차량을 인도받은 절차에 대해 작성한 글입니다.


공매를 검색하면 웬 땅쟁이 투기꾼 육성 기관들이 교육받으라는 글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쉽게 말해 정부나 지자체 등 관공서에서 불용물품을 처분하거나 압류재산을 환가처분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입니다. 대부분은 후자의 목적에서 물건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캠코(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온비드나 일부 자동차의 경우 오토마트(AUTOMART)에서 누구나 입찰 할 수 있습니다.


여튼 공매 사이트를 유심히 보던 중, 첫 공매의 표적으로 몇번 본 적 있었던 티코가 매물로 나와 입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특별시 광진구청에서 공매처분하는 차량 중 끼어있었는데, 한 번 유찰되어 두번째 공고가 나왔습니다.


외판은 조금 험해도 거진 막판에는 캬브레타 오바홀을 비롯하여 꽤나 많은 돈을 썼던 차량임을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 차량의 하체 사진을 보았던 바 부식이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차주분 안면이 있는데.. 어떠한 연유에서 이렇게 경매에 나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도중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여튼 첫 공매 도전의 표적을 이 티코로 삼았고, 방치되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계속 주행하던 차량에 완전 개노답 상태는 아니리라 생각되어 낙찰이 가능한 가격에 입찰했습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폐차수준의 똥차들은 거의 거저가격에 폐차장들이 낙찰받아 가곤 했는데, 지금은 딜러에 개인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람들까지 죄다 뛰어들어 시세에 준하는 가격 수준에 낙찰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대략 50만원정도 찍어보았네요.

외판 빼고는 그리 나쁘지 않으리란 판단에서 말입니다.


요즘 티코 시세 비쌉니다. 리스토어 아니 빈티지 튜닝러들이 차값을 올려놓은 갤로퍼 프라이드와 함께 시세를 역전시켜놓은 차량 중 하나입니다. 완전 다썩은 폐급도 100 이하의 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100에 나와도 순삭이고요.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45만원의 옵션이던 슈퍼티코보다 빈티지한 민자티코가 훨씬 더 인기가 좋습니다. 이 차량의 경우 슈퍼티코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민자티코에 수동입니다.


결론은 이 가격에 낙찰을 받았고, 잔금을 치룬 뒤 서류상의 이전을 위해 서울 광진구청을 찾았습니다.



헬진구청 클라스...


인구 35만의 구청이 시골 군청 수준의 주차면적을 자랑합니다. 본래 이전서류를 내가 원하는 지자체의 차량등록사업소로 보내주기도 합니다만, 어짜피 차를 찾아야 하기에 이곳을 들려 이전해가기로 합니다.



광진구청 민원실 2층. 자동차 관련 민원업무를 보는곳으로 향합니다.



광진구청의 자동차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민원실입니다.


생각보다 협소합니다만, 인구 15만 규모의 지방 중소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덜 혼잡합니다. 어떠한 이유에서 왔다고 설명을 하고, 공문과 촉탁서를 받아 이전등록을 진행합니다.



이전등록 신청서만 본인이 작성합니다.


나머지 서류는 다 알아서 구청에서 만들어 줍니다.



이전 및 말소 촉탁 형태로 소유권 이전작업이 이루어 집니다.



이전등기와 말소등기 촉탁서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취득세 비과세 및 감면신청서도 작성합니다.


경차라 작성하는 과정일 뿐.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당사자간 거래이전의 경우 최저과표를 알아서 잡아줍니다만, 공매의 경우 그런게 일절 없는듯 보이네요. 차량 과세표준액 기준 대비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야만 합니다.



서울시가 아닌 타지역으로 가는 차량이니 천오백원짜리 증지도 하나 찍고 수입인지도 하나 구매합니다.



그렇게 해서 등록을을 받았습니다.


"이차는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팔 수 있는겁니다."


견인보관소에 있는 차량을 찾기 위해선 소유권 이전 절차를 먼저 거치고 가야합니다. 그런고로 이전도 마쳤고, 차를 보러 견인차량보관소로 향하기로 합니다. 물론 견인차량 보관소에서도 키가 없으니 키를 또 하나 파야할테고, 점프도 해야할테고 여튼 거추장스러운 일들이 여럿 있을 예정입니다.



차만 살짝 보여드리고 2부로 넘어갈게요.


누군가가 참 열심히 타고 다니던 차라는 사실을 알고 보니 좀 더 안타까운 티코입니다. 대체 무슨 연유에서 주인의 곁을 떠나 공매처분 당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을까요. 여튼 2부에서 공매로 잡은 티코 이야기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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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도리

만 31세 도태남의 처절한 삶의 기록. si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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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라. 폐차장으로 가는 오더에 누비라가 찍혀있길래 가 보니 진짜 누비라가 있었습니다. 한때는 지금의 라세티가 죄다 중동으로 수출길에 오르듯 웬만해서는 다 수출길에 오르던 차량입니다만, 현재는 대부분 폐차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여튼 97년 출시되어 2002년 단종된 차량이라 올드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지만, 사실상 수출과 폐차로 도로 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차가 되어버렸기에 올드카 목격담 카테고리에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순 우리말 이름의 자동차로도 교과서에 간혹 언급되는 대우자동차의 누비라는 'J100'이라는 코드네임으로 개발되어 1997년 대우자동차의 군산공장 가동과 함께 대우의 패밀리룩인 3분할 그릴이 적용된 준중형차로 시장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삼분할 그릴이 적용되었던 중형차 레간자와 소형차 라노스에 비해 개성이 없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2년만인 99년 3월. '누비라2'라는 이름으로 신차 수준의 부분변경과 함께 다시 태어났습니다.


'소리없이 강하다'라는 문구를 내세우던 조용한 중형차 레간자에 적용되던 방음기술을 적용했고, 동급 최초 슈퍼비젼 계기판과 프로젝션 헤드램프의 적용 등 지금의 준중형차에도 중상위급 트림으로 올라가야 구경 할 수 있는 호화로운 편의사양들로 무장했었습니다. 그렇게 경쟁차종인 올뉴아반떼와 엎치락 뒤치락 하며 잘 팔리던 누비라는, 2000년 아반떼 XD의 등장 이후 팔리는듯 마는듯 하다가 2002년 11월. 'J200' 라세티에게 자리를 내주고 단종되었습니다.


여튼 오늘 만나게 된 누비라는 2002년 8월등록. 이 시기까지 누비라가 나왔었나 싶었던 최후기형 '누비라2'였습니다.



나름 벌레같은 인상이 마음에 듭니다.


밋밋했던 기존의 누비라에 비한다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미래지향적이고도 중후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던 누비라2입니다. 당시 준중형차에서 유일했었던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2002년형을 기점으로 사라졌던지라 일반형 헤드램프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IMF로 어려웠었던 시기에 희박연소로 출력이 죽어버리는 린번엔진을 앞세운 올뉴아반떼와, 새 엔진이라 쓰고 기존 엔진의 셋팅만 다시한 파워노믹스 누비라는 서로가 힘도 좋고 연비도 좋다며 선을 넘는 비방광고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운전석쪽 헤드램프는 테이프로 대충 붙여둔 흔적이 보이네요.


여러모로 차량 상태는 아주 험하지는 않았습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그 해 여름에 나온차량인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러 그 시절 나온 자동차가 이런 상태로 폐차장에 간다는게 믿기지가 않지만 말이죠. 



부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당시 대우차가 뭐 다 그렇듯이 부식은 존재합니다.


사이드스텝은 아예 구멍이 뚫렸습니다. 고질적인 결함으로 이 당시 대우차들의 리어 쇼바마운트가 부식으로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도 뭐 굴러가니 괜찮겠지요.



트렁크에도 부식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성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아 재활용 부품으로서의 가치도 별로 없겠고 바로 눌려서 용광로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고급세단 쉬라츠에 적용될 예정이던 휠 디자인은 아닙니다. 그건 15인치래요.


누비라2의 14인치 휠입니다. 준중형차에 18인치 휠까지 순정으로 나오는 요즘시대에 14인치는 줘도 안끼우는 휠이 된지 오래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알루미늄휠은 고급 옵션의 상징이였습니다. 쉬라츠에서 가져온 그 휠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급스럽습니다.




리모콘키는 마티즈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뭐 지금도 그렇지만 이시절 대우차 역시 여러 부품을 공용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중 리모콘키 역시 마티즈와 칼로스 젠트라 레조까지 같은 부품을 공용으로 사용했을겁니다. 물론 이 당시에도 단순히 문만 열리고 잠기는 리모콘키에서 진보하여 원격으로 시동이 걸리는 키가 고급트림의 기본사양으로 적용되기도 했었습니다.


키는 한번 교체하여 2013년에 대우정밀(현 S&T모티브)에서 제조된 돼지코 엠블렘이 찍힌 물건으로 교체되어 있네요.



주행거리는 이제 갓 19만km를 넘겼습니다.


차령이 16년임을 감안하면 1년에 1만2000km 수준. 그럭저럭 타는 수준만큼 탔습니다. 이날 폐차장에 가서 장부를 적다보니 2004년식 마티즈가 31만km를 주행하고 폐차장에 왔던데.. 그에 비한다면 그렇게 많이 타진 않은거지요.



대우스러운 4스포크 핸들과 핸들리모콘입니다. 나름 중급트림인 1.5 LX 기본형 사양으로 보이네요.


14인치 알루미늄휠에, 고급스러운 우드그래인. 그리고 핸들리모콘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LX 기본형입니다. 거기에 풀오토에어컨정도만 옵션으로 넣지 않았나 싶네요. 여튼 누비라의 에어백 핸들은 레조와 품번을 공유하는 물건이 적용되었고, 노에어백 핸들 역시 레조에도 적용되었던 3스포크 핸들이 적용되었죠. 다만, 핸들리모콘이 기본적용된 차량의 경우 에어백 핸들과 생김새는 동일하지만 에어백이 미적용된. 에어백 문구만 없는 4스포크 핸들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럴거면 핸들을 통일하던가. 깡통은 싼티나는 3스포크가 뭐냐...



우드그래인. 풀오토 에어컨. 오디오는 사제. 아이보리톤의 내장재 컬러와 우드그래인은 생각보단 잘 어울립니다.


당시 대우차 에어덕트가 그러하듯 비대칭형에 계기판 커버 판넬과 일체형으로 제작되어 뜯어내기만 힘듭니다.



나름 새천년을 맞아 밀레니엄 스타일로 디자인된 누비라2의 실내 역시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싶습니다.


도어트림 자체만 놓고 본다면 요즘나오는 승용차 못지 않게 세련된 스타일입니다. 삼각형 모양의 도어캐치와 역동적인 라인으로 이어지는 스피커 커버와 수납함 라인은 요즘 나오는 차량에 옮겨놓더라도 완벽하리라 생각됩니다.



기어래버의 그립감은 레조의 것과 비슷했습니다.


연비형으로 셋팅된 4속 자동변속기의 기어비는 제 스타일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체인지래버까지 고급스러운 우드그래인으로 장식되어 일체감을 더했습니다. 그렇게 약 50분. 누비라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바래다 줬습니다.



2002년식 누비라2. 이제 굿바이.


끝물 누비라.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여름. 그 시절 강력한 경쟁상대인 아반떼XD 말고 누비라를 사는 사람이 있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고, 여러모로 누비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좋은 경험이 아녔나 싶습니다.


바로 뒤로는 폐차장에 먼저 와서 대기중이던 삼분할 그릴의 레간자도 보이네요. 한 시대를 풍미했었던 대우그룹은 갈갈이 찢어져 나갔고, 20년 넘는 세월 누비라의 후손들이 계속 태어났었던 한국GM의 군산공장마저 폐쇄된 10월의 어느 날. 도로 위를 힘차게 누비던 파워노믹스 누비라2는 그렇게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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